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총프 특별편
만약 ○○가 ~했더라면
만약 정국이가 호석이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
"아, 죄송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복도를 걷던 호석은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정국과 어깨를 부딪혔다. 정국이 먼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왔고 호석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복도 코너를 돌던 호석은 지나가던 태형을 보지 못하고 서로 이마를 박았다.
만약 남준이가 깨지 않고 계속 잤더라면.
"..."
"김남준 존나 잘 자네."
밖에서 태형과 떠들다 온 호석이 종이 치는 소리에 급하게 교실로 뛰어와 자리에 앉았다. 호석은 제 옆자리를 슥 훑어보곤 혀를 찼다.
만약 지민이에게 동생이 있었더라면.
"응, 나 갈게. 안녕히 계세요."
"잘 가~ 아, 난 박지민이야!"
정국은 태형에게 체육복을 건네받고는 가겠다며 눈을 맞춘 뒤 이어 지민에게도 작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지민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지민은 왠지 태형이 불쌍해졌다. 동생한테 체육복 빌려주는 게 얼마나 기분 나쁜 건데. 게다가 남동생이니 분명 땀 냄새를 달고 오겠지, 하며 제 동생을 떠올리곤 태형을 비웃었다.
만약 아빠가 윤기의 사랑을 응원했더라면.
"아빠,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좋아하는 사람? 너희, 남고 아니더냐?"
"응."
"밖에서 만난 거냐?"
"아니, 학교에서 만났어."
"...설마 지금 남자를 좋아한다고."
"...응."
"그랬구나, 우리 아들. 많이 놀랐지. 그럴 수도 있는 거란다. 아빠는 아들의 사랑을 응원한다."
"아빠... 고마워."
윤기는 아빠의 말에 울먹였다.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진 저를 이해해준 아빠가 고마웠다. 다음날 윤기는 당당하게 석진에게 고백했고, 둘은 누구보다 아름답게 사랑했다.
만약 석진이가 윤기를 좋아했다면.
"형, 눈 풀린다."
"응? 진짜? 아닌데.."
"이제 그만 마셔. 벌써 몇 병째야."
"우리 윤기가 그만 마시라고 하면 그만 마셔야지.."
"...형."
"으응?"
"나 형이랑 같은 학교 갔어."
"어어? 진짜? 그걸 왜 이제 말해!"
"형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그.. 형, 있잖아."
"응."
"형, 좋아해."
"윤기야.."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지자 확인하려던 석진이 심상치 않은 윤기의 말에 애써 무시하며 윤기에게 귀를 기울였다. 윤기는 뜸을 들이다 석진에게 고백했고, 석진은 얼굴이 붉어졌다. 윤기가 저와 같은 마음이라는 게 기뻤다. 그날 석진은 무리해서 마시다 마침 집이 빈 윤기네 집으로 옮겨졌다. 석진의 집 앞에서 계속해서 전화를 걸던 정국은 석진이 전화를 받지 않자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태형이 기다리는 제집으로 향했다.
만약 태형이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았다면.
"왜 나한테 뽀뽀했어?"
"뽀뽀한 거 아니야, 너 양치했나 안 했나 확인한 거야."
"원래 그렇게 확인하는 거야?"
"아니. 너 빨리 가서 양치하라고. 나랑 뽀뽀했으니까 정국이 장가 못 간다. 고추 떼야지."
"아, 저리 가! 석진이 형, 태형이 형이 나 괴롭혀!"
"김태형!"
태형의 행동에 놀라 눈을 크게 뜨며 물어오는 정국에 태형은 덤덤하게 얘기했다. 농담까지 하며 정국을 놀리니 정국은 팔로 제 입을 벅벅 닦으며 석진을 부르고는 화장실로 달려가 양치를 했다. 그런 정국의 행동에 웃긴지 태형은 배를 잡고 소파 위를 뒹굴었다.
전정국 총수 프로젝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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