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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Lighter 전체글 (정상)ll조회 1243l 4












원래 그렇게 생각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는데. 요근래 나는 넋을 놓는 시간이 많아졌다. 차마 말하지 못할 꿈을 꾸는 횟수도 늘어난 것 같고. 눈을 감으면 그 애를 생각했다. 그 애를 생각하면 아랫배가 저릿해졌다. 좋아해. 하루의 절반을 넘게 더 그 애를 생각했고 나와 마주한 사람들의 낯짝에 그 애의 얼굴을 대입시키는 일도 허다했다. 결국엔 네가 나와 입을 맞추면 어떨지를 고민하다가 그 때 짓는 표정 하나, 그것만 상상해도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어느 누구한테 말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질 않을 것 같아서. 




"옹성우는 어때?"




어차피 너도 안 믿어줄거니까. 그 주변만 뱅뱅 맴도는 거지. 주인 없이는 하루도 못 살고 죽는 강아지. 쓸모없다 버려도 그 발치에서 계속해서 주인만 생각하는 개. 개새끼. 개새끼마냥. 언젠가, 그러다보면 네가 나를 좀 알아줄까 하면서 말이야.




"괜찮아요. 알고 보니까 진짜 괜찮은 애더라고요."




나를 향하는 눈길들에 가만히 어깨를 으쓱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순식간에 나와 눈을 맞춘 이야기의 당사자인 옹성우는 이제야 출근을 하는 모양이었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내게 먼저 인사를 하는 그의 모습은 그럭저럭 우리 사이가 원만하다는 걸 보여주는 듯했다. 그리고 그런 나와 옹성우를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이 좋았다.




"이러다가 둘이 서로 좋아하는 거 아냐?"




놀리기 위한 말투로 말을 꺼낸 과장은 그대로 내 등을 한 번 툭 쳤다. 어차피 둘이 나이차도 얼마 안 나기도 하고, 입사 시기도 비슷하잖아. 사수랑 부사수랑 정분 터는 거야 원래 있는 일이니까. 안그래? 과장은 워낙에 가벼운 사람이었다. 사내에서 커플 하나쯤은 나와줘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제일 많이 꺼내기도 했고 원래 그런 종류의 사람이라는 건 모두가 알았다. 그래서 멀찍이서 우리들의 얘기를 다 듣고 있음에도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는 옹성우도 그 말들을 가벼이 여겼을 것이다. 전혀 괜찮지 않은 얼굴을 하고선 괜찮다고 넘어가는 게 그의 특기라면 특기였으니.




"안 그래도 제가 좋아한다고 고백했어요."




내 몫으로 둔 아메리카노가 식어 있었다. 커피는 뜨겁든지, 차갑든지 둘 중 하나여야 맛이 나는 법이었는데. 이런 게 넌 뭐가 좋다고 마시는지. 말이 미처 다 끝나기 전에 난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커피를 그대로 옹성우에게 쥐어주었다. 반쯤 얼이 빠져서 있는 그의 손가락이 살짝 나와 맞닿자 유난히 차가운 느낌이 와닿았다. 그거 너 마셔. 난 식어서 맛도 나지 않는 커피를 넌 좋아하잖아. 내가 말하기가 무섭게 회사 분위기가 정적이었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해졌고 그 사이엔 정이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너 좋아해. 성우야."




그 때 보았던 네 얼굴은, 내 생각보다 좋았다. 매일 밤, 내 꿈속에서 키스에 숨이 막혀 울먹거리느라 빨갛게 달아오른 귓볼보다 더 사랑스러웠다. 목이 졸려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얼굴 하난 죽어도 잊지 못하겠더라.















FXXK MY LIFE










F




옹성우는 인턴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직원이 된 케이스였다. 내가 비록 그의 사수로 있긴 배정받긴 했지만 나와 그가 입사한 시기는 비슷했다. 오히려 인턴을 했던 그의 경력까지 합하면 그가 내 사수를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일을 잘했다. 유난히 좀 빨리 외우고 익히는 듯했다.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들어온 내가 가끔씩 업무일지를 헷갈려 하면 그걸 알려주는 것도 그였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옹성우에게 자격지심이 생겼다. 물론 내가 그에게 별 같지도 않은 감정을 가진 것이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 모든 건 빌어먹을 내 거지같은 성격 때문이었다. 고작 그보다 내가 나은 걸 하나 꼽자면 외국어 하나인데 무역회사였던 전 직장에 비해서 이번 회사에서는 외국어를 쓸 일이 없다는 게 애석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내가 옹성우보다 나은 점이 없는 것 같았다.




"성우 선배 어때요?"




그리고 자꾸만 나에게 옹성우에 대해 묻는 정이가 미웠다. 정이는 이번달에 입사한 막내였다. 눈이 동그랗게 생겨서 여자치곤 키가 큰 편인 나에게 무언갈 물어볼 때면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 보는 게 예뻤다. 하루 종일 쉴 새도 없이 움직이는 입술은 고작 입사한 지 한 달도 안된 정이가 회사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막내가 된 비결이기도 했다. 워낙에 생겨먹은 성격이 모난 나도 유독 정이만은 좋아했다. 밖에서는 언니라고 불러도 되냐며 날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 아기새 같아서 거절도 못했다. 그런 정이가 옹성우가 입사한 이래로 많이 하는 말은 그에 관한 것들이었다.




"성우 선배는 커피도 꼭 식혀서 마신대요. 뜨거운 건 너무 뜨거워서 싫고, 차가운 건 차가워서 싫다고."




특이하죠. 샐쭉하니 웃을 때 접히는 볼살이 귀여웠다. 정이의 말을 가만히 있다가 보면 옹성우는 하나도 잘난 점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커피 하나도 까다롭게 마시는 그가 뭐가 좋다는 건지. 정작 내 부사수였지만 업무 외에는 말 한 번 섞지 않은 나보다 정이는 옹성우에 대해 잘 알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도, 퇴근하다가 같이 만나서 가는 길에서도. 옹성우는 옆에 있지도 않았는데 정이는 항상 옹성우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난 그게 퍽 싫었다.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은 나에게 싫어하는 목록이 늘어나는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좀처럼 정이가 옹성우에 대해서 묻는 말이 많아진다는 건, 여간 불안한 게 아니었다.




아, 기억이 났다. 그 날. 그 때. 몇 시, 몇 분, 몇 초였는지까지 다. 난 다 기억이 났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만 주구장창 달고 살고, 싫어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람 뒤만 졸졸 눈으로 쫓는 나는 무엇하나 잊질 않았다. 그러기도 그러는 게,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한데 섞여서 모여있는데 잊혀진다는 게 더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있던 이브날. 야근에 다 쩌들어 있는데 정이만 유난히 들떠 있었다. 옹성우와 단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웃을 때마다 말려올라가는 볼이 그날따라 빨개졌다. 불그스름한 얼굴에 생기가 더해졌고 옹성우의 고개짓 한 번에 정이는 웃었다. 나는 그렇게나 보기가 어려운 얼굴을 옹성우는 고개 끄덕임 하나에 만들어냈다.




"저, 성우 선배랑 뮤지컬 보기로 했어요."




다 선배가 도와준 덕분이에요. 이러려고 한 게 아니었다. 내가 정이에게 건넨 뮤지컬 티켓은 오로지 나와 정이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날짜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사이트를 뒤지고 뒤졌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먼저 티켓을 건네주고 그녀가 나와 같이 보자고 말을 하길 기다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먼저 나와 보자고 할 걸. 왜 바보같이 티켓만 다 건네줘서. 정이는 웃는 게 예뻤다. 그리고 그 때의 정이의 얼굴은 비할데 없이 행복해보였다. 순간 정이와 옹성우를 번갈아 본 난 내가 정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때야 알았다. 다 뺏기고 나니까 알았다.




모든 덕을 내게로 돌리는 정이는 틀렸다. 난 그녀의 말처럼 착하지도, 좋은 마음을 베풀려고 한 바도 아니었다. 지독히도 그녀를 좋아했고 옹성우를 싫어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은 군상 중 하나였다면 그녀가 그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옹성우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괜한 초조함에 입술을 물어뜯다가 정이를 한 번 보고 겨우 웃고 있으면 금세 날 따라오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래. 적어도 그녀가 좋아하는 그는. 




[워너원/옹성우] FML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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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는 인턴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직원이 된 케이스였다. 내가 비록 그의 사수로 있긴 배정받긴 했지만 나와 그가 입사한 시기는 비슷했다. 오히려 인턴을 했던 그의 경력까지 합하면 그가 내 사수를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일을 잘했다. 유난히 좀 빨리 외우고 익히는 듯했다.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들어온 내가 가끔씩 업무일지를 헷갈려 하면 그걸 알려주는 것도 그였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옹성우에게 자격지심이 생겼다. 물론 내가 그에게 별 같지도 않은 감정을 가진 것이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 모든 건 빌어먹을 내 거지같은 성격 때문이었다. 고작 그보다 내가 나은 걸 하나 꼽자면 외국어 하나인데 무역회사였던 전 직장에 비해서 이번 회사에서는 외국어를 쓸 일이 없다는 게 애석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내가 옹성우보다 나은 점이 없는 것 같았다.




"성우 선배 어때요?"




그리고 자꾸만 나에게 옹성우에 대해 묻는 정이가 미웠다. 정이는 이번달에 입사한 막내였다. 눈이 동그랗게 생겨서 여자치곤 키가 큰 편인 나에게 무언갈 물어볼 때면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 보는 게 예뻤다. 하루 종일 쉴 새도 없이 움직이는 입술은 고작 입사한 지 한 달도 안된 정이가 회사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막내가 된 비결이기도 했다. 워낙에 생겨먹은 성격이 모난 나도 유독 정이만은 좋아했다. 밖에서는 언니라고 불러도 되냐며 날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 아기새 같아서 거절도 못했다. 그런 정이가 옹성우가 입사한 이래로 많이 하는 말은 그에 관한 것들이었다.




"성우 선배는 커피도 꼭 식혀서 마신대요. 뜨거운 건 너무 뜨거워서 싫고, 차가운 건 차가워서 싫다고."




특이하죠. 샐쭉하니 웃을 때 접히는 볼살이 귀여웠다. 정이의 말을 가만히 있다가 보면 옹성우는 하나도 잘난 점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커피 하나도 까다롭게 마시는 그가 뭐가 좋다는 건지. 정작 내 부사수였지만 업무 외에는 말 한 번 섞지 않은 나보다 정이는 옹성우에 대해 잘 알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도, 퇴근하다가 같이 만나서 가는 길에서도. 옹성우는 옆에 있지도 않았는데 정이는 항상 옹성우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난 그게 퍽 싫었다.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은 나에게 싫어하는 목록이 늘어나는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좀처럼 정이가 옹성우에 대해서 묻는 말이 많아진다는 건, 여간 불안한 게 아니었다.




아, 기억이 났다. 그 날. 그 때. 몇 시, 몇 분, 몇 초였는지까지 다. 난 다 기억이 났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만 주구장창 달고 살고, 싫어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람 뒤만 졸졸 눈으로 쫓는 나는 무엇하나 잊질 않았다. 그러기도 그러는 게,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한데 섞여서 모여있는데 잊혀진다는 게 더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있던 이브날. 야근에 다 쩌들어 있는데 정이만 유난히 들떠 있었다. 옹성우와 단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웃을 때마다 말려올라가는 볼이 그날따라 빨개졌다. 불그스름한 얼굴에 생기가 더해졌고 옹성우의 고개짓 한 번에 정이는 웃었다. 나는 그렇게나 보기가 어려운 얼굴을 옹성우는 고개 끄덕임 하나에 만들어냈다.




"저, 성우 선배랑 뮤지컬 보기로 했어요."




다 선배가 도와준 덕분이에요. 이러려고 한 게 아니었다. 내가 정이에게 건넨 뮤지컬 티켓은 오로지 나와 정이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날짜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사이트를 뒤지고 뒤졌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먼저 티켓을 건네주고 그녀가 나와 같이 보자고 말을 하길 기다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먼저 나와 보자고 할 걸. 왜 바보같이 티켓만 다 건네줘서. 정이는 웃는 게 예뻤다. 그리고 그 때의 정이의 얼굴은 비할데 없이 행복해보였다. 순간 정이와 옹성우를 번갈아 본 난 내가 정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때야 알았다. 다 뺏기고 나니까 알았다.




모든 덕을 내게로 돌리는 정이는 틀렸다. 난 그녀의 말처럼 착하지도, 좋은 마음을 베풀려고 한 바도 아니었다. 지독히도 그녀를 좋아했고 옹성우를 싫어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은 군상 중 하나였다면 그녀가 그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옹성우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괜한 초조함에 입술을 물어뜯다가 정이를 한 번 보고 겨우 웃고 있으면 금세 날 따라오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래. 적어도 그녀가 좋아하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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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는 인턴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정직원이 된 케이스였다. 내가 비록 그의 사수로 있긴 배정받긴 했지만 나와 그가 입사한 시기는 비슷했다. 오히려 인턴을 했던 그의 경력까지 합하면 그가 내 사수를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일을 잘했다. 유난히 좀 빨리 외우고 익히는 듯했다.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들어온 내가 가끔씩 업무일지를 헷갈려 하면 그걸 알려주는 것도 그였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옹성우에게 자격지심이 생겼다. 물론 내가 그에게 별 같지도 않은 감정을 가진 것이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 모든 건 빌어먹을 내 거지같은 성격 때문이었다. 고작 그보다 내가 나은 걸 하나 꼽자면 외국어 하나인데 무역회사였던 전 직장에 비해서 이번 회사에서는 외국어를 쓸 일이 없다는 게 애석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내가 옹성우보다 나은 점이 없는 것 같았다.




"성우 선배 어때요?"




그리고 자꾸만 나에게 옹성우에 대해 묻는 정이가 미웠다. 정이는 이번달에 입사한 막내였다. 눈이 동그랗게 생겨서 여자치곤 키가 큰 편인 나에게 무언갈 물어볼 때면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 보는 게 예뻤다. 하루 종일 쉴 새도 없이 움직이는 입술은 고작 입사한 지 한 달도 안된 정이가 회사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막내가 된 비결이기도 했다. 워낙에 생겨먹은 성격이 모난 나도 유독 정이만은 좋아했다. 밖에서는 언니라고 불러도 되냐며 날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 아기새 같아서 거절도 못했다. 그런 정이가 옹성우가 입사한 이래로 많이 하는 말은 그에 관한 것들이었다.




"성우 선배는 커피도 꼭 식혀서 마신대요. 뜨거운 건 너무 뜨거워서 싫고, 차가운 건 차가워서 싫다고."




특이하죠. 샐쭉하니 웃을 때 접히는 볼살이 귀여웠다. 정이의 말을 가만히 있다가 보면 옹성우는 하나도 잘난 점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커피 하나도 까다롭게 마시는 그가 뭐가 좋다는 건지. 정작 내 부사수였지만 업무 외에는 말 한 번 섞지 않은 나보다 정이는 옹성우에 대해 잘 알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도, 퇴근하다가 같이 만나서 가는 길에서도. 옹성우는 옆에 있지도 않았는데 정이는 항상 옹성우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난 그게 퍽 싫었다.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은 나에게 싫어하는 목록이 늘어나는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좀처럼 정이가 옹성우에 대해서 묻는 말이 많아진다는 건, 여간 불안한 게 아니었다.




아, 기억이 났다. 그 날. 그 때. 몇 시, 몇 분, 몇 초였는지까지 다. 난 다 기억이 났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만 주구장창 달고 살고, 싫어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람 뒤만 졸졸 눈으로 쫓는 나는 무엇하나 잊질 않았다. 그러기도 그러는 게,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한데 섞여서 모여있는데 잊혀진다는 게 더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있던 이브날. 야근에 다 쩌들어 있는데 정이만 유난히 들떠 있었다. 옹성우와 단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웃을 때마다 말려올라가는 볼이 그날따라 빨개졌다. 불그스름한 얼굴에 생기가 더해졌고 옹성우의 고개짓 한 번에 정이는 웃었다. 나는 그렇게나 보기가 어려운 얼굴을 옹성우는 고개 끄덕임 하나에 만들어냈다.




"저, 성우 선배랑 뮤지컬 보기로 했어요."




다 선배가 도와준 덕분이에요. 이러려고 한 게 아니었다. 내가 정이에게 건넨 뮤지컬 티켓은 오로지 나와 정이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날짜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사이트를 뒤지고 뒤졌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먼저 티켓을 건네주고 그녀가 나와 같이 보자고 말을 하길 기다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먼저 나와 보자고 할 걸. 왜 바보같이 티켓만 다 건네줘서. 정이는 웃는 게 예뻤다. 그리고 그 때의 정이의 얼굴은 비할데 없이 행복해보였다. 순간 정이와 옹성우를 번갈아 본 난 내가 정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때야 알았다. 다 뺏기고 나니까 알았다.




모든 덕을 내게로 돌리는 정이는 틀렸다. 난 그녀의 말처럼 착하지도, 좋은 마음을 베풀려고 한 바도 아니었다. 지독히도 그녀를 좋아했고 옹성우를 싫어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은 군상 중 하나였다면 그녀가 그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옹성우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괜한 초조함에 입술을 물어뜯다가 정이를 한 번 보고 겨우 웃고 있으면 금세 날 따라오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래. 적어도 그녀가 좋아하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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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ome and Fuck my life, baby.













#오랜만이에요 우리 이쁘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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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아 알림부터 설레더니... ㅠㅠ 이.떨리는 감상을 적기엔 제 필력이 딸리는데 이런 첫댓이라 송구하옵니다 ㅠㅠㅠㅠㅠㅠ오랜만에 집 나간 연애 세포가 돌아왔네요.. 이런 글을 구독료 밖에 못 드려 죄송해요 ㅠㅠ 포인트가 너무 많아요 작가님 출구 없네요 정말 ㅠㅠ
4년 전
독자2
역시..우리 작가님의 필력..! 최고시다!! BGM이랑 너무 찰떡궁합이네여ㅜㅜㅜㅜㅠ
4년 전
독자3
작가니뮤ㅠㅠㅠㅠㅠ보고싶었어요ㅠㅠㅠ
4년 전
비회원197.219
사랑해요.... 비회원이지만 남몰래 라이터님을 짝사랑하고 있엇습니다 우리 성우 이렇게 야살스럽고 예쁘게 써주셔서 감ㅅㅏ하고 앞으로도 종종 와줃세요 작가님 보고 싶어서 죽을뻔햇ㄷ어요 흑흑
4년 전
비회원198.22
역시 작가님 입니다ㅜㅠ 반가워요ㅠㅠㅠ보고싶어썽요.. 이런분위기 정말.. 너무 좋습니당 히히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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