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은 꼭 틀어주세요!
세상에는 2가지 정석이 있다.
수학의 정석과 환불의 정석.
환불을 원한다면 정석대로 이들과 함께 환불을 하러가라.
그게 싫으면 그냥 그거 계속 써라.
일진과 양아치의 공통점
w. 롤리타
[그들이 노는 법]
학교 가기 싫다.
집을 나오면서 내가 김종인의 머리채를 잡고 표지훈을 이단옆차기로 물리치는 부질없는 상상을 하다가 익숙한 골목길에 들어섰다. 그러자 박찬열이 우렁찬 목소리로 내가 왔음을 알린다.
"전학생 왔다, 다들 비켜줘라"
그 목소리에 딴짓을 하던 애들이 나를 한번씩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일렬로 비켜준다. 그래도 착한애들이었구나, 겉모습으로 판단하다니 내가 존나 어리석었었어! 라고 나를 자책하며 그 길을 지나가는데
미안해
잘못했어
씨발
이딴 식으로 째려볼 거면 비켜주지도 말란 말이야
존나 숨 막혀 눈빛으로 나를 두들겨패는 것 같아
골목길을 빠져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스럽게도 자전거폭주족들은 없는 것 같아 안심했다. 그렇게 의외로 순탄하게 학교에 도착해 운동장을 지날 때쯤
"왈왈!!!!!!컹컹ㅋ어엉컹!!!!!!!!!!!!"
"으악! 씨발!!!!!!"
"크르릉...왈왈ㄹ왈!!!!!!!!!!컹ㅋ엌컹컹!!!!!!!!!!!!!!!!"
사..살아야해!!!!!!!
으..으...
핫챠!!!!!!!!!!!!!!!!!!!!!!!
나의 타고난 생존본능과 판단력으로 운동장의 모래를 한 웅큼쥐어 내 목숨을 앗아가려는 야생동물에게 뿌린 찰나, 뒤에서 익숙한 딸랑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딸랑-♪
존나 죽음의 종소리가 같아
"야 전학생, 우리 순돌이한테 무슨 짓이냐"
순...돌...ㅇ...ㅣ....?
"그 강아지, 김종인이 주워와서 우리학교에서 키우는 건데 순돌이 괴롭히다걸리면 징계야"
미친 학교
개를 주워왔으면 주인을 찾아주든가 다시 돌려보내야지
왜 그걸 키우고 앉았어
그리고 이름은 왜 또 그따구야
순돌이? 생긴걸로 봐서는 지옥견이나 케로베로스일 것 같은데
물리면 최소 지옥행이거든
하여간 미친놈들 생각보다 더 미친놈들이야
하고싶은 말을 간신히 속으로 삼킨채, 교실로 향했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나는 이미 미친개들한테 물렸다는 것을
내가 가는 교실이 지옥이라는 것을
***
"이번 시간은 자습이다"
?선생님 수업에 자습이란 단어는 없다면서요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뒷문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미친 쌤들끼리 기싸움하지말라고
전학온 지 오늘부로 3일째, 처음보다는 뭔가 익숙함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어쩐지 팬티가 촉촉하게 젖어드는 듯 하다.
"지호야 나 잡아봐라"
"간다"
"지호야 참참참해서 뺨때리기하자"
"그래"
찰싹!!찰싹!!!!!!!찰싹!!!!!!!!!!!!!!!!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듯한 굉음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한 남자애랑 눈이 마주쳤다.
"전학생, 같이 할래?"
"아니.."
미친놈아 어서 그만둬
너 입에서 피 흘러...
한번 더 눈이 마주쳤다가는 나도 저기에 억지로 동참해야 할 것 같아서 눈을 돌렸다.
"21"
"22"
"짝"
"24"
"26..아...."
"인디안 밥!!!!!!!!!!!!!!!"
아니야...얘들아...
인디안 밥은 손으로 때리는거야...
"같이 할래?"
미친놈아 너도 어서 그만둬...
쟤네사이에서 너는 인디안밥이 아니라 좆밥이야...
"수학책"
"책가방"
"방송국"
"국그릇"
"릇?"
"내가 졌네"
"어"
존나 삭막하다. 여고생들의 끝말잇기가 삭막해.
황폐하게 메마른 중국의 사막땅같아...
"너도 할거니?"
"아니.."
씨발 나 좀 혼자있게 냅둬 제발
자리에 앉아 머릿속으로 이 놈들을 때리고 부수는 상상을 하다보니 어느새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끔찍한 점심시간
시간을 거슬러 전학 첫 날-
같은 반 새친구 사귀어서 같이 급식먹어야지 하는 내 바램이 창문 깨지듯 깨져버리고 같이 밥먹을 친구 하나 없이 점심시간에 그냥 홀로 교실에 남아있는데 그 모습을 발견한 우지호가 말을 걸었다.
"전학생, 밥 먹을 친구 없냐? 우리랑 먹자"
"전학생 우리 시계친구라서 우리랑 먹을건데"
미친놈들아 너희끼리 기싸움하지말라고
"같이 먹지 뭐"
"그래"
니네끼리 결정하지도 마 씨발
그렇게 다시 오늘.
잠깐동안의 기싸움 끝에 지들끼리만 상의한 후, 나를 애매하게 무리에 넣어 다 같이 밥을 먹기로 한 듯 했다. 그래도 아깝게 혼자서 점심을 굶을 뻔했는데 나를 챙겨준 것도 고마웠고 왠지 이들과 급식줄 서면 존나 밥 빨리 먹을 것 같아서 좋았다 헤헤
그런데
씨발 뭔 놈의 학교가 스트리트 파이터들만 모아놓은것같애
고개를 급식판에 처박고 밥만 먹고있는데 옆에서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진다.
"전학생"
아까부터 말이 없더라니, 역시 내가 자기들 무리에 끼어있는 게 마음에 안드는 건가?
아무래도 남자애들 사이에 혼자 여자가 끼어있는게 보기 좀 그렇겠지?
"소시지 안먹으면 나 줘"
미친놈
"먹어..."
"야"
"?"
"나도 줘"
...
씨발
집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