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오세훈은 꼴통이었다. 오세훈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수군거리기에 급급했고, 오세훈은 또 그걸 즐기는 듯 사람들에게 인사해주었다. 그렇다고 그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지만. 여자애들은 얼굴을 붉히면 도망가기에 급했고, 남자애들에겐 인사를 잘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안녕, 김종인.”
“…어, 안녕.”
솔직히 내가 병신은 아니더라도 소심한 성격은 맞는 건 사실이었다. 그는 인사를 해주는 남자 아이들에서도 나는 첫 번째로 인사를 해주었다. 친하지도 않으면서 어디서 아는 척이야. 하고 사내라면 깡 있게 소리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내 인생 살아온 동안 이렇게 눈빛만으로도 기 빨리게 하는 놈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는 병신처럼 말을 머뭇거리며 인사를 받아준다.
“초콜릿.”
“어…?”
맛있겠네. 문득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나도 모르게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아? 하고 입을 벌렸다. 그러자 그는 손가락으로 내 뺨을 슥 훑더니 자기 입 안으로 넣어버린다. 헉, 시발. 말문이 막혀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오세훈을 쳐다보았다. 그는 입맛을 쩝쩝 다시는 시늉까지 하며 내게 웃어보였다.
“종인이 맛있다.”
헐 시발. 나도 모르게 욕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오세훈은 항상 혼자 다녔다. 모든 여자애들이 그를 보기 위해 쉬는 시간만 되면 우리 반 뒷문을 서성이고 고백도 간간히 받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노는 무리들도 그런 오세훈과 친해지고 싶어 옆구리를 찔러대고 있었다. 그러나 오세훈은 항상 이를 드러내지 않고 아이들을 어루듯 난 혼자가 좋아. 하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나와는 꼬박꼬박 인사를 빼먹지 않았다. 아침에 반에 들어서며 안녕, 김종인. 하교 할 때 잘 가, 김종인. 그리고 분단별이나 짝에게 물어 보라는 일이 생기면 꼭 건너편에 있는 나에게 찾아와 번거롭게 일을 버렸다. 근데 나란 병신은 또 말을 더듬거나 머뭇거리면서도 일일이 설명을 해주고 인사를 받아주었다. 김종인 병신.
“초콜릿.”
“……어?”
“욕 했데요.”
“아….”
아침에 욕한 것이 존나 한이 됐는지 뭔지 하루 종일 눈이 마주치면 저 말을 해왔다. 아 진짜 나한테 왜 이러세요. 묻고 싶은 마음에 입을 열었지만 조용히 하라는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한숨을 쉬고 오세훈을 다시금 봤을 땐 뭐가 좋은지 기분 좋은 미소를 걸치고 있었다. 저 새끼 혹시 게이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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