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아가, 이제 오빠 안싫어요?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4/0/b40d1aa6e7c105c170a7938acf86f65c.jpg)
1. 나징은 갓 스물인 평범한 학생이야. 외모도 그렇게 뛰어나게 예쁜것도 아니고 오밀조밀 하기는 하지만 대놓고 나 귀여워!하는 그런 스타일도 아닌지라 인기도 없고.
그런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은 메이크업이었는데, 내 얼굴에 가면씌우듯이 다른 사람들 꾸며주는게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아는 언니 추천으로 낙하산처럼 배우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자리에 턱하니 앉았고 내가 처음 맡은 남자배우가 바로 한창 뜨고 있는 영화배우 박찬열이었어.
2. 박찬열은 키가 프로필상으로 184인데 내가 촬영할때나 평소에나 근처에 가서 서보면 187은 족히 되는것 같아. 내가 160이 간신히 넘으니까 키차이가 꽤 많이 났거든.
박찬열은 바람둥이처럼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여자관계가 꽤 깨끗한 배우에 속했는데, 그탓인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엄청 잘했어. 예를들어 나라던가 나라던가 나.
나는 메이크업쪽에서든 코디쪽에서든 막내라서 여러가지 일은 다 도와주는데 박찬열은 항상 그럴때마다 내가 해야할 일을 도와주곤 했어.
그탓에 조금 더 미운털이 박히긴 했지만 그때까진 ㅇㅇ씨, 왜 ㅇㅇ씨가 이런거 다해. 내가 혼내줄까요? 다정하게 말해오는 박찬열이 좋아서 그냥 즐기고 있었지.
3. 일은 촬영이 중반으로 무르익을때 쯤 발생했어. 나는 박찬열과 썸아닌 썸을 타면서 그냥 서로서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었는데 박찬열 상대 여배우가
박찬열이 마음에 들었는지 촬영 중간에 대놓고 고백을 해버린거야. 나는 아, 이렇게 박찬열이 가는구나. 하고 관음하고 있는데 박찬열이 나를 슬쩍 돌아보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연애는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중하게 사과를 하더라고. 왠지 이해가 안갔지만 그렇게 일단 마무리가 되었는데 후에 왜 사귀지 않았냐고
물어봤을때
" 너 좋아서요. "
" ...네? "
"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잖아요. 너 좋아서 거절했다고. "
평소처럼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고백아닌 고백을 해버린 박찬열 때문에 모든것은 꼬이기 시작했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 박찬열을 말릴 수는 없었는지 박찬열은 그 뒤로 나를 자신의 아가, 애기 등 오그라드는 호칭으로 부르며 마치 내가 자신의 여자친구라도
되는 것 마냥 나를 대했고 나는 점점 왕따가 되어갔어.
메이크업을 해주다가도 입술을 들이대며 장난을 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주변 사람들이 봐버리니 일이 작아질레야 작아질 수가 없던거지.
그리고 결국은 그 소식은 박찬열의 상대 배우에게까지 들어갔는데 그 배우는 꽤나 힘이 있던 사람이라 그 여자의 몇마디로 나는 바로 박찬열을 멀리할 수 밖에 없었어.
무슨 소리를 했는지 바로 박찬열에서 도경수로 배우가 바뀌더니만 박찬열도 나를 은근히 외면하는 것 같더라고.
아. 결론은 이렇구나. 괜히 씁쓸해서 나는 괜히 더 박찬열을 모르는 척 했어.
4. 촬영은 막바지로 흘러가고 감정은 절정으로 끌어가고, 나는 점점 박찬열과 멀어지고 도경수와 그저그런 관계를 유지하며 재미없게 살고 있었어.
박찬열은 피하는 나를 느꼈는지 말을 걸까 고민하다가도 조용히 뒤돌아 가버리곤 했어. 물론 상대 배우와는 연기 외에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게 되었고.
나는 어짜피 기대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박찬열에게 외면당하는게 어색해서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어.
어느날, 야외촬영이라며 강원도에 있는 리조트로 다같이 촬영을 가게 되었는데 실상 그것은 거의 휴식이라고 봐도 무방했어.
나는 그사이 조금 친해진 도경수의 코디와 함께 방을 사용하며 일이나 열심히 하자, 일이나 그냥 했지.
도경수는 촬영분량이 그닥 많지 않아서 몇씬을 촬영하더니 너희도 쉬어!라며 쉬러 제 방으로 들어갔고, 할일이 없었던 나는 오랜만에
박찬열네 코디들의 일을 도와주며 예전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핸드폰이 울리고 다같이 회식이라는 문자가 돌고, 나도 가도 되냐는 문자에 너도 꼭 오라는 답장. 아, 가야지. 혼자 생각하며 걸음을 옮길때.
" ..아, 안녕하세요. "
" ...응. 오랜만이예요. "
어딘가 헬쓱해보이는 박찬열을 만났어. 왠지 그게 나때문인것 같아서 미안함이 울컥 올라왔지만 괜한 생각인듯 싶어 바로 접었어.
회식한다는데 안가세요? 자연스러운 척 물으니 어색한 웃음과 함께 아. 가야죠. 대답을 하더라. 저는 경수씨 차 타고 가기로 했어요, 조심해서 오세요.
억지로 웃으며 말하니 박찬열의 표정이 슥 굳었어. 왜그런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자 박찬열이 결심한듯 눈을 한번 크게 깜빡이더니 내 손목을 잡아 이끌며
" 경수한테는 내가 말할게. 내차타고 같이가요. "
" ...네? "
" ...아가랑 얘기하는거, 오랜만이잖아. 한번만 같이 가요. 응? "
큰 눈을 더 크게 뜨곤 애절하게 말하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 알겠다며 이끌림에 그대로 따라갔어.
사실 오랜만에 듣는 아가라는 소리. 예전엔 오그라들었는데 왠지 헤어진 남자친구가 다시 날 사랑해준다고 고백하는 기분이랄까? 조금 과한 생각이지만
설레는 기분이 들어 아무 생각도 안났어. 그런데 차에 타고 가는데 박찬열이 자꾸 내 눈치만 보는거야. 왜 그러지. 신경이 쓰이는데 말은 안걸고
그렇다고 내가 할 말도 없고 해서 정적속에서 우리는 움직였지.
박찬열은 자꾸만 내쪽을 보며 낑낑댔어. 도경수의 문자에 답장하는 나를 보고도 낑낑. 핸드폰을 만지다가 자신을 쳐다보는 나에 또 낑낑.
뭐 그렇게 걸리는게 많은지 답지않게 긴장해서는 낑낑거리는 모습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조금 귀엽긴 하더라.
결국 나는 답답해서 왜 그렇게 눈치를 보냐며 물으니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나오더라고.
" 이젠 아가 나 안불편해요? "
" ....네? "
" ..아니, 아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아닌건가. ㅇㅇ씨는, 나 이제 좀 편해졌어요? "
이게 뭔 시나락까먹는 소리야. 뜬금없는 말에 불편한적은 없다며 어이없는듯 웃으니 놀라는 박찬열의 모습이야. 뭐지?
" 경수한테 간거, 나 불편해서 옮긴거라던데. "
" 누가요? "
" 정수정씨요. 그래서 난 아가...아니, ㅇㅇ씨가 나 많이 부담스러웠구나 생각했지. "
" ...아닌데. "
역시 그 여자배우가 한 짓이었어. 전혀 그런적 없다. 솔직히 왕따비슷하게 당한건 맞지만 찬열씨덕에 재미있게 일했다. 허심탄회하게 말하니 박찬열이 헛웃음을 푹 뱉더니
갓길로 차를 대 멈추더라고. 왜그래요?하니 슬며시 내쪽을 보고 박찬열이 웃으면서 하는말.
" 그러면 아가. "
" ...네. "
" 아가는 오빠 안싫어요? "
" 당연하죠! "
" 그럼 좋아요? "
" ....네? "
" 나는. "
" .. "
" 지금 너무 좋은데. "
아마도 그 다음엔 나는 좋다고 말했던것 같아. 왜냐하면, 그 다음 있었던 일이 꽤나 격정적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거든.
*
잠깐뜨고사라지겠지만초록글감사요~
+)
헐???처럭글첫페이지ㅣ처음해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좋다 감사해여 요로분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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