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아보는 것. 그게 어렸을때부터 나의 소원이었다. 그 소원을 못 이룬 이유가 있다면 아마 부모님이 아니였을까. 부모님이 둘만의 사정때문에 나를 한국에 버려두고 해외로 떠나버렸을 때 나는 그 순간부터 짐덩어리가 되어 조용히 죽은듯이 살아야만 했다. 밥만 먹고, 도움은 안되는 아이. 그런 아이였다. 그때의 내 나이는 9살이었다.
우리 시골은 5분은 걸어야 집이 있는 그런 시골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 시골집 바로 옆에는 공장인지, 사람 사는 곳인지 알 수 없는 곳이 있었다. 무언가가 있는 공장과 소를 키우고 있는 우리와 입구가 뚫려있는 창고. 항상 돼지 울음소리와 소 울음소리가 나던 그 곳. 내가 그 집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시골은 항상 따분했다. TV에도 항상 공중파 채널만 나오기 일수였고, 함께 놀만한 아이들도, 어른들도 없었다. 할머니를 제외한 다른 이를 만나는건 5일에 한번 될까 말까한 나날들이었다. 그런 날들 속에서도 나에게 유일한 취미 생활이 있었다. 그것은 '그림'이었다. 할머니가 예전부터 땔깜으로 쓰려고 달력을 모으시는 취미가 있었는데 나는 그 달력을 몰래 찢어 그 뒷면에다가 그림을 그리곤 하였다. 내가 서울에 살때처럼 가지각색의 색연필이 있는 것도 아니였지만 그림은 언제나 만족스럽게 그려졌다.
그렇게 그림만 그리던 어느날. 옆 집에서 어떤 남자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곂쳐들려오는 소년의 발악. 사람이 한명 죽는다고 해도 믿을만한 고함소리와 울음소리였다. 어린 나는 그게 마냥 무서웠다. 후에 들었지만 아마 고함을 치신분은 옆 집 주인일것이고 발악하던 소년는 아마 그 집 바보의 소리 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아이가 바보라고 불렸구나. 그래서 나에게 그렇게 굴었구나.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그런 생각이 스쳐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다. 일이 다 끝나 이제 한국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곧 나를 데리러 오겠다는 것. 그 이야기 였다. 사실 내가 받은 내용은 아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시고 나에게 나중에 톡톡 쏘며 대답해주었던 것들이다. 달갑다고 해야하나, 뭔가 혼란스럽다고 해야하나. 이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나는,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려 밖으로 나왔다.
"헤헤"
괴상한 웃음소리에 옆을 돌아보자 내 나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품에는 밤을 들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내 또래 소년이고, 얼굴도 나름 반반하니 예쁘장해서 나는 두려움없이 그 남자애를 마주보니 남자아이는 나에게 바보같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밤 먹을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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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읽어주지 않으시겠죠. 흐흐 제가 봐도 재미없어요.
이 이야기는 실화가 섞인 픽션이구요. 다음화 분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을거예요.
종인이는 그냥 시골 소년이 아니예요. 사연이 있는 바보랄까.
다들 명절 잘 지내시고 한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해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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