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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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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앵스트 주의



찬열이는 오메가지만, 전도유망한 행위예술가야. 원래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모종의 사정 이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손을 못 쓰게 되었고 대신 연인이자 남편인 알파 예술가 종인의 꼴라주를 비롯한 예술 작품의 뮤즈로서 종인의 그림에 몸짓과 행동, 사진으로 작품을 표현해. 모든 것은 아주 순조로웠지. 찬열은 아름답고, 재능도 있고, 심지어 사랑하는 존재도 있어.


남편인 종인과의 사이에는 하나도 문제가 없어. 오히려 두 사람은 만난 지 스무 해가 가까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서로를 너무 사랑해. 둘 사이에서 아이도 셋이나 태어났지. 세 아이는 모두 종인을 닮은 아들, 말썽을 피운다거나 하는 것도 없이 가정이 아주 이상적이야. 찬열은 뱃속에 넷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고, 종인은 단 한번도 다른 존재에게 눈길을 돌린 적도 없이 오직 찬열 뿐이야.

그런데 찬열은 하나도 완벽하지 않아. 찬열의 심리와 내면은 종인을 처음 만났던 그 순간에 멈춰 있어.
사랑을 하고, 결실을 가지고, 다 포기했던 미술마저 종인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어. 그런데 찬열은 늘 삶에 지쳐. 종인의 사랑은 찬열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괴롭게 만들기도 해. 종인을 너무 많이 사랑하지만, 종인 때문에 죽음을 자꾸만 미루게 되거든.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하고 있어. 자살 시도를 했다가 꺠어난 찬열에게 항상 그렇게 말하는 종인은 찬열을 정말 헌신적으로 사랑해.

이십년 전 오메가라는 이유로 히트사이클에 집단 성폭행을 당한 날, 비가 추적추적 오던 밤 자신을 구해주던 그 두 눈. 

평생, 널 위해 살아가겠다고 약속할게. 한 치도 떨어지지 않아. 네 곁에 있을게.


그리고 그 날부터 그 사랑은 한번도 변함이 없었어. 결국 누구의 아이인지 모르는 더러운 생명을 가지게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유산을 한 찬열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다 속삭였을 때에도, 마침내 찬열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던 순간에도, 결혼 후에도 심심찮게 늘 죽음을 시도하다 살아올 때도.

사랑해.

종인은 사랑을 멈추지 않아. 찬열은 언제나 그때의 상처 그대로지만, 그래서 매일 죽음을 미루고 말아.
하지만, 그것조차 종결을 맺을 날이 가까이 닥치고야 말지.



예쁜 여자아이에요.
병원에서 아이의 성별을 확인한 찬열은 망연해져. 뱃속 아이가 여자아이라면 찬열을 아주 닮았을 거야. 그리고 오메가겠지. 더러워. 찬열은 제멋대로 그렇게 생각해 버려. 사실 모체의 직감이지. 그렇다면 찬열은 아이를 사랑해줄 수가 없어. 하지만 종인의 얼굴이 떠올라. 그 어리석은 사람이 떠오르자 다시 괴로워져. 찬열은 죽음으로 얻는 자신의 자유와 종인의 사랑을 번갈아 생각하며 괴로워해. 김종인, 나. 김종인, 나. 김종인, 더럽혀진 나. 나를 사랑하는 김종인, 그리고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나.


찬열아.

하지만, 아이는 날 닮아 더럽혀질 거야. 난 날 닮아 더럽혀질 아이를 사랑할 수 없어.

하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 없었어. 결국 고개를 저어버린 찬열은 결국 쐐기를 박아. 종인을 두고 자살하기로.




찬열이 결정을 내린지 보름이 지났어, 종인은 갑자기 출장을 간대. 그간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종인이 떠난다니까 찬열은 기회 삼아 죽기로 마음먹어. 그리고 종인에게 마지막으로 물음을 던지지.



종인아.
응.
너 왜
내 팔이 부러지지 않았더라면 너는 나를 사랑했을까?
응.
어째서?
너는 그냥 너일 뿐이야. 나는 모든 너를 사랑했을 거야.


찬열은 무조건적으로 희생적인 종인에게 화가 나. 자기를 죽지 못하게 해서 화가 나고, 더러운 자기를 사랑하는 종인이 싫어.


거짓말!

아니야. 알잖아.

넌 그렇게 항상 날 기만하지. 미워, 네가 싫어.

박찬열.

난 네가 이럴 때마다 죽어버리고 싶어.

알아.

왜 항상 다 달관한 듯이 행동해? 너는 밸도 없니? 항상 날 사랑해주는 네가 나한테 가장 큰 독이야!



넌 날 사랑할 의무가 없어.
넌 너무 찬란하니까. 넌 너무 아름다우니까. 내가 올려다보기 괴로울 만큼.
그런데도 왜 항상 너는 네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니. 나는 그렇게 하기에는 아무런 자격도 없는데.

무어라 더 말을 하던 찬열은 이내 입을 닫아. 종인을 사랑해서, 죽겠다는 결심을 알리고 싶지 않아.
출장 잘 다녀와. 그리고 찬열은 다시 돌아누워. 종인은 말없이 찬열에게 키스할 뿐이야. 그는 그냥 찬열이 있어서 살아가는 존재야. 본래는 매사에 제멋대로고 마음대로였던 종인은 찬열을 만나고 완전히 변했어. 왜냐하면 종인이 찬열을 너무 많이 사랑하거든. 처음 본 순간부터 그냥 온몸을 바쳐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어. 그 두 눈에 가득 담긴 자기혐오와 상처도, 항상 잠재되어 있는 자살 충동조차도 사랑해. 종인은 찬열을 사랑해서 바꾸려고 하거나 죽음을 막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아. 그냥 그 자체를 사랑하는 거야.


찬열아.

하지만 오늘은 종인답지 않게 찬열에게 말을 걸어. 찬열이 종인을 봐. 왜?

나는 네가 어떤 존재든 사랑해.

...........

설령 네가 너를 죽이는 괴물이더라도 나는 너를 사랑할 거야.


.....!


자기가 앞에 있으면, 사랑해 라는 말을 하면 찬열은 자신의 죽음을 조금 뒤로 미뤄. 그리고 난 그걸로 만족하는 거야.
사랑할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으니까.
울먹이는 찬열에게 종인은 입을 맞춰. 아내와의 사랑은 늘 전쟁이고 죽음이고 삶이고 행복이야. 그리고 종인은 말해.

네가 많이 아팠던 거 알아.

종인아, 종인아아. 여보, 김종이인.

사랑해. 찬열아.

으흐흑, 으흐흐흑.....

영원히, 평생토록. 네가 죽고 나서도.


출장 갔다 올게. 이제는 자유로워져도 돼.

사실 종인은 알고 있었어. 찬열이 숨긴다고 숨겼던 여자 태아의 사진을 봤거든. 하지만 찬열의 결정을 원망하지 않고 사랑할 뿐이야.

결국 그렇게 간접적으로 찬열의 자살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출장을 떠나. 그리고 종인의 귀국 바로 전날 찬열은 손목을 그어서 자살해. 뱃속에 있는, 자기를 닮았을 아이와 함께 말이지.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찬열의 죽음을 전해들은 종인은 담담해. 그간 그렇게 죽으려고 하던 찬열이었기 때문에 이미 마음은 전부 대비가 되어있는 상태였음. 종인은 흰 천으로 덮어진 찬열을 보겠다고 굳이 천을 걷어올림. 찬열은 여전히 아름답고 변한 점이 없음. 너는 이렇게도 고결하고 아름다운데, 죽음으로서 네 자유를 찾았구나. 종인은 말없이 평온해보이는 찬열의 볼을 쓰다듬음. 너무나도 차갑고 딱딱한데 혼을 떠난 찬열은 여전히 아름다워서 종인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심장이 설레는 것을 막을 수 없었음.

멍하게 찬열을 쓰다듬는 종인을 의아하게 보던 백현이 혹시 미쳤나 싶어서 종인에게 물음.

- 뭐 해?

" 아무것도 아니야. "
" 그런데, 여기가 지금 몇 층이었지? "


15층인데, 왜?
그리고 종인은 답해주는 백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고 잠들어 있는 찬열의 시신을 한번 쳐다봐.
평생, 널 위해 살아가겠다고 약속할게.
그리고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널찍한 병원 창문을 열고 그대로 뛰어내렸어. 창문을 넘어 긴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지.
곧 경악한 세훈이 창 아래를 보려고 하자마자 백현이 눈을 가렸어. 누가 잡을 찰나도 주어지지 않은, 정말 한순간에 벌어진 종인의 죽음이었어.



김종인의 시체는 끔찍했다. 커다란 승합차를 지나쳐 보도 블럭 위에 떨어진 시신의 겉은 물론 뼈까지 전부 산산조각났다고 했다.
머리는 다 깨져 뇌수가 흥건했고 이미 그것은 인간의 몰골이 아니었다. 시신에서 멀쩡했던 것은 오직 그 잘난 얼굴 뿐이었다.

나는 내 얼굴이 좋아.

눈을 감은 김종인의 얼굴은 평온했다. 그가 언제나 박찬열의 자살 시도에서 태연하게 내게 말을 건넸던 것처럼 말이다.

박찬열이 내 얼굴을 보면, 항상 자살을 미루거든.

하지만 공포스러웠다. 그 입술이, 비리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생, 널 위해 살아가겠다고 약속할게.

그리고 그 약속은 지켜졌다.
사랑해.
미소는 사랑이다. 모든 죽음의 근원은 사랑이다. 김종인을 사랑했지만 끝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박찬열의 죽음의 근원도 사랑이고, 사랑하는 박찬열을 위해 주저없이 허공에 몸을 날린 김종인의 죽음의 근원도 사랑이다.
너를 사랑해.
그래, 그것은 예고된 파멸의 유예. 사랑이라는 이름을 쓴 끔찍한 비극. 그러나, 마침내 그것마저도 사랑.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 늘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하는 너를 사랑해. 늘 나를 위해 손목을 긋는다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박찬열.
너는 나의 유일한 파괴자야.

사랑하는 자가 짓는 마지막 미소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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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되게 심오하면서도 아련하고 슬프네요ㅠㅠ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것조차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니...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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