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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X임시완] 연우 (連雨) 2 | 인스티즈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깨끗하기만 한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순수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흥분 돼서 인지 화가 나서 인지 아니면 그저 방의 공기가 더워서인지 화끈 달아오르는 얼굴에 부엌으로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물줄기가 턱에서 목을 타고 흘러 내려 티셔츠를 적셨다. 이와중에도 연우는 무슨 생각인지 그 자세 그대로 누워 천장만 멍하니 응시할 뿐이었다. 커튼을 걷어보니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입에 물고 난간에 기댔다.

 

“무슨 고민 있으신가 봐요.”

 

조용한 빗소리 사이로 들리는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친 눈이 반달 모양으로 예쁘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몇 주전 옆 방으로 이사온 여자였다. 나와 똑같은 자세로 난간에 기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샤워를 했는지 짧게 자른 갈색 머리칼은 물기를 머금고 있었고 티셔츠 역시 여기 저기 물방울이 번져 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담배를 지져 껐다.

 

“그래 보여요?”

“네, 저랑 술 한 잔 할래요?”

 

나는 방에 있는 연우가 생각 나 얼른 거절 했다. 안 그래도 축 처진 여자의 눈꼬리가 더 내려 갔다. 빨간 입술은 뾰루퉁하게 튀어나왔다. 나는 난감함에 뒷목을 긁적였다.

 

“다음에 제가 꼭 사겠습니다.”

 

내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곤 먼저 들어가보겠다며 총총 유리문 너머로 사라진다. 참 밝다. 색에 비유한다면 노란색이나 주황색이 좋겠다. 그래서 이름도 기쁠 이에 사랑 애 자를 쓰는 이애인가.

 

그럼 연우의 이름 뜻은 뭘까.

연은 몰라도 우는 비 우겠지. 허연 몸하며 웃음기는 찾아 볼 수도 없는 얼굴이 해가 쨍쨍한 것보단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늘 같은 날이 더 어울리는 아이니.

 

방으로 돌아왔을 때 연우는 잠이 든 후였다. 피곤했는지 이불도 덮지 않은 채다, 아까와 같은 자세로 달라진 것은 눈을 감고 있다는 것 뿐이다. 꿈을 꾸는지 연한 눈썹은 찌그러져 있었다. 빨간 입술도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움찔 움찔 거렸다. 나는 새이불을 꺼내 마른 몸에 덮어 주었다.

 

 

 

연우

 

 

 

 천둥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바닥에서 자서 그런지 몸을 일으키려 하자마자 찾아오는 통증에 앓는 소리를 내며 다시 그대로 누웠다.  한참을 멀뚱 멀뚱 눈만 뜨고 있다, 길게 자란 앞머리를 쓸어올리고 불을 켰다. 시간은 6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다시 눈을 감으려다가 문득 싸한 느낌에 몸을 벌떡 일으켜 보니, 침대에는 이불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잠이 확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급하게 방문을 열고 나간 나는 베란다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뒷모습을 보곤 안도의 한숨을 푹 쉬었다.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쌀쌀한 가을 바람에 몸이 떨렸다.

 

퍼붓듯이 내리는 비에 베란다 바닥은 이미 빗물이 흥건했다.

저러다간 감기에 걸리겠다 싶어 일으키려는 순간,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

"경찰이요?"

 

'경찰'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무섭게 꼭 굳은 것처럼 앉아 있던 연우가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그리곤, 뭐라 말할 틈도 없이 핸드폰을 뺐어 전원을 꺼 버렸다.

 

"뭐하는 짓이야."

"받지 마요…"

"니 가족이 찾는 거일 수도 있잖아."

"…그런 거 없어."

 

연우는 아예 핸드폰을 부수려 했다. 바닥에 내리치는 손을 붙잡았다.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순간 확 안겨오는 연우에게서 출처를 모르는 단내와 비냄새가 났다.

 

"그냥 여기 있으면 안 돼요?"

"…."

"제발요, 아저씨…."

 

나는 소리 없이 한숨을 쉬곤 마른 등을 쓸어내렸다. 연우는 아이처럼 자꾸만 품으로 파고들었다. 몸이 찼다.

 

"알았어, 너 없다고 할게, 너 어디로 멀리 도망갔다고 할게."

 

결국 나는 다시 전화를 걸어, 연우는 더 이상 여기 없다고 어디로 도망갔다고 말했다.

형사는 미심쩍은 듯 재차 되물었고 그 때 마다 나는 단호히 대답했다.

 

 

 

 

 

 

 

 

     열 셋 작은 소년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 달 전, 소나기가 내리던 날이 소년의 생일이었다. 그 날 엄마가 자살했다.

 

케익은 원하는 걸로 사라며 엄마가 손에 쥐어 준 만 원으로 작은 과일 케이크를 사들고, 막 집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낡은 쇠문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열리고, 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 날 따라 집 안의 공기는 차갑고 무겁게 가라 앉아 있었다.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을 때 하얗고 작은 손가락이 케익 상자를 놓쳤다.

쓰러져 있는 나무 의자 위로 하얗다 못해 시퍼래진 발이 덜렁 거렸다.

소년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달아났다. 달리고 또 달렸다. 낡은 신발 밑창이 뜨거워지도록, 발이 아프도록 달리고 달렸다. 그 고통,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 눈 앞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어둠을 소년은 미처 몰랐다.

 

집을 도망쳐 나오고 두 주가 지났다.

 

비는 여전히 퍼붇고 있었다. 지겨운 장마였다. 어린 소년은, 박스와 얇은 신문 몇 장에 의지한 채 몸을 웅크리고, 죽어가고 있었다. 누군가 소년을 가여워 하며 두고 갔을 천 원짜리 몇 장을 쥐려는 손 뒤로 검은 구둣발들이 곂쳤다. 곧이어 이마가 번지르르하고 매서운 눈을 가진 남자와,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시야로 들어왔다.

 

"형님, 꽤 예쁘장한 게 씻겨 놓으면 볼 만 하겠는데요."

"꼬마야, 몇 살이니? 아저씨들이랑 같이 가자."

 

누군가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했던 열 세살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검은 승용차는 한참을 골목 깊숙히 파고 들어 갔다.

그리고는 검은 건물 앞에 멈춰 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노랫 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춤을 추는 사람들에 시선이 닿자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뭘 보냐는 듯 소년을 지하로 데리고 갔다. 거기서 소년은, 깨끗하게 씻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예쁘게 차려 입었다. 아까 그 꾀죄죄한 소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남자는 만족한 듯 소년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다른 문들과는 다른, 거대한 문 앞에 멈춰서 긴장이 된듯 흠흠 목을 가다듬었다.

 

"보스, 접니다."

 

그러자, 안에서 낮은 목소리로 '들어와'하는 소리가 들렸다.

떠밀리다 싶이 안으로 들어간 소년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커다란 가죽 의자에 앉아 있는 40대 초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검은 양복과는 상반 되는 하얀 피부에, 물들이지 않은 머리는 단정하게 셋팅 되어 있었다. 소년을 데리고 왔던 두 남자와는 다르게 진지해 보이고, 또 마른 체구였지만 어깨는 넓고 단단해 보였다. 남자는 턱을 괴곤 소년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름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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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져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소재 짱입니다 ㅠㅠ 퓨ㅠ 퓨 퓨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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