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웠다.
군인으로서 말고,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소년병으로서, 채 스무살이 되지 않은 소년으로서 무서웠다.
군인의 자부심과 자존심,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군인부심,으로 버텨보려고 했었는데.
어려울 것 같다.
해서 도망온 것이었다.
하지만 도망 치려고 해도, 한 순간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이 지겨운 전쟁통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까.
달리고 또 달렸다.
한참을 달리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아무리 도망쳐도, 전쟁은 끝나지 않을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총구를 머리에 겨눴다,아니.
겨누려고 했다.
철컥-
...도망치지 말걸 그랬나.
"....씨발,"
"총 내려놓고. 손. 들으라우."
걸렸다.
차라리 아군에게 걸렸으면 그냥 몇 대 맞고 혼나고 끝났을걸.
....적군에게.
"총, 내려놓으라고 했다."
지금 내 머리에 겨눠진 것은 내가 겨누려고 했던 내 총구가 아닌.
적군의 총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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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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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워어, 정신이 좀 들어? 에? 응?"
"..뭐야.."
목소리가 다 쉬었다. 목이 따끔따끔하게 아려오는 걸 보니 수류탄연기라도 마셨나.
"허엉어,아이고, 끕, 나는 진짜 쟤 죽는줄, 끄흡, 알았다고."
"뭐래, 그만 울고 얘 물이나 좀 갖다줘 임마."
물이나 갖다주라는 형의 말을 듣고 눈을 부릅 떴다.
낯선 천장.
..나 여기 왜 누워있는거지.
"형?"
"응,왜?"
"나..여기에....왜?"
더듬더듬 거리며 물어봤다, 내가 왜 여기에 있냐고.
형은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도르륵 굴리다 대답해준다.
당황해서 그런지 알아듣기 힘든 말 밖에 나오지않았는데, 그걸 또 캐치해서 대답을 해준다.
형이 집합하라는 명을 받고 적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산을 타고 가고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총의 안전장치를 푸는 소리가 들려 놀라서 수류탄을 던졌댄다.
나와 그 사람이있던 그 자리에.
그 수류탄을 맞고 나는 날라갔고.
막 뭐 큰게 나한테 날라오길래 엄청 소리지르면서 받았어,하며 손으로 내 몸크기를 가늠하며 팔을 크게 뻗는다.
적군이 자신을 덮치는 줄 알고 총을 쏘려했는데 날라가는 도중에 내 목걸이가 반짝거렸다고, 그 빠른 순간을 어떻게 눈에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직감적으로 나인걸 알았다고, 형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도 신기한듯이 표정지었다.
그렇게 날아온 나에게 받쳐 자신도 다쳤다고, 그렇게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무선을 보냈고, 곧 이어 동료들이 왔다고.
한참을 헤메다가 마을을 발견했는데 자신들의 꼴-특히 정신을 잃고 피가 철철 나던 나-을 보고 놀라서 방을 내주었다고.
몇 일간 쉬다 갈꺼랜다.
아직도 찬열이형은 울고 있었다.
쟤 정말 죽어버리는 줄 알았다고, 몇 번씩이나 그 말을 되풀이 하면서.
다시 잠이 왔다.
해서 다시 누웠다.
"..형,"
"응, 졸려? 얼른 푹 자."
"..여긴 어디에요."
"글쎄...외딴 마을?"
말을 뱉고 나서 아, 하는 탄성을 내뱉더니 말한다.
동막골, 동막골이랬어. 이 동네.
동막..골, 중얼거리면서 눈을 감았다.
눈을 감는 도중에 형의 이름표를 보았다.
...김종대.
저 대자는 대나무에서 따왔나, 항상 생각한다.
사람이 올곧다.
그리고 또 문득 생각한다.
그 사람은 어딜 갔지,어떻게 되었을까.
왜 겨누었을까, 그 총구.
자살하려던 나를 내버려 두면 적군이 하나 죽는건데, 왜 쏘려던 나를 막아섰나.
...왜 바로 쏴버리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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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컴이라고 합니다. 스토리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따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브금 색깔있죠, 멤버들마다 달라요. 매화마다 시점이 바뀔껀데, 무슨 색깔이 어떤 멤버색깔인지 알아맞춰보시는 것도 재미일껍니다!
예를 들어 요번 편에는 주인공이 찬열이형,종대형 이라고 했으니 노란색은 찬열이와 종대색깔은 아니겠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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