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똥글... 너는 항상 그랬지. 나만 보면 늘 피했어. 피하지마 눈을 돌리지마 도망치지마. 네가 어디에 있던지 난 널 찾을 수 있어 그러니 내게서 도망치지마. 너는 나의 빛이었다. 믿기 힘들었지만 처음 널 본 순간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너를 처음 본 그 날부터 네가 가는 곳엔 항상 나도 따라가고 있었다. 일부러 말을 걸지도 않았다. 항상 네가 가는 곳에 있던 내가 신기했는지 친해지려 말을 걸었지만 나는 모든 너의 말을 무시했다. 이런 날 알면 피할껄 뻔히 알기에 그저 묵묵히 너를 바라보기만 했다. 언제부턴가 그런 날 눈치챘는지 슬슬 피하는 너였다. 난 그 모든 너의 행동 하나하나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널 그렇게 찾아간걸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내 감정을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를 생각하면 할수록 보고싶었고 볼 수록 그 감정은 확실해졌다. 결국 너는 그런 날 보며 울음을 터트리며 소리쳤다. '꺼져! 다신 날 찾아 오지마' 슬프진 않았다. 다만 너의 두려움에 가득차 떨리는 목소리에 내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는 것을 알았을 때 깨달았다. 난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너도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스토커' 너는 나를 그렇게 부르며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증거가 없어 바로 풀리긴 했지만 난 그때 너에 대한 분노를 잊을 수 없다. 난 그저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겁쟁이일 뿐인데 나를 범죄자 취급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화가났다. 이런 겁쟁이 일뿐인 나를 너는 두려워했다. -왜 그랬어? 얼마 전 고지서를 통해 알아낸 너의 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역시나 답은 없었다. -다시 한번만 더 신고하면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몰라 알겠지? 너는 지금쯤 이 문자들을 보며 울고 있겠지. 그 모습을 상상하니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 귀여운 것. -울지마 나의 상냥한 문자에도 넌 끝내 답이 없었다. 어느 날 너는 처음보는 남자를 옆에 끼고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누구야? 나의 다급한 메시지를 보았으면서 너는 얼굴에서 그 남자를 향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단지 나의 문자만 휴지통으로 향했을 뿐 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로 그 남자에게 팔짱을 꼈다. -누구냐고 -누구야 대답해 -답장 안 보내도 되니까 제발 그러지마 -변백현 너의 이름을 쳐서 보냈을 때에야 너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는 결국 그 남자 앞에서 배터리를 분리해 가방에 집어넣었다.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너의 환한 웃음을 보고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나는 너의 모든 남자를 아는데 저 남잔 누구야?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욕망이 내 머리를 감쌌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널 이렇게 잘 아는데 너는 왜 날 모르는걸까? 아니면 알기 싫은걸까? 그런 널 위해 이제 너에게 날 알려줘야 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날 너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 집을 나설 것이다. 너가 다니는 학교까지 따라가면 나를 알아줄까 생각했지만 크게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난 그저 항상 같은 곳에 있으니. 고개를 돌리면 바로 보이는 곳에 있는데 너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난 그렇게 너가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는 너의 뒤를 쫒았다. 내가 쫒아가는 걸 느꼈는지 너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눈치만 빠른 년. 입밖에 내지는 못한채 너를 뒤쫒았다. 점점 속력을 내는 너의 뒷모습을 보니 심장이 무섭게 요동쳤다. "도망가지마 그럴수록 너만 힘든거 알잖아." 나의 말에 흠칫 놀라는 널 보니 웃음이 났다. 푸흐흐흐 나의 웃음에 너는 기어코 흐느끼며 집으로 뛰어갔다. 널 놓칠 수는 없었다. 오늘은 반드시 널 잡을것이다. 널 쫒으려 뛰는 내 발걸음이 가벼웠다.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거리에 네가 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더 너와 즐기고 싶었다. 그때의 내 기분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마구잡이로 질주 하고있었다. 지쳤는지 더이상 뛰지 못하고 덜덜 떨고있는 너의 어깨를 잡아 내 쪽으로 끌어 당기니 너는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드디어 잡았다." "무서워?" "무서워 하지마" 대답없는 너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너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꺽꺽대며 울 뿐이었다. "백현아"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그저 흐느끼는 어깨만이 대답을 하고있을 뿐이었다. "변백현" 내 손안에 들어온 나의 빛. 드디어 잡은 나의 빛을 어루만지며 다정히 부르자 너의 떨림이 점점 멈춰오고 있었다. 그런 내 심장도 점점 평화롭게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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