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 한번도 너를 싫어해본적 없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9/a/e9a5fbff7d0029ffe359172b1d0c02e6.jpg)
1. 나는 열여덟살 고등학생이야. 작년까지는 졸업까지 남녀 분반이라는 엄벌로 여기가 여고인지, 남고인지 모르는 채로 지내왔는데 새로 온 교장 선생님께서 합반을 하자는
의견을 말씀하셔서 올해부터 합반을 하게 되었어. 나와 같은 반이 된 남자애들 중에는 꽤나 여자 울렸겠구나 싶을 정도로 잘생긴 녀석들이 몇 있었는데 그 남자애들 중에는
오세훈도 포함되어 있었어. 말을 걸면 돌아오는 반응이 꽤나 무덤덤해서 말을 잘 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 초반에는. 나는 변백현 같은 대놓고 활발한 녀석들하고나 말하며
그냥 있는듯 없는듯 지내고 있었어. 합반해봤자 썸이니 뭐니 기대할 것도 없더라고. -친구가 그러는데 그건 예쁜 애들이나 생기는 일이라더라. 망할- 그런데 학기가 다 끝나갈
무렵, 여름이 되자 마자 자리를 바꾸자는 선생님의 의견에 따르자 돌아오는 것은 오세훈과 짝을 하라는 말이었어. 어짜피 별 생각 없던 중이라 그냥 알았다고 했지.
뭐, 무튼 그렇게 2주째 나는 오세훈과 짝을 하고 있어.
2. 오세훈은 생각보다 귀여운 놈이야. 처음에 인사를 걸었을때 대충 어. 하고 대답하길래 얘가 나도 좀 싫어하나보다 생각했는데 진짜 사소한 면에서 오세훈의 진 면모를
알 수 있더라고. 예를들어 내가 덥다고 부채질하다가 엎어져있으면 슬쩍 자기 부채질 하는척 하면서 내쪽으로 바람을 불어준다거나, 체육하고 들어와서 목마르다며 칭얼대면
마시고 싶으면 마시던가, 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내쪽으로 제 얼음물을 건네준다거나 하는 사소한 챙김 말이야. 내가 예상하건데 오세훈은 사람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부끄러워
서 잘 다가가지 못하는 편에 속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나는 그런 오세훈이 조금씩 마음에 드는 것 같아.
3. 같이 앉게 된지도 어느덧 2주를 넘어 3주를 바라보고 있어. 담임 선생님은 다행이도 남은 학기동안 자리를 바꾸실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왠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더라.
나는 오세훈과 점점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다른 남자애들과 장난치는 정도의 친함은 아니지만 친구라고 불러도 될 정도는 된것 같아. 아. 그런데 하루는 생리가 터져서 생
리통에 낑낑대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어. 수업시간에도 엎드려 있거나 보건실에 누워 있는게 태반이고 내가 정신을 차리고 있는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
로 정신이 없었어. 나는 잠시 앉아 있다가도 힘들어서 양해를 구하고 보건실로 왔다갔다 거리고는 했는데, 그때 작은 사건이 터진거야. 내가 한국사 시간에 엎드려 있다가 고개
를 들었을때, 오세훈이 내 책에 필기를 해주고 있길래 잘 쓰지도 못하는 글씨 예쁘게 쓴다고 고생했다며 마실거라도 사주겠다는 생각으로 힘든 몸을 이끌고 낑낑거리며 매점에
다녀왔는데, 내가 앉을 자리를 턱하니 어떤 여자애가 차지하고 있고 오세훈이 그 앞에서 진지한듯 얘기를 하다가 풋 웃으며 그 여자애의 볼을 툭 치곤 웃는거야. 그 모습이 너
무 다정해보여 괜스레 기분이 싱숭생숭 해진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고민하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나버렸어. 사실. 오세훈이 아닌 나한테 말이야.
나는 오세훈과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혼자 그 모습에 어떤 반응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내가 너무 우스워보이더라고. 그냥 생리통탓에 예민해진 거였을거야. 아마.
나는 그대로 반으로 들어가 오세훈에게 주려고 했던 음료수를 사물함에 쳐박아 두곤 어느새 나를 발견하고 사라진 여자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짜증 가득한 분위기를 풍기
며 내 자리로 가 앉았어. 오세훈은 평소처럼 한쪽팔로 제 턱을 괴곤 나를 지그시 쳐다보며 괜찮냐고 물었는데, 나는 그 물음따위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서랍을 뒤져 윤리교과
준비를 하며 애써 오세훈을 외면했어. 미안했지만 그래도 화가 꽤 났던 모양이지. 오세훈은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내가 아파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 했는지 슬쩍
내 팔을 잡으며 많이 아프면 선생님한테 보건실 가게 해달라고 얘기해주겠다며 말을 꺼냈어.
" 그걸 왜 니가해. "
" 너 아프잖아. "
" 언제부터 날 그렇게 챙겼다고 그래? 너 나 싫어하지 않았어? 그냥 신경끄고 니 할일이나 해. 짜증나니까. "
나는 화가 나면 나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못된 버릇이 있는데 그 버릇은 오늘도 또 도졌어. 오세훈은 상처받은 듯한 눈빛으로 나를 잠시 쳐다보다 자신의 쪽으로 몸을 틀으며
미안. 작게 사과하고 수업준비를 시작했어. 그 모습에 나는. 더 화가 났지. 니가 뭐가 미안해, 오세훈.
정말. 최악이야, ㅇㅇㅇ.
수업이 시작하고 나는 도저히 오세훈과 같은 자리에 있기가 싫어서 선생님께 보건실에 누워있겠다며 그냥 가서 쭉 누워 있었어. 수업이 거의 다 끝날때 쯤까지. 이제 수업이 끝
나려면 오분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쉬는시간을 포함한다고 해도 십오분 뒤면 오세훈의 옆에 가 다시 내 잘못으로 어색해진 상황을 맞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머리마저
지끈거렸어. 그런데,
" ㅇㅇ아. "
" ...어? "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그 앞에서 있던 것은 오세훈이었어. 수업도 끝나지 않았는데 왜 여기에 있는거지 라는 물음이 머릿속에서 피어나는데, 아까 했던 짓이 있
어서 그런지 쉬이 말을 꺼낼 수는 없더라. 그냥 가만히 앉아서 오세훈만 올려다 봤어. 오세훈은 이런 나를 잠시 뚫어져라 바라보다 무릎을 굽혀 내 눈높이를 맞추고 슬쩍 웃더
니 자신이 가져온 것을 내 옆에 슬쩍 내려놓으며 말했어.
" 선물. "
" ...이게 뭔데? "
" 초콜릿이랑 핫팩. 친척동생한테 물어봤는데 이런게 좋다고 하길래. "
" ... "
" 아픈건, 좀 괜찮아? "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하는 오세훈은 보이지도 않고 친척동생이라는 말이 내 머릿속을 울리자 왠지 허탈해져왔어. 나 지금 친척동생 보고 웃은 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게
반응했던 거야? ...어휴,. 진짜 멍청이. 괜히 민망해 고개만 푹 숙이고 웅얼웅얼, 응 괜찮아. 대답하니 오세훈이 슬쩍 내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더니
" 다행이네. 계속 아팠으면 아까처럼 못된 말만 했을 거 아니야. "
" ..미안. "
" 미안한건 알지? 나 아까 완전 상처받았어. "
" ...응. 진짜루 미안.. "
왠지 죄인이 되는 기분. 아니, 이미 죄인인가. 상처받았다는 모습이 진심처럼 느껴져서 고개만 푹푹 숙이고 입만 웅얼웅얼. 그러고 있으니 오세훈이 나한테 다시 말하더라.
" ㅇㅇ아. "
" 응.. "
" 고개 들어봐. "
" ... "
" 아까, 너가 한말 중에. "
" ...응. "
" 싫어하지 않았냐고, 그런 말 했잖아. "
" ...그랬..지. "
" ...한번도. 너 싫어한적 없어. 나는. "
" .... "
" 좋아했으면 좋아했지. 너를 왜 싫어해 내가. "
안그래? 슬며시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오세훈의 표정은 왠지 조금 상기되어 있었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나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상태고 오세훈은 이런 내 모습을 보며
푸하하 웃음을 터뜨리더니 잠시 입을 다물고 나를 바라보다, 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 딩동댕동'
" 이 말 하는 이유가 뭐겠어. "
' 딩동댕동'
" 너 안싫고 좋아. 많이. "
' 딩동댕동'
" 너랑, 연애하고 싶을 정도로. "
고백을 해왔어. 예쁘게 웃으면서.
보너스 4.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된 후 나는 제일 궁금했던 것을 풀기로 결심했는데. 그것은 오세훈이 아까 그 친척동생에게 이야기를 듣다가 볼을 건드린 이유였어.
내가 물음을 던지자 오세훈은 잠시 머뭇거리면서 나를 보다가, 슬쩍 내 눈을 피하며 대답했어.
" 아니, 걔가 허리가 많이 아플테니까 허리를 주물러주라는거야. 민망하게 그런걸 어떻게 해. "
귀는 새빨개져서는 말하는 폼이 웃겨 나중에 한번 해주던가. 태연한척 말하니 오세훈이 어..? 넋놓은듯 나를 보고 멍때렸어.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오세훈의 손등을 손가락
으로 슬쩍 훑으며, 나중에. 나중에 언젠가 한번은 해줘도 되잖아. 그치? 물었어. 오세훈은 끝까지 대답이 없었는데, 올려다본 오세훈은 무슨 생각중인지 얼굴이 새뻘개져선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더라.
귀엽긴.
| 작가세이! |
어제 처음으로 박찬열 글을 올렸는데 바로 초록글에 올라서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ㅠㅠ사랑해여...진짜 처음이라 부족한점도 많은데 좋다고 해주셔서 감사할뿐임.. 근데 초록글의 영광은 그걸로 끝인듯 싶어여. 이건 내가봐도 별루다..ㅎ..ㅎ.ㅎ.ㅎ..ㅎ.ㅎㅎ... 전편 봐주신분도 이번편봐주신분도 매우 사랑합니당. |
| 암호닉♥ |
" 너는 내 처음이야. 많이 고마워, 너한테. "
경수한테 사랑고백 받으세여 미카엘님~~제사랑도 받아 하튜하튜~~
" 하여튼. 예쁜짓만 한다니까, 널 누가 안예뻐해. "
두번째 암호닉 파파야님도 종인이의 애낌과 제사랑 받으세여 하튜하튜~~~ |
### 헐대박제가뭐라고초록글이죠?ㅠㅠㅠㅠ감사하고죄송하네여 이번은 빨리떨ㅇㅓ질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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