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지금부터 우지호의 여동생이 됩니다. 레드 썬! |
“아…진짜 오빠 쫌!” “으하암…왜 또….” “제발 방좀 치우고 살아 쫌!” 황금같은 일요일 아침…은 무슨.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우지호 이 망할놈의 오빠의 돼지우리 같은 방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있는데 아주 이젠 지겹다, 지겨워. 안 그래도 내가 우리 둘을 뒷바라지 하시는 부모님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서 큰맘먹고 지금까지 모아온 돈으로 해외여행을 보내드리고 우지호와 나만 집에 남아있게 된지 벌써 일주일 째, 내 손으로 직접 부모님을 쉬게 해드렸다는 뿌듯함이 생기는 것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안 그래도 움직이는걸 귀찮아 하는 우지호 이 오빠 자식에게 더 도움되는 짓을 해버리지 않았나, 후회가 살짝 되기도 하는 마음이다. “하아암…나 좀 가만히 냅둬라 좀….” “엄마랑 아빠 돌아오시고 이 방 꼬라지를 보면 퍽이나 좋아하시겠다!” 그런데도 이 오빠라는 작자는 부모님이 여행 가신지 이틀도 안되서 방을 걷잡을 수 없을만큼 어지럽혀 놓기 시작하더니 결국 일주일 째 되는 오늘, 참고 참아왔던 내 입에서 불만을 토로시키는 상황까지 오게 만들고야 말았다. 난 지금 속이 뒤집히기 직전인데 저런 여유로운 태도를 보라! 아 정말 저 놈의 오빠같지도 않은 오빠때문에 내가 다 미쳐버릴지경이다. “아, 알았어…지금부터 치우면 될거 아니야 치우면!” “설렁설렁 하지말고 똑바로 해! 안그러면 지금 오빠 방 사진으로 찍어서 엄마랑 아빠 폰에 전송해버릴꺼니까!” “아, 아 알겠어, 알겠어! 진짜 너 독한거 아냐?” 내가 독하긴 뭐가 독하다고…차라리 방이 저지경이 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고 먹고 자고한 우지호 지가 더 독하다, 정말! 난 그런 우지호가 느릿느릿 방을 청소하는걸 무서운 시어머니가 된 것 마냥 핸드폰을 들고 금방이라도 엄마 아빠에게 사진을 전송해버리겠다는 포즈를 꺼리낌없이 우지호에게 드러내며 반 강제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우지호를 재촉했다. 일단 나부터 살아야지…더 이상 저런 돼지우리같은 방 옆에서 살다가는 내 방까지 저 쓰레기 더미들이 침범할 것 같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그럴 것 같다…휴. “이제 됐냐? 아, 진짜 피곤해 돌아가시겠네.” “쯧……진작에 이랬으면 좀 좋아? 좀만 기다려, 이제 아침밥 차려줄테니까.” “엉”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의 양 만큼 방을 치우는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내 끈질긴 협박덕에 우지호는 그나마 사람이 사는 방 같이 청소를 마쳤고 난 그제서야 팔이 아프게 들고서 우지호를 협박했던 내 핸드폰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난 저려오는 팔을 가볍게 손으로 두드리고는 천천히 주방으로 갔고, 냉동실에서 얼린 냉동 밥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시간이 다 될때까지 엄마가 해외로 가기 전에 만들어 뒀던 반찬거리들을 꺼내 식탁에 대충 차렸다. 우지호는 언제 씻었는지 말끔한 모습으로 나와 의자에 앉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저렇게 보면 멀쩡한데 말이야. 하긴, 밖에서 우지호 저 망할 오빠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손을 꼽을 정도로 우지호는 전형적인 집 안과 밖의 모습이 다른 남자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몇년간 봐왔던 난 정말 우지호 같은 남자만은 사귀지 말자는 생각을 정말 간절하게 깨우치게 해줬지…. “오빠, 오늘도 홍대갈꺼야?” “…엉, 왜?” “아니, 괜찮으면 나도 데려가라고.” “넌 또 왜 거기에 와.” 쳇…말을 해도 꼭 저렇게 얄밉게 하냐 저…. 우지호 저 자식이 홍대에선 나름 유명하고 랩도 꽤 한다는 소문을 얼핏 들어서 동생이 좀 보러가려고 했더니만, 꼭 내가 자기 랩하는거 보러 따라간다고 말만 하면 저렇게 칼같이 안된다고 날 무시해버린단 말야? “아, 왜!” 그런데 오늘은 뭔가 우지호의 태도가 달랐다.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거절의 대답에 결국 내가 심통이 나서 짜증을 내면서 우지호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원래대로라면 이때 쯔음 태클이 들어왔어야 하는 우지호가 왠일로 아무말도 안하고 날 쓰윽 쳐다보는게 아닌가. “뭐야, 왜 오늘은 시비를 안거셔?” “…잘먹었다, 근데 앞으론 요리 좀 배워서 오빠한테 맛있는 것좀 해줘라. 매일 똑같은 반찬도 이젠 좀 질리네.” 그럼 그렇지, 이래야 우지호지. 난 “내가 왜 오빠를 위해서 요리를 배워야 되는데! 하, 참내 웃겨!” 라며 우지호 앞에서 콧방귀를 끼며 밥을 먹었고, 우지호는 내 그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할 내가 아니지! 오늘은 꼭 따라가고 말테다! 난 마음을 굳게 먹고 “아, 오빠아…제발제발 나 데려가라, 응?”하며 되지도 않는 애교를 부리며 마지막 발악을 했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줄 알았다.) 순간 내 역겨운 애교에 오빠는 썩은 표정을 짓더니 곧 의미모를 음흉한 웃음을 씨익 짓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서 하는 말이… “야, 나 랩하는 모습 보고 반해도 모른다?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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