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모르겠다. 그냥 첫번째 캐릭터로 해야지."
정택운을 골랐을 때처럼 졸음이 몰려오자 무거운 눈꺼풀을 들며 이번에는 어떤 설정일지 보았다.
[악마 차학연 - CHATER.1]
"이 게임은 어떻게 된게 멀쩡한 설정ㅇ...."
악마라는 단어를 본 별빛은 불만을 말하기도 전에 잠에 빠져들었다.
*
"엥?"
무거웠던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별빛은 자신의 방 책상에 앉아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분침은 새벽 두시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분명 게임을 실행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 별빛은 당황스러움에 가방을 뒤졌다.
가방속에 있어야 할 게임 케이스가 없었고, 컴퓨터 본체 안에는 처음부터 게임씨디따위는 없었다는 듯 아무것도 없었다.
"안녕~ 아가씨~"
아직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디선가 들어본적 있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돌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분명 정택운과 실랑이를 벌이던 악마가 창문에 걸터앉아있었다.
"어..어..! 너..! 그.. 악마!!"
"어? 어떻게 알았어? 내가 악마인거?"
"너가 전에 나 죽을뻔 했을 때 나 속여서 계약 하려고 그랬잖아!!"
"무슨 소리야 아가씨, 내가 아가씨같이 깨끗한 영혼을 봤었다면 기억 못할리가 없잖아. 난 아가씨 오늘 처음보는걸?
그제서야 별빛은 캐릭터 선택마다 이어지는 설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상대가 악마라면 괜히 심기를 건드렸다가 정택운처럼 쉽게 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아, 내가 잘못본건가봐. 그래서 너는 왜 여기에 있는거야?"
"당연히 맛있을 것 같아서 왔지~"
"뭐라는거야, 누가 너한테 영혼 준데?"
"뭐라는거야, 누가 니 영혼 먹는데?"
"엥?"
분명 자신의 영혼을 노린다고 생각한 별빛이였지만 영혼을 먹지 않는다고 말하는 악마의 대답에 당황했고 악마는 웃으며 별빛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막 영혼 먹고 그러는 하등한 놈들하고는 다르거든~"
"뭐...뭐?"
"아스모데우스."
"아스모... 뭐?"
"내 직책이자 이름이야. 쉽게 말하면 음란. 그리고 지상에서 쓰는 이름은 차학연."
"음란.. 음란이면... 그러면....!"
"응! 맞아~ 지금 네가 생각하고 있는거. 그게 내 먹이거든."
어떤 캐릭터를 고르던지 19엔딩을 아무도 못해봤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가 없었다. 캐릭터 설정 자체가 악마에 음란이라는데!!! 별빛은 우선 학연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