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면준
좋아하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또 몰라줬으면 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나 혼자만 간직하고 싶지만 또 나 혼자만 알고 있기는 싫었다.
고백은 하고 마음을 정리할까 생각하다가 친구라도 남아있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어서 빨리 마음을 접어야겠다고 수십번을 다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변하겠지. 하며 지내온 나날이 벌써 4년.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우리는 또 다시 같은 고등학교에 붙었다. 여기서 끝이면 좋을련만 같은반까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우리는 거의 매일을 얼굴을 마주쳤다. 처음에는 단순한 우정이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변백현이 자신이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을때 겉으론 웃어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져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변백현을 좋아한다고. 그러나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접어질리가 없었다. 나 좋다는 여자애들이랑 사귀어보기도 했었지만 마음은 쉽사리 변하는것이 아니었다. 변백현을 마주할때마다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죄책감때문에 피해보기도 했었지만, 오히려 내가 참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평소에 워낙 잘 웃는편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으면 변백현을 볼때마다 세어나오는 웃음에 좋아하는 감정을 들켰을테니까.
잘못된 사랑은 빨리 끝을 내야했다. 아니, 차라리 시작도 하지말았어야 했다.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변백현의 존재를 조금 더 빨리 눈치챘다면 지금보단 나았을텐데.
변백현은 인기가 많았다. 노래도 잘 부르고, 재밌고, 훈훈한 외모를 가진 전형적인 여자아이들의 이상형에 거의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외모와 인기에 걸맞게 변백현은 이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변백현의 여자친구 역시 인기가 많았다. 예쁘고, 착하고, 귀엽고. 생긴것과 걸맞게 순애보인 변백현은 여자친구가 부를때면 자신이 현재 하고있는 일이 왠만큼 중요한 일이 아닌이상은 바로 뛰쳐나가주었다. 아플때는 약과 죽을, 밤길이 무섭다고 할때는 직접 집까지 바래다주고, 심지어는 아무이유 없이 그냥 느닷없이 불렀을때도 당연하다는듯이 여자친구에게로 달려갔다. 기념일때는 나에게까지 무슨 선물이 좋겠느냐고 물어보기까지 하였다. 그럼 나는 또 바보같이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슬프지만 괜찮았다. 변백현이 기쁠때면 나도 기뻤으니깐. 변백현의 기분에 따라 내 기분도 결정되었다. 그렇게 나에게는 항상 변백현이 최우선이었다.
[변백현 이 병ㅅ가튼 새기야!!!]
[ㅅ바 그러케 눈치를 못ㅅ채냐?]
[나 너 조아한다고!!!]
비밀은 그다지 오래가는게 아니었다. 어쩌자고 술을 마신건지. 두서없이 써내려간 메세지는 오타투성이였다. 박찬열은 할수만 있다면 어젯밤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또 지금이라도 당장 이 자리에서 콱 죽어버리고 싶었지만, 겁쟁이인 박찬열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핸드폰을 수없이 확인해보았지만 어젯밤에 보낸 메세지는 똑똑히 남아있었다. 심지어는 읽었다는 표시까지 생겼다. 한숨이 절로 터져나왔다. 그래도 친구였다면 정말 좋은친구로 남았을텐데. 4년동안 쌓아올린 우정은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내렸다. 불안감이 온몸을 덮쳐왔지만 또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심 변백현의 반응이 궁금했다. 당연히 거절이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조금은 기대가 되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도 지금 바라는건 딱 한가지. 변백현이 박찬열이 보낸 메세지는 싹 잊고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돌아가는거. 오로지 그거 하나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변백현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내일 마주쳐야한다는 것이 두려워졌다.
진심으로 박찬열은 다짐했다. 이제 정말 이 미련스러운 감정을 싹 태워버리겠다고. 흔적도 남기지 않고.
하이하세요. 면준입니다. 글 잡답은 처음이네요. 흔한 소재지만 현실적으로 짝사랑하는 찬열이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글은 약간 슬플진 몰라도, 백열은 항상 행복합니다. 행쇼~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트.'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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