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을 준비했던 오디션에서 가차없이 떨어지고,
나와 함께 갔던 백현이는 오디션도 안보고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그 모습이 부럽기도, 괜히 슬프기도 했지만.
친구의 행복을 빌어주고 혼자 돌아오는 길은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오래 전부터 꿈꿔온 것인데도
이제는 끝내야지, 이젠 정말 끝내야지.
말만 내뱉으며 미래를 그렸는데.
나에겐 희망이 없다는듯 바라보던 눈빛에
더이상은 이 길을 원해서는 안되겠구나.
혼자서 느끼고선 몇걸음 가다가 멈춰서 훌쩍거리다
어느새 내리는 비에 괜히 더 처량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숙이고 근처 가게 아래로 몸을 피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공간에서
나는 모를 남자를 만났고,
그 사람은 우는 나를 바라보다,
그저 잠시 바라만 보다
제가 들고 있던 공책에 무언갈 적어내리더니
그것을 내 손에 쥐어주곤 내 곁을 떠났다.
- 아무도 네 곁에 없다고 생각이 들면, 가끔은 뒤돌아 너의 마음을 쉬게 해주어도 좋다.
지금까지 수고했노라고, 힘들었겠노라고, 그렇게 혼자 위로해주어도 좋다.
모든 일이 원하는대로 풀리는 것은 아니니, 너는 너의 불행을 한탄해보아도 좋다.
다만. 다시 본래 너로 돌아와, 꿈을 쫓으며, 행복을 그리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항상 그래왔듯 조금만 더 힘내주거라. 그렇게 조금만 더.
제가 힘들때마다 봐온 글입니다. 당신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 이름모를 사람의 호의에, 다시한번 나를 한탄하고
다시 꿈을 그리며. 그렇게 울었다. 또다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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