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세훈] 한 살 어린 연하남친과 교내연애하는 썰 2
안녕, 안녕.
나 또 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 난 뼛속까지 잉여잉여 ㅎㅎ
그럼 또 썰을 주섬주섬.
지금 하는 이야기는 등교 전 집에서 있었던 작은 에피소드! ㅎㅎ
나랑 종인이가 연년생이라서 평소에 엄청 물어뜯는 편이거든. 막 별 것도 아닌 일로 주먹이 날아가고, 서로 욕하고, 치고받고.
(비록 금세 화해하지만 ㅎㅎ)
하여튼 진짜 얄미운데
꼴에 동생이라고 굶어서 학교 가는 생각을 하면 맘이 불편해. 그래서 내가 잠을 좀 덜 자더라도 아침밥은 꼭 챙겨준단 말이야.
그날도 여느 때처럼 종인이 먹일 아침밥을 차리고 있었어.
계란 프라이도 하고
햄도 굽고
옆집 언니가 준 나물도 그릇에 덜고.
맘 같아서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게 차려서 먹이고 싶지만. 부족해. 내 요리 실력. 많이 ㅎㅎ
“김종인, 밥 먹어.”
애가 잠은 또 얼마나 많은지.
소파에 널브러져서 비몽사몽하고 있는 몸을 가까스로 식탁 의자에 앉혔어.
“시간 별로 없다.”
“…….”
“얼른 냠냠해.”
내 부추기는 목소리에 종인이는 절반 정도 감긴 눈으로 수저를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서 ㅋㅋㅋㅋㅋ
불현듯 유년 시절이 떠오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오물오물 종인이 밥 먹는 모습을 맞은편에 앉아서 구경하고 있는데
순간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이른 시간에 누구? 올 사람이 없는데?
ㅠㅠㅠㅠㅠㅠㅠ?
종인이도 흠칫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럴 때는 꼭 생각이 잘 나잖아. 흉흉한 소식을 보도하던 뉴스, 인터넷에서 읽은 무서운 실화. 여차저차 그런 것들.
안 그래도 강도가 기승을 부린다고 우리 아파트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단 말이야 ㅠㅠㅠ
는 전부 쓸데없는 착각 ㅎㅎ
누나, 하고 모습을 드러낸 우리 세훈이 ㅎㅎ
태가 좋아서 그런가. 역시 말끔한 교복 차림이 가장 잘 어울린다. 박제가 시급해.
“어, 세훈아.”
“또 밥 안 먹지.”
“응?”
아침 댓바람부터 들이닥친 세훈이는 주방으로 오자마자 날 타박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종인이 아침밥은 꼬박꼬박 챙기는 반면에 정작 내 아침밥은 마다하거든.
근데 세훈이가 진짜 싫어해, 그 버릇을. 학교 아침 조례 시간마다 매점으로 끌고 가서 김밥 두 줄을 욱여넣고 그랬을 정도로.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은데.”
“이따 점심 먹으면 돼.”
“지금 먹어.”
“나 별……”
“먹여줘?”
“아, 아니. 먹을게.”
단호박을 통으로 드셨어요. 도무지 말로는 이길 수가 없다니까.
계속되는 으름장에 결국 입술을 꾹 다물었지, 뭐. 그랬더니 세훈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막 밥을 그릇에 퍼담는 거야.
밥으로 웬 산을 짓고 있네 ㅋㅋ
하…….
“다 먹어, 누나.”
“너무 많잖아.”
“뭘 새삼.”
명치? ㅡㅡ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젓가락을 잡는데 말없이 밥알을 삼키고 있던 종인이가 돌연 마른 허공에 토악질 시늉을 하더라.
왜, 왜 저래.
허겁지겁 물을 떠서 건넸더니
“뭐냐, 둘이 사귀냐?”
“어.”
“뭐, 진짜?”
모자란 놈 ㅎㅎ
“이야, 오세훈. 인생 망하는 지름길을 걷고 있네.”
쯧. 혀를 차는 김종인의 발을 난 냅다 걷어찼을 뿐이고
그러거나 말거나 세훈이는 턱을 괸 채 방실방실 웃는 낯으로 밥 먹는 내 모습을 눈에 담을 뿐이고
눈누난나. 사이 좋게 등교했을 뿐이고.
어, 아마 점심시간 직후 수업을 마친 무렵이었을 거야.
며칠 뒤에 이학년과 삼학년이 같이 수련회를 가는데 교장 선생님께서 훈화 말씀을 미리 하신다네. 그날 학교에 안 계실 것 같다고.
덕분에 강당도 아니고 모래바람 휘날리는 운동장으로, 것도 죄 없는 일학년까지 합세해서 전교생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저거, 저거. 여태 자다가 방금 막 일어난 몰골로 세훈이가 운동장에 진입하고 있는 거야.
이미 줄을 갖추고 서 있는 나로부터 꽤 먼 거리였는데도 불구하고 세훈이를 단번에 포착해 버렸어.
사랑하는 사람의 눈은 사랑하는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아낸다는 말이 있던데 ㅎㅎ
그거 아니고 그냥 세훈이 자체가 눈에 잘 띄어 ㅋㅋㅋ
낫닝겐 이목구비며 다부진 체격이며. 덕분에 학년을 불문하고 우리 세훈이 인기가 허를 찌른단 말이지. 심지어 선생님들께서도 세훈이를 잘 아시고.
잘생긴 애가 인사도 잘한다고 그렇게 칭찬을 하신대.
명불허전 우리 학교 유명인 ㅎㅎ 예뻐라.
“야, 니니 짝퉁.”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싫어? 그럼 여자 김종인.”
“제발 닥쳐. 부탁할게 ㅠㅠㅠ”
세훈이를 향해 레이저를 킨 여학생들을 낱낱이 살피고 있는데. 내 짝으로 선 백현이가 날 놀리는 거야.
니니 짝퉁이라니. 엄밀히 따지면 종인이보다 내가 먼저 태어났는데 ㅎㅎ
저 깐족대는 입술을 틀어막아햐 하나 말아야 하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거든.
근데 연이어 터진 백현이의 말 때문에
“너 세훈이랑 사귄다며.”
머릿속이 새하얘졌어.
속삭이듯 내뱉어진 말에 바로 뒷줄인 종대와 경수의 이목이 집중되고. 아무래도 종인이가 그새 말한 것 같아.
아무튼 백현이는 축하하려는 의미로 선뜻 말을 꺼낸 듯 싶은데 맘이 마냥 좋지가 않았어.
찬열이 생각이 나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이는 애들과도 정말 친했단 말이야. 특히 백현이랑 코드가 잘 맞았는데. 진짜 죄인이 된 기분이었어. 눈치만 보이고, 미안하고, 죄책감이 솟구치고.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채 눈동자만 굴리는데 유독 관찰력이 좋은 경수가 내 팔을 움켜잡더니 날 위로하더라고.
“잘했어. 잘 어울려, 너희.”
“야, 맞아. 진작 좀 사귀지. 우리 답답했다고.”
와중에 종대는 날 안아서 토닥토닥해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불편하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는데
날 배려해주는 애들이 너무 고마운 거야.
“옆 사람과 줄 맞추도록 합니다!”
잠시나마 얼싸동동하던 우리는 학주 선생님의 지시에 전교생과 더불어 일렁이고.
난 느슨한 차렷 자세로 멀거니 서 있는데
순간 누가 내 왼손을 감싸듯 지그시 잡았다가 떼는 거야.
뭐지, 싶은 맘에 홱 시선을 돌리면
햇살이 따갑긴 했어. 눈꺼풀을 일그러뜨린 세훈이가 날 쓱 쳐다보고 지나가는데. 심장이 두근두근.
아, 세훈이가 이학년 팔반이고 내가 삼학년 일반이라서……아, 바로 옆줄이다!
세훈이는 내 위치에서 두 사람 더 앞선 자리에 딱 서더라고.
ㅎㅎ 몸시 잘 컸다. 어깨며 등이며 국보급이네, 우리 세훈이.
마침내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시작되고. 세훈이의 뒷모습을 감상하랴, 이따금 장난을 걸어오는 백현이를 상대하랴.
정신이 없는 거야.
그러다가 잠잠해져서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에 집중하고 있는데.
꼿꼿이 앞만 주시하고 있던 세훈이가 날 돌아보는 거야.
어?
멀뚱멀뚱한 눈으로 대꾸하고 있으면 세훈이의 고개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몇 초 지나지 않아 또 슬그머니 돌아보고.
고개는 또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하더라고, 세훈이가.
그럼 눈치 빠른 백현이는 내 팔을 막 찌르고.
“존나 애틋해.”
“뭐?”
“봐도 봐도 계속 보고 싶은가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뜻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정말 바보다.
진짜 몰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또 나한테 할 말 있는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백현이가 던진 한마디에 얼굴이 막 달아올라서는.
기분이 너무 좋은 거야. 맘이 몽글몽글, 간질간질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그동안 어떻게 친한 누나, 동생으로 지낸 건지.
야. 닳겠다, 닳아.
백현이의 잔소리는 들리지도 않았어.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끝날 때까지
주구장창 아이컨택만 했지, 뭐.
아, 오늘도 재밌었나 모르겠다 ㅠㅠㅠㅠㅠㅠ
첫편에서 댓글 달아준 독자들 너무너무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ㅠ 알찬 내용이 아니라서 댓글이 달릴 줄은 예상도 못했다 ㅎㅎ
그리고 뜻밖에도! 암호닉 신청해주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슈밍와플]
사랑합니다.
(요거 짤 써도 되는 건가 ㅠㅠㅠ 혹시 문제 되면 말씀 부탁드려요!)
다음편은 세훈이네 반으로 전학 왔던 불여시 이야기를 풀어 볼까 생각 중이거든 ㅎㅎ
난 정말 상상도 못했어. 그런 불여시가. 막상 나한테 닥칠 줄은 꿈에도! 세훈이를 두고 여우짓을 할 줄은 꿈에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 이만 가 볼게!
모두모두 좋은 하루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