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작은 어땠었지?
어느 여름날 나는 너에게 그리 물었다.
햇빛은 강했고 주변은 시끄러웠다.
그 때 만큼은 여느 연인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아꼈었을까.
지금의 우리완 달랐었을까?
잔인한 물음에 너는 단지 웃기만하였다.
나는 그런 너를 보고 입을 맞췄다.
한순간이라고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차마 묻지 못한 말을 삼킨채.
도망가듯 그곳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한참을 울었다.
여자가 혼인하기전에 우는건 당연하다 무심히 넘어가던 어머니도 오셔서 달래줄만큼. 그렇게 울었다.
내게 가득차있는 그를 눈물을 통해 빼내는것 같았다. 눈물 한 방울이 추억이었고 사랑이었다.
우는 내내 그의 생각만했다.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만큼 질리도록.
삼일째 되던날, 그제야 나는 눈물을 그쳤다.
"월아."
한참을 운탓에 목이 잔뜩 쉬었다. 잔뜩갈라진 목에선 물을 원했다.
"아가씨?"
"씻을 물을 준비해다오. 따뜻한 차와."
"미음부터 준비하겠습니다. 먼저 무엇이라도 드셔야지요."
"씻은후에."
월은 내 고집에 한숨을 쉬었다. 그러곤 조그맣게 알겠다 대답하였다.
몽롱하다. 한참을 울어 물위에 떠있는듯한 기분이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멀리서 월의 발소리가 들렸다.
따갑기까지한 강한 햇빛에 창문을 보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진한 분홍빛에 눈이 아팠다. 잠든사이 꽃은 훨씬 예쁘게 피었고 햇빛역시 강렬해졌다.
바야흐로, 완벽한 봄의 시작이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 파랑새 죽이기 02 1
10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베프가 계류유산됐대...내가 말실수한건지 봐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