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이다 내가 친구들에게 양성애자인걸 들키고 친구들은 하나 둘 날 떠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옆에 남아준 것은 노래 뿐이였고 노래는 내 인생에 전부가 되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힘들때 내가 어디 있든 어떤 상황에 있든 노래는 항상 내 옆에 있어주었다.
벚꽃 피는 봄이 와도 수시니 수능이니하는 고삼 교실은 적막하고 우울하기 짝이 없다. 대학 갈 돈도 없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 보잘 것 없는 나는 선생님 아웃 오브 안중. 어쩌면 내가 양성애자라는게 선생님들 까지 알게 되어서 날 멀리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이 개 같은 학교 빨리 졸업이나 하고싶다
학교에서 하는 거라곤 이어폰 꽂고 자는 것 뿐인데 정신적으로 뭐가 그렇게 힘든지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대충 깔아논 이불 위에 누었더니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버렸다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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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목소리가 들리길래 눈을 떠보니 검정머리에 쌍커풀이 짙고 코도 높고 또, 너무 아파보이게 마른 어떤 한 소년이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말해 줘도 모르잖아 그나저나 언제 까지 그렇게 있을래 빨리 일어나」
그 소년에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났다 머리가 멍하고 볼을 꼬집어 보니 아프지 않았다 아, 꿈이구나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학교 옥상이였고 그 소년은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있었다. 참 잘어울렸다 우리 학교 와이셔츠가 분홍색이라 잘 어울리는 남자를 보기 어려웠는데. 그 소년을 쳐다보다가 학생들이 있을까 싶어 운동장을 내려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운동장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세상이 멈추고 단 둘이만 있었던걸까
「밖 구경 그만하고 나랑 놀자 내가 여기서 널 얼마나 기다렸는줄 알아?」
「날 기다렸다고?」
「응 기다렸어 오래오래전부터」
그 소년은 날 오래 전 부터 기다려 왔다고 했다 날 알고 있었냐고 물었더니 그저 웃기만 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옥상에서 내려와 학교 한바퀴를 돌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그 소년은 나에게 줄곧 질문을 했고 감정이 격해져 내가 양성애자라는걸 말해버렸다 혹시 싫어할까 눈치를 살폈더니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면서 '힘들었겠네'라며 안아주었다. 그 하나 안아준게 뭐라고 눈물이 흘렀다. 그 소년은 날 더 꽉 안아 주었고 난 한참 그의 품안에서 한참을 울었다.
걷고 걷다가 우리집에 거의 다달았을 때 그 소년은 나의 머리에 손을 얹으면서
「힘들어 하지마 아프지도 말고 웃으면서 노래 해줘. 그거 하나 알려주러 왔어 」라고 말했다.
순간 누군가 아무말도 하지 않아도 난 지금이 그와 나의 시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아가는 것이 있다면 죽음이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처럼 우리도 자연스럽게 이별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언젠간 다시 만나겠지?」
「울지마 우리 곧 다시 만날꺼야, 백현아」
그는 내이름을 알고 있었다. 정녕 이게 꿈이라면 왜이렇게 생생할까 그저 그는 따뜻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봄에 자는 낮잠 처럼 그 소년은 따뜻했다. 꿈에서 깨고싶지 않았다. 이대로 눈을 감고 뜬다면 현실이라는 악몽을 다시 꾸긴 싫었다 그냥 그와 함께 있는게 현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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