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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바로 위에 살고 있는 용식이 오빠가 올해 스무살을 맞이해 군에 입대를 한단다. 그 소문을 듣고 어찌나 웃었던지. 코흘리개 시절때부터 봐왔던 용식이 오빠가 이제 군대에 입대하고 완전한 성인 남자가 되었다는 뜻인데, 나는 아직도 용식이 오빠가 제 이불에 틈만나면 지도를 그리던 그때만 생각나 또 다시 웃음보가 터진다. 근데 제법 늠름해 보이기도 하고, 용식이 오빠 어머니는 뭐가 그리 서러운지 눈물을 힐끔힐끔 흘리는데 이제는 아주 우리 어머니 품에 안겨 엉엉 울어대신다. 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 그런가.

 

 

 

"오빠야. 가나 이제?"

"그래, 간다. 니 가끔씩 면회와줘야 한다, 알겠제?"

"내도 이제 고3인데 어떻게 가겠노. 그냥 갔다와."

 

 

내가 10살 용식이 오빠가 11살, 그렇게 나와 오빠는 처음만났다. 근데 첫만남이 조금 웃긴다. 지도를 그려 집에서 쫓겨나 엉엉 울고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내가 깔깔 거리며 친구들과 웃어버렸다. 사내 자식이 지도를 그리네 하며 연신 삿대질을 하며 얼마나 비웃었는지, 오빠는 그런 우리의 비웃음에 결국엔 엉엉 울어버려 나는 어머니 한테 남자도 울리냐며 종일 혼쭐을 나야 했지만. 오빠는 아직도 그 이야기를 꺼내면, 질색을 하며 하지마라며 내 입을 틀어막곤 한다. 근데 그 손에서 나는 냄새가 어찌나 고약한지, 아직도 지도를 그리냐며 투덜 거리며 물어볼뻔한걸 참았다. 군복을 입고 제법 늠름함 자태로 서 있는 용식이 오빠를 보니, 코끝이 은근 시큰해져온다. 아 울면 안되는데-

 

 

 

"아들아 - 용식아! 거기서 선임이 괴롭히거든, 낸테 꼭 연락해라 알겠제!"

"아 어무이!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괴롭힘 당하겠슴꺼!?"

 

 

이제 이 유쾌한 모자의 모습도 당분간은 보지 못할 생각에 아무래도 코끝이 시려온 모양이다. 찡- 하다, 찡해. 용식이 오빠는 그렇게 이듬 해 봄, 군대에 입대했다.

 

 

 

 

서  

 



 

 

크으 - 야 얘들아 이제 우리가 고3이다, 고3. 성인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았어요 - 고3이 된 심정은 그다지 나쁘진 않다. 용식이 오빠가 군대에 입대하고, 학교도 개학을 맞이했다. 게 중 제일 시끄럽기로 소문 난 방방이(*별명)가 고3이 되었다며 이리저리 반을 활보하는데, 결국에는 앞줄 공부하는 모범생 선희이 책상을 치는 바람에 그 행동은 일단락되고말았다. 고3, 어느 시골의 학교에서 맞이하는 고3. 우리에게 고3은 특별할것 없는 것으로 다가오지만, 이 학교의 고3은 특별했다. 아마 이번 고3을 끝으로 우리 학교가 더이상 입학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었다. 과도기가 시작되면서,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연스레 우리 마을에 있는 청년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더이상 학교도 운영이 어려워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나는 어차피 졸업만 하면 바로 서울에 상경할 것이기때문에 아쉬운 건 없는데. 하나 딱 아쉬운 게 있다면, 추억이 사라진다는 것 그거 하나다.

 

 

 

"얘, 그거 알어?"

"뭔데?"

 

 

근데 그런 어느날, 특별할것 없는 우리 학교의 일상에 특별한 바람이 하나 불어왔다. 일명 우리학교의 정보통으로 유명한 내 짝꿍 연진이 또 무슨 소문을 듣고 왔는지 조례시간이 끝나자마자 나한테 다가와 속삭이니 책을 보고 있던 나는 책을 놓고 궁금한 듯 연진을 바라보았다. 연진이는 항상 놀라운 소문을 들고와 반 아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통하곤 한다. 그러니까, 용식이 오빠 군에 입대한다는 소문을 제일 먼저 가지고 온 것도 바로 최연진이 이 기지배다. 하여튼 발빠른 기집애. 우리학교에 서울아가 온단다.

 

 

 

"서울아? 서울에서 아가 왜 와?"

"낸들 알겠나! 하여튼 내가 아까 교장실 청소하다가 들은건데…."

 

 

 

서울. 그 당시에 서울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내 가슴은 콩닥콩닥 첫사랑을 마주한것처럼 뛰곤 했다. 그당시 서울은 내게 그랬다. 선물과도 같았다. 열정이 넘치는 도시, 그 곳에 가면 나도 소위 말하는 당당한 골드미스가 될 것만 같은 상상에 빠지곤 했다. 일전에 그걸 말했다가 어머니한테 등짝을 몇번이나 두들겨 맞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고집을 절대 꺾을 수 없다. 가서! 멋쟁이 서울남자랑 한번 찐한 연애도 해보고! 알콩달콩 사랑도 해보면! 그래, 그게 내 서울에서의 로망이다. 실은, 별거 없는 작은 로망이지만.

 

 

 

"니 그 아 알제."

 

 

근데 그 황홀한 로망을 깨고, 내게 물어오는 연진의 물음이 원망스럽듯 내 귓가를 간지럽힌다. 그 아가 누군데? 퉁명스럽게 내가 물었다. 아, 그 아 있다이가! 연진은 답답한 나를 향해 연신 타박 했다. 그러니까 나는 그 아가 누구인지 모른다니까! 결국에는 내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씅을 내었다. 순식간에 반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최연진, 제발…."

"아니! 우리 어릴적에! 이 동네에 살았던 아 있다이가!"

 

 

살았던 아이는많았다. 다들 시골의 환경에 못 버티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리곤 했지만. 살았던 아이들은 참 많았다. 꿋꿋하게 시골에서 살았던 나를 포함한 다른 아이들은 현재 이 학교에 다니고 있고,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 뭐 어딘가에 잘 살고 있겠지. 크게 연연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연진의 말에 의아함에 고개만 갸우뚱거리고 있던 그 찰나에 교실의 문이 투박하게 열렸고 이내 매서운 회초리를 들고 오신 담임선생님과 그 뒤로, 갈색 가방을 맨 남자아이가 뒤따라 들어온다. 다들 제 자리로 돌아가라-

 

 

'돼지.'

'돼지 아니거든!? 진짜 니 말 함부로 할래?!'

 

 

 

"…."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한 아이가 내 옆집에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함께 나를 돼지라고 하며 놀렸었다. 포동포동하게 살이 쪘던 나는 그 돼지라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 매일매일 울기를 일쑤었지만 아이들은 그런 내가 더 좋은 놀림감이 된 듯 배를 잡고 깔깔 웃어보였다. 어렸을때 내가 느낀 아이들은 정말 나쁜 아이들이고, 지금 시간이 흘러선 나름의 추억이 되었던 아이들. 게 중 한명은, 우연찮게 시골에서 시작되었던 아버지의 사업이 잘 되어 해외로 나가버렸고, 또 한명은 지금 저 뒷자리에 쿨쿨 잠을 자고 있는 녀석이고 남은 한 녀석은 … 그 돼지라고 부르는 목소리마저 못내 다정함이 느껴지는 아이었다.

 

 

 

'나 서울로 이사 가.'

'…가라매.'

 

 

매번 나를 짖궃게 놀려왔던 한 아이가, 갑작스레 서울로 이사를 간다고 했을때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투박스러운 손짓으로 나를 놀려대는 아이에게 매정하게 뒤를 돌아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지만, 나는 알았어야 했다. 돼지라고 놀릴때에도 짖궃은 장난을 할때에도 나를 향해 뒤에 와서는 미안하다고 꼭꼭 인사하며 내게 읍내에서 사온 군고구마를 항상 내밀던 아이. 그 아이가 서울로 간다고 내게 말했을때, 나는 어찌나 퉁명스럽던지. 그 아이는 그렇게 서울로 이사를 가버렸다. 내게 말도 없이, 서울로 이사를 간다는 말만 하고는. 그 아이가 서울로 이사를 가던 날, 이불을 부여잡고 펑펑 울어 몸살을 앓기도 했다. 너무 어린 나는 알지 못했거든.

 

 

 

"자습시간 뺏어서 미안하고. 어, 오늘 서울에서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남은 고3 잘들 하고. 알긋냐?"

"…네에-"

 

 

그게 어린날의 풋내음이 물씬 풍기던 내 첫사랑일줄도 모르고, 난 그렇게 떠난 녀석에게 아무 말도 못했다. 세월이 흘러, 그 돼지였던 아이는 19살 성인과 아이 그 경계선에 서 있었다.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고 그런 지금, 내 앞에 그 아이가 서 있었다. 낡은 교탁의 앞 예전엔 교탁만하던 아이가 훌쩍 커 교탁을 넘어선지 오래다.

 

 

 

"자, 소개해."

"…."

 

 

내 첫사랑이 다시 돌아온다면, 나는 무얼 해줄까 고민을 한적은 없었다. 그건 기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

"…."

 

 

기적은 흔한 드라마속 이야기인것만 같아서, 믿지 않으려던 찰나에 기적이 나타났다. 순수했던 순수해 마지않던 그날의 첫사랑이.

 

 

[EXO/도경수] 낙서.0 | 인스티즈

 

 

 

"도경수다."

"…."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봄날 가득 물고 들어와 다시 내 앞으로 나타났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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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7.17
헐ㅠㅠㅠㅠㅠㅠ 취향저격 탕탕!!! 기대할게욥!!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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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짱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먼가 아련하고ㅠㅠㅠㅠ신알신하고 갑니다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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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ㅠㅠㅠㅠㅠ 아련하다 경수가 첫사랑이라니 ㅠㅠ 신알신하고가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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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취저예여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ㅎㅏ고 가요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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