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는 날라리랑 연애하는 썰
08 - 나, 너. 그렇게 둘.
내가 초반에도 한 번 가볍게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 기억하려나?
내가 처음에 백현이랑 사귄다고 했을 때 시선들이 별로 곱지 않았다는 거!
뭐라 해야 할까.
진짜, 어. 딱 사귀고 나서 초반 좀 지나서였던 것 같아, 사귀기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일학년이지? 일학년 이학기 였던 것 같다, 응.
그때 사실 나는 우리 반 애들하고 막 친하다, 이런 느낌은 없었어.
그냥 같은 반 친구, 같이 밥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
같이 다녀도 그만, 안 다녀도 그만. 같이 화장실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충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
그러니까, 어. 뭐라 설명해할지 감이 안 잡히네, 그냥 대충 알아들었을거라 믿어.
아무튼, 우리 반 애들이랑 나는 그런 사이였어.
워낙 내가 초반에 수정이랑 놀고, 뭐 종대랑 놀고 그러다 남자애들하고 친해졌잖아.
그래서 그런가, 우리 반 여자애들이랑은 막 친해질 기회는 없었어.
우리 반은 또 거의 여자애들이 무리 없이 다같이 노는듯한?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러니까 내가 왕따라기 보단, 여자애들이랑 노는데 굳이 있어도, 없어도 괜찮은 그런 애였던거지.
그래도 매일 같이 얘기는 하고, 반에서 놀고. 이런 애들이었어.
아무튼, 그 날도 그런 애들이랑 반에 있었단 말이야.
그때가 중간고사가 끝난 시즌이었나, 아무튼 좀 편한 시기여서 쉬는시간에도 시끌시끌 했어.
그 날 쉬는시간에 애들이랑 얘기를 하고 있었어.
근데 갑자기 어떤 애가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꺼내는거야.
" 아, ㅇㅇ야. 너 변백현 이랑 왜 사귀는거야? "
" …뭐? "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진짜 어이가 없잖아.
잘 사귀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말 들으면 내 기분이 어떻겠어.
내 욕을 하는건지, 백현이 욕을 하는건지ㅋㅋㅋㅋㅋㅋ 진짜 별로였거든.
그래서 그때부터 기분이 조금씩 상하기 시작했단 말이야.
근데 이게 시작이었던 거야, 얘는.
" 걔 존나 양아치잖아, 왜 사겨. "
" …. "
" 네가 훨씬 아까워. "
" …. "
" 걔 솔직히 볼 게 뭐가 있냐, 매일 양아치 짓만 하고 다니는데. "
난 진짜 얘가 미쳤나, 했어.
미치지 않고서야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사람을 저렇게 깔 수가 있는지.
그것도 내가 아무나도 아니고, 욕먹는 애 여자친구잖아.
나 그래도 일단 여기까지는 꾹꾹 참고 들었다.
사실 얘가 얼마나 끝을 달릴지가 궁금했을지도 몰라.
근데 그런 날 실망시키지도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가더라, 지가 알아서.
" 아, 얼굴 하난 반반하지ㅋㅋㅋㅋㅋㅋㅋ "
" …. "
" 혹시 ㅇㅇ 너도 변백현 잘 생겨서 만나는거야? "
" …야. "
이때 터졌다.
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짜 너무 화가나서, 그냥 질렀어.
야. 이렇게 부르니까 시끌시끌하던 애들이 조용해지더라.
그렇게 여자애들이 우리한테 다 주목을 하는거야, 난 그마저도 짜증이 나고.
" 너 뭐랬어? "
" …뭐야, ㅇㅇㅇ 왜 그래? "
" 변백현이 뭐? 네가 뭔데 변백현에 대해서 짓걸여. "
" …난 너 걱정. "
" 네가 뭘 안다고, 네가 변백현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러냐고. "
" …야, ㅇㅇㅇ. "
" 뭐? 얼굴을 보고 만나냐고? 내가 넌 줄 아냐. "
이 정도 되니까 이미 필터링 안 된지는 오래고.
얘도 나름 화가 나던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더라고.
나랑 솔직히 그 중에서 많이 친한 애도 아니었고, 진짜 그냥 반 친구 사이였단 말이야.
잘 알지도 못 하는 애가 그런 말을 하니까 난 더 짜증이 난 거지.
" 야, ㅇㅇㅇ. 내가 너 걱정해서 하는 말이잖아, 변백현 양아치인 건 사실이잖아? "
얘가 정신을 못 차렸더라.
그래서 저렇게 계속 짓걸이는데.
" 변백현한테 뭐 잘 못한 거 있어? 난 진짜 이해가 안 가서 그래. "
" 뭐? "
" 네가 변백현같은 양아치도 아니고, 그런 애랑 왜 사귀는데? 양아치는 양아치끼리, 알아서 잘 만나잖아. "
양아치, 양아치 하는데 그게 너무 거슬리더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안다는 듯, 그렇게 말하는 얘 어투도 마음에 안 들었고.
반 애들이랑 연을 끊는 한이 있어도,
이미 시작한 거, 이렇게 끝내는 건 진짜 아니다.
그냥 확실하게 끝을 보자, 이 생각을 딱 했어. 그래서 다시 입을 열려는데.
" 야. "
언제부터 있었는지 변백현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우리 보고 있더라.
변백현이 이쪽으로 막 오니까, 그 여자애를 포함한 모든 반 애들이 다 굳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였고, 이런 말 백현이가 들으면 솔직히 속상할 거 아냐.
난 몰랐으면 했거든, 해결해도 내 선에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 양아치? 나? 그래, 네가 그러는 거 보니까 내가 양아치인가 보네. "
" …. "
" 근데 뭐, 그거 어쩌라고. "
" …. "
" 뭐? ㅇㅇㅇ가 나한테 잘 못한 게 있냐고. "
" …. "
" 내가 얘 먼저 좋아했어, 그래서 존나 쫓아다녔어. 그래서 친해졌고, 그렇게 몇 달을 지냈는지 몰라. "
" …. "
" 내가 씨발, 얘를 쉽게 사귄 줄 아나본데. "
" …. "
" 니년, 씨발. 아, 존나 빡치네. "
" …. "
백현이가 화가 났는지 막 혼자 욕을 뱉으면서 머리를 쓸어넘기더라.
그거 보고 여자애들도 아무런 말이 없고, 나도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어.
" 야, ㅇㅇㅇ가 나랑 사귀던, 다른 새끼랑 사귀던. "
" …. "
"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
" …. "
" 얘가 너한테 그딴 개소리를 왜 듣고 있어야 해. "
" …. "
" 설마 여태 얘한테 이래왔냐? 내가 씨발, 이제야 이거 안 거야? "
" …. "
" 아까 말 잘 하던데, 왜 말을 안해. 썅, 주둥이 좀 열어. "
" …. "
" 양아치 주제에 ㅇㅇㅇ 넘봐서 존나 미안한데, 나 얘랑 깨질 생각 없거든. "
" …. "
" 넌 입 조심 좀 하고, 주둥이 함부로 놀리다 또 걸려라. "
그때까지도 걔는 한 마디가 없더라.
나한텐 말 존나 잘 하더니, 변백현 왔다고 이렇게 입 꾹 닫는 게 좀 웃기더라.
그래서 느꼈어.
아, 얘도 역시 뒤에서만 그렇게 사람 깔 줄 알지, 막상 앞에 가져다두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결국 얘한테도 변백현은 그런 존재구나.
그게 참, 묘하더라. 짜증나기도 하고, 나름 괜찮기도 하더라.
나는 막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변백현이 걔한테서 시선을 떼고는 날 보더라.
" ㅇㅇㅇ 넌 나 따라오고. "
그래서 뭐 어쨌냐고?
어쩌긴 뭘 어째, 따라 나갔지.
존나 군말없이 그대로 변백현 따라 나갔다.
" 그런 얘기를 왜 듣고 있어. "
" …. "
" 또 그런 말에 왜 대꾸를 해. "
" …. "
" 너 친구들이랑 사이 나빠지면 어쩌려고, 또 그게 뭐 좋은 소리라고 그렇게 듣고 있어. "
" 나는 너 걱정되서. "
" 됐어, 내 걱정 하지 마. 너나 걱정 해. "
" …. "
" 너 나 좋아해서 사귀는 거잖아, 맞지. "
" …응. "
" 그럼 됐어. "
백현이가 딱 거기까지만 얘기를 하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더라.
그럼 됐어. 이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좋았는지, 그때는 몰랐어.
난 솔직히,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되게 오글거리는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마냥 좋았다.
그냥, 뭔가.
나랑, 너. 그렇게 둘만 있으면 된다는 것 같았어.
백현이가 나한테 해주고 싶었던 얘기가.
①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이렇게 오글거리는..?
오늘은 오글거려도 꾹 참고 예쁘게 읽어주세요, 오랜만이잖아요.
오랜만이라 부제도 한 번 써봤는데, 계속 쓸 지는 글쎄요.
② 초록글, 추천 다섯 개, 예쁜 댓글 감사드립니다.
③ 댓글, 추천, 초록글, 스크랩, 암호닉 모두 감사히 받습니다.
④ 암호닉 신청해주실 분들은 댓글로 받고 있고, [ ]안에 암호닉 적어주시길 바라요.
꼭 [ 돈털ㄴ치 ] 이런 식으로 구분 할 수 있게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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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썰 독자분들 혹시 다 떠나셨나요..? 돌아와주세요^ㅅ^.
연재해달라는, 기다리고 있다는 댓글도 하나하나 다 봤습니다. 감사해요.
오늘도 예쁘게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둥글둥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