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간단한 소감(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맛보기 or 1~3편을 읽고 난 뒤 소감을 한문장 이상 써주세요)/메일] +이 글에서도 암호닉 받아요 지갑을 털어봐도 천원짜리 한 장 나오지 않았다. 흔히 있는 일이었지만 오늘따라 더욱이 서러운 건 왜일까. 지겹다, 정말. 친구들이 놀러 다닐 때 나는 접시를 닦으러 다니고, 친구들이 카페에서 비싼 음료를 거리낌 없이 시킬 때 목이 말라 동네 구멍 가게에서 음료수 하나 사는 것에도 벌벌 떤다. 부족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부족하게 자라오는 것을 내 팔자려니 하고 살아 왔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하늘을 원망해 보련다. 당장 걸을 힘도 없으니까 애꿎은 내 다리만 원망한다. 에이씨, 내 다리가 조금만 튼튼했어도... 눈물이 양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 내린다, 블라우스 소매춤으로 눈가를 슥슥 비볐지만 눈물 방울들이 땅을 적신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다리가 괜찮아질 때까지 조금만 쉬었다 가야지, 조금만. "춥네. 오늘." 인기척에 부어서 제대로 뜨이지 않는 눈을 천천히 떴다. 매일 보던 그 아저씨... 매일 밤 이 시간 마다 버스 정류장 앞에 차를 세워놓고 누군가를 기다리는건지 무료하게 앉아있는 그사람이었다. 밤이 깊은 시간에 조그만 정류장에는 그 남자와 나, 둘밖에 없었다. 의자 끄트머리에 앉은 그 남자가 부스럭거리더니 주섬주섬 서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러고는 펜을 들어 그 위에 글씨를 써내려 가는 남자. 우느라 지쳐 버린 나는 그런 남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버스비라도 주려는 건가. 남자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채 무언가를 쓱 내쪽으로 밀어 넣었다. 주유소 휴지. 남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리를 떴다. 나는 모르는척 하고 눈을 다시 감았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동정 같은 거 필요 없어. 엉덩이를 털고 자리에 일어섰다. 뒤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번쩍인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 보는데 눈에 들어 온 건 운전석에서 팔짱을 끼고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아저씨. 눈이 부셔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지금 아저씨가 뛰어 오는건가. 나는 눈을 꾸욱 감아 버렸다. 오지 마세요. 눈물이 다시 한 번 방울져 흘러 내린다. 눈을 천천히 떴을 때 남자는 내 앞에 가만히 서있었다. 나보다 족히 이십 센티미터 이상 큰 남자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가슴이 미어졌다. 나는 무슨 연유인지 뒤 돌아 가던 길을 갈 수 없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남자는 나를 위로하는 말을 건네지도, 왜 울고 있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손으로 내 눈가를 닦아주고 있을 뿐이었다. 낯선이의 손길이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그 손길이 너무나 따뜻해서 뿌리칠 수 나는 차마 뿌리칠 수가 없었다. "우리 집으로 갈래." 남자가 나즈막히 속삭였다. 나는 귀신에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밤을 혼자 지새우는 건 고달프고 쓸쓸했다. 이 남자와 함께한다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겠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도 내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만 있다면 상관 없었다. "가자." 그렇게 그 남자는 나를 차에 태웠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역시 그 남자는 말이 없었다. 나도 딱히 할 말이 없어 지나가는 풍경들을 가만히 보기만 한다. 자동차의 엔진 소리만 덜그덕 대는 차 안은 고요했지만 불편한 기류는 흐르지 않는 것만 같다. 어렸을 때 아빠 차를 타고 나들이를 갔을 적 느꼈던 포근한 느낌, 편안한 느낌이 감돌았다. "후회 할지도 몰라." "..." "나를 믿어?" "꼭 믿어야 하나요." + 일주일 뒤에 메일링 하겠습니다. 4편은 일주일 내로 들고 올게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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