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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 전체글ll조회 130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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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가을이라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게 맑고 덥더니, 오늘 저녁엔 예고도 없이 소나기가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봄이건, 여름이건, 가을이건, 심지어는 겨울에도 항상 가방 깊숙이 검정색 우산을 넣어 다니는 습관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대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여유롭게 우산을 쓰고 회사 건물을 빠져 나왔다.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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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을까 하는 생각에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나는 갑자기 날 밀치듯 우산 안으로 뛰어든 누군가 때문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우산을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우산을 쓰기 까지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았지만 비가 하도 거세게 퍼부어 대는 터라 흠뻑 젖고 말았다. 나는 턱 끝까지 치밀어 온 분노를 애써 꾹꾹 삼키며 나보다 한참 작은, 나이는 한 열일곱 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o:p>〈/o:p>

뭐라고 욕이라도 하려는 찰나 퍼런 입술이 벌어지더니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물론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흠뻑 젖은 채로 저런 고딩을 상대하고 있어야 하나 하는 마음에 신경질 적으로 되물었다.

  〈o:p>〈/o:p>

뭐요?”

살려 주세요.”

  〈o:p>〈/o:p>

연우

  〈o:p>〈/o:p>

뜨거운 라면 냄비를 식탁에 내려놓자, 거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자신을 연우라고 소개한 소년이 부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깐 주변이 너무 어두워 잘 못 봤지만 집에 와서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머리며 옷은 꽤 깔끔한데, 헐렁한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하얀 살은 벌겋고 퍼런 멍으로 가득했다.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나? 뭐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 싶어 캐묻지 않기로 다짐했다.

  〈o:p>〈/o:p>

너도 먹을래?”

  〈o:p>〈/o:p>

젓가락을 흔들어 보이며 묻자 기다렸다는 듯 맞은편에 앉는다. 그리곤 아예 그릇까지 씹어 삼킬 기세로 라면을 흡입하기 시작한다.

  〈o:p>〈/o:p>

, 아무도 안 뺏어 먹어 인마, 천천히 먹어라.”

  〈o:p>〈/o:p>

그렇게 말하곤 옷장을 한참 뒤져 그나마 사이즈가 작은 영어 문구가 프린팅 된 하얀 티셔츠와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건넸다.

  〈o:p>〈/o:p>

다 먹고 갈아입어.”

  〈o:p>〈/o:p>

어느새 그릇을 싹 비우고, 옷을 갈아입으러 화장실로 향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나는 어쩌다 쟤를 이 집에 데려오게 되었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찰서에 데려 가야 하나? 혹시 몰라 부모님이 애타게 찾고 계실지.

  〈o:p>〈/o:p>

그렇게 머릿속으로 경찰서에 데리고 가, 부모님을 찾아 주고 길 잃은 가엾은 고등학생을 구해준 모범 청년으로 거듭나는 그런 훈훈한 스토리를 상상을 하며 주먹을 불끈 쥔 순간, 화장실 문이 열렸다. 내가 덩치가 그렇게 있는 편은 아닌데도 어깨가 다 드러나고 셔츠 자락이 엉덩이를 덮었다. 꼭 아빠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o:p>〈/o:p>

아 예, 존경하는 형사님들, 수고 하십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미아를 데리고 있거든요.”

이름이랑 생년월일 좀 말씀해주시겠어요?”

, 이름은 연우고, 생년월일은…….”

  〈o:p>〈/o:p>

나는 수화기를 떼고는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연우에게 입모양으로 물었다. 그러자, 대답은커녕 아예 무릎에 얼굴을 묻어 버린다.

  〈o:p>〈/o:p>

, 한 열일곱 정도 되어 보이거든요.”

생년월일을 정확히 말씀해 주셔야 해요. 그리고 보니까 들어온 실종 신고가 없는데, 나중에 직접 서로 찾아와 주시겠어요?”

아 예…….”

  〈o:p>〈/o:p>

허무하게 끊겨 버린 전화를 멍하니 붙잡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여전히 얼굴을 묻고 있는 연우 옆에 쭈그리고 앉아 달래듯 말했다.

  〈o:p>〈/o:p>

형이 너 집에 보내주려고 이러는 거거든.”

…….”

내일 같이 경찰서 가자.”

…….”

오늘은 내 침대에서 자.”

……여기 있게 해주세요.”

……?”

  〈o:p>〈/o:p>

순간, 줄곧 무릎에 파묻혀 있던 얼굴이 들렸다. 퍼렇게 질려 있던 입술도 어느새 붉게 생기가 돌았고, 눈가는 울었는지 벌게져 있었다. 그러곤, 순간 다가오는 얼굴 때문에 엉덩방아를 찧자 아예 날 눕히곤 내 몸 위로 올라탄다. 너무 당황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이어 그 붉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말에 나는 한 100톤 정도 되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막은 것처럼 멍해지고 말았다.

  〈o:p>〈/o:p>

대줄게요.”

……!”

매일

그리고 당황한 와중에도 반응하는 정직한 몸 때문에 나는 그를 번쩍 안아 침대에 눕혔다. 아까 그 순수한 고등학생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 마리의 발정 난 암캐가 따로 없다.

  〈o:p>〈/o:p>

씨발, 너 대체 뭐야.”

  〈o:p>〈/o:p>

바지에 손을 대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이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아무리 흥분 돼도, 고등학생이다, 적어도 10살은 차이나 보이는, ‘고딩.

  〈o:p>〈/o:p>

알았어, 당분간은당분간은 있게 해줄 테니까. 제발 이러지 말자.”

…….”

존나 사기당한 기분이거든 나.”

  〈o:p>〈/o:p>

  〈o:p>〈/o:p>

  〈o:p>〈/o:p>

    

 

ㅡ한글로는 네 페이지 분량이었는데 굉장히 짧아 보이네요 애매하게 끊어 버린 점 죄송합니다 저도 굉장히 민망해요...

ㅡ씬을 넣으려다가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어 뺐습니다. 기다려 보시면 ...ㅎㅎ

ㅡ시완이를 생각하며 쓴 글이지만, 소설에서는 연우로 나와요. 그러니까 독자님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대입해서 읽어도 된다는 말씀.

언젠가는 시완이가 자기 이름을 찾게 되...겠죠?  

ㅡ어색한 부분, 더 추가할 부분은 나중에 텍파 만들 때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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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쩌러여..... 사랑해여.... 제 사랑 받아주실래요? 글 알림 뜰 때마다 올게요 알러뷰
9년 전
김설
2편 완성하면 1편이랑 합해서 한번에 올리도록 할게요 늦어져서 죄송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2
이거 대박냄새나요 작가님♡♡ 1편밖에 안봤는데 벌써 좋아요ㅠ
9년 전
김설
2편은 이미 완성 돼 있지만, 너무 급하게 쓴 감이 있어서 다음 주 주말에 올릴까 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9년 전
비회원10.225
기다려도 연재가 안되네요ㅠ 비회원이라 댓글도 달기 힘들고오ㅠㅠㅠㅠㅠ 빨리보고싶어요!
9년 전
김설
2편은 이미 완성 돼 있지만, 너무 급하게 쓴 감이 있어서 다음 주 주말에 올릴까 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다음 주는 아마도 회원 전용일 것 같네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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