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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 내가 이런 거 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

“ 아, 진짜 또 왜 이래! 안 가요? ”

“ 못 가. 가려면 나 때리고 가던지. ”

 

 

 

윽…. 때리라고 하면 못 때릴 줄 알았던 것인지, 힘을 풀고 있던 명수가 가격 당한 제 배를 감싸 안았다. 밥 먹을 시간도 쪼개 가며 실험실에서 기생하고 있는 자신에겐 실랑이를 하는 이 시간도 아까웠다. 끙끙 거리는 모습에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내 허리를 펴고 언제 앓았냐는 듯 다가올 것이 뻔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며칠 전에 장만한 새 가운의 빳빳함이 싫어서 더 움직였다. 아직 새 가운에 적응이 되지 않아, 몸이 축축 처지는 느낌이 싫었다. 하루 종일 가운을 입고 있었던 적도 있었고, 신문지를 부비 듯 가운을 부비기도 했다. 의자에 앉아 시약을 만들던 도중에 허한 느낌이 들어 문가를 쳐다보자, 아직도 몸을 숙이고 미동 없이 쪼그려 앉아있는 명수가 보였다. 저러고 말겠지 라고 생각을 하며, 실험을 진행했지만 제 쪽으로 오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있는 명수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성열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장난이든 아니든,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이 보기 좋진 않았다. 급기야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걱정되어서 걱정 해주는 사람에게 괜한 짓을 했나 하고.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명수에게 다가갔다.

 

 

 

“ 선배. 많이 아파요? ”

 

 

 

명수의 어깨를 잡고 살살 흔들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설마 그거 한 대 맞고 화가 난 것일까 했지만, 여태껏 자신에게 화를 냈던 적은 없었기에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분산 시켰다. 명수의 앞에 쪼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명수에게로 제 얼굴을 가까이 했다. 너무 푹 숙이고 있는 탓에 명수의 눈은커녕 얼굴선도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명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많이 아팠어요? 이 맘 때 쯤 되면 사람은 극도로 긴장을 하기 시작한다.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명수에게 물으려던 찰나,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번쩍 든 명수가 자신을 향해 시익 웃어보였다. 그에 놀란 성열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찌르르 울리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제 앞으로 손 하나가 내밀어졌다.

 

 

 

“ 걱정했냐? 아프긴 무슨. 찬 데 앉는 거 아니야. 일어나. ”

 

 

 

괜한 걱정을 하게 만든 명수가 괘씸해 인상을 찌푸리며,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며 바닥에 앉아있었다. 그 모습에 혀를 찬 명수가 성열의 손을 잡아 일으켜 바닥에 앉아서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줬다. 먼지를 털면서도 꼭 잡고 놓지 않는 그 손이 불에 덴 것처럼 뜨겁게 느껴져서 화들짝 놀라며 손을 뿌리쳤다. 그리곤 화끈 거리는 제 볼을 식히며, 몸을 돌려 테이블로 돌아가자 화가 난 줄 알고 끈질기게 달라붙는 명수로 인해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 * *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 이 나이에 다치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인지, 다칠까 싶어 조마조마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 하지 말라는 짓을 더 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실험을 하다 색은 예쁘지만, 먹으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시약을 찍어 마시게 한다는 말로 종종 협박을 하며 순탄한 생활을 이어나갔다. 시험 보기 삼일 전 날, 쉬지 않고 울리는 휴대폰이 귀찮아 하루 종일 전원을 꺼놓았었다. 항상 울리던 진동소리가 울리지 않아 허전함이 없잖아 들었지만, 집중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리고 그 날 사건이 터졌다. 실험을 마치고 총학생회실에 도착하자마자, 제 팔을 잡고 밖으로 나가는 명수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명수 손에 끌려 휴게실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불 같이 화를 내는 명수 때문에. 자신이 잘못한 것이라도 있나 싶어서 왜 그러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을 땐,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리던 명수가 매섭게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 휴대폰 왜 꺼놨어. ’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제 팔을 아프게 조여 오는 탓에 하는 수 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지나갔다. 이렇게 한 번씩 자신을 끔찍하게 챙겨서 묘한 느낌이 들게 하고는 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다 고개를 저으며, 자세를 바로 하고 앉았다. 국가시험을 끝내고 나니, 제 눈앞에 닥친 것은 중간고사 준비 기간이었다. 조금 쉬려고 했지만, 쉴 수 없는 빡빡한 일정에 피곤해진 두 눈을 꾹꾹 눌렀다. 저학년이었으면 이번 시험은 간편하게 치자고 마음을 먹었겠지만, 다름 아닌 졸업반이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전공 서적에 코를 박고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 덧 4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도서관 규정상 4시간 전에 연장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한참 공부가 잘 되고 있는 이 상황에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자리 뺏기는 것이 더더욱 싫었기에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였다.

 

 

 

“ 어디가? ”

“ 어? 언제 왔어요? ”

“ 나? 좀 됐는데. ”

 

 

 

제 손목시계를 보던 명수가 답했다. 한 두 시간 전? 고개를 끄덕이며 명수의 대답을 곱씹었다. 얼마나 집중을 했으면, 명수가 제 옆에 와서 앉은 것도 알지 못했을까. 간만에 제대로 된 공부를 한 것 같은 느낌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제 어깨를 꾹 누르는 손 때문에 자리에 도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들자 명수가 제 앞에 손을 내밀었다. 뭘 달라고 하는 것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망설이고 있자 성열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린 명수가 말했다.

 

 

 

“ 내가 찍어줄게. 네 것 찍으면서 내 것도 찍지 뭐. ”

 

 

 

미심쩍은 표정으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성열을 향해 대충 둘러댄 명수가 서둘러 열람실을 빠져나갔다.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듯 급하게 나가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에 바로 앉았다. 새삼스럽게 하지 않던 행동을 하는 명수 때문에 왠지 모를 찝찝함이 제 몸을 휘감았다. 의심을 하던 것도 잠시,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탓에 의심을 접고 손에 펜을 쥐었다. 실이 끊어지듯, 힘없이 끊어져버린 집중력을 다시 이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다. 탄력을 받은 것인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책속에 빨려들어 갈 기세로 책을 파고 있던 성열이 제 책 위에 올려 진 쪽지에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여 학우가 자신에게 주고 간 것도 아니었으며, 지나가던 제 동기가 주고 간 쪽지는 더더욱 아니었다. 한 번 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 하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해줄 수가 있었다. 쪽지 위에 쓰여 진 글씨가 명수의 글씨체였기에.

시험 기간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인원이 많아 계단으로 이동하기 십상이었다. 자신이 있는 6층 열람실에서 1층까지 이렇게 빨리 다녀올 수가 있었던 걸까 하고 곰곰이 생각했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명수의 얼굴이 뚫어질 정도로 빤히 쳐다봤지만, 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이는 그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로써 공부 흥이 두 번째로 깨진 것에 한탄을 하며, 제 책 위에 올려 져 있는 쪽지를 펼쳤다.

 

 

— 오늘 저녁 뭐 먹을까?

 

 

정갈한 글씨체를 칭찬해 주고는 싶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칭찬해 줄 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 쪽지를 손에 넣고 구기고는 명수의 책상 위로 던졌다. 제 쪽지가 걸레짝이 된 것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린 명수가 성열의 팔을 콕콕 찔렀지만 자세를 바로 잡고, 책을 쳐다보는 성열의 얼굴은 명수를 쳐다보지 않았다. 책 속에 있는 글자란 글자는 다 씹어 먹을 것처럼 파고드는 그 모습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 자신이 저지른 짓을 알게 된 뒤의 성열의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왈가닥처럼 파드득거릴지, 아니면 얌전히 제 결정을 따를 지.

제 앞에 펼쳐놓은 지루한 글자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성열이 체크인을 한 지 4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그 자리를 찍은 사람이 자신의 자리라고 말을 하러 오지 않았다. 외지거나, 사람이 많이 들락날락 거려도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로 자리가 귀한 시험기간에 명당인 성열의 자리를 탐내는 사람이 없는 것이 신기했다. 지루한 문장에 의미 없는 밑줄만 긋고 있을 때였다. 자신과 성열에게로 걸어오는 것 같은 운동화 소리에 마른 침을 삼켰다. 배도 고파왔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이곳을 한 시라도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를 했다. 그리고 간절한 제 소망을 받아준 듯, 한 팔에 전공 서적을 가득 안은 여자가 성열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사슴 같이 동글동글한 두 눈이 놀라서 커진 모습이 꽤 봐줄만 해, 고개를 숙이고 소리를 죽여 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자 미안함을 얼굴 가득 담은 여자가 우물쭈물 거리며 서 있었다. 말을 할 것 같으면서도 안 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성열이 먼저 입을 떼려고 할 때였다.

 

 

 

“ 저기, 여기 제 자린데요. ”

“ 네? 저 조금 전에 연장 찍었…. ”

“ 네? 제가 조금 전에 찍고 들어왔는데요. ”

 

 

 

그 말에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가슴팍을 두드리다 순간 스친 생각에 손을 멈췄다. 혹시나 하고 명수를 힐끔 쳐다보자, 자신을 보고 있다 갑자기 딴청을 부리는 그 모습에 역시나 하고 장담을 했다. 명수에게 부탁한 자신이 바보였다고 한탄을 하며, 일사분란하게 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엄연히 자신의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해도 된다는 여자의 말에 분주했던 손놀림은 더욱 더 분주해졌다.

죄송합니다. 제 팔 가득 책을 안고 여자에게 인사를 하고는 급하게 열람실을 빠져나왔다. 제 뒤를 따라 급하게 나오는 명수의 발소리가 어렴풋이 들렸지만, 모른 척 하며 계단을 급하게 내려갔다. 학교 밑에 조용한 카페가 있으니 그곳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공부를 하면 되겠다는 계산이 딱 떨어진 그 때 제 어깨를 잡아 세우는 손에 발걸음을 멈췄다.

뛰어온 모양인지, 가픈 숨을 내쉬는 모습이 꽤나 우스웠다. 그러거나 말거나 발걸음을 다시 옮기려고 했지만, 힘이 드는 와중에도 제 어깨를 잡아 세운 명수가 여전히 가픈 숨을 내쉬며 말했다.

 

 

 

“ 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 ”

“ 몰라요. ”

 

 

 

제 어깨를 잡은 손을 뿌리치고 앞을 보며 걸어가자, 제 옆을 바짝 따라붙은 명수가 자신이 들고 있는 전공 서적을 가져가 제 품에 안았다. 무게에 시달렸던 팔과 어깨가 자유로워진 것은 좋았지만, 미안하단 말도 하지 않는 명수가 괘씸했다. 성열이 제게 시선도 주지 않고, 입을 앙 다문 채 걷기만 하자 답답했던 명수가 누그러진 목소리로 성열에게 말을 걸었다.

 

 

 

“ 성열아. 삐졌어? ”

“ 아. 뭐에요! 찍어준다면서요! ”

 

 

 

명수의 물음이 신호탄이 된 듯, 성열의 마음속에서 응어리 져 있던 말들이 터져 나왔다. 자신을 쏘아붙이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한 마디 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뭐라고 반박이라고 하면 좋았으련만, 자신이 백 번이고 잘못 했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 모습에 그만 지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성열의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 성열은 항상 혼자 날뛰다 제 풀에 지쳐 그만 둔다고 하더니 역시나 그랬다. 다다다 쏘아붙이는 그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굽히고 들어가면 된다던 성열의 친구들의 말이 맞았다. 정신을 가다듬는 듯, 호흡을 정리하며 눈을 꼭 감고 걷는 성열의 팔을 덥석 잡았다.

 

 

 

“ 눈은 좀 뜨고 걷지? 그러다 사고 나. ”

“ 선배 있잖아요. 뭔 걱정이래. ”

“ 그건 그러네. 그리고 연장 안 찍은 거는 너무 공부만 하면 너 정신 이상해져서 그런 거야. 마침 저녁 시간이니까, 밥 먹으러 가자. ”

 

 

 

핑계는. 겉만 번지르르한 명수의 말에 입술을 삐죽였다. 자신이 맛있는 곳을 다 찾아놨다며, 제 팔을 잡고 가는 탓에 놓으라고 말했지만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듯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놓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체념을 하려던 찰나 명수가 제 팔을 놓았다. 웬일인가 하고 명수를 쳐다보자, 슬며시 웃은 명수가 턱짓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리고는 그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명수를 가만히 보다, 곧이어 자신도 그 뒤를 따랐다.

 

 

 

“ 차타고 갈 정도로 멀어요? ”

“ 음.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안 가봐서. ”

“ 근데 왜 차를 가지고 가요. ”

“ 편하고 싶어서. 얼른 타. 차비는 안 받을게. ”

 

 

 

달라고 했어도 줄 생각은 쥐꼬리만큼도 없었다. 해가 지려고 하는 지금 시간이 좋아 걷고 싶었지만, 그건 시험 끝난 뒤에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차에 올라탔다. 명수의 차는 탈 때마다 새로웠다. 차 안에 있는 것이 하나씩 바뀌고 있었다. 무채색 중에서도 검정색을 가장 좋아하는 명수의 차는 시트마저도 암흑 같은 검정색이었다. 그렇게 검정색이 가득해서 정신을 쏙 빼놓던 그 차가 이상해지고 있었다. 장식이 없어서 심심해 보인다는 제 말이 떨어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차에 탔을 땐 정신이 없을 정도로 장식이 가득해 졌다. 그 외에도 자신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거의가 아니라, 전부 다 실현 되는 것을 느낀 성열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드리워졌다. 이제 막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는 명수를 가만히 바라보던 성열이 지나가는 어투로 말을 툭 내뱉었다.

 

 

 

“ 핸들커버가 너무 갑갑해 보이는데, 밝은 색으로 바꾸면 안 돼요? ”

“ 무슨 색. ”

“ 음…. 분홍색? 제 차는 아니지만, 분홍색이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 ”

 

 

 

분홍색이란 말에 얼굴 근육이 꿈틀하는 것을 보고는 웃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될 것을 왜 그렇게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해할 수 없단 생각을 가진 것도 잠시, 분홍색을 생각하는 듯 여전히 표정이 진지한 그 모습에 결국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자신이 왜 웃고 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 표정에 다시 한 번 더.

무슨 일 때문에 웃느냐고 계속 해서 물었지만, 도통 답을 해주지 않아 포기를 한 명수는 성열을 따라 웃었다.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한 행동이었겠지만, 성열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웃길 수가 없었다. 완벽해 보이면서도 한 번씩 맹한 모습을 보여주는 명수 때문에 하루하루가 재미있고 짧게 느껴졌다. 그렇게 배꼽을 잡을 정도로 웃다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외관만 봐도 값 꽤나 나갈 것 같은 식당의 모습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운동화에 본드를 바른 것처럼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성열을 보며, 명수가 성열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 네가 살 거지? ”

“ 네? 내가 언제 여기 오자고 했어요! ”

“ 장난이야. 내가 살 테니까, 그만 덜덜 떨고 들어가자. ”

 

 

 

이어지는 명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성열이 언제 벌벌 떨었냐는 듯, 어깨를 꼿꼿이 펴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 * *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명수가 성열을 사무국장 자리에 앉히려고 졸졸 따라다녔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1학기에 비해 학교에서 치러지는 행사가 없었기에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했지만, 두 달 후면 있을 회장선거 때문에 또 다시 신경이 곤두 세워졌다. 하지만 신경 쓰는 것도 선거유세가 시작되는 그 때부터 부정행위를 막으러 다니면 되었기에 늘어진 몸을 쭉 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행사 때마다 찍은 인화사진을 붙여놓은 게시판 앞에 우글우글 서 있었다. 호들갑을 떨며, 지난 추억을 되새기는 그들의 말을 하나하나 주워 담으며 작년 이 맘 때를 생각했다. 무엇을 보는 것인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명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런 열정으로, 그리고 자신을 사무국장에 앉히려고 밤낮 가리지 않고 따라다녔던 그 열정으로 공부를 했다면 과 탑은 따 놓은 당상이라 생각했다.

그 때 총학실 문이 벌컥 열리며, 간식을 사러간 멤버들이 양손 가득 과자봉지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에 환호성을 지르며, 가운데에 놓인 원 테이블을 멀찍이 치우고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뭔가 허전한 느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아직도 모니터에서 눈을 못 떼고 있는 명수를 보며 혀를 차고는 그를 불렀다. 어어, 지금 가. 자신이 일어나려고 하자 급하게 모니터를 끈 명수가 제 옆에 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이렇게 모여서 선거유세 하러 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시원섭섭하네요. ”

“ 성열이는 오죽 하겠어. 하기 싫다는 사무국장 자리에 억지로 앉힌 회장님 때문에 부장을 맡긴 했는데, 지금은 회장보다 더 열심히 하잖아. ”

 

 

 

추억 여행을 하던 도중에 주제가 자신에게로 쏠린 탓에 성열의 얼굴 가득 당황함이 물들었다. 어색하게 웃는 그 모습에 성열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체육부장이 성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수고했어.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작별 인사를 하려는 총학 사람들 때문에 표정이 금세 어두워진 성열이 입술을 삐죽였다. 성열이 겉으로는 툴툴 거려도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아는 총학 사람들이 성열을 다독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성열을 조금만 콕 건드리면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일 년간 있었던 일을 생각하자, 괜히 감정적이게 되어 눈물이 솟으려고 해서 안간힘을 쓰며 눈물을 참으려고 할 때, 제 옆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너무 노골적인 시선에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돌려 명수와 눈을 마주했다.

 

 

 

“ 왜요? 뭐 묻었어요? ”

“ 아니. ”

 

 

 

그럼 왜 그러지. 고개를 갸웃거림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난 명수가 성열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난 성열이 멍한 표정으로 명수를 바라보자, 잡은 팔에 힘을 주며 성열을 밖으로 이끌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들어서 영문도 모르고 명수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녀서 느낌이 이상했는데, 총학실 안에서 들려오는 야유 소리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명수의 손에 잡혀 나온 곳은 건물 밖 작은 공원이었다. 어느덧 해가 져 따사롭던 가을 햇볕 대신 차가운 밤바람이 제 온몸을 감쌌다. 자신에게 할 말이 있어 보이는 명수에게 뭐라 말을 하지 못한 성열이 추워서 소름이 돋은 제 팔을 문질렀다. 그런 제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 듯, 주변에 널린 벤치들을 두고 구석까지 들어가는 명수의 뒤를 가만히 따라갔다. 주변에서 벌레가 갑자기 튀어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깊숙한 곳에 들어왔을 때야 명수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곳엔 허무할 정도로 벤치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렇게 깊숙한 곳까지 벤치가 있을 필요가 있나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사람 한 명이 앉을 정도만 툭툭 턴 명수가 혼자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성열을 쿡쿡 찔렀다.

 

 

 

“ 왜요? ”

“ 앉으라고. 여기. 내가 조금 전에 털었어. 봤지? ”

 

 

 

자신이 깨끗하게 털어놓은 곳에 앉으라고 이야기를 하는 명수의 말을 무시하고 명수의 몸을 살짝 밀쳤다. 좀 비켜 봐요. 그에 명수가 순순히 물러나자마자 털어놓지 않은 자리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군대도 다 갔다 온 마당에 여자를 대하는 것 같은 배려는 달갑지 않았다. 좋은 게 좋은 것이지만,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었기 때문에. 엉뚱한 자리에 앉아서 고개를 들어 자신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성열을 보며 바람 빠진 웃음을 내뱉었다, 내 말 제대로 들어주는 꼴을 못 봤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성열의 머리칼을 헝클이는 명수의 표정만은 무척이나 다정해 보였다.

 

 

 

“ 추운데 왜 여기까지 데리고 왔어요? 그 많은 장소들 중에서. ”

“ 추워? ”

“ 그럼 안 추워요? 할 말 있으면 빨리…. 지금 뭐해요? ”

“ 춥다며. 내 체온 좀 나눠주려고. ”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명수 때문에 기가 막혔다. 춥다는 자신의 어깨를 감싸 안아 제 쪽으로 끌어당긴 탓에 명수에게 거의 안기다시피한 자세가 되었다. 안기다시피한 자세였지, 안긴 것은 아니었기에 어정쩡한 지금이 무척이나 불편했다. 허리에 주고 있던 힘을 풀 수도, 줄 수도 없는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이렇게 착 달라붙어서 할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 손가락으로 명수의 팔을 콕콕 쑤시자, 성열의 얼굴을 보며 슬며시 웃던 명수가 제 턱을 성열의 정수리에 괴고 숨을 푹 내쉬었다. 주름 늘어난다고 한숨 쉬지 말란 사람이 누구더라.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꾹꾹 내리 담았다. 뾰족한 턱으로 정수리를 콕콕 찍는 것이 아프기도 하고, 몸이 간질간질 했다. 그 감각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직이려고 할 때였다.

 

 

 

“ 부모님 두 분 다 건재하시고, 내 밑엔 남동생이 한 명 있어. 난 졸업하면 아버지 회사 들어가서 바로 이사 명패 달 예정이고. ”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했다. 묻지도 않은 것을 왜 이렇게 말을 하고 있으며, 가족사항은 왜 알아야 하며, 조금 전까지 웃음기를 잔뜩 머금고 있던 이 사람의 목소리가 갑자기 왜 이렇게 진지해진 것인가 하고.

 

 

 

“ 내가 가지고 있는 돈도 많고, 집에 쌓아둔 돈도 많아. 평생 동안 다 쓰지 못할 정도로. 뭐든 사달라고 하면 사줄 수 있고, 보내달라고 하면 어디든 보내줄 수 있어. 단 나랑 동행하는 조건 하에. ”

 

 

 

평소에 제 삶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 명수의 말을 들었다면, 가차 없이 턱에 주먹을 꽂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잘 사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였을 줄은 몰랐고, 더 알았다간 명수가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이라고 느껴질까 싶어서, 또 다시 말을 이어나가려는 것을 급하게 막고 차분히 입을 뗐다.

 

 

 

" 근데요? "

" 자기소개하고 있잖아. 뒷말 더 있었는데 네가 말 끊었으니까, 네 소개도 해봐. "

 

 

 

그 말에 성열이 고개를 저었다. 그 때, 어깨를 세게 죄는 명수 때문에 소리를 질렀다. 힘 더 주기 전에 말하라며, 협박 같지도 않은 협박을 서슴지 않는 명수 때문에 또 다시 한숨이 나오려고 했다. 제 몸이 명수에게 잡혀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말을 함부로 한 자신의 죄려니 하고 생각했다. 명수처럼 번지르르 하지도 못하고, 그저 평범한 가정과 같았기에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거렸다. 머릿속으로 제 집을 그리고 있을 때, 자신의 몸을 흔들며 채근하는 명수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다짜고짜 말을 시작했다.

 

 

 

“ 나 참, 저도 부모님 두 분 알콩달콩 잘 살고 계시고. 남동생 한 명 있어요. 졸업하면 대학원 갈 예정이고. 대학원 마치면…. 글쎄요. ”

 

 

 

뭐 더 말해야 하냐는 듯, 명수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마자 제 얼굴과 너무 가깝게 있는 탓에 깜짝 놀라 얼굴을 뒤로 뺐다. 티 나게 도망가는 그 모습에 웃음을 흘렸다. 얼굴을 뒤로 빼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눈동자 운동을 열심히 하는 그 모습에 또 다시 웃음이 터져 나오려고 했지만, 끅끅 대며 겨우 웃음을 참고 물었다.

 

 

 

“ 너희 집도 우리 집 만큼 부자야? ”

“ 우리 집 돈 없어요. 지금 쓸 돈은 있지만, 평생 동안 못 쓰고 죽을 만큼 많은 돈은 없어요. 됐죠? 뭐, 더 필요한가? ”

 

 

 

대답을 하지 않고, 먼 산을 쳐다보는 명수를 힐끔 보고는 제 어깨를 감싸고 있는 손을 풀려고 했지만 도무지 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나이대의 건장한 청년이면서 한참을 끙끙거려도, 제 어깨를 감싸고 있는 팔이 풀리지 않아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포기했다. 설마 이게 끝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작 호구조사 때문에 깊숙한 이곳까지 자신을 데려올 정도로 할 일은 없는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다. 지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텐데. 체온을 나눠준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던 듯, 명수의 옆에 붙어있으니 추워서 오소소 돋은 닭살이 언제 그랬었냐는 듯 제 존재를 숨겼다. 바람이 불어서 풀들끼리 마찰하는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눈을 감고 듣고 있을 때였다. 이성열. 제 이름을 부르는 탓에 고개를 살짝 틀어 쳐다봤지만, 말을 이어가기는커녕 제 얼굴도 보지 않는 그 모습에 입술을 삐죽였다. 항상 계산 하지 않고 이야기 하던 사람이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여, 내심 무서웠다. 입만 열면 폭탄 급의 말을 하는 명수가 이번엔 무엇을 말을 할까 하고.

 

 

 

“ 이상형이 어떻게 돼? ”

“ 제 이상형이요? 그건 왜요. 이상형에 맞는 사람 찾아주려구요? ”

“ 그럴 리가. ”

 

 

 

그러면 왜. 표정을 싹 굳히고 대답하는 명수를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럴 거면 물었냐는 표정으로 한참을 쳐다보고 있자, 다른 곳을 쳐다보며 딴청을 피우는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명수에게 기대한 자신이 잘못이었다. 여자를 만날 정도로 여유도 되지 않았기에, 잠시 제 허파에 들리려고 했던 바람을 쫓아버리고 제 이상형을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이상형이라고 할 것이 없었다. 처음 사귀었던 여자는 키는 자그마하고 눈이 동글동글하게 생겼었고, 두 번째로 사귀었던 여자는 키는 평균을 넘었고 매력 있게 생긴 얼굴이었다. 그 뒤로도 두 번 정도 사귀었던 여자들을 생각해봤지만 공통점은 있지 않았다. 남자든 여자든 제 이상형을 두고 그에 맞는 사람을 찾기 마련인데, 자신은 그런 것도 없이 좋으면 그냥 사귄 것인가 하고 지금까지의 제 삶에 회의감이 들었다.

얼른 말해봐. 재촉하는 명수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자신과 사귀었던 여자들의 공통점을 찾았다. 외관상 생김새는 닮은 것이 하나도 없는 그녀들이 성격은 다들 닮아있었다. 엄마처럼 자신을 잘 챙겨주고 보듬어줬었다. 때로는 애교를 부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상하고 편하게 엄마처럼 대해주는 그런 소소함이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아닌, 엄마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다 이런 여자상이 제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박힌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 저는요. 자상한 사람이요. 우리 엄마처럼. ”

“ 어머님이 얼마나 자상하신데? ”

 

 

 

명수의 물음에 눈을 굴리며 생각했다. 제 엄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았지만, 딱 한가지로 축약을 할 수가 없었다.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생각해 낸 답안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 하늘만큼 땅 만큼이요. ”

“ 하여튼 생각하는 거 하고는. ”

“ 뭐 어때서 그래요. 우리 엄만데. ”

 

 

 

그건 또 그러네. 성열의 말에 수긍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무리 두 명이 꼭 붙어있다고 해도 한계라는 것이 있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일어나자고 말을 하려고 할 때 기다렸다는 듯 칼바람이 두 사람의 주변을 강타했다. 갑작스런 센바람에 성열은 고개를 푹 숙였고, 성열의 어깨를 끌어안고 있던 명수는 제 몸을 움츠리며 성열을 제 품으로 바싹 끌어당겼다. 이젠 어정쩡한 허리 아픈 자세가 아닌, 완벽하게 안긴 모습이었다.

허리에 주고 있던 힘을 풀 수 있어서 좋았지만, 마냥 좋지만도 않았다. 명수가 자신을 꽉 껴안으면 안을수록 몸이 빳빳이 굳어갔다. 항상 명수의 몸에서 은은하게 풍기던 향수 냄새에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숨을 참으며, 그 향을 맡지 않으려고 했지만 본의 아니게 숨을 쉬자 그 향이 코끝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명수의 품에서 나오면, 제 몸에 명수의 향수 냄새로 도배가 되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는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한 성열이 명수를 밀쳐내고, 벤치에서 급하기 일어났다. 엉덩이를 대충 툭툭 털고, 고개를 살짝 돌려 명수를 힐끔 쳐다봤다. 갑작스럽게 밀쳐진 탓에 어안이 벙벙한 듯, 멍하게 있는 그 모습이 웃겼지만 명수의 얼굴만 보면 조금 전 그 향이 생각이 나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심장은 쿵쾅쿵쾅.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몸을 틀어 급하게 학교를 향해 뛰었다. 깊숙이 들어와 돌아가는 길 또한 멀었지만, 지금 자신이 피할 곳은 학교뿐이었다. 지금 자신이 왜 이렇게 바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왜 하필이면 명수의 향수 냄새에 반응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본의 아니게 혼자 남겨진 명수는 누가 잡으러 올 새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는 성열의 뒷모습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다 번뜩 정신을 차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성열이 그러했듯, 엉덩이를 툭툭 털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학교를 향해 걸으며 생각했다. 추웠겠지, 아니면 집에 가고 싶었던가. 그것도 아니면 배가 고팠던가. 그것도 아니면….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하며 자신을 두고 간 성열을 자체적으로 용서해주려고 했지만, 쉬이 가라앉지 않는 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 성열아, 같이 가! ”

 

 

 

 

 

 

 

 

[인피니트/수열]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中1 | 인스티즈

우왕. 엄청 난 스피드이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사세 1부 올릴 때처럼 2편 째네요. 우왕.ㅋㅋㅋㅋㅋ

묵혀둔 픽이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빨리 왔어용. 아직도 두 편이나 남았다는 게 함정!!!ㅇ0ㅇ

오랜만에 왔는데 반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찌나 감사한지ㅠ_ㅠ사랑하빈다.네에!!!

 

 

 

케헹 바카루 무럭자라 규잉 구염 꾸꾸미 파비 사과맛규 감성 월백 라우 김난 렝도찡 테라규
남군 또모또모 석류 사과맛규 까또 쑥 우현성규 사모 잉피 소금 키세스 오백원 31 카카라
익명인 불맠 타라 혁거세 테라규 몽몽몽 윤얀 규지지 설륜 복자 허니 열총버섯 오일 눈누난나
쭈롱 여리 장자녀 폭연 팥

 

 

 

빠진 분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고~ 신청도 받구요! 그럼 담편에서 봅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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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감성 이에요 얍 이번에도 내가일빠할꺼야 헹 학교가야하는데 자야하는데 이러고있네 그래도 그덕에 그대글보고 꿀잠잘듯 허헝 사랑해요 으헝헝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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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구름입니다! 암호닉 신청하고 가요. 아, 아직 눈치채지 못한 성열이랑 은근히 주도면밀하게 열이곁으로 다가가는 명수, 너무 좋아요 >.< 잘 보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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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여리에요!우아응ㅇ응앙어어어아아좋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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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오인인데 오일인데 둘다답답해 으어어걱억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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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으잉ㅠㅠㅠ상편보다 달달달한데 열이가 분위기를 깼네여ㅠㅠㅠㅠ데헷으로 암호닉신청하고가요!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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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테라규에요... 으이 그대 글ㅇㄴ 볼때마다 뭔가... 마음이 ... 음... 되게 안정된다고 해야되나.. 어쨌든 좋아요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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