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뛴다! 운동하다 죽자!"
운동하자 죽자. 학교에 숨겨진 두 번째 교훈같은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6번째 듣고 있는것 같은 기분인데.
그래 뭐, 그냥 살다가 실없이 뒤지는것 보단 운동선수가 운동하다 죽었다고하는게 명예상 좋을지도.
Athletes by.Athlete
17살 한국스포츠과학고등학교 입학.
내가 살면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중의 탑이자 동시에 제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일중의 탑.
우리나라에는 최고의 학교가 있다. 뭐 민사고라거나 국제고라거나 여러가지 사립고들이 즐비하지만, 운동하는 학생들에게 꿈의 학교는 한국 스포츠과학고등학교다. 들어가기만하면 운동으로 먹고 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다이렉트로 운동으로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을 가진 뭐-그런학교.
세금으로 온 학교가 돌아가고 기숙사 있겠다, 밥주겠다, 3년만 고생하면 바로 올림픽 국가대표 시켜주겠다.뭐- 못해도 국공립 초중고학교 체육교사는 껌으로 될 수 있었으니.미래없는 나에겐 입학시켜주겠다는 말이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뭐 일확천금의 기회같은 기회였다. 그래서 뭐 생각도 안하고 바로 교복받아서 입학하러 온거였지만.그래도 이건 아니다.진짜 너무 힘들다. 수도권이랑 200km떨어진 구석진 산골짜기에 학교가 있는것도 모자라 한달에 한번 이 학교를 벗어날 수 있다는데, 그렇게 되면 난 진짜 뒤져버릴것같다. 이래뵈도 문명의 이기에 잘 적응하고 있는 사람이었거든요,나? 휴대폰까지 뺏어가는거, 그거 사람이 할 짓 아니잖아.그리고 새벽 5시 30분 기상에 하루종일 체력보강에 유연성보강에 전공특화수업 거기다 겁나 맛없는 풀때기 위주 식단. 음음 엄마 나 일주일만해도 진짜 건강해진것같거든?그냥 체험삼아 입학시험친거라고 생각할테니까-나 3년동안 이 짓 못해요 엄마-나갈래 제발-
한국스포츠과학고등학교. 좋다. 좋지
좋은 기회였지. 암. 말하자면 난 공부를 못했으니까. 진짜-못하는게 아니고 진짜-지지리도 못해서 중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평균 12점 나온거 보고 조용히 필통을 갖다버렸었다. 통째로. 난 인정도 잘하고 포기도 겁나 잘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다행스럽게도 나는 운동을 좀 잘하는데 그것도 좀- 잘하는게 아니라 겁나게 잘하나보다. 전국에서 200명 딱 뽑는다는 학교시험인데, 운동으로 난다 긴다 하는 놈들이 다 오고싶어하는 꿈의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캐스팅으로 딱 들어앉아 있었으니.
어찌됬든 난 다른 애들보다 훨씬 더 적은 노력으로 이 학교시험장에 올 수 있었고 뭐, 그래서 힘든 과정을 다른 애들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걸 수도 있다만- 진짜 이 학교는 나랑 맞는 곳이 아닌것같아 맞아. 음음-
그래도 내가 일주일을 죽을 듯이 지냈는데-여기 합격하려구. 그냥 가면 아쉽잖아- 합격했는지 안했는지는 듣고 가야지.
"일주일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학생여러분- 합격자 명단에 있으신 분들은 한국스포츠과학고등학교에 최종합격하신분들이구요, 이 학생분들은 저희 한국스포츠과학고등학교에서 최첨단의 운동시스템과 실력있는 코치분들을 통해 한국을 및낼 멋진 운동선수가 될 것입니다. 넘치는 기량을 키워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건아들이 되어줄거라 믿습니다."
그래- 여기가 어딘데... 한국스포츠과학고등학교잖아-
휙,휙,휙
달리기 시험에 다리근력시험에 되도 않는 발가락유연성시험까지-이딴 시험들로 힘이 다 빠져버린것 같았던 내 다리가 움직이는 소리다. 내 다리도 내가 미래에 편히 먹고살길 바라는 욕구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합격자명단을 보러 이렇게 빨리 걸을 힘이 남을 줄이야. 아무리 다니기 힘들거라고해도 합격했으면 다니는게 맞는거야. 그렇지?
그러고보니 나 이중성 쩐다ㅋ
이렇게 되서-한국스과고에 최종합격한 대단한 나는 1학년 태권도c에 재학하게 됬으며 기숙사에서 잠든지 첫날, 아니다 6시간만에 5시 30분에 일어나 넓디넓은 우.리.학교 운동장을 8바퀴째 돌고 있다는 것이다. 같이 뛰고 있는 남자애들은 뭐가 그렇게 생기발랄한지-말도 많고 체력도 많다보다.힘들다-나 저혈당있는거 말 안했는데-나 아침에 당떨어지는데-
그나저나 쓰러지면 아침에 잠 더 잘 수 있으려나
"다..당떠러져..으ㅇ ㅓ..."
진짜로 운동하다 죽긴 싫었는데-
심지어 이 학교 진짜 입학 첫날만에-
죽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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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쌤 애 안 일어나요? 안되는데..우리반에 여자애 얘밖에 없는데..."
밝고 시끄럽고 환하다. 내가 누워있는 방이.
그나저나 나 살긴 살았나-
"어어-쌤 얘 눈 떴어요!! 떴다니까?"
시끄럽다.많이
"친구야 친구야 나 보여? 나 너네 반인데!"
"학생-약먹고 일어나서 가면 돼-"
"네에-"
"어어 친구야 여기 약이랑 물"
옆에 있는 남자애에게 캡슐하나와 물을 받아들고 마시는데 날 쳐다보는 눈빛이 반짝반짝하다.왜 이렇게 관심이 많아
"고마워-"
"너 이름 나는 알고있다?내 이름은 명찰보고 불러!"
"응 벼-"
"응응 난 태권도c 4번 변백현 넌 태권도c 10번 000 "
부르라 해놓고 지 말만 하는 얜 뭐하는 놈일까.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도, 친한척하는 것도 태권도를 해서 그런거였다. 아침에 교실로 안가고 운동장으로 바로가서 얼굴도 못봤는데-얜 날 어떻게 아나. 얼굴도 작고 귀여워서 그런지 남자애 같지않고 말많은 여자애 같다. 이렇게 내가 저혈당으로 처음 사귄 변백현이란 내 첫 번째 학교 남자사람친구는 이렇게-발랄하고 발랄하고 또 발랄하다.
"우리 반에 애들 10명밖에 없다?근데 또 여자애는 너밖에 없어!징글징글했는데 너라도 있어서 다행!근데 긍데!내가 있잖아,오늘 아침에 다같이 뛰고 있는데 너라도 있어서 다행! 근데 근데!내가 있잖아, 오늘 아침에 다같이 뛰고 있었잖아?근데 니가 갑자기 앞에서 엎어지는 거야! 우와! 다같이 너한테 뛰어가고 코치님 놀라시고 화내시고!너 우리학교운동장이 모래아닌걸 다행으로 생각해! 모래였으면 내가 모래여인이라고 불러줬을텐데- 아 맞다 근데 옆에 유도부도 같이 뛰고 있었잖아? 거기 꺠-누구더라 그래! 김종인이 너 업고 뛰었잖아- 내가 얼마나 놀ㄹ..."
그리고 엄청나게 말이많고 말이많고 또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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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Athlete입니다,필명-짓고보니 발음이 어렵네요-
백현이만 나온 프롤로그같은 첫편이에요!종인이도 살짝?
다른 애들도 슬금슬금 나올 예정이니 걱정마시고-
주인공은 17살이에요-태권도를 하고요-어리네요
나이는 초고속으로 먹을 예정이니 이것도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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