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됴준] 연애에 좀 서툴어 보이는 복학생 형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0518/3b9ece0ef0c8a751012d88b99064907b.jpg)
무슨 정신으로 집까지 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옷에 거하게 토해버린 후 정신줄을 놓은 복학생을 겨우겨우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토사물의 냄새가 역하게 나는 옷은 내가 나름 아끼던 옷이었지만 두 번 고민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복학생을 침대에 패대기치듯 버려 두려고 했으나, 그래도 양심이 있는 도씨 가문의 장남이기 때문에 불편해 보이는 청바지와 양말은 벗겨 주었다.
바지를 벗기자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하얗고 털도 없는 마른 다리가 보였다.
군대까지 다녀왔는데 이렇게 하얄 수 있나 생각하는 것도 잠시, 복학생 때문에 체력을 다 써버린 나는 곧바로 침대로 다이빙했다.
처음 보는 사람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으아아!!!!!!"
"무, 무슨..?"
5일만에 찾아온 주말을 즐기려는 자취생을 누가 이렇게 깨우나 싶어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이불로 온 몸을 칭칭 감은 남자였다.
처음 보는 남자의 얼굴에 어제의 흔적을 되짚어 보니 어제 처음 만난 복학생이었다.
"누구야!!"
"아.. 어제 집에 데려다 드릴려다가 저희 집으로 왔는데요."
"바지는 왜 벗겼어!?"
"불편하니까...?"
이상한 소리만 해대는 복학생을 더 이상하게 쳐다봐 주자 적반하장으로 날 노려보기까지 한다.
뭐 어쩌라는 건지.. 복학생의 입가에 남아있는 침자국이 거슬린다고 느껴질 때까지 서로를 노려보다가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너.."
"뭐요."
"잘생겼네?"
"....네?"
"잘생겼다궁. 저거 내 바지 맞지?"
뜬금없이 내 외모를 평가하던 복학생은 바닥에 널부러진 본인의 바지와 양말을 챙겨 입더니 내 핸드폰을 이리저리 만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나오나 보자 하고 복학생의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자 복학생이 나에게 윙크를 했다.
"내 번호 저장했어. 이따 카토캥!"
말을 마치자 마자 복학생은 바람처럼 우리 집에서 빠져나갔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똥 밟았으려니 생각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휴일을 즐기기 위해 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
카톡!
카톡!
카톡!
귀찮게 들려오는 어린 아이의 카톡! 소리에 부스스 잠에서 깨자 핸드폰이 윙윙대고 있었다.
누가 날 이렇게 찾나 싶어서 홀드를 풀자 카톡 3개가 연달아 와 있었다.
발신자는 김준면, 누구지?
[애깅,ㅎㅎ 나 복학생 준며니야 ㅎㅎ]
[카톡 프사 울 액흰가봐?ㅎㅎ 겹당]
[모하구있오? 형아는 울 액희생각? 넝~담~ㅎ]
친구들과의 카톡에선 찾아볼 수 없던 'ㅎㅎ'의 남발에 정신이 혼미할 때 쯤 카톡 하나가 더 왔다.
[그나저나 울액희 아까 보니까 회츄입었더라? ㅎㅎ자신감있나봥..]
인상을 펴보려 해도 펼 수가 없게 만드는 이상한 말투에 잠이 확 깨는 듯 했다.
복학생이라 해도 나랑 두세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텐데, 적어도 민석이 형은 이런 말투가 아니었다.
겨우 정신을 다잡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했다.
-누구세요
[형아 기역 모타는겨? 괞찬아~글수도있지몽.ㅎㅎ]
[글애도 아침애 만난는데ㅜㅜ 횽아 조금 슬푸닷. 액희 보면 풀릴것도 가튼뎅ㅎㅎ]
초딩 저리가라 할 정도의 맞춤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히려 일부러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액희는 캇톡을 늗게 보내는군아.ㅎㅎ 괞찬괞찬! 그럴쑤도 있지머~ㅎㅎ]
-정신이 없어서요
[엣 정신이 업나보넹. 어제 넘 열시미 달렷나보당ㅎㅎ.. 횽아는 술은 좀 하는 편인대, 액희 그런덴 약하나보당!]
[횽아가 귓찬케 한거 않이지?ㅎㅎ그럴거라 밋어~ 휴윌잘보내궁 월욜에보쟝ㅎㅎ]
-네
카톡 세 개를 보내는데 모든 기운을 다 쓴 느낌이었다.
이 상황을 일단 백현이한테 알려야돼..
-백현아, 나 큰일 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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