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사랑 독자분들! 카세꿀떡이 안 나와서 당황하셨다구여?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꿀떡을 좋아하긴 때문에 어떻게든 그거 떡을 보고 텍파나눔까지 할게요.. ㅇㅇ 믿어주세요
제가 원래 떡을 쓰던 아이는 아니였기 때문에 어색하고 부담되는 면도 없지않아 있고
아직 글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떡픽을 간간히 내면서도 쓸만한 연중하지 않는 한 장편을 예상하고 있는 작품을 데리고 왔어요.
떡픽 아니라고 반응 뚝 떨어지면 전 글잡을 떠납니다
쿠크다스 심장이예요.. 소금소금 ..
세상엔 많은 또라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또라이들은 절대로 나쁘지 않다. 경수는 오늘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연습실로 향했다. 학업성적이 끝없이 추락하자 부모님도 아예 경수를 포기한듯 했고, 이에 신난 경수는 아예 공부를 접고 음악에 전념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그런 것도 젊어서 한 때라 말하겠지만 경수에게 음악이란 젊어서 놀기 위해 부리는 끼와는 차원이 달랐다. 또래 친구들이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을 동안, 경수는 그저 대회 준비에 바빴을 뿐이었다. 여자에 관심이 없는건지, 아니면 음악에 이상하리만큼 관심을 쏟아붇는 건진 그 본인만이 알테지만.
“도경수 오늘도 연습하러 왔네? 종인이가 너 맘에 안 든다고 안 들여보내준댔는데. 징하다 너두.”
“나 꼭 들어와야 해. 우리 학교에서 여기만한 밴드 없잖아. 그리구 제발 형 대우 좀 해줘라.”
놀리듯 드럼 채를 휘휘 돌리며 껌을 오물거리는 세훈이 경수를 반겼다. 경수는 기분 나쁘지 않는지 쿨하게 넘기며 주머니에 갑갑히 갇혀있던 지폐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상당히 익숙해보였다. 그 누구도 경수를 이 밴드에 들이겠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이미 경수는 하나의 일원이라도 된듯 신이 나서는 마이크 앞에 능청스레 섰다. 저 새끼 뭐야? 기가 막히다는 표정의 세훈이 경수의 뒷통수를 뚫어져라 째려보고 있었을까, 탈칵하는 소리와 함께 지하실 문이 열리더니 종인과 찬열이 나란히 나타났다.
“뭐야, 저 쪼꼬미 또 온거야? 으하하, 종인아 이제 그냥 받아주자. 쟤 노래도 잘 하는데. 응?”
“그럼 네가 죽고 못 사는 변백현은, 걔가 보컬인데, 저새끼 들여오면 걔 떨구게?”
“어…… 그건 안되지. 야 쪼꼬미! 이제 그냥 집에 가. 우리 자리 없어.”
찬열은 오늘도 찾아온 경수가 기똥차고 귀엽게 보이는듯 했으나 백현의 자리를 꿰찰거란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기타를 끌어안고 소파에 쓰러지듯 앉았다. 경수에게 한 순간의 시선도 던지지 않은 종인은 그저 그가 나가길 바라는지 후덥지근한 바람이 훅하고 덮치는데도 불구하고 연습실 문을 열어제꼈다. 아 더워! 세훈의 앙칼진 외침에도 불구하고 종인은 두 눈을 감고 다리를 꼰 채 의자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나 오카리나도 불 줄 아는데. 보컬 자리 없으면 그거라두 시켜주면 되잖아. 응? 제발……. 여기 꼭 들어오고 싶단말야.”
“너말고도 여기 들어오고싶어서 허덕이는 애들은 많아. 우리학교에 밴드 원탑이 여기라고. 응?”
냉철히 말을 떼는 종인에게 기가 죽은건지 경수는 고개를 수그렸다. 선풍기 바람이 두 눈을 따갑게 간지럽혔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있던 경수는 가방을 메고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후덥지근 바람이 자취를 감추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셋을 맴돌았다. 야, 그래두 그렇지 저 쪼꼬미 귀여운데 제법. 아쉬운지 입맛을 다시는 찬열이 일렉기타를 들고 제 자리에 가서 섰다. 세훈도 드럼 채를 다시 쥐며 의자에 앉았고, 종인은 도착하지 않은 백현에게 카톡을 남기고 있었다.
“야야야! 나 내려오면서 쪼꼬미 봤다? 오늘도 퇴짜 맞았나봐, 울 기세야. 헝헝.”
“안 그래도 왔다 갔어. 분위기 안 좋으니까 얼른 준비해 변백.”
툴툴거리던 백현이 금세 가방을 벗어던지고 마이크 점검을 한 뒤 중앙에 섰다. 종인도 베이스 기타를 들고 자리에 섰다. 탁탁탁탁― 세훈의 말끔한 드럼소리로 시작된 노래. 멋진 연주였다. 백현의 목소리가 놀라울만큼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더 놀라울 게 있다면 이 곡이 종인이 작사 작곡을 모두 혼자 힘으로 해낸 자작곡이라는 것. 그래서 이 고등학교에서 이 밴드를 따라올 다른 밴드는 없었다. 이 밴드의 이름은 열 여덟 청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멤버가 고2, 열 여덟살인 건 아니였다. 세훈은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찬열은 1년 꿇어서 2학년이지 나이는 열 아홉살. 종인과 백현만이 정식적인 열 여덟살이었다. 그리고 내년에도 이 밴드가 유지된다면 이들은 한 학년 씩 올라갈 것이다. 그래도 이들은 꾸준히, 영원히, 계속해서, 열 여덟 청춘이다.
“작년인가 제작년엔 신종플루랑 돼지새끼들이 난리쳐서 축제도 취소됬었잖아. 이번에 진짜 보여줘야지.”
“근데 준면이형이 키보드 안 한다고 자퇴하고 나가서 어떡해? 너무 허전한데…….”
장난기를 벗어던지고 진지하게 회의에 임하는 폼이 꽤나 프로같았다. 이 밴드에서 리더이자 키보드를 맞고있던 준면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충격과 소년가장이 되었다는 막중한 현실에 학교를 그만두고 직장에 뛰어들었다.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키보드가 한 순간에 훅 없어짐으로서 작사 작곡부터 파트 배분까지 다시 뜯어고쳐야 할 상황이었다. 맨날 와서 받아달라고 설치는 꼬맹이는 노래 아니면 오카리나인지 바퀴벌레인지 밖에 못 한다 그러고. 종인은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야 근데…… 신디사이저랑 키보드 비슷한 개념이지? 나 신디사이저 중학교 때 잠깐 배웠었는데, 친척 누나한테.”
“올 똥백! 그런 얘긴 일찍 좀 하지 그랬어, 울 종인대장 머리가 뽀개질 뻔 했네. 얘 시키자 종인아.”
“키보드랑 신디사이저는 음색이 달라. 백현이 네가 신디사이저로 들어가고 쪼꼬미가 보컬로 들어와도 편곡은 다시해야 되.”
쪼꼬미. 경수는 이 밴드 멤버들에게 도경수가 아닌 쪼꼬미로 불리고 있었다. 그래도 이 밴드에 들어오겠다고 찰거머리마냥 붙어있는 경수 덕에 축제를 망치진 않을 것 같았다. 백현은 친척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금요일까지 신디사이저를 택배로 보내달라고 전화를 하고 있었고, 종인은 자신의 친구들 중 경수의 번호를 아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이 쪼꼬미 인간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다녔길래 번호 아는 놈이 하나도 없어. 종인은 갑갑한지 땀에 젖은 머리를 탈탈 털었다.
“종인이형―! 아까 그 쪼끄만 형이 지폐 놓고 갔는데, 여기 번호 적혀있는데…… 이거 아니예요?”
실제로 천원짜리 지폐엔 가지런히 열 한자리의 숫자가 적혀있었다. 돈이 남아노냐, 번호를 돈에다 적어놓게. 백현은 경수의 사고방식이 신기한지 지폐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고, 종인은 지폐에 적힌 번호를 꾹꾹 눌러 전화를 걸었다. 두르르르, 두르르르 하는 신호음이 오늘따라 너무나 길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내일 쪼꼬미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종인이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을 무렵, 여보세요 하는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쪼꼬미다.
“여보세요? 전화 잘못 거셨어요?”
[ 아, 나 김종인인데. 너 도경수 맞지? 우리 밴드 들어온다고 하던. ]
“응응응응응 맞는데! 왜? 나 받아주려구……?”
[ 급한대로 네가 제일 적합해서. 학교축제 때 너가 우리 보컬 좀 해줬으면 해. ]
끼야아아아아악! 수화기 틈으로 들려오는 날카로운 함성에 종인이 인상을 찡긋거리며 전화기를 슬쩍 귀에서 떼냈고, 찬열은 주스를 쭉쭉 들이키며 쪼꼬미가 어지간히 좋아하네 하고 웃어보였다. 하여튼 귀여운 거라면 사족을 못 쓰지 박찬열. 자세한 얘기는 연습실에서 하자는 말과 함께 종인은 전화를 끊고 긴장이 풀린건지 피곤한건지 냅다 드러누워 버렸다. 흐―아. 주변에 있었던건지 투닥거리는 앙증맞은 소리와 함께 헥헥대는 경수가 눈에 들어왔다.
“웰컴! 이제 쪼꼬미가 우리 보컬이네, 변백현 짤려서 우야노~ 우야노~”
“닥쳐 박찬열. 안녕 쪼…… 가 아니라, 경수경수 도경수! 앞으로 나대신 네가 보컬 잘해야된다!”
“얄루 경수형. 앞으로 잘 부탁해요.”
헐 얘네 뭐야. 겁나 쿨해. 경수는 너무 기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렇게 쿨하게 맞아줄 줄은 몰랐는데. 방금 전까진 자리없다고 가라고 난리부르스를 치더니만 무슨 바람이 들어 자신을 불렀는진 알 수 없었지만 그냥 좋았다. 그저 좋았다. 경수는 헤헤하며 방실거렸고 종인은 그런 경수가 마냥 애같은지 웃음을 꾹 참으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번 가을에 우리 학교 축제가 있어. 다른 학교에서도 많이 오겠지만 우리학교에서 출전하는 밴드부는 우리 하나야. 그런데 키보드 맡고있던 준면이형이 탈퇴를 해 버리는 바람에 자리가 비어서 작사 작곡 편곡을 다시 해야되는 상황이 됬는데, 우연히 백현이가 신디사이저를 배웠대서 백현이가 신디사이저를 맞고, 널 보컬로 넣기로 했어. 여기까지 이해 안되는 사람.”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연습 할 생각에 설레어보였다. 사실 경수는 무슨 말인지 코딱지만큼도 이해되지 않았지만 모른다고 하면 괜히 더 꼬맹이 취급에다가 무식하다는 편견까지 박힐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결론은 자신이 보컬로 투입된다는 소리였으니까. 경수는 방글방글 웃으며 고맙다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세훈은 쭈쭈바를 입에 물고는 경수의 옆에 아무렇지 않게 주저앉아 어깨동무를 하며 벙글거렸다.
“아 왜 이렇게 굳어있어요! 우리 이럼 연습 못 하는데. 나는 동생이구, 나머진 전부 갑이잖아요.”
“그래 그래.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나두 짤린 게 아니라 포지션만 바뀐거니까.”
참 좋은 아이들 같았다. 경수는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고 종인은 내일부터 연습 시작이라는 말만 남긴 채 빙글 뒤 돌아섰다. 분위기메이커로 추정되는 찬열과 백현이 해산을 크게 외쳤고, 세훈은 드럼 채를 가방에 쑤셔넣으며 경수에게 슬쩍 다가와 물었다. 형, 집에 같이 갈래요? 낯가림이 심한 경수에게 조금은 부담스러우리 만큼 다가오는 세훈이었지만 힘들어하지 않게 도와주려는 것 같아 경수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행복한 나날들이 펼쳐질 것 같았다.
떡 아니라고 뒤로가기 누르는 사람들 진짜 시루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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