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요. 갑자기 놀랐죠? 가기 전에 편지 간단하게 쓰고 가요. 아침은 먹고 나간거죠? 나가서 굶으면 안되니까 도시락 싸가지고 가라 해도 말도 안듣고.. 사먹는 음식은 몸에 안좋아요. 집에서 꼭 먹고 가요. 마지막 편진데 잔소리만 늘어놓네요, 이럼안되는데. 오늘 정오엔 우리 처음 만난 대학로에 갔다왔어요. 처음 만났을 때 서로 존댓말하면서 지내다 연애하고 나서도 계속 존댓말 했잖아요 우리. 지금도 그러네요 동갑인데 말이에요. 그래도 난 존댓말 하는거 좋았는데. 우린 흔히 말하는 존댓말 커플이었어요. 그러고보니까 우린 한번도 이름을 편하게 불러본 적이 없네요. 항상 박찬열씨. 당신은 변백현씨. 참 불편하게도 불렀어요 서로. 지금 생각하니깐 참 웃겼기도 했을꺼에요. 그렇죠? 시간이 촉박한 것 같아요. 연필 잡기가 힘들어져요. 찬열씨. 내가 해주고 싶었던 일은 엄청 많았는데 반도 못해주고 가는 것 같아요. 남부럽지 않은 애인이 되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만 크네요. 미안해요. 꼭 내 입을 통해서 말해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글로 적어 보내어 또 미안해요. 당신도 평범한 길거리 데이트 해보고 싶었을텐데 내가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부족한 나 항상 사랑해줘서 너무 고맙구요. 마지막까지 날 버리지 않아줘서 또 고마워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몸이 안따라주네요. 당신이 집에 오면 놀라겠죠? 눈물 젖은 편지와 함께 누워있는 모습이 좋지는 않을꺼에요. 찬열씨. 살면서 당신을 만난건 행운이었어요. 사는동안 내가 살아 숨쉰다는걸 느끼게 해줬어요, 당신이. 나 없다고 울고 그러지 말아요. 웃어줘요:) 찬열씨. 마지막으로 찬열이라 불러도 이해해줄꺼죠? 찬열아. 박찬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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