헤칠 파-擺
눈 안 -眼
1. 살육
2017년 12월 서울
이례적인 강추위가 서울에 찾아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콧물이 얼어버리는 추위.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고등학교의 수업에서 삼한사온 이라는 걸 배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옛날이야기다.
교과서를 좀 개정 하는 것이 낳지 않을까?
‘교육부에 탄원서라도 내야지 젠장 할’
나는 투덜거리며 거리를 걸었다.
뉴스에서 추위는 오늘이 고비라며 떠들어 댔지만 솔직히 믿겨지지 않는다.
벌써 며칠부터 똑같은 소리만 되풀이 하니, 믿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지구온난화?
개소리다.
지금 날씨 어디에서 온난화를 찾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살을 에는 추위는 시베리아 한복판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니, 시베리아는 가본 적 없으니까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재작년만 해도 이렇게 춥지는 않았다.
지구온난화는 사실이었다.
겨울이라도 마치 가을처럼 선선한 날이 반복되었다.
학자들은 남극의 얼음이 녹아서 바다의 수위가 높아지는 걸
본격적으로 걱정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갑작스레 유난히도 추위가 강해졌다.
학계에선 이상기온 이라며 떠들어 대기만 할뿐, 유례없는 강추위에 대해서 어느 누구하나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위에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기만 하다.
금방금방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이라는 것이 무섭기 까지 하다고 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문득 담배가 생각났다.
하지만 품속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아마 집이나 학교, 아니면 또 다른 어떤 곳에 흘려버린 모양이었다.
하는 수없이 주위의 담배자판기 앞에 섰다.
주머니 속에 꽁꽁 숨겨 두었던 손을 꺼내어 든다.
나는 주머니 속에서 손을 꺼내는 것을 매우 꺼려한다.
그것은 춥다는 이유에서 만은 아니다.
특수능력.
세간에서는 초능력이라고도 부른다.
나의 오른손은 사물에 집중해서 접촉하면, 사물을 거쳐 간 과거의 장면들이 보여 버린다.
사이코메트리.
그렇게 불리는 능력이지만, 내가 알아본 바는 내 능력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거 같았다.
사이코메트리 또한 완전히 검증된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내 것과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는 꼬집을 수 없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 되었다.
‘ 내가 가진 건 더 특별한 능력이다? ‘
물론 이런 어이없는 생각을 가진 건 아니다.
나의 이런 능력을 아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부모님조차 모른다.
이런 능력을 알려서 화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을 자각했을 때부터ㅡ철저하게 숨겨왔다.
평범한 생활을 한다면 별 필요 없는 능력이었고.
그래서 숨기고 사는 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그런 능력을 가진 건 오른손뿐이다.
왼손은 보통 사람과 똑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왼손을 꺼내어 자판기의 지문인식기에 갔다 대었다.
괜히 지문인식기에 오른손을 대서 쓸데없는 기억의 파편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당연하다.
수많은 사람의 섞여버린 기억들.
기쁨. 슬픔. 배고픔. 아픔. 고통.
때로는 증오. 사랑까지.
그런 것들이 뇌로 흘러들어오는 건.
정말로 구역질이 나는 일이었다.
“삐삐-강선욱 22세”
곧 기계음이 들리더니 돈을 넣는 개폐구가 열린다.
이제는 너무나도 보편화된 지문인식 기계.
미성년자가 담배를 사는 걸 막는 다는 이유로 자판기에 까지 도입되었다.
여러 가지 범죄를 막기 위해서 보편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담배를 산 기록까지 저장한다는 사실은 찜찜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다.
돈을 넣고 담배이름을 말하니, 곧 음성을 인식하고는 담배가 덜컹하고 떨어졌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강한 바람 때문에 잘 붙여지지 않는 담뱃불에 짜증을 냈다.
잠깐볼일로 들린 학교
나올 때는 아직 밝았었는데 어느새 거리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하지만 수많은 불빛들은 이미 어둠을 몰아내며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눈이 부신 번화가.
나는 문득 실소를 흘리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얼마를 걸었을까.
6차선의 도로에서는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양쪽의 보도에서는 번화가답게 많은 사람이 걷고 있다.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그런데 문득 앞쪽의 거리에서 가로등과 네온사인.
심지어 자동차 헤드라이트까지 꺼져버렸는지.
한구역정도 되는 범위가 어두컴컴했다.
정전인가?
‘ 아니 정전인데 왜 자동차 헤드라이트까지 꺼져 버린 건지? ’
게다가 자동차는 모두 멈춰있다.
그 구역의 자동차들이 멈추었기 때문에 이쪽의 차들도 꼼짝도 못하고 멈춰있었다.
모두 경적을 울려 대서 너무나 시끄럽다.
화가 난 사람들이 저마다 차에서 나와 앞으로 달려갔다.
보도를 걷던 사람들 또한 하나들 몰려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 난건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
.
나는 뭐 싸움이라도 난거겠지. 라고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곤, 무리하게 뛰지 않았다.
막 그 구역이 눈에 들어 왔을 때.
나는 이상하게도 코를 찌르는 비린내를 맡아야 했다.
생선에서 나는 그런 비린내하고는 달랐다.
생선 비린내보다는 훨씬 불쾌한 그 무엇이 오감을 자극했다.
그 거리에 들어서자.
내 앞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니. 이미 펼쳐져 있었다.
빛을 내는 모든 물건이 깨져있었고.
하지만 내가 정작 놀란 것은 그딴 것이 아니다.
수만은 시체.
정확히는 산산이 부셔진 시체들이 쌓여있었다.
마치 폭격을 맞고 터져 버린 장면.
“우욱”
나는 속에서 구역질이 치미는 것을 느끼며 입을 급히 막았다.
그나마 비위가 강했기에 망정이지 기절한다고 해도 마땅한 장면이었다.
도심의 한복판에 쌓여있는 시체들.
게다가 오직 인간들만이 그렇게 고깃덩이가 되어있었다.
차를 몰고 가던 사람들.
길을 가던 사람들이 모두.
곧 사람들이 하나둘씩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 중엔 기절하는 사람, 오바이트 하는 사람, 가지각색이었고, 누군가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차의 사이렌소리까지 들려왔다.
나는 경찰과 마주쳐서 목격자니 뭐니 귀찮아 질것이 싫었기 때문에 뒤집히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미친 듯이 달려서 그 구역을 빠져나와 곧바로 버스에 올랐다.
곧 자취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생을 두고볼만한 나쁜 장면을 한 번에 본 느낌이었다.
전쟁의 한복판이 그런 느낌일까?
마구 짓이겨진 피와 함께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덩어리들.
나는 그 후로도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며 헛구역질을 해야 했다.
당연히 저녁은 먹지 못하였다.
소화가 될 리가 없었다.
소화는커녕, 무언가를 먹는다면 그대로 목에 걸려서, 질식사 할 것만 같았다.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지 않은 것이 장하게 생각될 정도였다.
대체 왜, 그렇게 처참한 꼴을 당한 것일까.
세상의 어떤 무기가 사람을 그렇게 까지 죽일 수 있는 걸까?
너무나 궁금한 마음에 떨리는 손으로 티비를 켰다.
그 정도의 사건이니 아마 한창 난리를 피우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 어느 채널도 내가 본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
평범한 아류 개그프로가 흘러나오는 방송.
추위에 대한 여러 가지 소식을 담은 뉴스.
그렇고 그런 평범한 소식만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내가 헛것을 본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헛것.
하지만 그렇게 생생한 헛것이라니.
그럴 수는 없다.
나는 그날 밤 종잡을 수 없는 마음으로 잠을 설쳐 버렸다.
.
.
다음날 아침
나는 건성으로 씻은 뒤 바로 어제의 그 장소로 향하였다.
과연 헛것을 본 것인지, 아니라면 언론에서조차 감히 다루지 못할 일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증에서 도저히 가만히 있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그 거리로 정확히 도착 했을 때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맥 빠지게 평범한 거리였다.
핏자국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저 무심한 얼굴로 바쁘게 걷고 있었다.
심지어 어제는 분명히 깨져 있던 가로등도 상점가의 모든 간판들도.
하룻밤사이에 복원되어 있었다.
아니 진짜로 복원이 된 건지?
“정말 헛것을 본건가?”
그런 생각이 갑자기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나는 오른손을 꺼내들었다.
사이코메트리-수많은 시체가 널부러져 있던 그 장소에, 피가 난무하던 그 장소에 가만히 오른손을 대고 집중하였다.
.
.
.
.
.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바닥에 누웠다.
그 후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뒹굴 거렸다.
그만큼 충격적인 사실을 봐버렸다고나 할까.
“젠장”
한순간의 궁금증에 오른손을 댄 것을 너무나 후회하였다.
도저히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조금씩 회복한 것은 10일이 지나고서였다.
그대로 굶어 죽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물만을 마시던 식생활을 고치고 가볍게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동아리 후배들에게 전화가 와서 오랜만으로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추운 날씨.
영하20도는 가볍게 넘는다고 한다.
후배들과 헤어진 후 다시 집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타려는 버스가 오래도록 오지 않았기 때문인지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품속을 뒤져 담배를 하나물고, 라이터를 찾기 위해 품을 뒤지면서 문득 반대편버스 정류장을 보았다.
내 눈에 한 소녀가 들어왔다.
나는 그만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
.
.
.
.
차례차례 내부에서부터 터지는 사람들.
그 중심에 한 소녀가 보인다.
그래 소녀가.
그리고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눈동자가 보인다.
핏빛으로 갈라진-너무나도 소름끼치는 눈동자가.
소녀는 아무 표정이 없다.
그저 사람들을 한 번씩 둘러본다.
그녀의 눈을 지나간 사람들은 어김없이 바닥으로 널부러진다.
피는-사방으로 튄다.
그녀의 머리와 얼굴에도 마구 튄다.
곧 아래위에서 딴 사람들이 몰려온다.
“차를 세워 두고 뭐하는!!”
하지만 말도 다 있지 못하고 같은 신세가 된다.
그랬다.
모든 것은 그녀의 소름끼치는 눈동자가 한일이다.
눈동자에서 빔이라도 나가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묻겠지만.
그냥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게 까지 핏빛으로 갈라진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보지 못하고-그렇다고 해도 거의 모든 걸 본거 같지만-오른손을 때었다.
이것이 내가 10일전에 오른손으로 읽은 장면의 전부이다.
그런데 반대편 정류장에 바로 그 소녀가 서있었다.
그때와 같은 옷차림.
이 추위에 자극적인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다.
새하얀 맨다리가 남자의 시선을 유혹한다.
게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얼굴.
하지만.
왜인지 밤하늘의 달을 연상시켰다.
아름답지만 차갑다.
너무나 차갑다.
검은 긴 머리는 스커트에까지 내려와 있다.
그렇다고 찰랑거리는 생머리는 아니다.
멀리서 보기에도 머릿결이 너무나도 거칠다.
그 소녀가 갑자기 옆의 아저씨에 다가간다.
그러더니 귓가에 뭐라고 속삭인다.
사내는 곧 얼굴이 빨개지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살짝 웃는다.
웃는 모습에 닭살이 돋는다.
두려운 미소.
곧 사내와 소녀는 저쪽 건물의 뒤로 사라졌다.
기다리던 버스가 왔으나 타지 못하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들이 사라진 그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통로에 인적은 없다.
그저 먼지들이 풀풀 거린다.
이런 곳에는 이래나는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나는 어렵지 않게 소녀를 찾을 수 있었다.
‘ 그렇지만... 찾아서 어쩌겠다는 거지.. ‘
나는 갑자기 그녀를 쫒아온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사이코메트리로 보았던 살육을 벌이던 그녀의 모습이 뇌 속에서 춤을 춘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쿵쾅쿵쾅.
태어나서 이렇게 까지 긴장해 본적은 처음 이었다.
건물과 건물사이.
어둡다.
그런 곳에서
나는 머리에 피를 잔뜩 뒤집어쓴 소녀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무심히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가 나를 발견했는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살짝 웃어 보인다.
아까 그 사내에게 보였던 미소다.
사악?
요염하면서도.
그녀의 머리카락에 흘러내리는 빨간 피와 함께.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무서움을 가진 미소였다.
“여기엔 왜 왔어?”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갑작스런 물음에 당황해서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너..너..너는 뭐지?”
“??”
소녀는 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가..같.같이 갔던 남자는??”
그녀가 뒤집어 쓴 피를 보면.
그 남자가 어찌 됐을지 뻔히 상상이 가면서도.
나는 여전히 더듬거리며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 아저씨라면 저기”
소녀는 손가락으로 뒤쪽을 가리켰다.
뒤쪽을 살펴본 나에게 보인 건 10일 동안 나를 그렇게도 괴롭히던 시체의 모습이었다.
마구 튄 살덩어리와 피.
뒷걸음 질 치는 나.
왜 따라 들어 온 걸까?
마음속으로 후회하여 보지만 이제와선 소용없는 짓이었다.
“왜 사람을 그렇게 죽이는 거지?
아니 그것보다 대체 어떻게?. ”
소녀는 나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턱에 손을 갖다 댄 모습에 잠시 달빛이 비춘다.
그것이 또 너무나 신비롭고도 두려웠다.
“궁금해? 그렇지 않아도 보여줄 참 이었어”
“자..잠깐!! 너의 눈이 사람을 저렇게 만든다는 건 알고 있어. 내가 묻는 건 어떻게 해서 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냐는 거야!”
“그런 거 알아서 뭐하게? 안다면 편히 죽을 수 있겠어? 귀찮으니까 그냥 죽어”
죽인다는 단어를 너무나 쉽게 말하는 그녀.
하지만 진심이다.
오싹함.
살기.
왜인지 발이 굳어버린다.
후들거린다.
“잠깐!!”
나는 나도 모르게 외쳤다.
“내가 뭘 어쨌다고 죽여?.. ”
“이유? 그런 거 없어
있잖아? 왜인간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최후까지 말이야.“
“그..그럴지도. 하지만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당연해?...자신이 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고,
남을 죽이는 건 당연하지 않아?
서로 죽이고. 서로 괴롭히면서?“
“괴..괴변을 늘어 놓지마!”
“나는 인간이 싫어.
그래서 죽여버릴꺼야. 모두다.“
“무슨 소리야. 그러는 너도 이..인간 이잖아?”
나의 목소리에는 주저함이 묻어있었다.
마음한구석에 소녀가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나도 인간이야.
하지만 인간이 시른걸 어떻게? 그러니까 그만 말하고 죽어버려“
“자. 자. 잠깐!”
“너도 참. 질기구나. ”
“저길 봐”
소녀는 손가락으로 골목의 밖에 주차되어있는 자동차를 가리켰다.
상당한 거리였기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았다.
“저걸 왜?”
소녀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떴다.
그녀의 오른쪽 눈알은 핏빛의 향연.
마구 갈라진 그녀의 눈이 자동차를 직시한다.
“퍼엉”
자동차라고 생각되는 물체는 요란한 광음과 함께 폭발했다.
“!!!!!!!!”
“어때? 너도 저렇게 되는 거야. 무섭지? 후후..
어서 살려달라고 빌어봐. 자“
“................”
소녀는 즐기고 있다.
너무나 확실히 느껴진다.
겁을 주며 사람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즐기고 있다.
웃기지마.
웃기지마.
웃기지마.
나도 모르게 바보 같은 오기가 생겨선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죽여”
“?”
살려달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죽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그냥 마지막 발악이었다.
“왜?”
“왜 살려달라고 빌지 않아? 내가 무섭지 않은 거야?”
그녀의 오른쪽 눈이 더욱 날카롭게 변한다.
오감이 저린다.
소름끼치며. 너무나도 오감이 저린다.
하지만 그녀의 그 눈은 왜인지 슬프다.
그냥 살인 도구일 뿐인데.
어째서?
어째서?
이런 느낌이 전해 오는 걸까.
“무서워. 하지만 어차피 죽는 거라면. 그냥 죽겠어”
“......”
“그럼 죽어!!”
그녀는 조금 동요하는 듯 했지만 곧 짜증을 내며 외쳤다.
나는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제 죽는 건가.
22년의 삶이.
바보 같은 호기심 때문에.
싫어.....
싫어.....
이건 아니야...!!!
아아아아악!!
.
.
.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뒤에 있는 시체나.
폭발한 자동차처럼 되지 않았다.
감은 눈을 떳을때..
눈에 보인 것은 나보다 더욱 놀란듯한 소녀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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