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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해는 꽤 많이 올라 중천에 떠선, 가구 몇 없는 넓은 방 안을 창문을 통해 햇빛을 내리쬐고 있다. 커텐을 쳐놔도 마치 이에게 얼른 눈을 뜨고 일어나라는 양 투과된 빛은 어느덧 해의 각도에 따라 에렌의 얼굴을 건드리고 있었다. 으응……. 찡그리며 잠투정을 하듯 웅얼거리던 에렌이 꾹 감은 검은 시야에서 변화를 느꼈는지 미간을 찡그리며 어깨 아래에 덮여있던 담요를 머리맡까지 끌어올렸다. 버티는가 싶다가도- 지금이 몇 시지. 머릿 속 어딘가 자리잡은 생각에 다시 스륵 내려가는 담요 끝과 함께 눈꺼풀이 살짝 부어 게슴츠레해진 눈으로 힐끔, 힐끔 눈동자를 굴려 오후 12시를 조금 지난 시계를 찾았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혼잣말을 웅얼이며 어깨를 뒤척이던 에렌이 잠시 멈칫이며 다시금 시선을 돌렸다. 어깨, 혹은 팔 어딘가에 닿아야 될 것 같은 체온이 느껴지지 않은 탓이었다.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 돌아보니 침대 한 켠이 휑하게 비어있었다. 


 “……어?…….”


 에렌의 얼굴에 불안감이 서렸다. 다시금 고개를 돌려 방 안 여기저기에 시선을 대봐도 그의 그림자 끝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어디갔지, 그냥 나갈 사람이 아닌데……. 제 상태를 잊고 벌떡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털썩 누운 채 찌르르 올라오는 고통 탓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마터면 상반신은 방바닥에 떨어진 채 이상한 자세로 버티고 있을 뻔했다.
 어딜봐도 없다. 혹시 돌연 사라져버린 건 아닐까. 어디로 떠난 건 아닐까. 혹시 또 조사를 위해 벽 바깥으로 나간 거라면 어떡하지. 살아돌아와야 할 텐데. 그렇게까지 생각이 들자 제 불안함은 곧 공포로 다가오는 듯해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갔다. 안되는데, 죽으면 안 되는데. 흐윽, 하고 숨을 몰아쉬며 침대 시트 위로 얼굴을 묻곤 눈물에 젖어가는 것도 잊은 채 울음소리도 꾹 참은 채 울먹울먹거렸다.


 *


 몇 번을 어깨를 흔들어 깨워봐도 일어나지 않던 꼬맹이를 조용히 놔두고 바람을 쐬러 잠시 밖으로 나왔다. 요 며칠 간 큰 사건 사고도 없었고, 뭣보다 곁에 함께 있는 저 꼬맹이 덕인지 이상하게 최근 들어선 마음이 꽤 편해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의 제 방식대로 말하자면 해이해졌다고 하겠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소박하게 모여있는 마을 집채 하나하나 눈에 담고선 그냥 털썩 앉은 채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좁은 길 사이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상가에서는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 것도 눈에 담겼다. 이렇게 한가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리바이는 이상하리만치 위화감을 느꼈다. 이런 것에 익숙해지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마을에서 눈을 떼고 좀 더 고개를 들면 높이 쌓인 벽이 보였다. 부서지지 않으리라 믿었던 저 바깥 벽은 수수께끼의 거인에게 박살났다. 이 곳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예상할 수 없다.

 그러면, 그 때에는 어떻게 할까.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감정적으로 나서는 짓은 정말이지,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런 하찮다는 생각도 꼬맹이를 만나고 나서는 바뀌어갔다. 저보다 단 몇 초, 몇 분이라도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언젠가 그의 앞에서도 한 적이 있었다. 리바이답지 않은 초조함을 꼬맹이는 눈치라도 챈 듯 단단히 각오한 듯한 얼굴로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라며 제 말을 끊어버렸다. 각오를 둔 그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고만 있으면 곧 입술을 꾹 다물곤 눈썹이 움찔거렸다. 곧바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리바이 앞에서 열 다섯 살의 꼬맹이는 눈물이 많았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선, 


 「……부탁이에요.」


 그 짧은 시간에 꼬맹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불안감을 느꼈길래 무릎까지 꿇으며 소원하듯 떨리는 목소리로 제게 말했다.




 이전 일을 떠올리며 턱을 괴고 있던 리바이는 문득 시간이 지났음을 느끼고 일어나 곧 자신의 거처로 발걸음을 돌렸다. 문고리를 열어 들어오니 침대에서 담요를 뒤집어쓴 채 앓는 소리를  내고있는 에렌이 눈에 들어왔다. 문턱에서 멈췄던 발을 떼어냈다.


 “어이, 에렌. ……. 왜 울고 있지?”

 “……에…….”


 고개를 드니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되어선 코며 눈가며 붉어져있었다. 당황한 듯한 얼굴이 저를 내려다보며 시선이 맞았을 때 벙쪄있던 에렌이 다시 한가득 울상이 되어선 결국 흐어엉-하고 터트린다. 잠시 뒷걸음질 치던 리바이가 그에게 다가가 상반신을 일으켜 어깨를 감싸안아주며 등을 쓸어내리니 에렌의 얼굴이 리바이의 어깨에 기대여, 리바이의 등 위로 에렌도 자신의 양 팔을 얹어 마주 안아 눈물을 그칠 새를 몰랐다.


 “흐으, 흐어……. 병, 장님이, 안 계셔서, 저…는……. 어디, 떠나신, 줄, 알고……. 흐으…….”

 “내가?”

 “네에……. 전에, 이상한 말을 하셔서…….”


 그제서야 자신이 질문했던 말, 아까 회상했던 그 장면이 다시금 떠올랐다. 꽤 불안했던 모양이구나. 한 손을 올려 에렌의 뒷통수를 감싸 다독여주듯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그제서야 에렌의 울음도 히끅, 히끅 하며 줄어들었다. 천천히 눈물이 멎길 기다리는지 방 안은 에렌의 작은 숨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그것도 좀 더 줄어들자 그제서야 리바이가 짧은 한숨과 함께 낮게 읊조렸다.


 “그럴 리가 없잖아.”


 또다시 울먹이는 작은 꼬맹이를 안은 채 좀 더 다독여주며 자신도 침대 가에 앉았다. 이 연약하고 어린 애송이, 꼬맹이는 마치 두 얼굴을 한 듯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때와, 없는 때. 강인하고 행동력 높은 조사병단의 에렌 예거는 제 앞에선 한낱 열 다섯 살이었다. 참, 피곤한 놈.




익만에 있던 모 닝겐의 썰을 참고해서 썼습니다. 뻘글주의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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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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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닝겐아 사랑해ㅠㅠㅠㅠㅠㅠ♥ 이런거 완전 좋아ㅠㅠㅠㅠㅠ 더 써줲ㅍ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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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병장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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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비회원독자입니다..ㅠㅠ아잘봤어요 BGM도..제목좀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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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브금 제목은 저도 잘...ㅠㅅㅠ 썰에 첨부돼있던 브금을 그대로 들고 온 거라서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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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익만에서 봤는ㄴ데 싶었더니 참고해서썼구나ㅠㅠㅠ닝겐아 계속 연재할거야??아 리바엘런 소설 보고싶은데 연재하는게없어..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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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연재물 아니에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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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핡...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아 연재하시믄 안되여ㅠㅠㅠ????저런 여린 엘런이 계속 보고싶네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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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허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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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헞ㅋ큐ㅠㅠㅠㅠㅠㅠ퓨병장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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