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미학 作 진둡
1
" 왜 이래요, 형. "
정국이 옷 소매로 입술을 벅벅 닦아내며 태형을 밀어냈다. 설마 본 사람이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 살피자 팔불출 태형은 그 모습 마저도 귀여워 죽겠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우리 집이잖아, 이 방에 우리 둘 밖에 없어. 태형은 타오르는 듯한 강렬한 눈빛으로 정국의 뒷통수를 쓰다듬었다. 이글거리는 태형의 눈빛을 애써 피한 정국은 한숨을 포옥 내쉬며 최대한 빠르게 짐을 챙겼다. 오라고 기어들어온 제 잘못이였다. 한 시라도 빨리 탈출해야만 숨통이 트일 것만 같았다. 꿋꿋히 짐을 챙기는 정국의 발에 매달려 가지말라며 징징거리는 태형은 한 마리의 개새끼였다. 순화하자면 비글.
" 너 공부 안 해도 나랑 살면 죽을 때 까지 돈 걱정 할 필요 없어. "
" ....... "
" 너 다시는 그런 곳으로 안 돌려보내. "
태형이 다짐하듯 주먹을 불끈 쥐며 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하여도 미친 개 한마리를 이길 염두가 나지 않은 정국은 포기하듯 가방을 다시 내려놓았다. 이번 싸움에서 완벽히 K.O 즉 포기 했음이라는 것이다. 전정국 묶어두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태형은 좋은지 정체불명의 춤을 추며 격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냈다. 미친 개새끼를 진정시키는 데엔 끊임없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터득한 정국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옆에서 영혼리스한 박수만 쳐 줄 뿐이였다. 정국의 다리가 뻐근해져 올 쯔음 태형 또한 격한 댄스로 배가 고픈지 제 배를 부여잡으며 중단을 선언하였다. 정국은 당연하다는 듯 옆에서 영혼없는 박수를 쳤다.
2
" 안 본 사이에 이뻐졌네. "
남준이 커피를 홀짝거리며 시니컬하게 비웃었다. 너 커피로 싸다구 맞아본 적은 있니? 원두 갈 듯이 갈려볼래?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이 석진의 입 안에서 맴돌았다. 회사 밖이라면 계급장 다 떼고 서로를 물어뜯기 바빴지만 회사 내에서는 완벽한 갑과 을의 관계였다. 그 중 을의 무리에 속혀있는 석진은 하극상을 꿈꾸며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중학교 1학년, 그들의 첫 만남이였다. 석진은 남준이 싫었다. 남준은 석진이라는 존재 자체를 싫어하였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며 마오리족 추장 같은 놈. 불어터진 해마 같은 놈. 이라며 서로를 까내리기 바빴다. 애처롭게도 1학년, 2학년, 3학년 모두 같은 반 학급 동무로써 3번 김남준 4번 김석진, 5번 김남준 6번 김석진, 1번 김남준 2번 김석진으로 3년 내내 서로에게 욕두문자를 주고받으며 중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곤 염병 같게도 같은 고등학교를 진학해 또 3년 내내 같은 반으로 배정되어, 남준의 뒤는 항상 석진이였다. 2학년 때 한번은 남준이 3번 석진이 5번으로 배정받았었다. 둘은 그렇게 쾌재를 부르곤 학교를 나갔지만 이 무슨 제기랄 상황인지 4번은 전학을 가 또 다시 남준의 뒤엔 항상 석진이 있었다. 주위에선 둘을 1+1으로 묶어, 하루의 일과인 둘의 말 다툼에 부부 싸움은 침대에서 하라며 중재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둘은 학창시절을 보내왔었다.
그토록 혐오하던 놈이 제가 취직할 호텔 회장의 첫째 아들일 줄은 누가 알았으랴. 아마 연봉이 이렇게 쎄지만 않았더라도 석진은 당장이라도 사직서를 냈을 것이다. 더욱 좆 같은 것은 제가 그런 새끼의 아이를 베었다는 것이다. 석진은 갑자기 울고만 싶어졌다. 남준이 임신 사실을 알면 무슨 말을 할까. 알린다 하여도 답이 나오긴 할까. 이상한 소문이 퍼지는 것은 아닌가. 난 사회에 생매장 되는 것은 아닐까. 회장님이 찾아와서 제 아들에게 떨어지라며 돈을 내밀진 않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석진을 혼잡스럽게 만들었다. 제가 남준을 싫어하듯이 남준도 저를 싫어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미치지 않고서야 멀쩡한 사내자식의 볼에 연지곤지를 붙이는 괴상한 취미를 둘 리가 없단 말이다.
" 남성 임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장님? "
" 너 임신했냐? "
석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벌거벗겨진 기분이였다. 나 애 안 좋아해, 귀찮아. 덧붙인 남준의 말에 순간 석진의 가슴이 철렁거리며 내리앉았다. 저 18세기가 뭐라고 씨부린 것인가.
" 진짜로 임신했냐? "
" ....... "
" 할 말 없으면 나가지? 업무 방핸데? "
할 말 있거든. 나 임신했단거 말해줄라고, 그것도 니 애. 시발롬아. 석진은 말을 꾹꾹 집어 삼키며 손을 꽉 쥐었다. 역시 말해봤자 답이 나오기는 커녕 점점 더 꼬일 뿐 이득이 되는 것이 없었다.
3
" 박지민한테 전화 엄청 오는데 안 받을꺼야? "
효상이 자꾸만 울려대는 진동이 거슬리는 지 받아보라고 재촉하자 석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폰 배터리를 분리시켰다. 벌써 3시, 점심 시간을 훨씬 지난 시간이였다. 허락을 맡고 짼 것도 아니고 남준 때문에 열이 채 통보도 없이 돌아가지 않은 것이였다. 아마 내일도 아프다고 월차를 내야 할 판이였다.
" 지금 시간이면 호텔에 있어야 되잖아. 뭔 일 있어? "
뭔 일이라면 일이지, 시발. 석진이 욕을 곱씹으며 효상이 주문해온 딸기 스무디를 밀어냈다. 새콤한 딸기의 향은 제 후각을 마비시켜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 너 딸기 좋아하잖아, 한 입 먹어. 효상이 다정하게 빨대를 석진의 입에 물려주자 석진의 눈이 평소보다 1.5배 커지며 사색이 되 격하게 도리질을 하며 이럴 상황을 대비해 편의점에서 미리 사 놓은 아침햇살을 들이켰다. 순간 토기가 올라올 뻔 한 위기의 상황을 겨우 모면한 석진이 숨을 크게 몰아 쉬며 헥헥거렸다. 딸기 스무디는 별 이상 없는데 아픈거야? 다정함으로 중무장을 해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효상에게 석진은 죄책감에 속이 뒤틀렸다. 효상의 맑은 눈망울을 쳐다볼 자신이 없어 시선을 피했다.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차라리 지금 운석이 떨어져 지구가 종말했음 좋겠다고 석진은 간절히 빌었다. 하느님, 운석 하나만 대한민국에 떨어트려 주십시요. 자꾸만 혼을 빼 놓는 석진의 모습에 무언가 잘못 됬음을 깨달은 효상은 석진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석진의 말을 기다렸다. 제 애인에게 임신을 했단 말을 들으면 과연 좋아할 이가 몇이나 있겠는가, 그것도 다른 남자의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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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스포하자면 내님들이 생각 한 만큼 스토리가 단조롭지 않아요. 특히 뷔국이들은 ㅇㅇ ..
아 맞다 저 텍스트 파일 날라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복구 하는 법 없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필 예전에 끄적였던거라서 기억도 잘 안나는 판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겨우겨우 쥐어짰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난화 1-2가 유난히 짧았던게 중간 내용이 거기서부터 !!!! 짤렸단 말입니다!!!!!! (울먹) (눈물)
하.. . .. 그래서 .. 다시.. 전개시키고 .. 있습니다.. 저에게 기를 주세요.. 얍 얍.. .(별)(별)
댓글은 저의 힘. 저번 화 댓글 하나하나 꼼꼼히 다 읽었습니다. 일일히 답글을 못 해도 항상 담아두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