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식이 시작되오니 귀빈 여러분과 졸업생 여러분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커다란 강당을 울리는 안내방송에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매일 보았던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그 사이엔 친구들과 함께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네가 보인다. 이제 너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없이 우울해졌다. * "여주야, 정신 차려. 이제 졸업식 끝났어." 으레 그렇듯 졸업식의 마지막은 기분 좋은 슬픔으로 가득 찬다. 가족들이 준 꽃다발을 한 아름 품에 안고 홀가분하다는 듯 웃으며 일 년 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아이, 뭐가 그렇게 슬픈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담임 선생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는 아이, 졸업을 축하하는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하러 나가는 아이. "여주야 같이 사진 찍을래?" 다른 아이들과 같이 나 또한 가족의 품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축하를 받고, 추억을 남기던 중이었다. 허탈함과 아쉬움이 어지럽게 섞여 마치 긴 영화가 끝난 듯 이제 집에 가자던 가족들의 말에도 앉은 자리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든 학교를 둘러보고 나오려던 찰나 네가 나에게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이대로 눈을 마주치면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너와 눈을 마주친 순간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 울어서 빨갛게 변한 눈을 하고 너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아직도 훌쩍거리는 나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너는 다정하게 말했다. "여주야, 예쁘게 나와야지. 마지막인데 웃으면서 찍어줘라." 마지막이라는 너의 말에 더욱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지만 애써 웃어 보였다. 그리고 너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 속 너는 언제나처럼 예쁘게 웃고 있었고 나는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잔뜩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잘가. 졸업 축하해." 너와 마지막 인사를 하곤 진짜로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선생님과 찍은 사진 그리고 너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니 졸업을 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정들었던 사람들과 이제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에 울고 어떤 사람은 홀가분함과 아쉬움이 뒤섞인 채 웃고 만다. 나는 이제 너와 매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불 속에서 혼자 울고 말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참으로 서툴렀던 그 때 말도 못 전해본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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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아 빈첸시오 가브리엘라 라파엘라 미친 이거뭐임 ㅋㅋ (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