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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love is to receive a glimpse of heaven.

-karen Sunde

 

 

체리블로섬

 

 

 

 

[5화]

 

 

 

 

 

[EXO/백도] esperar 5 | 인스티즈

 

 

 

 

백현아. 루나의 파티 초대를 듣고 집에 가서 조용히 생각해 봤다. 넓은 거실에 앉아서 말이다. 어두운색의 커튼은 모든 빛을 가려주어서 내가 좀 더 생각하기 쉽게 도와주었다.

 

이렇게 점점 내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밝은색의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오게 하던 너와 달리 나는 어두운색의 커튼을 통해 햇빛을 차단하였다. 그다지 햇빛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니. 하지만 너는 그 빛이 참 따사로워서 좋다 하였다. 쉬는 날이면 거실에 누워 같이 햇볕을 쐬자던 것을 기억한다. 특히 가을에는 날마다 산책하러 다녔다. 특히 공원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었다. 특히나 벤치에 앉아있다. 애완동물과 함께 오는 사람이 있으면 유심히 보곤 했다. 강아지를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키우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그래. 그리고 너는 특히 말티즈를 좋아했다. 내가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지만 나를 닮았다며 귀여워했었다.

 

그러고 보니 강아지를 키울까 생각도 했었다. 이 집은 너무 넓었다. 너무 넓은데 나를 제외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썰렁했다. 특히 밖에 나갔다 올 때면 서늘한 공기가 나를 반기는 게 너무나 싫었다. 항상 곁에 있던 네가 없어지고 난 후 생겨버린 증상일지도 모른다. 항상 옆에 네가 있었으니 외로움이나 서늘함 따위 모르고 살았으니.

 

그래서 강아지를 키우려고 했다. 그래서 강아지를 보러 가게에 갔었다. 그런데 무슨 강아지를, 보던 네가 떠올라서 안 되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찬열이와 종대도 떠올랐다. 서로 말썽을 피우며 노는 강아지들을 보니 말이다. 또 한 강아지가 가까이 다가가 짖자 다들 얌전해졌다. 그 강아지를 보니 준면이 형이 떠올랐고 꾸벅꾸벅 조는 강아지를 보니 종인이가 떠올랐다. 자는 강아지를 툭툭 치다가 다른 강아지들에게 장난을 치는 강아지를 보니 세훈이가 떠올랐다. 그렇게 끊임없이 드는 생각에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포기했다. 너뿐만 아니라 그리운 모든 사람이 떠오르기에.

 

그다음에는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가끔 놀러 가곤 했다. 가게의 점원도 나를 반겼다. 이유는 간단했다. 씻을 때나 먹을 때 내가 있으면 신기하게도 얌전해졌기 때문이다. 점원과 사장님도 놀랐었다. 물론 나도 놀랐었다. 강아지가 나를 그렇게 잘 따르는지는 몰랐으니까 말이다. 무엇보다도 찬열이는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오래 있지 못했으니까 그 녀석과 함께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였고. 그리고 찬열이 혼자 다른 것을 하게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킬킬대며 강아지와 멀리 있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놀리듯 나를 껴안고 내 강아지는 여기 있어서 괜찮다며 아이들의 야유를 들었던 너도 떠올랐다. 특히 찬열이가 끔찍하게도 놀렸었다. 그런 찬열이를 보며 백현이 너는 부러우면 애인을 만들라고 했었지.

 

눈만 감아도 네 생각이 난다. 네 얼굴이 그려지고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숨만 쉬어도 네 몸냄새를 맡는 듯하고 네가 뿌리던 향수, 네가 사용하던 샤워호롱, 비누, 샴푸…. 하나하나 연관되어 떠오른다. 나는 어쩜 이다지도 못난 건지 내게서 너 하나를 빼내면 남는 것이 없다. 이 모든 게 네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런데 왜 네가 없는 걸까.

 

그래. 또 생각이 샜다. 무슨 생각을, 하던 너로 끝이 난다. 이제는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옷장을 열어보았다. 나도 모르게 사버린 네 치수의 옷들을 보니 입이 쓰더라. 그리고 한구석으로 밀려난 옷들을 보았다. 3분의 1. 겨우 옷장의 3분의 1만이 내 옷이다.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도 나를 물 들여 놓은 것인지 나도 모르게 네 치수를 사고 있더라. 아니. 어쩌면 항상 내 옷을 사 오는 게 너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쇼핑을 혼자 해도, 함께 해도 내 옷만 고르는 너였으니까 나도 모르게 네 옷을 사게 된 것이겠지. 또다시 네 생각이 나 허탈하게 웃다 옷을 꺼내 들었다.

 

 

백현아.

나는 너에게 물이 들어있다.

너의 색으로 완전히 물들어버린 나는,

나의 색을 찾을 수가 없다.

 

 

여름이라도 늦여름, 초가을이고 저녁에 하는 파티이니 너무 얇게 입지는 못하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파티이니 어느 정도 차려입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가슴 한편이 서늘했다.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선택한 옷은 코트다. 어차피 루나의 집에서 한다는 것은 실외라는 것이니 코트라면 입고 있어도 별 상관이 없겠다고 생각했으니까. 네가 참 좋아하던 남색 코트에 검은색 진, 그리고 흰색의 얇은 폴라티를 입었다. 네가 언젠가 꼭 자기 앞에서 입어달라고 했던 차림이다. 그런데 너에게는 보여주지 못할 듯하다.

 

또 살이 빠졌다. 아직도 네가 나를 똔또니. 또니경수라고 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곳에 오니 절로 살이 빠지더라. 아니. 너와 더는 함께 걷지 못한 날부터 서서히 빠져갔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놀라울 정도로 빠지더라. 아마도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많아서겠지. 너도 알고 있듯 나는 먹는 걸 좋아했다. 먹는 것으로 나라를 기억하고 도시를 기억하고 맛집을 기억했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에 한에서는 더욱더. 그리 보이지 않으면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웃던 너는 기억하겠지. 지금의 네가 아니라. 먹는 걸 좋아하는 나인데 내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가 힘들더라. 아니, 왜인지 예전엔 맛있게 먹었던 음식조차 지금은 먹기 힘들더라. 그리고 그건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왜. 라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깨달아 버렸다. 고개를 들었을 때 항상 있던 네가 없기 때문이겠지.

 

 

 

봐라. 백현아. 이렇게 아직도 네가 선명하다.

나라는 사람에게 너라는 물이 들어 빠져나가질 않는다.

 

 

 

 

 

[EXO/백도] esperar 5 | 인스티즈

 

 

 

 

"Hey!! Do!! It's been a long time. hasn't it?"

"...Yes. I haven’t been here for a long time"

 

 

집사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정원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반갑다는 듯이 다가와 가벼운 포옹을 하면서 인사를 건네는 루나에게 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건지 아느냐며 타박을 하는 루나에게 미안하다 사과하니 알면 잘하라는 말과 자주 얼굴을 보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선물을 건네었다. 큰 선물도 아니고 그저 루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샀던 비녀다. 특히나 올림머리를 자주 하는 루나에게는 쓰기 좋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선물 포장을 조심스레 뜯어서 확인하고는 내게 머리에 해달라는 말에 어색한 손놀림으로 해주었다. k-pop으로 한국에 관심이 있던 차에 나로 인해 한국을 조사해보던 그녀였기의 비녀를 선물해도 괜찮을 거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역시나 그녀는 거울을 보고는 매우 아름답다며 감사의 의미로 양 뺨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주최자라 그런지 미안한 표정으로 금방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그녀를 보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동양인은 나밖에 없었다.

 

애초에 한국인이 많이 없는 곳을 원했기에 시골로 와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보았다. 기다란 식탁과 식탁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부터 칠면조 요리, 이런저런 음료. 네가 봤다면 참 좋아했을 것들이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며 아이처럼 웃고 사진을 찍고 내 손을 잡고는 어서 먹자고 이끌었겠지.  

 

 

"도! 왔어?"

"해리엇."

"아주 멋진 저녁이야. 도."

 

 

저 멀리 다른 사람과 함께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양해를 구하고 나에게 다가온 해리엇이 말을 걸었다. 그의 눈을 마주치며 이름을 부르자 그는 씩 웃으며 옆의 테이블에 놓여있던 샴페인 한 잔을 건네었다. 거절하려고 했지만 왜인지 아릿하게 웃는 모습에 멍하니 샴페인을 받아들었다. 샴페인 잔을 받아 들기 위해 살짝 닿은 손끝이 찼다.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고 있는 그였기에 추위를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 추워 보여. 카디건이라도 걸치지그래."

"…. 괜찮아. 걱정해주는 거야? 그것참 기쁜데?"

"헛소리. 보는 내가 추워 보일 뿐이야."

"하하. 도를 보면. 동양의 그 단어를 알 것 같아. 음. 뭐더라. 다래? 대래? 아닌데. 데…. 데…."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해리엇과 눈을 마주하다 카디건이라도 걸치라고 하자 녀석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다 환하게 웃었다. 너무나 밝게 웃길래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 말이 그렇게나 기분이 좋았나 싶기도 하였고 아무도 녀석에게 그런 말을 건네지 않았나 싶기도 하였다. 기쁘단 표정으로 웃으며 말을 건네는 녀석에게 한소리 하자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그리고 동양의 단어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왠지 그 단어를 알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 묘했다. 항상 네가 나에게 하던 말이었으니까.

 

'우리 경수는~ 츤데레야. 츤데레.'

 

술에 취해서 내 볼을 만지작거리면서 하던 말이었다. 츤데레라는 말은. 그 말을 들은 종대가 크게 웃으면서 '얘는 츤데레가 아니라 그냥 무심한 거야!' 라고 했지만 너는 그 말에 고개를 저으며 '아니야. 아니야. 우리 또니가 얼마나 튼튼한지 너는 모르잖아.' 하면서 혀가 꼬인 채로 말했다. 그리고 나는 얼굴을 붉히며 '튼튼이 아니라 츤츤이겠지. 그리고 제발 닥쳐.'라고 했었다. 그 생각을 하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백현아. 이렇게 나는 네가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점점 내 상처가 아물듯 너도 나를 잊고 잘살고 있겠지?

 

 

"너…. 츤데레를 말하고 싶은 거?"

"오! 그래! 그거야. 츤데레. 음. 음. 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단어 같아."

"기분 나쁜데."

"으하하. 칭찬이야. 칭찬. 음. 아마도?"

 

 

하하. 소리를 내며 웃는 녀석의 얼굴을 보자 저 혼자 움찔하고는 어색하게 웃는다. 나는 정말 놀린 것도 아니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야. 음. 말이 이상한가? 아니. 그렇지만 인터넷에서 본 것과 같은걸. 하며 양손을 내게 보이도록 흔들면서 열심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해리엇을 보자 언뜻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녀석도 작게 한숨을 쉬었다. 입가에 미소가 있는 걸 보니 내가 화내지 않으리라는 건 자신도 예상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금방 다가온 루나와 그녀의 친구들로 인해 우리는 가벼운 소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현아.

카렌 선드라는 사람이 말했다.

사랑하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것이라고.

나는 너로 인해 천국을 엿볼 수 있었고 천국을 살아왔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라.

너와 함께한 천국 같은 나날들로 인해서 나는

네가 없는 이곳에서도 잘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지낼 것이다.

점차 너의 색이 아닌 다른 색들로 나를 물 들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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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브금도 잘어울리고 글 너무 좋아요! 신알신하고 가겠습니다!!!!!~~
9년 전
독자2
망고레오입니다 뷰들부들 백현이 얼른 기억나서 걍수 잡으로 왔음 좋겠어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글 너무 좋아요...신알신 하고 갑니다ㅜㅠ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4
창문입니다!
얼른 백현이랑 경수가 만났으면 좋겠네요ㅠㅜ

9년 전
독자5
허류 숨도 안쉬고 봤어여!! 암호닉 [잇치]로 신청하고 갑니당!! ㅎㅎ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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