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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몽 전체글ll조회 1457l 2

 

안녕하세요, 아구몽입니다!!!!

 

이전 편에 1일 1소설이라고 뿌듯하게 써놓고, 다음 날 올리지 않다니......

부끄럽습니다ㅜㅜㅜㅜㅜ///

일요일과 월요일에 바쁜 일이 있어서 늦어줬네요. 대신 오늘 열심히 썼지만, 어째 망퀄입니다ㅠㅠㅠㅠㅠ

 

당분간 일로 인해서 매일 연재가 좀 힘들어질 것 같네요ㅠㅠ

하지만, 포기 안하겠습니다!! 완결을 노리는 아구몽이니까요!!!!//

 

잡썰은 여기까지 하고~~

 

썰- http://instiz.net/writing/1260578

1편 - http://instiz.net/writing/1261536

2편 - http://instiz.net/writing/1263006

3편 - http://instiz.net/writing/1265377

4편 - http://instiz.net/writing/1268582

5편 - http://instiz.net/writing/1270062

6편 - http://instiz.net/writing/1272061

7편 - http://instiz.net/writing/1273503

8편 - http://instiz.net/writing/1275856

 

슬럼프가 온 것 같습니다.... 원래 이상했던 문장이 더 이상해보이는...

아- 이건 슬럼프가 아니라 그냥 퇴화인걸까요???

 

 

* 소설의 모티브는 올드한 하이틴무비(신*렐*스*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모사이트에서 제가 올렸던 미완성팬픽을 다시 리메이크(리네이밍+a)했음을 알려드립니다/도용안했어요!

 

* 스압주의

* 오타주의

* 소설체주의

* 억지성주의

* 알오주의

* 노잼주의

* 오글주의

* 하이틴주의

* 미국학교생활 모른다주의

* 미국 대학입학 및 입시제도모른다주의

* 얘네가 사는 동네가 미국의어디인지 모른다주의

* 미국대학 입시제도 및 합격 같은거 모른다주의

 

(끄셔도 상관없어요~ 그냥 오늘 로비니가 연주한 곡이라 인식하시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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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시끌벅적한 점심시간, 학생들은 다가올 프롬파티로 인해 설렘과 기대로 들떠 있었다. 틈만 나면, -특히 여성베타와 오메가들- 학생들은 프롬파티에 대한 이야기를 화제로 삼아 떠들고 있었다.

 총책임자라는 직책으로 파티를 주관하게 된 일리야는 이번 프롬파티를 아주 제대로 인상 깊게 만들고 싶었는지, 꽤나 파격적인 계획으로 학생들과 교사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프롬파티의 테마는 [Masquerade; 가면무도회]였는데,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 졸업을 앞둔 교내의 시니어 및 교직원들만 참가할 수 있음.
- 가면무도회이기에 가면을 꼭 지참해야함.
- 파트너 없이 파티 장소로 모임(커플은 파티장소에서 즉흥적인 만남으로 이루어질 예정).
- 참가한 사람들은 닉네임을 받으며, 닉네임으로 투표 예정.
- 코사지와 부토니어는 최고의 커플 발표 전에 교환 예정.

 

 서로의 정체를 감추는 비밀무도회라는 새로운 시도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신선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커플이 맺어지는 것이라면, 학교의 인기인들과 커플로 맺어질 수도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히, 오메가들과 여성베타들은 잘하면 줄리안 퀸타르트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설레어했다. 훌륭한 미모를 가졌다 할지라도- 제아무리 로빈 데이아나와 앤젤리카 버크만이라 할지라도- 가면을 쓰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이는 알파들과 남성베타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학생들은 빨리 프롬이 오기를 기다렸다.

 

.

.

 로빈과 블레어는 교정 잔디밭에 앉아 점심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자신들 옆을 지나가면서 근육을 뽐내는 알파들을 한심하게 보던 블레어가 로빈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요즘은 살만한가 보네?”
 “어- 완전........”
 “다들 프롬에 눈이 멀어서 다행이야. 그간 고생했어.”
 “응.......”

 

 블레어의 말에 로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로빈은 간만에 숨이 트이는 기분을 느꼈는데, 프롬 공지가 뜨기 직전까지 로빈은 줄리안, 앤젤과 함께 삼각관계로 학교의 이슈대상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점심테러사건 때, 줄리안이 로빈을 도와준 것이 발단이었다. 덕분에 로빈은 그 사건 이후, 학교에서 줄리안이나 앤젤을 만나게 되면 주변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시선을 견뎌야했다. 이는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줄리안에게 된통 단한 후, 며칠 동안 얌전했던 제시카와 재스퍼는 원래 상태로 돌아와- 아니, 되려 질투가 더해져 로빈을 더욱 못살게 굴었다. 결국, 생각지도 못한 스캔들(?)로 요 며칠- 로빈은 스트레스로 깨나 고생했었다.

 또 다른 삼각관계 대상자였던 앤젤은, 자신과 줄리안의 관계-비공식이지만 암묵적으로 공식커플 취급을 받아왔었다-가 깨지자, 로빈만 봤다하면, 아주 경멸스런 표정으로 그를 보며, -대체로 줄리안이 없을 때에- 시비적인 뉘앙스를 풍기거나 큰소리로 비하하곤 했다.
 그런 앤젤의 행동에 로빈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는데-오히려 옆에 있는 블레어가 난리였다-, 로빈은 앤젤의 헛소리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이런 일로 그녀와 말다툼하는 것은 시간낭비라 여겼다. 또, 만약 싸우게 되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도 한몫했는데, 딱히, 징계가 두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만약 징계를 받아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꽤 큰 타격이 올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냥 무시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의외로 로빈이 시전한 앤젤 무시하기 방법은 로빈 본인은 몰랐지만, 무시당하는 것에 익숙지 않는 앤젤의 자존심에 본의 아니게 타격을 주었는지 그녀는 엄청 분해했다-.

 

 다행히, 학교를 떠들썩하게 지배하고 있던 삼각관계는 프롬공고가 뜨면서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로빈은 간신히 부담스러운 시선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블레어가 호박샐러드로 만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먹으며 물었다.

 

 “휴대폰은 오늘 찾으러 가는 날 맞지?”
 “응, 맞아. 아- 드디어 다시 문명인이 되겠구나~”

 

 로빈은 현재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수리 점에 맡기고 있었다. 3일 전에,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근처에 가지도 않았던 학교 분수 속에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요즘 한창 로빈을 골탕 먹이려 발악하는 앤젤이 한 것이 분명했지만, 마땅한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넘어가게 되어버렸다.

 

 “줄리안은 여전히 피하고 다니고?”
 “응.”
 “계속 그럴 거야?”
 “..........잘 모르겠어........ 먼저 말 걸기가 좀 그러네. 요즘 운이 좋았던 것 같더니 왜이래?”

 

 로빈이 투덜거렸다. 그러게, 잘돼가다 이게 또 무슨 일이냐-. 블레어도 한숨을 쉬며 속상해했다. 삼각관계 루머가 퍼진 후, 주변에 진절머리를 느낀 로빈은 학교에서 줄리안을 피해버렸다. 설상가상 고장난 휴대폰 때문에 줄리안과 따로 연락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줄리안과 로빈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게 되었다.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블레어가 화젯거리를 돌렸다.

 

 “프롬 기대되지 않아?”
 “글쎄........ 잘 모르겠어.”
 “아직 실감이 안 나는구나?”
 “그런 것 같아. 너는?”
 “일리야가 있어서 그런가? 솔직히 기대되. 사실, 요즘 파티에 가면 일리야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고민 중이야.”
 “파격적인 가면을 쓰고 있으라해. 말가면 이라던가-”
 “하하하하하~ 말가면? 좋은데?”

 

 블레어가 재미있는지 신나게 웃었고, 그런 블레어를 보며 로빈도 함께 웃었다. 프롬 파티라-. 눈을 감은 로빈이 느릿한 곡에 맞추어 파트너와 춤을 추는 자신을 상상해보았다. 가면을 쓰고 있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파트너의 푸른색 눈동자. 뱃속이 근질근질함을 느꼈다.


.
.
.
.


 “일리야가 잠깐 보자고 하네. 같이 갈래?”
 “아니야, 커플의 소중한 만남을 망칠 순 없지. 난 괜찮으니까 만나고 와.”
 “음.... 그럼 휴대폰 찾으러 같이 가자! 잠깐만 기다려! 어디 있을래?”
 “음악실에 있을게. 이 시간대에는 거의 아무도 안오니까. 천천히 볼일 보고 와~”
 “OK. 볼일이 끝나면 번개처럼 갈게!!”

 

 오후 수업이 끝난 로빈은 일리야를 만나러 간 블레어와 헤어져, 음악실로 향했다. 조용한 발걸음으로 음악실에 도착한 로빈은 조용히 문을 열었다. 텅 빈 음악실은 고요했다.
 로빈은 창가 쪽에 있는 자리에 앉았다. 창밖을 보니, 하교하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러 가는 학생들이 보였다.
 한 참 창밖을 보던 로빈은 지겨워졌는지 음악실을 둘러보았다. 음악실은 줄리안과 처음 대화를 나눈 곳이었다. 당시에 줄리안이 음악실의 긴 의자에 누워 자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무도 없다고 여겼던 로빈이 피아노를 친 것이 둘의 만남의 계기가 되었다.
 로빈은 가방에서 토마스 노바슈타인의 앨범 CD를 꺼냈다. 이거 돌려줘야하는데-. 자신이 피해서 그런 건지 어쩐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줄리안은 레스토랑에 오지도 않았다. 줄리안을 못 본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왠지 엄청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내가 피했다고 안오는건가? 아니야, 그런다고 안올 애가 아닌데...... 그럼 요즘 바쁜가?”

 

 로빈은 혼잣말을 하다가 안경을 벗고-안경 낀 채 엎드리면 렌즈에 자국이 묻기 때문이었다- 음악실 책상에 엎드렸다. CD케이스 위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끼적였다.
 Julian Quintart.
 
 “안보니까, 좀- 보고 싶네.......”

 

 아니-. 좀이 아니야. 사실은 많이..........

 

.
.
.
.
.

 

 요즘들어 줄리안 퀸타르트는 상당히 저기압이었다. 어찌나 대놓고 저기압임을 보여주는지, 절친한 친구인 타쿠야와 일리야가 아니면 감히 말 붙이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줄리안 본인은 자신이 왜 이렇게 기분이 안좋은지 알고 있었다. 바로 요즘 들어 자신을 피하고 있는 로빈 데이아나 때문이었다.

 줄리안도 학교에 퍼진 삼각관계루머를 알고 있었다. 그는 성격 상 그런 소문을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로 상관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로빈은 달랐다. 로빈은 삼각관계루머로 상당한 시달림을 받았는지, 자신을 피해버리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걸 지독히 싫어하는 로빈의 성격을 알고 있던 지라, 시간이 지나 루머가 사라지면 괜찮아지겠거니 했다.
그러나 루머가 생각보다 오래가며 로빈은 계속 줄리안을 피해 다녔다. 섭섭한 마음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고, 큰맘 먹고 통화를 걸어도 꺼져있어 줄리안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일리야에게 로빈의 휴대폰이 고장 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안도했지만, 그 전까지는 연락이 없는 로빈 때문에 레스토랑에 갈 엄두도 못냈다. 로빈이 자신을 보면 자신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원망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프롬파티로 인해 삼각관계루머는 시들어지긴 했지만, 로빈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심지어 블레어와 일리야를 통해 연락을 했어도 되었을 텐데-이었고, 이것이 또 줄리안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아놔, 나 원래 이런 성격 아닌데-.
 그랬다. 줄리안 퀸타르트는, 지금, 로빈 데이아나에게 미운 털이 박혔을까봐 겁을 먹고 있었다.

 아, 로빈 보고 싶다-.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해맑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로빈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듣고 싶다-.
 
 “으아아악-!! 금단현상이 온다!!”
 “왜? 약 했냐?”
 “미친- 피아노소리가 듣고 싶다고오오오-.”
 “들어라. 유.튜.브.에치면 나와.”
 “장난하냐? 로빈이 연주하는 거 듣고 싶단 말이야........”
 “그럼 만나고 오던가-.”
 “.......... 그게 쉽지가 않아서 그래.........”
 “겁먹었냐? 로빈이 너 밉다고 할까봐?”
 “..................”
 “별일이네, 천하의 줄리안 퀸타르트가 겁도 먹고.”
 “난 심각하거든?”

 “.....................”

 

 일리야는 줄리안의 말을 무시하며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저 자식이 내 말을 무시하네? 줄리안은 미간을 찡그리며 일리야를 노려보다 화제를 돌렸다.

 

 “아!! 타쿠야 이 자식은 언제 오는 거야?!!”
 “.........내가 아냐?”
 “아- 진짜, 그런 바보짓은 왜 해가지고........”

 

 타쿠야는 징계를 받으러 끌려갔다.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급생과 심하게 다투었기 때문이었다. 타쿠야가 -취미로 하고 있는- 토론시간이 있었는데, 토론 중에 엇갈린 의견으로 한 학생-평소 토론할 때에도 둘의 대립이 잦았다고 한다-과 심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서로를 비난하며 싸웠다. 결국, 함께 토론을 하던 학생들과 담당교사가 뜯어 말려 겨우 싸움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수업시간 중 서로에 대한 모독과 다른 학생들이 수업을 할 수 없게 방해하였다는 죄목 하에 타쿠야는 징계를 받게 되었다. 줄리안이 입을 열었다.

 

 “허- 참나. 진짜- 걔는 뭐 토론만 하면 싸우더라? 주제가 뭐였더라?”
 “.........스펙은 중요한가.”
 “별 것도 아니었구만. 타쿠야도 타쿠야인데, 같이 싸운 애도 대단하다.”
 “...................그러게 말이다.”
 “그- 이름이 뭐라더라? 타쿠야처럼 동양인이던데.... 유-유안.......?”
 “.........................위안. 위안 장.”
 “아- 맞아, 걔. 걔랑 타쿠야랑 진짜 안맞나봐.”
 “..................................응.”

 

 타쿠야와 싸운 학생은 중국계 미국인인 위안 장이었는데, 토론 시간에 항상 타쿠야와 반대의 의견으로 대립했다고 했다. 타쿠야가 이번에는 꼭 토론으로 이겨주겠다며 단단히 벼루고 있었는데, 결국 토론은 커녕, 추잡한 말싸움으로 변형된 모양이었다.

 줄리안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아까부터 계속 휴대폰을 보며 -그 와중에 휴대폰을 보며 웃고 있었다- 메시지를 하고 있는 일리야에게 퉁명스럽게 말을 걸었다.

 

 “야, 너 근데 아까부터 계속 성의 없이 대답할래?”
 “........................................뭐가- 제대로 대답하고 있구만.”
 “이것 봐! 점점 말이 느려지잖아!!”
 “...............................................내가 언제?”
 “참나- 말을 말자!”

 

 줄리안의 불평에도 계속 성의 없는(?) 대답을 하던 일리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줄리안이 묻자, 일리야가 대답했다.

 

 “블레어 만나러. 네가 자꾸 옆에서 꽥꽥 거리니까 집중을 못하겠잖아. 좀 만나고 올게.”
 “야!!!! 너까지 나를 버리냐??!!”
 “먼저 집에 가던가-.”

 

 줄리안의 성화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일리야가 백팩을 메고 교실을 나섰다. 줄리안이 덩달아 백팩을 메며 외쳤다.

 

 “야! 로빈은? 같이 있대?”
 “아니, 방금 헤어졌나본대?”
 “어디 있대?”
 “아- 몰라, 네가 찾아보던가. 난 바쁘다.”
 “야, 이 나쁜 놈아!!”
 
 줄리안의 외침을 쿨하게 무시하며 일리야는 블레어를 만나러 떠났다. 저 자식, 연애하더니 완전 변했어-. 줄리안이 투덜거리며 교실을 나올 때 휴대폰 벨이 울렸다. 로빈인가?

 

 “아- 뭐야........”

 

 앤젤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쯧-. 줄리안이 인상을 구기며 무음처리 해버렸다. 오라는 전화는 안오고-. 줄리안은 징계를 받고 있을 타쿠야를 구경하러 갈까하고 고민하다가, 걸음을 멈추고 반대방향으로 향했다. 음악실이 있는 방향이었다.


.
.
.

 


 “오랜만에 오네........”

 

 줄리안이 음악실 문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 로빈과 처음 만난 후, 가끔씩 둘만의 밀회를 즐기기도 했던 장소였다.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밤바다도 보러 가고, 저녁식사 초대도 해서 같이 저녁도 먹고........ 겨우 로빈과 친해졌는데-.
 줄리안이 한 숨을 쉬며 문을 열었다.

 

 “어-?”

 

 음악실에 누군가가 먼저 와있었다. 칠흑같이 검은 흑발, 대조되는 하얀 피부, 익숙한 체형. 로빈이었다.

 

 “로빈........”

 

 그렇게 그리워했던 아이는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었다. 줄리안이 조용히 문을 닫고, 조심히 다가갔다. 엎드려서 자고 있는 로빈 옆에는 자신이 빌려준 토마스 노바슈타인의 앨범과 평소 끼고 다니던 안경이 놓여 있었다.
 비록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줄리안은 로빈의 안경 벗은 모습을 처음 봤다. 검은 속눈썹이 풍성하면서 길었다. 하얀 얼굴, 검은 속눈썹,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 거기에 보통 오메가들과 다른, 은은하게 풍겨오는 로빈만의 향기. 아름다웠다. 순수한 백합이면서 고귀한 장미 같았다. 모든 게 대조되어있었다.
 줄리안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영원히 남기고 싶었다. 카메라 가져왔어야했는데-. 찍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로 초상권 따위는 잊은 줄리안이 아쉬운대로 스마트폰 카메라 어플을 켜서 사진을 찍었다.

 찰칵-.

 사진을 찍은 동시에 로빈이 움찔했다. 셔터 소리에 깬듯했다. 그제서야 허락없이 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깨달은 줄리안이 당황하며 로빈을 바라보았다.

 

 “아- 로, 로빈!! 나 때문에 깼어? 미아-”
 “???”

 

 잠이 덜 깼는지, 흐리멍덩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로빈에 줄리안은 말을 멈췄다. 잠에서 막 깬 로빈은 순결하면서 관능적이게 느껴졌다. 사고를 멈춘 줄리안의 머리 한 구석에서 조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닮았더라?
 -응? 뭐가?
 -로빈이랑 네 첫사랑.”
 -응?
 -아- 멍청아, 로빈이랑 블랑슈네쥬랑 닮았다고!


 “...... 블랑슈네쥬?”
 “...응?”
 “아- 아냐....... 로빈? 일어났어?”

 

 잠결에 알아듣지 못했는지 로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줄리안이 대답을 하며 로빈의 어깨를 잡고 말을 걸었다. 타인의 체온에 잠이 확 깼는지 로빈이 크게 움찔거리며 안경을 꼈다.
 그리고,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줄리안인 것을 보고 또 한 번 크게 놀랬다.


.
.
.

 


 밀폐되어 있는 음악실에 어색한 분위기가 떠돌고 있었다. 로빈과 줄리안은 음악실 특유의 긴 의자에 어색한 거리로 앉은 채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긴장을 했는지, 로빈은 입술을 혀로 핥은 후 앞머리만 계속 만지작거렸고, 줄리안은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어색하게 10분 정도가 흘렀을 때, 줄리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 오랜만이네?”
 “으응........”
 “잘...... 지냈어.......?”
 “응..... 너도......?”
 “어....... 그렇지 뭐....”
 “...............”
 “..............”

 

 멍청한 줄리안 퀸타르트! 겨우 그거밖에 대화를 못하니?! 평소의 말재주는 어디로 간 거야!? 줄리안은 제대로 대화를 끌지 못하는 스스로를 한심해하며 속으로 본인을 열심히 씹었다. 로빈이 할 말이 있는지 입술을 옴짝달싹하다가 줄리안에게 말을 걸었다.

 

 “요즘....... 레스토랑에 안오더라?”
 “어? 아- 아, 응..... 그랬지......”
 “......바빴어?”
 “어? 딱히- 바쁜 것은 아니었는데........” 

 “그럼, 이제- 레스토랑 안올 거야.....?”

 “어? 아-아니!!! 레스토랑... 가도 돼?”
 “응.........”

 

 로빈이 조심히 끄덕이자, 줄리안의 입 꼬리가 초승달만큼 휘어졌다. 가도 괜찮구나!! 줄리안이 로빈에게로 다가가 로빈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갈게! 오늘 꼭 갈게!”
 “응- 기다릴게.”

 

 로빈이 기다린대!! 눈이 마주치자 로빈이 눈을 오른 쪽으로 살짝 굴렸다. 줄리안은 심장이 쿵쾅쿵쾅 울리는 것이 느껴졌다. 로빈에게서 은은하면서 달콤한 향이 느껴졌다. 줄리안은 그 향에 취해가는 자신을 느꼈다. 줄리안이 얼굴을 살짝 기울이며 로빈에게 다가갔다. 로빈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서로의 입술이 거의 닿으려 할 즈음, 줄리안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순간 정신이 확 들며 둘이 몸을 뒤로 뺐다. 줄리안이 얼른 휴대폰을 확인했다. 타쿠야였다. 전화를 받은 줄리안이 거칠게 외쳤다.

 

 “뭐야!!!”
 [깜짝이야! 너 어디야? 나 징계 끝났는데-]
 “어쩌라구!!!!!”
 [-이 자식이 뭐래? 네가 나 징계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며!! 그리고 앤젤이 너가 또 전화 안받는다고 나한테 와서 난리치고 갔는-]
 “몰라, 이 자식아!!! 넌 나쁜 놈이야!!!!”
 [야!! 너 뭐야!!! 야!!!!]

 

 줄리안이 타쿠야의 외침을 무시하며, 거칠게 통화를 끊었다. 뭐야, 이 자식. 가만 안둘 거야-. 슬쩍보니 로빈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시 분위기를 잡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타쿠야 테라다. 정말 가만 안둘꺼야-. 줄리안이 속으로 씩씩 거리고 있을 때-

 

 “풉-!”
 “엉?”
 “푸흐흐흐- 흐흐... 하하하하!”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로빈이 얼굴을 들더니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소리내며 활짝 웃었다. 웃고 있는 로빈을 보니, 순식간에 짜증이 사라짐을 느꼈다. 아아, 그래. 이렇게 활짝 웃는 거 보고 싶었어-. 로빈을 보며 함께 마주 웃었다. 어느새, 어색함은 사라져있었다.

 한참 웃던 로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줄리안이 묻자, 로빈이 밝게 대답했다.

 

 “피아노 칠거야. 기분이 좋으니까, 특별히 한 곡 연주해줄게.”
 “오- 진짜? 그거 영광인데?”

 

 피아노 의자를 당겨 앉으며 로빈이 건반을 눌렀다. 줄리안이 곁에 다가가 물었다.

 

 “사진, 찍어도 돼?”
 “사진?”
 “응.”
 “음- 좋아. 예쁘게 찍어줘.”

 

 로빈이 수줍게 웃으며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차분하게, 분위기 있는 느낌으로 연주를 시작하던 로빈은 손가락을 튕기며 발랄하게 연주하였다. 가벼운 재즈곡 같았는데, 통통 튀는 것이 기분이 좋은 로빈의 감정을 반영한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DSLR 가져와야지-. 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줄리안이 맹세했다.
 로빈은 카메라로 찍고 있다는 것을 잊은 듯, 피아노 연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 로빈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줄리안이 중얼거렸다.

 

 “우리가 어떤 가면을 쓰더라도,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나더라도, 서로가 누군지 못알아보더라도, 내가 함께 춤을 추는 사람이 너였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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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원- 투- 쓰리- 잘하고 있어요~]
 “후~ 힘들다, 힘들어~”

 

 TV 속, 잘 빠진 여성강사의 스쿼드 자세를 따라하던 몰리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며 허리를 폈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살은 왜 이리 안빠지는 거지? 로빈에게 다이어트 쥬스를 만들어보라고 할까? 아- 그러고 보니 오전에 TV에서 봤던 벨기에 홍합요리가 맛있어 보였는데....... 그래, 이것만 먹고 내일부터 다이어트식단으로 바꾸는 거야!!
 벌써 57번 째 다이어트맹세를 하던 몰리가 로빈에게 저녁에 먹을 홍합요리 재료를 사오라고  연락을 하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그때, 응접실에 있던 전화벨이 울렸다. 아- 뭐야, 지금 중요한 연락을 하려는데-. 몰리가 불평을 하며 수화기를 거칠게 들고 입을 열었다.

 

 “네~ 여보세요.”
 “네, 데이아니씨 집인가요?”
 “그런데요? 누구시죠?”
 “아- 네. J-School입니다. 로빈 데이아나씨 안계시나요?”
 “...........보호자입니다. J-School에서 왜 연락이 온거죠?”
 “네- 저희 학교 입학 오디션 합격 받으셔서 연락드렸습니다.”
 “!!!!!!!! 뭐라구요?! 그 아이가 거기에 응시했다는 건가요?”
 “네에....... 휴대전화에 전화해보니, 고장나서 수리점에 있다고 수리점 직원분이 자택 번호를 알려주셔서 연락 드렸는데, 정말 로빈 데이아나시 보호자 맞으신가요?”
 “맞아요! 그리고, 그 애- 거기 입학 안할겁니다!”
 “....... 죄송하지만, 본인이 아니면 입학 취소를 하실 수 없습니다.”
 “내가 안할거라면 안하는 거예요!!!!”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목덜미까지 빨개진 몰리가 앙칼지게 외치며 전화를 끊었다.

 

 “로빈- 그 앙큼한 것이 나 몰래 대학교 시험을 봐? 안돼...... 그 애는 내 곁에 있어야 해.”

 

 몰리가 씩씩 거리며 이를 갈았다.

 

 

 

 

======================================================================

 

9편이 끝났습니다~~~ 이제 여기까지 왔군요.

거의 다 온듯 하면서, 아직 갈길이 멀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사실, 제가 보고 싶었던 부분은 아직도 나오지 않았지만여..ㅜㅜ

 

 


 

오늘의 사족

 

묘사가 짧긴 했지만, 삼각관계루머 때문에 로비니가 엄청 고생했습니다.

시기질투 풍부한 오메가나 여베타들로부터 알파들한테 막 꼬리치더니 이제는 줄랸한테까지 꼬리치는 구나- 부터

나도 좀 만나주면 안되겠냐-는 미친 알파들 등

제시카 재스퍼가 가만히 있었을리도 없구여. 얘네들은 줄랸한테 된통 깨진 후, 학교에서는 조용하지만, 집에서는 아주 지X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앤젤도 같이 난리를 치니 조용히 살고 싶은 로비니로써는 걍 줄랸을 피하는게 상책이었던거죠.

 

앤젤 생각보다 하는 짓이 아주 단순하고 유치합니다-_-;;; 쓰는 제가 다 부끄럽네여;;;;

 

다행히, 프롬파티때문에 삼각관계 소문이 사그라들었지만, 대신, 삼각관계 주인공들과 프롬파티 파트너가 되고싶어서 모두 안달이 난 것 같네요;;;; 그래도, 덕분에 조용해졌으니, 로비니는 좀 숨이 트였습니다.

 

줄랸은 원래 이런 소심한 알파가 아니었는데, 로비니한정으로 무지 소심해졌습니다, 작 중 초반의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로비니한테 미운 털 박혔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비니한테 푹- 빠진듯 합니다.

 

거기에 드디어!!! 오늘 로비니의 생얼()을 보았네요ㅠㅠㅠ 감격이다!!!!

잠에서 막 깨가지고 정신이 없어서 흐리멍덩한 그 얼굴을 봤을 때는 순간 숨이 멎었겠죠? 줄랸은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라던가ㅎㅎㅎㅎ

로비니는 로비니대로 놀란게ㅎㅎ 줄랸 보고싶다고 생각하고 눈감았는데(잤는데) 눈떠보니 줄랸이 눈앞에 떡-하고 나타났습니다.

좋았겠죠??

 

키스할 뻔했는데!!! 안타깝게도() 탁구한테 전화가 와서ㅜㅜ 탁구 이놈//이글이글

탁구가 배틀했네요, 장씨 성을 가진 오메가랑,,,,ㅎㅎ

배틀홈오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달달한 애들 사이만 있으면 잼없으니까....<<야

드뎌 탁구에게도 봄이 왔나보네요<<

 

고로, 줄랸과 로비니의 키스는 다음 기회에~~ㅎㅎ

로비니가 간만에 피아노를 치네요, 그것도 학교에서~~

곡은 디.즈.니 애니무비[Almost There - The Princess and the Frog ]입니다~ 너튜브 검색하시면 원곡 감상하시리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첨부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저는 피아노버전이었지만여ㅎㅎㅎㅎㅎ 갠적으로 이 노래를 참 좋아해서~~ㅎㅎㅎㅎㅎ<<막 넣기

(아구몽은 디.즈.니.성애자인가봅니다//훌쩍)

 

그리고, 줄랸이 프롬파티때 로비니와 함께 했으면 하고 소망하네요~

가면 무도회인데, 정말 그렇게 되려나요??

 

그리고, 대학합격 소식을 알아버린 몰리. 로빈보다 먼저 알았네여ㅜㅜㅜㅜ

로비니를 그렇게 미워하고 내쫓고 싶어하면서 왜 로비니를 곁에 두려고 하는 걸까여??ㅜㅜ

앤젤을 아주 제대로 악역으로 만들어줘야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악역이 요기잉네//몰리(수근수근)

사실 앤젤까지 악바리로 굴면 로비니가 너무 고생하고 불쌍해지니까ㅜㅜㅜ

제가 맘이 아파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좀 비중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한 방 준비한게 있어서 조만간 터질 것 같습니다 //앤젤폭탄

 

 

 

분위기가 별로 안좋게 끝났네여ㅜㅜ 앞으로 어찌 되려나ㅜㅜㅜㅜㅜ

 

 

10편에서 뵈요~~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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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주로 새벽에 오시는군요! 어제 오늘 무지 기다렸어요 *-* 이제 자주 오시지 못한다니 아쉽기도 하지만 힘내시구 열심히 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재밌게 잘 보고있아요♡
9년 전
독자3
무리하셔서 오지 않아도 되욧!ㅎㅎ 항상 기다리고있으니까 언제든지 오시기만하믄 되용 ㅠㅠ
드디어 줄리안이 로빈 안경벗은 모습을 봤네요!가면쓰고도 만나겠죠?ㅎㅎㅎ아...로빈 합격했는데...어떻게 되는거죠?ㅠㅠ

9년 전
독자4
꺄아아앙아 진짜 재밌어요ㅠㅠㅠㅠㅠ 드뎌 타콴도 나오나요ㅠㅠㅠ 하..드디어 안경벗은 모습을 봤네요..비록 눈감고있는 모습이지만..☆
9년 전
독자5
몰리 진짜 ㅂㄷㅂㄷ (((로빈))) 드디어 줄랸이 로빈 안경뺀모습을 봤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동! 자주 못오신다고 해도 기다릴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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