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총] 햄스터 큥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0119/ba656795e1e29c535c757fd95121480a.gif)
[백현총수] 햄스터 큥 (EX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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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아침, 큥이는 바스락거리며 아침부터 소란스럽게 밥통앞에 앉아있는 됴를 바라보았다. 톱밥 사이에 파묻은 몸뚱이를 바르작거리며 꺼내고 쪼르르 됴의 뒤로 다가간 큥은 산을 쌓을듯 높게 쌓여있는 해바라기씨에 눈을 껌뻑였다.
"됴, 이거 뭐야..?"
"니 아침."
"..너무 많은데?"
"너 요새 챗바퀴 주인이 사다줬다고 자꾸 저거 굴리느라 살빠졌어. 다 먹어야돼."
"..힝."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이글거리며 해바라기씨가 바닥이 보일때 까지 까대는 됴를 보며 큥이는 괜히 한켠에 쌓인 해바라기씨 껍질을 건드려댔다. 깔짝거리며 장난을 치던 큥이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생겼다. 킁, 숨 한번 내쉬었을 뿐인데 쌓인 해바라기씨 껍질이 화르륵 날리고, 가지런히 누워있던 큥이의 털도 뒤죽박죽으로 날렸다. 놀란 큥이 움찔, 하며 앞을 바라보자, 골든 리트리버 열이가 앞에서 꼬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안녕 큥아."
"으응, 안녕 열아. 잘잤어?"
"됴가 니 옆에서 자고있을 생각하니까 잠이 안오더라."
"병신새끼. 침 질질 흘리면서 잘만 자더만."
바닥을 보인 해바라기씨 마지막 하나를 까 옆에 놓은 됴가 앞발을 정리하며 크게 중얼거렸다. 입가에 묻은 해바라기씨의 잔해를 털어내며 됴는 코웃음 쳤다. 애써 무시하며 열이는 끈덕지게 꼬리를 흔들며 큥이와 시선을 마주했다. 커다란 열이가 조금은 무서운 큥이가 주춤하자, 됴는 때를 놓치지 않고 쪼르르 큥이의 옆에 가 앉았다. 됴 덕분에 조금 긴장이 사라진 큥이가 세수하듯 앞발로 얼굴을 쓸어내리자 눈을 꾹 감고 얼굴을 닦는게 귀여운지 열이는 헥헥, 혓바닥을 내밀며 꼬리를 휙휙 돌렸다.
".. 큥아, 아침은 먹었어?"
"무시하냐? 개새끼야. 무시해? 나 지금 햄스터라고 작다고 무시하냐?"
"왜들 그래.. 열아, 나 아침 이제 먹으려고. 됴가 나 아침 해바라기씨 저만큼이나 까줬어."
"그래? 저놈 침이 묻은 해바라기씨를 먹을거야? 까느라 침을 질질 묻힌 해바라기씨를? 응? 진짜?"
이때다 싶은 열이 잔뜩 됴를 헐뜯었다. 흥분한듯 콧김을 씩씩 내뿜으며 플라스틱 집 벽에다 코를 묻은 열이가 동요하는듯 침..? 하고 해바라기씨를 바라보는 큥이를 향해 작게 짖었다. 그꼴을 보고 가만히 있을 됴가 아닌지라, 눈을 이글이글 불태운 됴가 앞니를 으득, 갈았다.
"..듣자듣자하니까 저 개놈이."
"...침?"
"아니야, 큥아. 가서 아침먹어-"
"으응."
"안돼, 큥아. 그거 먹으면 이놈 침이-"
해사하게 웃으며 해바라기씨 쪽으로 큥이를 슬쩍 민 됴가 플라스틱벽에 가로막힌게 아쉽다는듯 작고 촘촘하게 나있는 구멍을 까드득 이로 물어뜯었다. 그러고는 저를 내려다보고있는 커다란 개 열이가 하나도 무섭지 않은지 낮게 으르렁댔다.
"내 침은 니 턱에 흐르는 침보다 깨끗하고, 나는 애초에 침 안묻히고 잘 까거든? 누굴 너같은 침흘리개로 아나. 오붓한 아침시간 방해하지말고 개껌이나 쳐먹어, 이새끼야."
"한입거리도 안되는게, 자꾸 까분다?"
-열아, 이리온.
"아, 또 부르네 시발. 너 좀 있다 보자, 됴꼬마."
"안무섭다, 덩치만 큰 개새끼가 허세는."
주인의 부름에 투덜거리며 달려가는 금빛 털덩어리를 보던 됴는 제가 까준 해바라기씨를 오독오독 맛있게도 집어먹는 큥이에게 다가갔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오물거리는 큥이가 귀여워 죽겠다. 됴는 새벽일찍 일어나 주인이 새 해바라기씨들로 갈아놓은 밥통을 껴안고 이아프게 깐 보람이 있는듯 아주 뿌듯한 얼굴로 곁을 지켰다.
"...됴됴."
"응?"
"너 안므거?"
"너 먹어."
"나 마나서 다 몸머거. 가치 먹쟈. 아해바."
입을 한가득 자신이 까준 먹이로 채우고 저를 생각 해주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아, 하라며 해바라기씨를 그 작은 손으로 들고 두발로 일어서서 넣어주려는 큥이 기특해 됴는 입을 벌렸다.
"아."
"마시써?"
"완전. 큥이가 줘서 더 맛나."
⊙♡⊙ , 행복한 얼굴로 웃는 됴를 본 큥이 양손가득 해바라기씨를 들고 일어섰다. 하나, 둘씩 집어넣어주다보니 많던 해바라기씨가 꽤나 줄어들었다. 너하나, 나하나 서로 집어넣어주며 사이좋게 아침식사를 끝낸 햄스터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앵무세 센이는 조용히 그네를 타고 앉아있다가 별안간 소릴 빽 질렀다.
"뭐에여, 둘이 합방했어여?!"
"뭐?!"
"..누가 누구랑 합방을 해?"
개껌을 뜯으며 공을 굴리던 열이가 그 소리에 놀라 파드득 뛰어오고 햇살에 나른하게 늘어져 누워 낮잠을 자던 고양이 수호가 잔뜩 예민한 얼굴로 거실에 들어섰다. 잔뜩 날이 선 두 인물의 등장에 머쓱해진 센이는 조용히 변명했다.
"아니, 다정해보여서.."
"센아, 그런건 합방해서 다정한게 아니라 착한 큥이가 조금 모자란 친구를 챙겨주는거야."
"형은 맨날 큥이 잡아먹을 생각 하면서 좋아하는척 하지마요."
"내가 언제 큥이 잡아먹는데. 개탕집에 팔리고싶냐? 닥쳐라?"
발톱을 세우며 열이의 등에 올라탄 수호가 복실한 털 속에 숨겨진 살을 할퀴었다. 아파서 컹컹 짖는 열이에게 다가온 주인이 수호와 열이를 떼어놓으려 안간힘을 쓰는동안, 졸린 눈으로 구석에 앉아있던 갈색 코카스페니얼 카이가 터벅터벅 센이의 새장으로 다가가 높이 뛰더니 새장을 엎어버렸다. 놀란 센이가 문이 열린 틈새로 빠져나와 시끄럽게 짹짹거리며 천장을 빙글빙글 돌며 난동을 부리자 싸움을 말리다 수호에게 할퀴고 열이의 큰 발에 짖밟히던 주인이 경악의 소리를 질렀다. 난장판.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따로없는 거실의 모습에 됴는 코웃음치며 큥이가 먹여준덕에 배부르고 행복한 배를 깔고 보송보송한 톱밥위에 엎드렸다. 조용히 말썽을 일으킨 카이가 자신의 집쪽으로 다가오자, 경계의 눈빛을 하던 됴가 자고있는 큥이를 가르키며 카이에게 물었다.
“너 임마, 우리 집 엎으면 큥이 놀란다? 그것뿐인줄 알아? 큥이 다치면 어쩔거야. 큥이가 다쳤으면 좋겠어?”
“안 엎을건데요.”
“그럼 저리가, 임마.”
“큥이형 자는거 볼거에요. 형은 신경꺼요.”
무심히 중얼거린 카이가 햄스터집이 올려져있는 테이블 위로 올라갔다. 몸을 둥그렇게 말고 곤히 자고있는 큥이의 앞에 자리잡고 따라 엎드린 카이가 흐뭇한 표정으로 큥이를 바라보았다.
“개나 고양이나 앵무새나 하나같이 자기 분수도 모르고.”
“뭐 임마?”
“뭐 이새끼야?”
“나는 큥이랑 같은 종이지만 댁들은 뭐냐구요. 개가 햄스터랑 어떻게 살아. 고양이는, 새는?”
싸움을 멈추고 됴를 쳐다보는 형들의 눈길이 보통 매서운게 아니라, 센이는 조용히 티비위에 안착했고 카이는 스륵 눈을 감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겹다는듯 카이가 아예 등을 돌려 누우며 한숨쉬었다.
“큥이형 깨니까 그만 싸워요.”
카이의 일침에 일동 입을 다물었다. 그게 신기한듯 센이가 조심스레 날개를 펄럭이며 햄스터 집 위에 안착했다. 새근새근 잠든 큥이가 깨려는듯 조금씩 꿈틀거렸다. 거봐, 깨잖아. 그럴줄 알았다는듯 카이가 한숨을 쉬며 도로 엎드려 큥이의 앞에 자리를 잡았다. 쪼르르 큥이의 곁으로 간 됴가 뒤늦게 큥이의 등을 다독거려주었지만 이미 소음에 잠이 깬 큥이는 부스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의 이목이 잠에서 깬 큥이에게 향했지만 정작 본인은 잠에 취해 정신이 없는지 헤롱거리다 앞에 저를 쳐다보고 엎드린 카이를 보며 방긋 웃었다.
“카이야!'ㅅ'”
“미안해요, 시끄러웠지.”
“아니야, 많이 잤어. 카이야, 우리 놀면 안돼? 문열어줘. 응?”
“안돼요, 수호형이 형 노리고있어서.”
“이 개새끼들이 자꾸 날 걸고 넘어지네?”
“저거봐, 저런 험한 고양이랑은 마주치면 큰일나는거에요.”
“우응. 그래. 오늘은 집에 얌전히 있어야겠다.”
너무나도 쉽게 수긍하는 큥이를 보며 괜히 옆에 엎드려있던 열이의 뺨을 꼬리로 후려친 수호가 카이를 노려보았다. 그런 수호를 모른척하며 카이는 한쪽 벽면에 길게 나있는 구멍에 제 코를 가져다댔다. 좁은 틈 사이로 조금 코가 튀어나오자 신난 큥이가 도도도 뛰어가 카이의 코를 덥석 짚었다. 두발로 통통한 몸을 지탱하고 일어선 큥이가 헤실헤실 웃으며 촉촉한 카이의 콧망울에 얼굴을 비볐다. 'ω' 카이 좋아!
“저 복받은 새끼..”
“큐,큥아. 여기 나 있는데. 그 좁고 불편한 틈으로 만나는거 말고 서로 끌어안고 막 다 할수있는 내가 여기있는데..”
열이가 뾰루퉁하게 삐지든 말든, 됴가 서운함과 우울함에 챗바퀴 밑으로 기어들어가든 말든 둘만 사는 세상에 빠진 카이와 큥이는 몇십분을 그 작은 접촉에 의존해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햄스터 집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센이가 그 삐죽 날이 선 눈을 더 치켜뜨며 열이의 장난감 뼈다귀를 집어 카이의 머리위에 정확히 떨어트리기 전까진.
한바탕 제 2차전, 카이와 센이. 막내들의 전쟁이 치뤄지고 난 늦은 오후, 열이는 제 밥을 먹다말고 버럭 소릴 질러댔다. 컹컹! 짖는 소리에 주인이 시끄럽다며 공을 던졌지만 아랑곳않고 열이는 됴에게 시비를 걸었다.
“저 됴 저새끼 저거. 큥이꺼 뺏어먹지마 새꺄!”
“덩치만 큰 리트리버 주제에 뭐래. 까서 큥이 줄거거든?”
“싸으디뫄. 나 지굼 머코 이뜨니카.”
새로 해바라기씨가 밥통에 가득 차자, 됴는 또 쉴틈없이 해바라기씨를 깠다. 큥이가 우물우물 입안에 가득 찬 먹이를 먹고있는 도중에도 됴의 손에 들린 해바라기씨는 큥이의 입안으로 들어섰다. 터질듯 빵빵하게 집어넣어지자 큥이가 더이상 안들어간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까놓으면 주인이 치우는데.”
고민하던 됴가 이내 깐 해바라기씨들을 톱밥 밑에다 숨기고는 남은 해바라기씨를 제 입안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열이는 햄스터가 아니라 돼지새끼라며 잔뜩 됴를 헐뜯었다. 그러거나말거나 눈을 흘기던 됴는 얼른 제 입안에 해바라기씨를 저장했다. 그네를 타며 노래를 흥얼거리던 센이가 그 얼굴을 보고는 날개를 퍼덕였다. 소란스레 퍼덕이는 날개를 못마땅하게 보던 수호는 그저 쇼파에 나른하게 기대 누워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먹이를 씹는 큥이를 바라보고있었다.
“나 졸려..”
“조려? 이르와, 자자. 내가 나믄거 숨겨노코 자께 먼저 자.”
먹이를 먹다말고 졸리다며 털썩 드러눕는 큥이를 데리고 구석진 잠자리로 간 됴는 커다래진 볼이 귀여운듯 앞발로 쓰다듬었다. 싫지 않은듯 가만히 있던 큥이가 헤실 웃으며 눈을 감자, 잠들때까지 쓰다듬던 됴가 조심스레 앞발을 떼어내고는 쪼르르 벽으로 다가가 속삭였다.
“큥이 잡니다.”
“오케이.”
“이제 쉿. 잘자라.”
“잘자.”
“잘자요.”
“안녕히 주무세요, 다들.”
아직 잠이 오진 않았지만 잠이 많은 큥이를 위해 초저녁부터 숨죽이던 아이들은 큥이가 잠들자, 낮엔 그렇게 의견조율이 되지않아 티격태격 싸우던 모습은 어디갔는지 하나같이 쉿- 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미리 저녁 인사를 하면서. 자리로 돌아가 열이는 개집 안으로, 수호는 선반에 자리잡은 자신의 쿠션집으로, 센이는 새장안의 나무집 안으로, 카이는 주인의 침대옆에 자리잡은 자신의 개집으로 들어섰다. 다들 가는것을 확인한 됴가 빵빵해서 버거운 해바라기씨들 반을 숨겨놓고 한결 가벼워진 뺨으로 새근새근 자고있는 큥이의 옆에 자리잡았다. 이러니 저리니 떠들어도 결국 큥이의 가장 가까이, 오래 있는것은 자신일테다. 됴는 의기양양한 웃음을 띄며 고개를 비스듬히 기대 자는 큥이의 모습을 구경했다. 내일 날이 밝으면 또 큥이를 가지고 저들끼리 피터지게 싸울 가족들이 안쓰러웠다. 부질없는 사랑과 질투라니. 모두 자신의 것이 될 터였는데 말이다.
“잘자, 큥아.”
인사하며 됴는 새벽일찍 일어나 톱밥을 정리해야겠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내꿈꿔, 큥아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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