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햇살 아래서 서로의 손을 잡으면 벚꽃길을 걷는 두 남녀의 모습은 누가봐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한적한 곳으로 와서 그런지,
서로의 체온과 숨결이 너무나도 잘 느껴져서, 여자는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있었다. 남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벚꽃나무 아래, 두 남녀는 서로의 손을 잡으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해 보였다.
남자의 눈동자 속에는 오직 여자만이 담겨있었으며, 여자의 눈동자 속에는 오직 남자만이 담겨있었다.
남자는 꽃을 꺾어서 여자 머리에 꽂아주며 어여삐 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손 대면 날아갈까 조심조심 행동 하는 손짓에 여자를 향하는 남자의 마음을 알 수가 있었다.
" 낭자, 이 꽃 참 이쁘지 않습니까? 낭자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
" 아니옵니다, 꽃이 더 아름답사옵니다 "
" 이 꽃을 볼 때마다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 낭자 또한 제가 지켜 주고 싶습니다.
조선시대 순정파 오세훈 X 대한민국 왈가닥 소녀 김징어
처음으로 책 속 내용이 꿈에 나오기 시작한 뒤로 책 속의 다른 내용들도 꿈에 나오기 시작했다.
세훈이와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처음에 많이 당황하기도 했는데, 점차 익숙해지는 내모습을 보면서 나도 참 못났다 라며 생각이 들 떄도 있다.
그렇게 급식실 사건 후로 남자아이랑.. 아니 세훈이랑 처음으로 이야기 한지 일주일 정도 된 것 같은데, 매
일 보면 볼수록 가슴이 막막하고 아파왔다. 계속 마주치다보면 괜찮아 질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아파오는 것 같아서 피한 적도 몇번 있었다
그럴때 마다 날 찾으러 여기저기 다니는 세훈이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든다.
내가 뭐라고 급식실에서 부터 날 봐주고, 양호실에 직접 데려다 주고, 나와 함께 다니는 걸까.
저번에 양호실에서 치료해주고 부터 세훈이가 날 바라봐주는 눈빛이 너무나도 따스했다.
너무 사랑스럽게 나를 쳐다봐주는 세훈이의 눈빛에 나도 모르게 빠질때도 가끔있어서 설렜던건 비밀 헤헿.
나 또한 세훈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센 생김새 때문에 다가 가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는데 생
김새와 다른게 속으로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내 마음이 아파오는것 같아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끔이라도 같이 길을 걷다가도 손이 스치기라도 하면 손끝이 찌릿찌릿 해지는게 나도 가끔 놀랄떄가 많다.
봄이라서 그런가? 그래. 봄 기운때문에 그럴꺼야.
원래 백현이와 하교를 했지만, 세훈이랑 이야기 하다보니 세훈이 집도 가까워서 세훈이랑 다니게 되고,
셋이서 다니다가 오늘은 약속때문에 백현이랑 같이 못가게 되서 지금은 세훈이와 내가 단둘이 가고 있다.
" 근데, 세훈아. 나 요새 이상하다. "
" 뭐가? "
" 자꾸 너 보면 막 기분이 이상해. 막 울고 싶어지고, 막 답답해진다? "
" 내가 싫어서 그런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
" 무슨 소리야! 암튼, 그리고 자꾸 꿈에서 니가 나온다? "
나혼자만 이러는 것 같아서 억울한듯이 세훈이한테 털어놓으니까,
막 다다다다다다 이야기 하는 내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흐 세훈아 너가 그렇게 바라보면 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아. 으허
암튼 세훈이의 시선을 받으면서 그렇게 내가 처음에 사극에 빠져서 도서관에 가서 그 분홍색 책을 찾았던 이야기 부터
아련아련 열매 먹은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꿈 얘기도 하고, 아 변백현 꿈 얘기듣고 눈물지었다는 안 비밀.
그리고 지금 널 보면 자꾸 답답하고 가슴이 쿵쾅거린다고 털어 놓았다. 속시원해라. 으하.
그런데 내가 말하면 할수록 세훈이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오묘했졌다.
평소에 날 바라보는 그 시선이 아니라, 뭔가 슬픔이 담겨 있는 듯한 마치 아픔을 지닌 사람처럼 날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뭘 잘못한건가?
근데 이렇게 이쁘게 핀 벚꽃 나무 아래서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세훈이 어깨를 팡팡치며 얼른 가자고 재촉했다.
솔직히 말하면 꿈 속에서의 세훈이의 모습과 지금 세훈이의 모습이 너무 똑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는 것도 있지만
일부러 내가 더 밝게 했다. 지금도 내가 계속이러는거 눈치 채면 안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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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많이 짧죠?
이제 곧 세훈이 시점을 들고 올려구요!
이제 조선시대로 넘어가 봅시다~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