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열/징어] 잔소리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a/f/3af5f5110e019b1a6ed663d17c5f2329.gif)
"00아, 밥 먹었어?"
"먹었다니까, 그만 좀 물어봐."
"오빠가 여동생 걱정되서 그러는데. 싫어?"
"어, 싫으니까 하지마."
"그래, 알았어."
찬열이는 뭔가 씁쓸한듯이 웃어. 너징어는 그런 찬열이를 힐끔보고는 다시 TV로 시선을 돌려.
"00아, 있잖아,"
목소리가 계속 잠기는지 큼큼거리며 너징에게 말하는 찬열이야. 한창 사춘기인 너징에게 잔소리를 항상 달고사는 찬열이는 정말 귀찮고 짜증나는 존재지.
"또 왜,"
"오빠가, 유학가거든? 오빠 없어도, 잘 있고, 밥 잘 챙겨먹고,아프면 꼭 엄마 손잡고 병원가구, 사고 싶은거 있으면, 이걸로 사."
유학을 간다며 말하고는 너징에게 흰 봉투를 하나 건네는 찬열이야. 갑작스럽게 들려온 유학소식에 너징은 놀랐지만, 티내기가 싫어 퉁명스럽게 흰봉투를 받아.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해야할것 같아 고개를 들어 찬열이를 보는데, 어째 찬열이가 되게 야윈것같아. 그걸보고 지나챙기지. 라는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괜히 심통난 너징은 고맙다는 말도 생략하고 방에다가 흰봉투를 놓고는 거실로 나와 다시 TV에 시선을 고정시키지.
그리고 다음날, 찬열이는 아침일찍 가버린건지 달랑 식탁에 쪽지하나만 놓여있어.
'징어야, 이거 보면 바로 00병원으로 와라. 니 오빠 심각하다.'
찬열이가 심각하다는 말에 너징은 깜짝 놀라. 항상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던 찬열이기에 아픈줄도 몰랐던거야.
"분명히…유학이라고…그랬는데…"
너징은 벌벌떨리는 손으로 종대의 번호를 눌러.
"ㅈ…종대야…나 바이크 몰고…우리집으로…빨리…빨리와줘."
"왜그ㄹ…!"
종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는 핸드폰만 꼭 쥐며 너징은 종대를 기다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쾅쾅쾅- 이라는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종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지.
"000!! 문열어!"
너징은 자꾸 힘이 빠지는 다리에 힘을 겨우겨우 주고는 일어나서 문을 열어.
"000, 무슨일인데, 어?"
"빨리… 빨리 일단 00병원으로 가."
"무슨일인데 누구 다쳤어?"
"빨리가자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너징에 결국 종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바이크에 너징을 태워.
"최대한, 최대한 빨리가자. 제발…"
거의 울듯한 너징어의 목소리에 종대는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향해. 차들 사이로 잘도 지나가 엄청난 속도로 병원에 도착을 해.
너징은 바이크가 멈추기 무섭게 내리고는 뛰어들어가.
"박찬열…박찬열 어딨어요…?"
"00아… 여기다."
침울하게도 젖은 목소리가 너징의 귓가에 돌리고 너징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봐. 얼마나 울으셨던건지, 눈이 빨개진 너징의 아버지를 보며 불안감을 느껴.
"…오빠는요?"
"…찬열이는..하아..찬열이가 말이다.."
"……."
"찬열이… 죽었다…."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어…….
"어딨어요…박찬열 어딨어요…네? 아빠… 오늘 만우절 아니잖아…. 박찬열 어딨냐고!!!"
어제까지만 해도 너징에게 잔소리를 했던 찬열이 죽었다는 소식에 너징어는 정말 너징 자신이 미워.
오빠란소리…오빠란소리도 잘 못해줬는데… 생일축하도 못해줬는데… 한번도 다정하게 굴어준적없는데……. 왜 이렇게 가버려….
찬열은 그렇게 자신이 생일이 다가오는,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던 11월 말.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정신없이 장례를 마치고는 너징은 방으로 돌아와 어제 사고싶은거 사라며 쥐어주었던 흰봉투를 발견해.
울컥하는 마음에 흰 봉투를 집어들어 내용물을 꺼내보는데, 수표 10만원짜리 5장과, 작게 접힌 쪽지가 있어.
너징은 그 쪽지를 보고 결국 엉엉 눈물을 터뜨려.
'사랑하는 동생 00아, 오빠 잔소리 듣기 싫어했는데. 이제 곧 안듣게 되서 좋겠다,
오빠는 네가 싫어하는거 하기 싫은데.. 너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 그랬던것 같아. 짜증나게 해서 미안해.
오빠 잔소리 없다고 살뺀다고 밥 거르지말구, 놀지만 말고 공부도 좀 하구, 건강하구, 요즘 날씨 춥고 건조하니까 로션 바르고,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
.
.
…그리고 멋진 남자친구도 한명 사귀구.
사랑해, 내 동생.'
너징의 눈앞에는. 눈물로 얼룩져 초점이 사라진 눈앞에는, 그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는 찬열이 보여.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자신의 앞에서 웃음짓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항상 내가 깊게 잠든 뒤에야 아픔을 드러냈다던 박찬열은, 죽기 직전까지 날 걱정했다던 박찬열은 그렇게 사라졌다.
신이 나에게 1초만, 아니, 하루만 시간을 돌려준다면, 난 이렇게 박찬열에게 말하고 싶다.
…박찬열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 …사랑해.
-
아 그냥 아련한 걸 써보고싶었을뿐이에요 난.....난...그저 아련한게 끌려서...그냥, 착한 오빠 찬열이가 너무 쓰고 싶어서.
미안해요ㅠㅠㅠㅠ 나 그냥 이렇게 써보고싶었어ㅠㅠㅠㅠㅠ 으어엉어어어엉엉 차녀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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