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경수] 혼수상태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2/3/2234b0f1bed2ea72247340db12b225df.gif)
야. 도경수. 어디선가 들려오는 내 이름에 움찔하며 얕은 잠에서 깨어났다. 눅눅한 공기로 뒤덮인 좁은 공간 안에는 오직 나 하나밖에 없었다. 저 높은 곳에 놓인 창문에서 한줄기 빛이 떨어져 내려왔는데, 이 공간 속에는 그 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어두워. 많이. 기분이 좋지 않아 미간을 좁히니 다시 어느 곳에서 내 이름이 들려왔다. 도경수. 경수야. 조금은 다정해진 목소리에 익숙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나를 부른듯한 사람을 찾았다. 어디에 있습니까. 보이지 않아요. 조용히 읊조리기도 했다.
" 내가 "
" ... "
" 보이지 않는 거야? "
어딘가 씁쓸한 목소리였다. 자세히 들어보니 여자의 음성인 것 같기도 했다. 익숙한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 답답했다. 내가, 아는 사람이기는 한거야? 젠장맞은 상황이다. 소리는 들리는데 형체는 보이지 않아. 조금은 무서운것 같기도 했다. 어디에 있어요, 보이지 않아요. 입밖으로 내뱉으니 귓가에서 한숨 소리가 들리고, 목덜미에서 한숨이 느껴지고. 왠지 모르게 소름돋는 기분이 들어 몸을 경직시키면, 그제서야 그 사람의 목소리가 더욱 또렷히 들려온다.
" 언제나 네 곁에 있었는데, 왜 날 보지 못하는 거야? "
어딘가 자조섞인 물음이 돌아와 당황스러웠다. 처음 보는 이 좁은 공간에서, 나를 아는듯한 사람의 목소리. 형상은 보이지 않았다. 왜. 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머리를 잡아 머리카락을 움켜쥐곤 고개를 숙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나는. 볼 수 없어.
" 보이지 않아요. 당신이, 보이지 않아. 여긴 어디고, 지금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
" ... ."
" 난... 난 하나도 모르겠어. "
혼란스러움에 눈물이 고일 것 같았다. 내 뒤로 다가온 인영은 내 눈을 두 손으로 가리며 날 달래듯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모르겠으면, 앞으로 알면 되는 거야. 이곳이 어디고 너는 누구인지. 그리고 나는 누구인지. 하나 하나 새로 시작하자, 경수야. "
나는 그 목소리를 듣고 움켜쥔 손을 풀었다. 다시 조용히 눈을 감으며 그녀가 인도하는 대로 내 몸을 뉘였다. 그래. 새로 시작하면 되는거지? 날 데려가줘. 혼돈속에서 나는 그녀를 향해 미소지었다.
****
해석
경수와 너는 사고가 났고,
넌 즉사, 도경수는 병원에서 몸을 회복해가는 중.
그런데 경수는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깊은 곳에서 네가 자꾸 경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시작하자는 건
몇 번동안 어둠속에서 깨어난 경수가 힘이 약해져서
네가 하자는대로 정신을 놓아버린걸 말하는 거고.
평생 혼수상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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