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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현재 5살배기 아들을 가지고 있는 26살 어린 싱글맘이야.
대학교 2학년 한창 철없을 때, 같은 과 동기와 사귐과 동시에 관계를 맺었는데 덜컥 임신이 되버린거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그 남자애에게 말을 꺼냈는데
글쎄, 그 나쁜새끼는 나몰라라 하며 군대에 말뚝을 박아버렸지.
처음에는 부모님한테 이 사실을 알리지않고 혼자 처리해보려고도 했는데
자꾸만 불러오는 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심스레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어.
처음에는 노발대발 하시며 너의 머리채까지 잡으려고 하셨지만
자기 자식이 새생명을 가졌다는데 뭐 어쩌시겠어.
매번 너의 자취방에 올라오는 노고까지 보이시며 널 보살펴주셨지.
이제 제법 불러온 배때문에 학교까지 휴학한 너는 자취방에 올라오시는 부모님의 수고를 덜어드리려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내려와 본격적인 임산부조리를 시작했어.
그렇게 꼬박 10달을 채우고 온갖고통과 함께 너는 그 어린 나이에 한 아이를 출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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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한
21살에 너가 출산한 그 아이의 이름이야.
아빠가 없어 잘 크겠나. 하시는 주위 어른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지금 아주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라 어느덧 5살배기가 되었어.
너가 아빠없이 자란 아이 티가 나지않도록 어릴적 부터 교육을 잘시킨 탓에
어디가서 사고하나 안치고 의젓하게 커가고 있어.
다른 또래 아이들처럼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진 못했지만 말이야.
*
너가 찬열이를 처음마주쳤을 때 한이는 한창 천방지축 뛰어 놀 4살이었어.
제법 잘 걷기 시작한 한이를 데리고 바람이나 쐴 겸 밖으로 나와 한이 손을 잡고 걷던 중이었지.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던 한이가 갑자기 너의 손을 놓더니 그 나비를 쫓아가려 막 뛰어가는데
돌부리에 걸려 그만 넘어져 버렸지 뭐야.
길바닥에 엎어진 상태로 크게 너를 부르며 우는 한이곁으로 가려고 너가 급히 걸음을 옮기는데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수트를 쫙 빼입은 키큰남자가 금세 한이를 안아 달래주기 시작해.
낯선 남자의 품에 안겨 토닥여주는 손길에 그 남자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은 한이가 울음을 멈춰.
" 누나신가 봐요? "
" …아. "
한이를 안고있던 그 남자에게 다가간 너가 한이를 받아들자
그 남자가 웃으며 너에게 물어봐.
우물쭈물하며 아직도 주위시선들을 걱정하던 너징어가 대답을 못하자
니품에 안겨 훌쩍이던 한이가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보면서 말해.
" 엄만데 엄마. 한이 엄마에요! "
한이의 말에 당황한 너가 어색하게 웃으며 한이를 고쳐 안아.
그런 너를 보던 남자가 한이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음부터는 조심해 하며 웃더니
너에게 인사를 하곤 다시 걸어가버려.
고맙단 말도 못했는데 그렇게 가버린 남자의 뒷모습을 한창보던 너가
한이에게 고개를 돌려 표정을 찡그리고는 혼내기 시작해.
그런 너때문에 다시 울어버리는 한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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