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ish
1. 소중히 여기다, 아끼다 2. (마음속에) 간직하다
prologue
탕!!!!!!!!ㅡ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기분나쁘게 온몸을 휘감아 도는 검붉은 피냄새가 역겨울 뿐.
하지만 저기 날 보며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린 너가, 날 두고 갈거 같아서....
날 보며 이쁘게 웃던 얼굴이 엊그제였던것만 같은데.
다, 전부 다, 나 때문이야.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힘겹게 짜냈다.
" 죽, 지마, .. "
내가
" 흐... 다,른 사람들.. 처럼.. 흐어.. 날 두고, .. "
널,
" 가지, 마.. 흐.. "
사랑해.
**
술 한잔 하자던 과 선배들과 친구들을 뒤로 한채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래. 분명히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여느때처럼 이어폰을 꽂고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인기척이 느껴져 걸음을 멈췄다. 누구지? 하고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낯선 남자의 손이 내 얼굴로 우악스럽게 향했고 중심을 못잡아버린 나는 그 남자에게 안긴 꼴이 되버렸다.
" 씨발, 너 뭐하는 새끼야!! "
평소에 쓰지도 않았던 욕이 나온걸 보면 어지간히 놀랜게 맞은거 같았다. 하지만 내 반항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란듯 날 한번에 제압했고, 그 후로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원장엄마한테 전화오면 바로 받으려고 손에 꼭 쥔 핸드폰을 억지로 빼가는것이 느껴졌고, 이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아.. 여긴 어딘가요....
" ....으, "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간신히 일으켰다. 주변은 어두캄캄했고 내가 눕혀져있던 곳이 침대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는 방의 구조에 어둠에 익숙해지려 조금 집중을 했더니, 서서히 방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창문 하나 없고 침대와 옷장, 1인용 소파와 큰 책장들 뿐. 감금하는 방 치고는 깔끔하고 그다지 춥지도 않았다. 티비에서 보면 거의 추워보이던데.. 영화를 너무 많이 본건가. 참 신기하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볼 법했던 일. 뉴스에서만 나오고 나에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만 같았던 일이 지금 내눈앞에 현실화되있었다.
방을 쭉 둘러본 후 내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고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나 핸드폰은 버려진게 맞은거같고 문 역시 철제 형식의 문이었다.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울부짖고 두드려도 내 손만 아프겠네. 창문 하나도 없고, 핸드폰도 그 때 정신을 잃으면서 그 사람이 내동댕이친것도 분명하고. 납치에 감금에... 장난아니네. 살아서 나갈 수는 있을까.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이리저리 굴려보니 벽에 스위치가 있었다. 스위치를 누르자 방에는 금새 환한 조명이 차있었고, 눈을 찌르는 부신 빛에 꼭 감고 있다가 서서히 떴다.아까는 못봤던 다른 문이 방 한쪽 구석에 자리잡아 있었다. 철제 문이 아닌, 나무로 된 문.경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납치되서 감금당해진 것 치고는 방 환경이 너무나 깔끔했고 기분 나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꽤나 익숙한 향이 난다.
천장에 닿을랑말랑 하는 키다리 책장들을 지나가면서 무슨 책들이 있나 싶어 봤더니 꽤 여러종류의 책들이 있었다. 추리소설이 특히나 많네. 어? 이건 나도 읽어본건데.. 누군진 몰라도 날 납치한 사람은 꽤나 책을 좋아하는구나ㅡ 싶었다. 베이지색 벽지. 나무로 된 낡지도 않고 그렇다고 새거같지도 않은 문앞에 서서 문고리를 돌리자 끼익ㅡ하며 열렸다.
또다른 방이다.
" ...헐. "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내 스토커야? 무슨 사진이 저렇게 많지? 딴 사진도 아닌 내 사진이. 벽 한면에 빼곡히 채워져있었다. 내가 웃고 울고 친구들과 떠들고, 바로 어제 ㅡ하루가 지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지났을것 같다.ㅡ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내 모습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맨 구석에 교복입은 내 모습이 보였다. 저거 고2땐데... 미친 18살때부터 나 따라다닌거야? 18살때부터 지금까지? ...6년동안?.. 존나 집요하네. 그리고 다른 벽면에는 꽤나 많은 포스트잇이 붙여져있었다. 무슨 내용일까 싶어 그 벽으로 다가갔다.
" 엄청 많다. 일기같은건가? "
날짜와 날씨 그리고 그날 했던 일들이 적혀있었다. 중심은 나였다.
2012년 7월 4일. 날씨 더움.
디데이다. 집에 가려고 골목길에 접어든 그를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아무것도 모를테지. 당연하다. 이성열은 매일 집에 갈때마다 MP3를 들으면서 갔으니까. 정신을 잃게하려고 가져온 약을 손수건에 묻히고 그의 뒤로 다가갔다. 그는 정신을 잃었고, 지금은 자고있다. 애기처럼 새근새근. 머리가 아프진 않을까. 약을 많이 쓴거 같았는데..
미안해, 성열아.
납치범한테 이런 감정이 드는게 참 우스웠지만 꽤나 날 아끼는 듯 했다. 내가 겁먹을 필요는 없는건가?
포스트잇을 있던 자리에 다시 붙인 후 방에서 나오려고 문쪽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 ..깜짝아. "
납치범이 서있었다.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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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올렸던거를 다시 재수정해서 이번엔 조금 길게 올렸어요 ㅠㅠ 처음으로 쓰는 픽이라서 많이 부족하겠지만 많이 봐주세여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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