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엘런] 불분명한 약속
* 본편은 단편입니다.
“그게…, 음식냄새만 맡아도 아주 기겁을 합니다. 억지로 먹이려고 달려들면 토사물 뱉어내듯이 행동하기에,”
“…됐어, 이제 나가봐도 좋아.”
‘달그락―,’ 익숙하듯 식은 빵과 미지근한 물이 담긴 쟁반이 놓여진다. 나간다. 결국은 먹지않는다. 착잡한 이 심경에 리바이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쓸어넘겼다. 며칠전부터 엘런은 모든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물조차 입에 대지 않았다. 거식증에 걸린듯하여 약을 들고 찾아갔다 헛걸음이라 생각하여 돌아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어느순간부터 엘런은 모든것을 잃은듯한 눈망울을 가지고 있었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생동감이 실려있지 않고 마치 누군가 그 아이를 조종하는 듯한, 인위적인 느낌의.
한숨을 가득이 내쉬었다. 녀석과 만나고나서 한숨만 늘었다, 아니 잡생각이 더 많아졌다. 그로인해 잡일도 많아졌다. 스스로를 단련한다. 한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리바이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이자 돌이었다. 치우기엔 너무 무겁고 그렇다고 가만히 두자기엔 거슬리는. 엘런은 그런 존재였다. 항상 버벅거리며 스스로 해결하기도 벅찬 녀석이 당연히 눈에 안 들어올수가 없었다. 무언가를 도와주면 그걸 또 은인이라고 받아들이는 멍청이는, 전 세계에서 단 한놈일것이다.
‘똑똑―,’
“이봐, 애송이.”
반응이 없다. 당연하게 느껴 질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그 역시 반응이 없다. 리바이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체 방문을 강하게 걷어찼다. 낡은 문짝은 큰 소리를 내며 쉽게 나가떨어졌다.
“번거로운 새끼. 나중에는 팬티도 빨아달라고 지랄을 하겠군.”
“……”
“그만 일어나. 네 몸은 네 것이 아닌 인류의 것이라고 했었을텐데, 벌써 잊은건가?”
“……병장님.”
“왜.”
드디어 일어섰다. 하얀 이불 사이로 많이 야윈 엘런의 모습이 보였다. 베개는 눈물자국으로 가득했고,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다. 많은 생각에 잠겼을듯한 그의 입술은 갈라진지 오래였다. 엘런은 리바이를 보더니 다시한번 크게 울먹였다. 리바이는 심히 당황스러웠다.
“병장님께서는, 아직까지도 거인구축에 대한 희망이 있으십니까?”
“…며칠 못먹은 개새끼가 헛소리를 잘한다더니, 당연한 소리를 미친것처럼 말하지마.”
“하하‥ 하기야 이제 몇날 손가락만 접으면 인류의 승리라고 한다니 그렇겠지요….”
“……애송아, 뭔 말을 하려는거냐.”
리바이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리바이 병장님, 전 제가 괴물이자 인류의 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
“거인을 모두 구축한다는건, 제가 사라지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는것도 알게 됐습니다.”
“없애주세요. 인류가 승리할 때,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
‘병장님이 아니면, 못할 일입니다.’ 리바이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 세상이 아득했다. 보이는것이 엘런뿐이었다. 세상 아래 오직 사랑스러운 엘런만이 존재하는것 같았다. 사랑하는 이의 소원은, 반드시 이뤄주어야 한다.
“…그래.”
맹세코, 그래주어야만 한다.
*
‘…희망을 죽였어. 인류의 빛이었던 그 아이를 죽여버리고 말았어.’
‘네 생각이다. 리바이, 그 아이는 빛이였지만 적이었어.’
‘……’
‘넌, 영웅이다.’
녀석이 없는 삶은, 하찮은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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