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이는 유명한 연기자이자 대기업 회장 아들, 경수 역시 대기업 회장의 아들로 현재 팀장자리에 올라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며 경력을 쌓는 중. 종인이네 아버지와 경수네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친한 소꿉친구였어. 그렇지만 경수네보다 종인이네가 조금 더 우세에 있다고 해야하나? 좀 더 규모가 큰 기업이였거든. 각설하고, 종인이랑 경수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며 학교도 같이 나왔어. 근데 아버지들과는 다르게 경수와 종인이는 원수지간. 왜냐고? 종인이네 아버지가 경수랑 비교가 너무 심하셨거든. 경수가 전교 1등이라면, 종인이는 전교 2등. 종인이도 못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종인인 항상 경수 뒤에 가려져 비교만 당하는 신세라 삐뚤어지기 시작했지. 거기다, 사실 어렸을 때 경수랑 종인이는 약속했던 게 있었어. 경수가 웬디를 할테니, 종인이는 피터팬. 그리고 둘이 네버랜드로 꼭 가자고. 근데, 경수가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와의 애칭이 웬디와 피터팬이였어. 종인이는 그 이후로 경수에게 실망하고, 싫어하게되지. 아마, 조금 좋아하고 있었나봐. 그래서 대학교 들어가자마자 아버지 몰래 연기 오디션을 보기시작했고, 외모도 출중하고 외국어 소화까지. 거기다 연기력도 좋아서 바로 대형 소속사 오디션에 붙었고, 종인이는 첫 출연작부터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곧바로 승승장구. 종인이네 아버지는 당연히 종인이가 회사를 물려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딴따라 짓이나 하고 앉았으니 아주 같잖아. 더군다나 친구네 아들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고 있잖아. 결국, 종인이네 아버지는 종인이네 소속사의 주식을 있는대로 사들여 압력을 넣기 시작해. 아무리 유명 연기자라지만, 대기업 사장인 아버지에 대등한 능력이 있겠어? 매일 오피스텔에 쳐박혀있는 신세지, 뭐. 소속사는 종인이가 연기공부에 열중하고싶어한다며 휴식 기간을 가지겠다고 했지만,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온갖 찌라시들을 뱉어내. 유명 연기자 K모씨, 자취 감춘 이유? 동거녀와의 관계 밝혀져… 그 때, 종인이네 아버지는 어떻게하면 종인이가 회사를 물려받을까 고민하던 중, 경수가 생각나. 예의도 바르고 엘리트 코스를 밟고있는 친구 아들 도경수! 종인이네 아버지는 당장 친구한테 전화해서, 경수가 종인이를 좀 설득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 경수네 아버지는 경수 의견을 존중한다며 경수에게 물어보니, 경수가 뭐 어쩌겠어? 고분고분. 네… 라고 대답할 뿐이지. 종인이네 아버지는 경수가 종인이와 함께 생활하며 그 딴따라 버릇 좀 단단히 고쳐놨으면 좋겠다며, 곧바로 경수에게 비서를 붙여 종인이네 오피스텔로 보내. 캐리어 하나를 질질 끌며 오피스텔에 입성. 종인이네 아버지가 알려주신 호수가 적힌 문 앞에 서서 쉼호흡. 비밀번호 8자리를 누르고 오피스텔에 들어가. 문 앞에는 종인이 멍청히 서서 경수를 쳐다보고 있어.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지만, 종인은 곧바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때려. "아버지, 진짜 머리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종인의 막말에 경수가 손을 뻗어 저지하려하자 종인이 정색하며 경수에 손목을 붙잡곤 말해. 니가 뭔 상관이야? 쬐깐한게… 자존심이 상한 경수가 종인의 손을 내치고 아버지가 비어있다고 일러주신 방으로 들어갔어. 옷방 혹은 창고로 쓰이던 방인지 지저분했지만, 경수는 자기 옷을 꺼내어 차곡차곡 정리해 방 한 구석에 쌓아둬. 그러기도 잠시, 종인이 방을 벌컥 열고 말해. "야, 너. 나가." 종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경수는 꿋꿋해. 종인의 방에 들어가 여분의 이불도 가져오고, 청소기도 돌리고, 방도 닦고, 널려있던 종인의 옷을 모아 옷장에 쳐넣기까지. 뽈뽈뽈, 그 넓은 오피스텔을 돌아다니는 경수의 뒷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야, 나가. 안나가? 너 내 말 무시해? 나가라고! 소리치던 종인이 결국 제 풀에 지쳐 쇼파에 드러누워. "시발새끼, 배고파뒤지겠는데 저 새끼두고 나갈 수도 없고…" 종인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경수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냉장고 문을 열어. 뭐라도 해줄 셈이였지. 경수도 사실 조금 배고팠거든. 근데, 냉장고에 있는 거라곤 온갖 유통기한 지난 냉동식품, 상한 반찬가게 찬들… 경수가 괜시리 종인을 노려다봐. 시선을 느낀 종인은 또 괜시리 머릴 긁적긁적. 결국, 종인이 버럭 소릴 질러. "내 탓이냐? 어? 원래 남자 혼자 살면 다 그래!" 종인이 쇼파에서 일어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가려하자, 경수가 붙잡아. 어디가? 경수가 물으니, 종인이는 여전히 퉁명스럽게 밥 먹으러 간다해. 경수가 그 뒤를 따르며 같이 장보러가자잖아. 귀찮은 게 붙었네. 그래도, 종인이는 내심 기분이 나쁘진않아. 어렸을 적 경수가 빽하고 울면 종인이가 안아줬던 그런 생각도 나고… 종인이 고개를 내저으며 집을 나서고, 경수도 그를 따라 집을 나서. 근데, 종인이가 하나 깜빡한 게 있지. 바로, 파파라지. 종인이가 모자를 푹 눌러쓴 모양새가 오히려 파파라치에겐 더 잘 띄는 거 알지? 거기다 옆엔 처음보는 남자가 장바구니를 들고 따르고 있잖아. 특종이다! 특종! 숨어있던 파파라치들이 개떼같이 달려들면서 종인과 경수를 둘러 싸. 경수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자, 종인이 경수의 얼굴을 가리며 거의 끌어안다시피해서 질질 끌고 오피스텔로 돌아와. 그럼 뭐해. 그 꼴이 더 더욱 기사에 신뢰감을 줘버렸는 걸. 유명 연기자 K모씨… 알고보니 동성애자!? 심지어는 경수의 어린 외모탓에 쇼타콤이 아니냐는 기사까지 나버렸지뭐야. 아! 김종인이 화가 나서 리모콘을 집어던져. 경수는 그 불똥이 자기에게 튈 까봐 냉큼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지. 방 문을 닫고, 휴대폰에 진동이 울려 확인해보니 찬열찡이란 글자가 떠. 한숨이 절로 나와. 또, 언제 바꿔놓은 거야? 박찬열… 정말. 찬열인 옆 부서의 팀장. 경수와 나이도 비슷하고 친하게 지내려했는데, 찬열이가 첫 만남부터 자길 게이라고 소개하질않나 그러면서 경수씨가 참 마음에 든다고 하질 않나. 치근덕거리는 것만 빼면 정말 괜찮은 사람이거든? 경수가 통화버튼을 밀어 찬열의 전화를 받았어. 여보세요. 분명, 종인과의 기사에 난 제 얼굴을보고 팔팔 뛰어댈 찬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찬열은 너무나도 조용했어. 전화가 끊겼나? 경수가 폰을 확인하려는데 드디어 찬열이 입을 뗐어. 그렇게, 싫다고하더니. 애인이 있었나보네. 찬열의 진지한 말투에 오히려 경수가 팔팔 뛰어대며 경수가 아니라고 소릴 꽥꽥 지르지. 아, 오해에요. 찬열씨! 그냥… 친구에요. 친구. 찬열씨까지 저한테 이러면 어떻게 해요… 유일하게 마음 터놓을 사람인데. 경수가 울먹이기까지 하는데 팔불출 박찬열이 가만있겠어? 얼씨구, 좋구나하며 금세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 그럼, 경수씨.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네? 경수씨가 나 상처줄 뻔 했잖아. 응? 알았어요… 나. 귀요미송 들려줘. 경수가 전화를 끊었어. 그러자 이번엔 영상통화로 찬열이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진심이였나봐. 경수가 일단 받긴 받았는데, 찬열이 잔뜩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 있지. 그리곤 풀 죽은 목소리로, 경수씨, 약속도 안지키고… 실망 시키고… 어쩔 수 없이 경수가 서랍 위에 휴대폰을 고정시키고 목소릴 가다듬어. 흠, 흠! 찬열이 안그래도 커다란 눈을 빛내며 쳐다보고 있어. 한 눈 팔지마, 누가뭐래도 넌 내꺼. 내꺼… 응, 경수씨 내꺼! 경수는 종료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아내고, 다시 노래를 시작해.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이 더하기 이는 도경수… 자기 방에 있던 종인인 뭐 이리 시끄럽나싶어 거실로 나와. TV도 꺼져있고, 라디오도 꺼져있는데 이게 뭔 소… 그리고 눈이 경수의 방으로 향해. 조심스레 경수의 방문을 열자 경수의 폰엔 웬 남자가 실실 쪼개고있었고, 경수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귀요미 송을 부르고 있어. 육 더하기 육은, 쪽! 귀요미. 난 귀요미! 경수가 부끄러운냥, 노래가 끝나자마자 얼굴로 손을 가려.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종인이 씁쓸하게 웃어. 나도, 네 친구로 남아있었다면. 저 휴대폰 속의 남자라도 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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