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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breath   

-LOM( 엘오엠 )   

   

   

   

   

   

   

   

   

   

   

   

#1   

   

내게 외로움은 아주 오래된 고질병이다 나는 날때부터 가족이 없었으며 학창시절엔 친구들도 사귀고 성인이되서는 여자친구도 사귀어 봤지만 그것이 내 근본적인 외로움을 채워주진 않았다    

   

나는 아직 사랑이 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무기력 하다 이제 취업도 해야되고 남들처럼 진지하게 연애도 해보고 해야하는데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혼자 사는 자취방엔 항상 쓰레기들과 옷가지들이 널려있고 이젠 악취도 나는 것 같다 검은 커튼 사이로는 늦은 아침을 알리는 햇살이 커튼이 펄럭일때마다 봄바람과 함께 세어 들어온다   

   

일단은 무작정 일어나서 화장실에 들어섰다 거울앞엔 덥수룩한 머리에 거칠한 수염이 나있는 젊은 청년이 서있다 우선 물로 대충 세수를 한 후에 면도를 한다 그리고 물 한목음을 마시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캄캄한 방에 거튼을 칠 생각도 불을 켤 생각도 하지 않은채 티비를 켠다 정적속에 티비소리 만이 새어나온다 티비엔 중년의 연예인이 토크쇼 주인공으로 나왔다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의 이야기들을 계속 나에게 들려준다 티비를 켜논채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티비속 사람들은 끊임 없이 웃으면서 서로 떠들고 있다 멍하니 티비를 응시하다가 컵라면을 한 젓가락 집어먹는다 내겐 너무도 익숙한 조미료 맛이 입안 가득 채워진다 그리고 티비속 억지 웃음을 따라 나도 웃는다 한참 밝은 분위기로 토크쇼가 진행되다가 갑자기 진지한 분위기로 바뀐다 중년의 연예인이 속에 있던 얘기들을 털어놓고 눈물을 흘린다 사회자와 방청객들의 탄식소리가 들린다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토크쇼. 티비속에 중년의 연예인에게 사회자가 질문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년의 연예인은 대답한다 제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을을 위해서요    

   

사랑은 제 삶의 원동력이죠   

   

   

   

   

   

   

   

   

   

   

   

   

티비를 끄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어느덧 시계를 보니 3시가 다 되간다 그제서야 커튼을 친다 눈이 부시다 바닥에 널부러진 옷가지들 중 아무거나 대충걸쳐 입고 밖을 나선다 아직 찬 봄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춥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음을 재촉한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카페로 향한다 오늘부터 아르바이트 하는 첫 날이기 때문에 늦을 수는 없다 딸랑 거리며 카페 문이 열린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저 오늘부터 일하기로한.."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한테 얘기 들었어요 저는 여기 직원이고요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꺼에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나보다 한뼘정도 큰 키에 내 또래로 보이는 순진한 얼굴을 한 남자가 밝은 얼굴로 맞아준다 큰 프렌차이즈 카페이다 보니 직원도 뽑는다고 들었다 잠시만 기다리라던 남자는 창고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더니 옷가지를 손에 들고 나왔다   

   

"이거 저희 카페 유니 폼이고요 2층에 staff only 라고 써져있는 곳에서 갈아입으시면 되요 바지는 제일 작은건데 혹시 크시면 말씀해주세요"   

"아.. 예 감사합니다"   

"일단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   

   

받아든 브라운계열의 셔츠와바지 그리고 앞치마와 모자를 들고 2층으로 향했다 staff only라고 써져있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좁은 공간에 작은 거울이 붙어있고 놉게 쌓여진 박스들이 오른쪽 구석에 자리하고 있고 왼쪽엔 작은 헹거가 세워져 있다 헹거엔 아까 그 남자의 옷으로 보이는 찢어진 청바지와 검은 자켓이 걸려있다 걸려져 있는 옷으로 보아 최근에 꽤 유행하고 있는 옷들로 보인다 헹거 밑 구석엔 워커도 놓여져있다 신발도 따로 챙겨오는걸 보니 스타일에 민감한 사람 같다 나도 입고온 후드와 바지를 벗고 그 남자의 옷 옆에 가지런히 걸어두었다 그리고 아까 받은 셔츠를 입고 바지를 입는다 다행이 바지는 딱 맞는다 그리고 연브라운의 앞치마를 둘러매고 같은새기 빵모자같은 어색한 모자를 머리에 씌운다 모자를 쓰니 안그래도 덥수룩한 앞머리가 시야를 가린다 이렇게 쓰는게 맞는건지...벽에 붙은 작은 거울로 대충 머리를 매만진 뒤 다시 카운터로 내려간다   

   

"아 오셨네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한참 손님을 맞이하고 있던 남자가 환한 미소로 기다리란 말을 하더니 다시 손님을 맞는다 나는 괜히 어색한 앞치마를 매만지며 남자 뒤에 선다 남자의 뒷모습과 남자가 맞이하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손님들은 대학초년생 으로 되보이는 예쁘장한 여자 두명이다 부끄러운 미소로 남자를 쳐다보는거 보니 남자를 꽤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계산을 마치고 진동벨을 남자가 건내며 잠시만 기다리시면 금방 나올꺼에요 라는 말을 하자 감사합니다 라며 눈웃음을 보이며 카페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것도 카운터가 잘보이는 자리로. 아마 남자를 계속 보기 위해서 인 것 같다    

   

"많이 기다리셨죠? 사장님께 인수인계 받으신걸로 알아서.. 거의 커피는 제가 만들테니까 당분간은 그냥 설거지나 청소나 재료 채우시는것만 하시면 될꺼에요 모르시는거 있으시면 저한테 물어보시면 되요"   

   

아까부터 생각한거지만 이 남자는 정말 친절하다 항상 미소로 사람을 맞이하고 다정한 말투는 사람을 기분좋게 한다 그리고 꽤 잘생긴 순진한 얼굴도 덤. 이게 성인이 되고 치열한 사회생활속에 몸에 베인 가식인지 사람자체가 착한건지는 아직 잘모르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사람과 일한다면 좋을 것 같다 남자는 머그컵 두개를 가져오더니 능숙하게 커피를 만든다    

   

"지금은 손님이 없을 시간이라서 쉬엄쉬엄해도 되요"   

   

남자는 금새 아메리카노 두잔을 만들더니 아까 그 여자 두명의 진동벨을 울린다 한 여자가 진동벨을 들고 오더니 빨개진 얼굴로 커피를 받아가며 작은 쪽지를 남자에게 건내주고 도망가듯이 친구가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남자는 멋쩍은 미소로 쪽지를 펴보더니 쪽지를 준 여자가 귀엽다는 듯이 피식 웃는다    

   

" 가끔 일하다보면 이런일도 일어나요"   

   

라며 남자는 나에게 그 쪽지를 보여준다 -너무 멋있으셔서 친해지고 싶어서요 생각있으면 연락주세염 010*******- 여자의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가득채워진 꼬깃꼬깃한 브라운 카페 티슈가 내손에 펼쳐져있다 저런 예쁜 여학생이 이런 쪽지를 준다면 나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것 같다   

   

"여자분 예쁘시던데 연락해보세요"   

"아니에요 예쁘긴 한데..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눈이 높으신가봐요"   

"아니요 눈이 높진 않은데 전 스타일이 확고해서"    

   

역시 남자 둘이라 그런지 통성명도 안한 상태인데도 자연스럽게 여자얘기가 흘러나온다 자주 이런일이 있다고 하니 남자는 여자들이 꽤나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여자들이 먼저 번호를 줄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자세히 보니 얼굴도 작고 귀여운 얼굴이지만 어딘가 남자다움이 풍긴다 키도 크고 어깨도 넓다    

   

"아 그러고 보니 같이 일하게 될 사람인데 서로 이름도 모르네요 저는 백현이에요 변백현 여기 이름표 보이시죠?"   

   

남자는 가슴을펴고 오른쪽 가슴에 붙어있는 이름표를 가르킨다 금색 이름표엔 매니저 변백현이라고 쓰여있다    

   

"저는 경수에요 도경수"   

   

예쁘네요 이름.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또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경수씨 이름표는 아마 내일쯤 나올꺼에요 조금만 기다려요 음.. 경수씨 나이는 혹시 어떻게 되세요?"   

"저는 스물다섯이요"   

"스물 다섯이요? 저보다 한 살 형이네요? 전 저보다 한참 어리실줄 알았어요 동안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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