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들어오지마-
***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면 구준회 그 사람 때문에.
_ _과의 키스가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어영부영 넘긴 분위기 다들 꽤 취해 갈 쯤
_ _은 몸을 일으켰다. 복잡한 머리에 팩 소주라도 사 집에서 한 잔할 터였건만 일어나는
_ _을 따라 일어나는 준회 때문에 그녀는 할 수 없이 생각을 접었다.
"오늘은 네가 준회 좀 데려다 줘, 잘가 잘가"
"그만 먹고 김지원 너도 일어나지?"
"이제 시작인데?"
"시작은 무슨, 너도 가!"
"나도 새 집에서 좀 자자. 둘 다 조심해서 가라"
애인도 아니고 허구언 날 여전히 꽁냥꽁냥, 한빈과 지원을 두고 나온 거리를 쌀쌀했다.
졸린 건지 그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눈을 끔뻑 끔뻑 뜨며 조수석 창에 기대어 버렸다.
심장 터질 것 같은 건 나만 그런 건가, 여러가지 잡 생각이 다시끔 툭 툭 터져나와 _ _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곤 시동을 걸었다.
차가 꽤 막히는 시간 때였다, 특히 번화가인 도로. 빨간 불이 켜지고 차가 정지 하자마자
운전석에 앉은 _ _에게로 쓰러지듯 기대는 준회의 온기에 그녀의 몸은 굳었다.
운전도 못하게 할 샘인지 고개를 내려 그를 바라보자 그는 언제부터 인가 _ _을 바라보고 있었다.
"향수 안 쓰나봐?"
아 내 심장, 안 떨어지고 잘 있나 모르겠네.
_ _은 쭉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준회를 향해 두어번 고갤 끄덕이곤 흐트러진
그의 앞머리를 살살 정리 해 주었다. 술에 취해서 인 지 어린아이처럼 _ _의 품으로 파고드는
그를 두고 _ _은 심호흡 한 번에 다시 차를 출발 시켰다. 아주 가끔 준회, 어린 아이 같은 거 자신을 알까싶다.
"0106225"
어찌어찌 그와 함께 올라온 오피스텔, 다행히 잠들 지 않아 수월하게 비밀번호를 말해준
그 덕에 추운 곳에서 빠르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준회의 집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단정한 면모가
드러났다. 그나저나 피곤해 죽겠네, _ _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욕실로 사라진 그를 바라보다
잠시 앉은 소파. 어디든 머리만 댈 수 있음 바로 잠든다고 언젠가 한빈이 내게 말했다.
그 때 당시는 부인 했지만 맞는 말인 듯 하다, 소파에 잠시 기대자 마자 거기가 어디라고 난 잠들었으니..
"또 잠들었네"
"나보고 어떡하라고 생각 없이 훅 들어와. 섹시하게"
잠결에 쓸어올린 머리, 흐트러진 모습 섹시해 보이는 건 구준회 뿐인가. 밀어붙이는 건
그 같지만 나름 _ _도 준회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
_ _은 잠이 많다, 필요이상으로. 꼭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 나오는 오로라 같달까.
제 휴대폰이 아침 내내 울려대는 것도 모른 채 햇볕이 슬그머니 들어오기 시작한 침대에
조용히 누워 눈을 감은 _ _을 바라보던 준회는 십 분 째 울리고 있는 _ _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한빈]
김한빈이 웬수다.
"_ _ _ 자. 전화하지마"
제 할 말만 하고 뚝 끊어 침대 맡에 휴대전화를 올려두자 마자 얼굴을 찡그리며
부스스 몸을 일으키는 _ _에 약간 당황한 그가 침대 옆에 쭈그려 앉았다. 아, 나 때문에 깼나.
"깼어?"
"어, 으.. 어?!"
"뭘 또 그렇게 놀래, 어제 소파에서 잠들었길래. 옮겼어"
"아, 그래"
씻고 나오라며 자리를 뜨는 그에 등판을 멍하니 보다 _ _은 정신을 차리고
몸을 욕실로 끌었다. 그나마 작은 사이즈로 준 건지 아님 제 사이즈 인 건지 준회의 부들부들한
니트를 입고 거실로 향하자 언제 아침을 한 건지, 수저를 놓는 그가 보였다.
"그 옷이 원피스 이상인 걸 고마워 해야겠네"
"조용히 좀"
"어, 팔 들지마 다 보여"
"아 진짜. 그럼 너도 벗고 있지?
감동한 채로 있게 분위기 좀 깨지 말아줘"
"왜? 더하려 했는데"
짖굿게 웃는 그에게 반론도 못 한채 _ _은 빠르게 준회가 밀어 준 의자에 앉았다.
중간 중간 반찬을 수저에 올려주고 연하 미소 쏘는 그의 태도에 이게 진짜 '심쿵'을 다시 한 번 경험하는
_ _이였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설거지를 하려는 준회를 밀어내고 고무장갑을 끼자 그는 순순히
물러났다. 별 거 없는 설거지라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어갈쯤 _ _의 시야 앞으로 지는 그림자에 뭔가
싶어 그녀가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뒤로 붙어오는 준회의 몸에 _ _은 어젯 밤 차 안에서와 동일하게
몸이 굳었다. 구준회 진짜,
"아"
"응?"
"아 하라고, 아"
뭔가 싶어 닦던 접시를 내려두자 입을 톡 톡 두드리는 수저에 입을 열자 안으로
달콤한 요거트가 퍼졌다. 입가에 묻은 요거트를 엄지로 닦아 주고 다시 요거트를 떠 내밀자
자연스레 받아먹는 그녀를 보고 준회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_ _의 어깨에 고개를 걸쳤다.
"맛있어?"
"어. 야 너 너무 가까워, 떨어져"
"싫은데"
"준회야 설거지 아직 안 끝났어, 접시 깨지겠.."
아직 삼키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요거트가 들어왔다. _ _은 숨을 한 번 내쉬고
마지막 접시를 닦아 놓고 주위 물기를 닦았다. 그제서야 제 뒤로 밀착했던 준회가 떨어지고
그는 요거트를 흔들어 보였다.
"너 장난 되게 짖궂다"
"이게 매력이지, 난"
라디오를 들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였다. 그래서 뭔가 더 가까운 느낌이였을까,
제가 졌다며 고개를 젓곤 _ _은 소파 위에 앉았다. 오늘은 휴일이고 크리스마스 이븐데, 할 건
없다. 집엔 아무도 없고, 한빈은 분명 지원과 클럽으로 갈 게 뻔한데 순간의 외로움이랄까
무릎을 끌어안아 고개를 올리자마자 식탁 의자에 앉아 있던 준회는 제 침실에서 이불을 끌어다
_ _에게 주었다.
"조심 좀 하지, 나도 남잔데"
"보는 게 더 이상하거든. 왜? 십구금 생각나나 봐 머리에서?"
"야 진짜"
"오늘 뭐해"
"아무것도"
"그럼 나 오늘 여기 있을래, 집에 아무도 없어"
"그러던가"
어제의 어색함은 다행히 사라졌다, 이불을 폭 끌어다 덮고 소파에 주욱 기대자
그가 다가와 싱글 의자를 가져와 소파 맞은 편에 앉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안 외롭고 좋네.
"크리스마스 이븐데, 하고 싶은 거 없어?"
"딱히"
"무슨 환상도 없어"
"있을 나이 지났거든, 좀 이따 맛있는 거 해줄까?"
"요리 잘해?"
"조금?"
정말 사소한 대화였다. 혼자 있는 두 사람에게는 뭐 조금 색다른 시간이였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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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상형을 말했으니니까, 이제 준회씨 이상형도 말해보죠.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아, 제 라디온데 이렇게 끌려가나요. 저는 딱히 이상형이라 하기엔 좀 그런데
눈을 마주쳤을때 눈빛이 굉장히 음.. 뭐랄까 섹시한 사람? 아아 깊은 눈빛이 좋아요."
"청취자분들 잘 들으셨죠, DJ 준회씨는 눈빛이 깊은 분이 좋답니다. 참고하세요"
"뭘 참고 합니까, 음악 듣고 다시 이야기 이어가죠. pentatonix의 angles we hear on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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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
"아니"
"음악 좋다"
"내가 선곡을 좀 하지, 근데 안 불편하냐 그렇게 계속 앉아있음"
"남자 앞에서 누워있는 게 불편하거든"
"왜 좋은데"
준회와 대화를 하면 기 빨리는 느낌이다, 그것도 굉장히 많이. 은근 음란마귀야
함께 앉아 있던 그가 몸을 움직여 휴대전화로 손을 뻗었다. 아침 한빈에게 전화가 왔었다며
준 휴대전화에는 그의 번호가 두 번 정도 찍혀 있었다.
- 여보세요?
- 아 이제 전화를 걸어.
구준회랑 같이 있냐 기지배야
- 어떻게 알았어?
- 아침에 구준회가 너 잔다고 전화하지말라고 해서 알았다.
너 구준회네 집에서 잤냐? 내가 머리만 대면 자는 버릇 고치라고 몇 번 말했어.
- 이유만 간단히
- 내일 가게 못 나가, 오전에 청소하고 갈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웬수는 영원한 웬수인지 크리스마스를 저 혼자 즐기겠다며 쏙 빠져나가는 게
선수 다 됐다. 특별한 날이면 분명 일손 딸릴 텐데 욕이라도 할 참에 뚝 끊겨버린 전화에
허- 한숨 밖에 안 나온다. 벌써부터 힘이 빠지는 느낌에 준회의 어깨로 쓰러지자
꼬인 뒷 머리를 앞으로 넘겨주며 무슨 말 했냐며 그가 물어왔다.
"내일 가게 못 나온데, 진짜 망했어"
"도와줄까?"
"누가, 네가?"
"어"
"그러던가"
***
"저기 맨 오른쪽 레드 시라 두 잔, 후르츠 칵테일 세 잔"
"몇 개 밀렸는데 좀 도와줄래?"
"어"
빌어먹을 연말, 준회에게 일당이라도 챙겨줘야 할 정도로 손님은 넘쳤다.
그도 좀 고단한 지 셔츠를 걷어붙이고 땀을 닦는 그의 모습에 손수건을 건네자 그는
잠시 _ _을 바라보다 두 팔을 그녀의 팔을 거쳐 안는 형식으로 팔을 뻗었다.
"앞치마 풀렸어, 가만히 있어"
허리를 약간 숙인 터에 그의 얼굴은 아주 가까웠다. 손을 가슴에 대어보지 않아도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음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자 그는 웃으며 그제서야 떨어졌고
이내 창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 그리고"
"단추 안 잠그는 건 뭐 버릇이야? 보이잖아. 위치가 애매한데.
단추도 내가 잠궈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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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우리 여주씨는 단추가 문제신듯.. 오늘은 여주씨나 준회 모두 약간
도발 적이죠? 후헤헿 전 이런 대화를 좋아합니다.. 으헤헿♥ (ㄴ, 나만 그런가..)
그리고 댓글에 대해서 전 글에서 언급 뒤 저에게는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이 감사함을 어찌 표현 할 길이 없네요. 댓글을 보며 정말
열심히, 되도록 하루에 한 번 연재 할 수 있게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어제 1,2,3,4화에 댓글을 달아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9화 시나리오가
괜찮게 나왔습니다. 모두 독자님들 덕분이에요 사랑합니다!!
또한 제 글을 그냥 읽고 가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제 사랑 드릴게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전 글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프 온리 후 연재 글에 남주에 대해 의견을 물으려 합니다.
투표 해주시고 가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빠르게 다시 돌아올게요!
암호닉 신청 받습니다 마구 두드려주세요! (그러나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요일 or 목요일에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