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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끌려갔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까 종인오빠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것. 세훈선배가 마음 한 구석으로 신경쓰였다. 아까 보니 약하진 않게 넘어진 것 같던데.....하지만 지금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종인오빠다. 아까 얼마나 날 찾았는지 다 풀어진 검은색 넥타이며, 땀이 흥건했었고, 무엇보다 가장 화가 나고 정신이 없을 터인데 날 발견하자마자 내 어깨를 붙잡더니 위아래로 훝어보며 괜찮냐고 물었었다. 그 흐트러진 옷가짐에, 그 땀범벅이 된 얼굴에, 무엇보다도 흔들리는 눈동자와 미세하게 떨리는 손길에. 나는 종인오빠를 보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한 손으로는 내 손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연거푸 앞머리 쓸며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도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어떻게 첫 말을 시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가장 신경쓰였던 건 화가 많이 난 것 같으면서도 끝까지 날 배려하는 그의 모습이었다.
맨 처음에 내 손목을 으스러질 듯 잡고 가는 그에게 참고 참다 나도 모르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아파....."라고 했다. 그러자 미친듯이 걷던 그가 멈춰서 나에게 휙 돌아봤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 자신이 "아파"라고 무의식중에 말한 것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돌아본 이유를 몰라 눈을 크게 떠 그를 바라보았다. 나와 잠시 눈을 맞추던 그는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훝어보았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손목을 바라봤고, 다시 등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뒤돌아본지 몰라 곰곰히 생각하던 나는 그제서야 내 손목의 아픔이 없어진 걸 알았고, 내 손목을 바라보았을 때는 손에 힘을 많이 뺀 그가 누가봐도 조심스럽게 잡고 있었다. 못 들을만큼 진짜 작은 목소리로 말한건데......아무리 화가 나도 나에게 온 신경을 집중 하고 있는 그가 이 상황에도 내 가슴 한켠을 두근거리게 했다.
"종인오빠.........."
"............."
"내가.....내가 잘못했어요......."
"............."
나도 모르게 잘못했다는 말에 떨림이 묻어났다. 잘못했다는 말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입 밖으로 낼 때는 왜 항상 안 고이던 눈물도 고이기 시작하고, 목소리가 떨리는 걸 까. 나의 미세한 목소리의 떨림과 잘못했다는 말에 그가 나를 돌아봤다. 잡은 내 손목은 놓지 않은 채로. 완전히 날 본 그는 나를 바라보다가 무심하게 말 한마디를 건냈다.
"뭘......뭘 잘못했는데."
무심히가 아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는 그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을 때와는 다르게 그는 누가봐도 흔들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뭘 잘못했냐는 대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아저씨가 이렇게 불안해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그 모습을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잘못했다는 말에서 비롯된 게 아닌, 진정한 내 마음에서, 내 무의식에서, 그가 불안해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흐윽.............다.......다.................잘못....흑......했어요........흡.......휴대폰.......흐윽.......꺼버린거........흑..........안은........내가......안은게 아닌.........흡.........."
뭐라고 말 하는지도 모르겠다. 불안해하지 말라고. 아저씨의 불안한 모습을 보면 더 불안해지는 나이기에 어떻게든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횡설수설 말이 튀어나오는 데로 말했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괜찮아질까봐, 조금이라도 아저씨가 내 말을 들어줄까봐 계속 나오는 데로 말했다.
".....흡.........아저씨.........걱....정.........흑........안할시킬.......려고..........흐윽.........연락..........흡.......안한건....데............흑.........."
".............."
아무리 애처롭게 말해도, 아무리 진심을 전하려 해도 아무 말이 없는 아저씨때문에 도저히 진정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나는 계속 울면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으며, 아저씨는 묵묵히 내 손목만 잡은 채 가만히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한참을 우니 진정이 되었다. 울음은 사그라들었고, 지금 아저씨가 무슨 표정을 짓는지, 어떤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아는 것이 두려웠던 나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가방끈을 한 손으로 꼭 잡았다. 그리고 묵묵히 내 발 끝과 아저씨 발 끝만 바라보았다. 그때 갑자기 무언가가 손목이 잡힌 손에 들어왔다. 보니 아저씨의 손이 내 손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곤 다른 한 손으론 내 턱을 살짝 들어 자신과 눈을 맞추도록 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아저씨가 부드럽게 입에 호선을 그리며 나에게 말했다.
"아가씨야. 니가 그렇게 울면, 내가 나도 모르게 니 편에 서잖아."
그러면서 우느라 붉어진 눈가를 만져주며,
"나도 모르게 널 울린 사람에게 화나게 된다구요. 그게 나라고 해도."
라며 맞잡은 손으로 세게 잡히느라 붉어진 손목 위를 엄지손가락으로 쓰다듬어 주는 그 행동에,
아까보다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게 두근되는 심장소리가 내 귓가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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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너무 늦게 왔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진짜 바쁜일이 생겨서 3달동안 못 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진짜 열심히 쓰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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