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보기 : http://instiz.net/name_gs/430306
너정은 이제 새내기가 된 막 시작된 개강과 새로운 인간관계에 지쳐있었어.
벌써부터 무리가 지어진 동기들과 알수없는 무리들간의 경계등등... 새로 만나는 모든것이 다 지치기만하고 그랬어.
토익에 토플에 학점에...너정은 그저 어디론가 그저 훌훌 털어버리고 가고싶은 심정이였지.
망상하던 대학생활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같은 일상의 반복이라니.
너정은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칠뿐이였어. 그날도 지친 몸을 이끌고 밤늦게 집으로 왔어.
근데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게 있었어. FAIRY DUST.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같기도 하고 좀 그랬어.
요즘 초딩들사이에서 유행하는 장난감인가, 싶어서 들어 계쏙 보다가 외관이 심상치않아서 우선 줍기로했지.
그렇게 다시 올라가려다가 그 유리병 옆에 작은 쪽지가 있다는것을 발견했지. 이상했어. 눈이 온지 꽤되었는데 그 쪽지는 젖지도 찢어지지도 않았거든.
너정은 어찌되었든 그것들을 줍고는 너정집으로 들어갔어.
철컥,하고 닫히는 쇳소리에 너정은 가만히 한숨을 쉬고는 깜깜한 집안을 바라보았어. 아무도 없는 자취방이 너무 쓸쓸하게 보였어.
근데 아니 시/발. 이게 뭐람? 유리병안의 가루가 빛나고 있었던거야. 단순한 야광이 아닌듯했어. 너정은 놀라 유리병을 열어 손에 뿌렸지.
그러곤 너정은 기이한 광경에 눈을 떼지 못했어.
손에 뿌린 가루들이 아지랑이처럼 올라가면서 빛을 발하는거야.
너정은 놀란채로 가만히 그광경을 바라보았지. 떠오른 가루들은 집안을 환하게 비추어주었어. 어느새 손안에 가득있던 가루들은 집안에서 거리낌없이 부유했지.
손안의 가루들이 다 없어지자 너정은 놀라며 쪽지를 황급히 펼쳤어.
[환상의 세계에 초대된 당신을 위하여.]
첫문장은 이랬어. 뭔말이야이게. 너정은 조금 어이가 없어서 픽하고 웃었지. 다음문장은 이랬어.
[아직 준비가 안된 당신은 가루의 힘이 필요하다. 요정의 가루를 허비하지말고 어서 몸에 바르기를 권한다.]
저 떠있는것들을 잡아서 내몸에 바르라고? 너정은 조금 이상한 듯했지만 안따라서 안좋을것도 없으니 그냥 해보기로했어. 뭐 그냥 발라보지뭐.
너정은 너정에게서 제일 가까운 가루들을 잡아서 너정 몸에 발랐어. 팔에 대충. 목에 대충. 얼굴에 대충.
그렇게 바르고 너정은 쪽지를 다시 읽었어.
[환상에 눈이 멀지를 말기를. 환상의 힘은 당신의 상상에 극한되는 단순한것이 아니다.]
아 ㅅ.ㅂ. 무슨 마약같은건가? 그생각을 하는 순간 너정은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우주에 놀라.
...?!?!?!?!?!?!?!?!???여기가 어디지? 아니 아까전에 분명히 자취방이였는데?
그 영롱한 우주에서 너정은 정신을 잃고말아. 너정은 어디로 갔을까?
선택지는 알아서 조심껏 고르시길.
(브금 각자 있으니 끄고키고 정리잘해 정들앙)
일리야-러시아 으스스, 너정의 몸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와 등에서부터 아려져오는 낯설은 쇠의 느낌에 너정은 눈을 떴어. 각 팔부분과 다리부분이 쓰라렸어. 마치 바늘과 실로 억지로 봉합한 것처럼. 잠깐, 실이랑 바늘? 너정은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어. 눈이 동그랗게 떠진 어떤 중년남자가 너정을 보고 매우 놀라워하는 눈치였어. 너정이 그 중년남자를 보고 너정이 왜 여기있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머리가 깨질것같아 으으, 하고 신음을 내며 머리를 숙였어. 그 남자는 그러자 순간 무슨 중요한 일이 터진것같이 당황하며 너정에게 달려가서 약간 기쁨이 담긴 기이한 소리를 내며 너정에게 괜찮냐고 물었어. "어..어어, 머리가 아프신가요..? 괜찮아요..?" 너정은 갑자기 죄어오는 두통때문인지 머리를 감싸며 괜찮아요, 하면서 중얼거렸고 그 남자는 너정이 목소리를 내자 무슨 큰 기적이 일어난것처럼 헐떡대며 너정을 끌어안았어. "아아, 목소리까지도 똑같구나! 내가 해냈어!" 너정은 뭔말이예요, 하려고 말하려다가 목이 너무 칼칼하고 목소리가 내기가 힘들어 눈을 크게 뜨고 그 남자를 바라보았어. 흰가운에 피가 얼룩덜룩 뭍혀있는 그는 미친듯이 연구실안을 방방뛰며 돌아다녔어. 너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우선 주변을 살피기로했어. 차가워보이는 칼들과 가위, 그리고 의료용 도구들. 너정 옆에는 뭔가 썩은 내가 나는 무더기가 있었어. 너정은 어두워서 제대로 볼수는 없었지만 보니까 사람시체 부위인것같았어. 순간 소름이 돋아 너정은 그 사람을 바라보았어. 지금 이 남자는 무엇을 하는거지? 너정이 두려운 눈빛을 하며 그 남자를 쳐다보자 그 남자는 기쁘게 환성을 지르는 것을 멈추고 너정을 바라보았어. 공허하게 뜬 애매랄드빛은 어두운 연구실에서도 반짝반짝 비추었어. 너정은 그 빛나는 공허한 눈동자에 담기는것이 두려워 얼굴을 돌리자 그사람이 뭔가 화난듯이 다가왔어. 그러고는 너정을 마구 흔들어 대기 시작했지. "기억은..부인, 기억은 안나시오?기억. 기억!!" 갑자기 그렇게 그 남자에게 미친듯이 흔들려대던 너정은 갑자기 투투둑, 하고 실밥이 터지는 소리를 듣게 돼. 그러곤 툭, 하고 둔탁하게 너정의 팔부분이 바닥에 떨어졌어. 너정만 팔이 떨어져나갔다는것을 느낀게 아닌가봐. 그 남자는 가만히 떨어진 팔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보물인듯인마냥 가만히 주워서 너정을 아련하게 쳐다보았어. 너정은 당황스러웠어. 갑자기 떨어진 팔의 이질감과 아무런 느낌이 없는 무감각이 느껴져서. 그렇게 방황하는 너정의 어깨를 붙잡고는 능숙한 솜씨로 그 남자는 너정의 팔과 어깨를 잇기 시작했어.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지. "..기억 안나도 좋소. 이제 만들면 되는 거잖아. 죄송해요. 부인." 그렇게 어깨와 팔을 잇고는 이상한 액체로 봉합부분에 붓고는 컴퓨터로 달려가 무엇을 마구 치더니 너정의 팔이 서서히 감각이 돌아왔어. 팔을 조금씩 너정이 움직이자 그 남자는 뿌듯하면서도 기쁘다는 듯이 너정을 쳐다보았고 너정은 그런 그남자의 눈빛이 부담스러웠지만 가만히 같이 바라봤어. 그렇게 너정을 바라보던 그남자는 컴퓨터에 무엇을 더치고는 너정에게 이제 다 된것같소. 하고 말하고는 엔터키를 눌렀어. 그러자 순간 무언가 자신의 몸이 아닌 듯한 찝찝함과 무감각한 느낌이 사라지고 어느새 너정의 몸이 되돌아 온듯한 느낌이 들었어. 너정이 순간 몸에서 피어오르는 감각의 꽃에 심취되어 요리조리 팔과 다리를 움직여대자 그 남자는 하, 부인은 여전히 똑같네요.하고 웃었어. 너정은 그렇게 목이 풀리기를 기다리다가 목소리가 이제 제대로 나오기 시작하여 그 사람에게 물었어. "나..나는 지금 왜 여기에 있는거죠..." "당신이 제 부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인을 잃고 얼마나. 얼마나.." 질문을 하자마자 모든 답을 알려줄것처럼 당당히 시작된 말이 울음과 함께 흐려졌어.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다가 눈을 감고는 다시 말을 이었어. "부인은 모르실거요. 내가 얼마나 부인을 갈망했는지." 갈망. 너정은 그말이 어쩐지 익숙하게 들렸어. 전에도 저 남자는 그런 단어를 많이 쓴 모양인듯했어. 너정은 그렇게 담담하고도 강하게 너정을 쳐다보는 그 남자에게 물었어. "전..그럼 죽었다 살아난건가요?" "네. 부인. 거의 십년만에. 오랜만에 만나는 내가 부인은 전혀 그립지 않으신가봅니다." "혹시 지금.. 제 얼굴을 볼 수 있나요." 너정은 우선 이 세계에서 너정의 모습이 맞는 지 확인하고 싶었어. 시체에서 다시 살아온 너정이라니 단어에서부터 알수없는 위화감과 섬뜩함이 이루어졌거든. 아, 맞소. 전에도 부인은 외모에 그렇게 신경을 쓰셨죠. 그렇게 그 남자는 너정을 오래전부터 안것처럼 행동하며 너정에게 거울을 가져다 주었어. 거울에 살짝 묻혀있는 피는 그가 소매로 슥슥 닦은것같아. 너정은 그 거울에 비친 너정의 모습을 보고 놀랐어. 너정의 모습이긴 했지만 목에서 부터 내려오는 흉터들과 실밥들과 살아있지않은 낯빛인 창백한 얼굴은 달랐거든. 너정은 그렇게 시체에서 다시 살아난 괴물같은 모습을 보고 손이 떨렸어. 그 남자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너정에게 다가와 거울을 다시 가져갔어. 그리고는 너정을 안고 조용히 말했어. "그게 무엇이 중요합니까. 이제 우리는 다시 만났는데." 나는 근데 당신 부인이 아니란 말이예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정은 꾹참았어. 그 말에서 전해오는 그 남자의 지독한 고독함이 너정의 입을 막은듯 했거든. 너정이 그사람을 다독여주듯 그 남자의 몸을 품에 안자 그남자는 처음에는 당황해하다가 우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구슬프게 웃었어. "역시.. 부인은 저를 어떻게 다독여줘야하는지 아는것같습니다." 너정은 그런 그를 보고 그 남자는 너정을 부축해서 일으켜 주었어. 너정은 그 남자에게 가시박힐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이남자랑 같이 지낼때 어떻게 말을 걸어야하는지 알아야해서 그 남자에게 이름을 물었어. 역시나 그남자는 상처받은 눈빛으로 너정을 쳐다보았지. 하지만 그 남자는 침착하게 다시 표정을 되찾고는 자신의 이름을 말했어. "내이름은. 일리야입니다. 일리야. 부인." 그렇게 일리야라는 남자와 너정은 같이 작은 연구실에서 생활하게 되었어. 거의 일상은 무언가 단조로우면서도 정해져있었어. 아침이 되면 일리야가 너정을 깨우고 너정은 일리야의 부축으로 일어나 일리야가 만든 아침식사를 먹고 항상 누가 설거지를 하는지 옥신각신하다가 일리야가 결국 이겨. 그리고 일리야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너정은 연구소에 있는 도구들을 보면서 시대와 배경에 대해 일리야에게 묻지. 이따금 일리야와 부인의 추억이 궁금해서 묻기도 하고. 시체더미는 일리야가 처음 너정이 일어날 밤에 다 치워둔것같았어. 일리야의 대화를 통해 추려낸 부분은 대강 이랬어. 지금 시대는 2313년도. 너정은 대락 십년전 2310년에 유럽 각지에 퍼진 제 2의 나치로 인하여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폭탄 조각이 심장에 박혀 죽었대. 직업이 엔지니어였던 일리야는 발전되어있는 의술 프로그램 패케지와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전기충격으로 너정을 되살리는것에 십년이란 시간을 소비한거고. 지금은 전쟁이 끝바지에 이르렀고 컴퓨터에 오르는 급보들에 의하면 너정과 일리야가 있는 부근은 이미 방치된 구역이래. 일리야는 그간 쟁겨두었던 전쟁물품과 전에 큰 사업으로 번 돈으로 음식을 사서 간간히 배를 채웠고. 일리야는 무조건 너정이 물어보는것에는 충성을 다한 군인처럼 다 이야기해주었어. 필요없는 부분까지 다 빽빽하게 대답했지. 너정의 많은 질문중 일리야가 제일 좋아하는 질문은 단연 너정과 일리야에 대한 추억이였어. 신이나서 아, 부인 이건 기억나세요? 부인과 내가 처음으로 이집을 산날. 부인이 웃는 모습이 매우 이뻤어요. 그때 부인은 보라색 립스틱에 꽤나 집착했었죠. 우리 강아지 폴리도 기억나세요? 폴리, 왜 있잖아요, 그 작은 토이푸들. 걔도 내가 되살리려고했는데 너무 작아서 안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이 신나서 이리저리 묻지도 않는 것을 끄집어내어 너정과의 추억을 꾹꾹 되새겼어. 그렇게 되새기는 일리야의 얼굴은 아이처럼 천진난만했어. 그가 웃을때 짓는 눈주름은 오히려 그의 아이스러움을 드러냈지. 너정은 그와 있으면 그와의 추억이 다 기억나지않아도 매우 행복했어. 미래의 새로운 문물도 차근차근 일리야를 통해 배운다는 점도 좋았고. 그렇게 설거지와 잡담이 끝나면 너정과 일리야는 티비를 보면서 전쟁 상황에 대해서 대충 파악해. 너정은 티비를 보지만 일리야가 너정에게만 시선을 고정한다는걸 느끼지. 그렇게 티비를 보고나면 너정과 일리야는 손을 잡고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봐. 횡량한 광야에 드문드문 있는 작은 나무들과 풀들. 그것을 보면서 일리야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너정은 문득 궁금해지지만 그만둬. 일리야의 손은 매우 뜨거웠어. 너정이 시체로 이루어진 인조인간이라서 더더욱 뜨겁게 느껴지는걸지도 몰라. 그렇게 가만히 시간을 보내다가 이따금 너정과 일리야는 일리야가 어디서 가지고 온지도 모르는 음악을 틀고 같이 집안을 정리했어. 그리고는 저녁시간에는 저녁을 먹고 너정은 잠시 잠이 들어. 그동안 일리야가 새로 업데이트된 피지컬 정보와 너정이 움직이는데 필요한 전기 충격을 보내. 완벽한 부활이 아니여서 그런지 그런 업데이트와 전기충격이 필요한가봐. 일어나고나면 일리야가 수고했다면서 매일밤 보듬어줘. 그렇게 너정과 일리야는 24시간 내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보내. "있잖아요 일리야." 너정은 갑작스레 생각난 프랑켄슈타인 영화가 생각나 어느때와 다름없는 잡담중 일리야의 말을 끊고 프랑켄슈타인을 아냐고 물었어. "혹시. 프랑켄슈타인이라고알아요? 나도 그처럼 괴물인가요?" 순간 다정하던 일리야의 얼굴이 돌변했지. 갑자기 변한 그의 얼굴에 너정은 움찔거렸어. "아닙니다. 부인은 부인일뿐. 프랑켄슈타인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단호한 그의 표정과 말에 너정은 아, 그런 거군요. 하고 고개를 돌려. 일리야의 얼굴이 매우 상심해져있는걸 알아챘어. 괜한 말을 꺼낸것같아 너정은 고개를 숙여. 그 고개를 일리야가 손을 들어 너정과 눈을 맞추었어. 단호하면서도 깔끔한 그의 눈빛에 너정은 입술을 오물거렸고 일리야는 귀엽다며 입술에 엄지를 갖다대었어. "부인은 다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단지 한 욕망으로 만들어진 인조인간이라면...부인은..부인은 그저 나에게 단 하나뿐인 부인입니다." 하고는 피식웃어. 나는 부인과 이렇게 있는게 너무나도 좋습니다. 십년전으로 돌아간것같아요. 부인이 어떤상태라든 부인은 그저 나의 부인입니다. 그렇게 고요한 광야에서 한 인조인간과 괴짜 과학자는 전쟁이 끝나기를 침착하게 기다리며 가만히 달을 바라보았어. 그렇게 몇주일이 지나고 너정은 느껴. 세상에 완벽한 부활은 없다고. 너정은 점점 신체들이 썩어가는것을 느끼고 심장펌프와 대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칩이 자꾸 오작동을 내는것을 알아챘어. 정이 붙은 일리야에게 어떻게 말하지. 너정의 하루하루는 이제 일리야에게 작별을 보내는 신호가 되었고 일리야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부인이 있어서 너무좋다고 하루에 한번은 꼭 이야기를 했어. 그렇게 너정은 이제 직감적으로 자신의 신체가 제대로 작동이 안된다는것을 느꼈어. 이미 한은 다 썩어 문드러진지 오래야. 일리야는 그래도 아랑곳하지않았어. 이쯤되면 너정은 일리야가 그저 모르는척을 하는거라고 생각이 되어. 너정의 눈꺼풀이 점점 닫혀오고, 몸의 감각은 이제 사라져가. 너정은 이제 일리야를 놓아줄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일리야의 두손은 잡아. "이제. 난 갈것같아요. 일리야." 그말에 일리야는 아프게 눈을 뜨고 너정을 바라보았어. 일리야의 두눈은 침착했어. 그렇게 바라보던 일리야는 괜찮다며 너정입술에 입맞춤을 하고 나지근하게 말해. "나도. 이제 함께떠나는것이 좋을것같아요." "같이."
다니엘-호주 |
"저기요. 미스."
너정은 갑자기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벌떡 고개를 들었지. 여기가 어디지? 갑작스럽게 뒤바뀐 장소가 너정의 머리에 박혔고 그 고통은 꽤나 고약했어. 너정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 남성을 바라보았지. 안경을 쓰고 꽤나 중후한 백인 남성이였어. 너정은 왜요, 하고 중얼거리자 그 남성은 너정을 위아래로 훒어보았어. 남성 뒤에 있는 배경은 교직실같았어. 왜냐하면 수업 계획표와 꽤나 사무적인 책상과 의자들이 매우 적나라하게 너정 눈에 들어왔거든. 하지만 우리나리의 교직실은 아닌것같았어. 교직실벽에 군데군데 붙혀진 증명서와 호주의 국기가 있었거든. 너정은 그렇게 배경을 둘러보다가 그 중후한 남성이 자신을 보며 쯧쯧 혀를 찬다는것을 알아챘어. 너정은 얼굴을 붉히며 뭐요, 하고 중얼거렸고 그남성이 말을 했어.
"그래서. 당신이 우리 사립학교에 처음 들어온 한국 교사라는 거죠."
한국교사? 사립학교? 너정은 아직도 뒤바뀐 환경이 익숙치않았지만 우선은 수긍을 했어.
"담당과목은 수학이라. 우리학교도 이제 천재적인 동양인 수학교사를 초빙했다고 이거, 다 알려야 하겠네요."
너정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자 그 남자는 큼큼거리며 그저 장난이예요. 하고 덧붙혔다.
"우리 학교는 당신이 알다시피 매우 철저한 공간입니다. 명문사립학교니 이미 말을 다한것이 아니겠습니까? 호주의 상위 1프로가 다니는 그학교!"
그의 말에는 너정이 이해하지 못할 자긍심과 자부심이 서려있었어. 호주에 있는 명문 사립학교라. 너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들었어.
"지금 막 귀국하여 모르시겠지만, 우리학교는 매우 완벽합니다. 다른 학교들에 비해서는요. 교직환경, 학생들의 교육자세, 그리고 페이."
그렇게 말을 이어가던 중후한 남성은 큼, 하고 헛기침을 내고는 말을 이었어. 전의 자부심과 큰 톤의 목소리는 어디가고 중얼거림만 남았어.
"..그 새로 터진 살인사건만 빼면 말이죠."
살인 너정은 살인이라는 단어에 그 남성의 눈을 바라보았어. 회색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려지고 너정은 꽤나 큰사건이라는것을 짐작했어. 그 남성은 자신의 책상으로가 서류를 이것저것 뒤지더니 너정앞에 툭, 하고 무엇을 던져. 너정이 놀라 바라보니 어떤 학생 프로파일이였어.
"다니엘 스눅스. 한창 몸의 문신때문에 논란이 많았던 앤데 저번달부터, 얘네 아버지가 살인자라고 온 동네에서 지금 난리입니다. 정 선생님 학년 아이입니다. 잘 지도해주세요. 지금 학년에서는 따돌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선생들중에서 피해자가있어 더더욱 따돌림이 극심하죠. 그래도 뭐, 걱정할거없어요. 얘는 성적도 좀 최하위권이고 지금 사건때문에 수업에 집중을 안하거든요."
나보고 지금 어쩌라는거지? 너정은 조금 의아하면서 그 사람을 보았고, 그 남자는 큼큼거리며 안경을 올렸어. 직감적으로 너정은 이 아이에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말아달라는, 아무런 조취도, 그저 아무런 관심도 주지말라는 남자의 무언의 압박을 알아챘어. 너정은 알겠다고 말하고 고개를 끄덕였지. 솔직히 살인자의 아들이든 뭐든 그냥 이냥저냥 이세계에서 그저 잘 있다가 잘 돌아가면 되는거니 말이야. 너정은 그 학생의 프로파일을 들고는 너정이 배치된 기숙사에 들어갔어. 수학이라곤 아무것도 모르는데. 너정은 당황해하면서 가방안을 보았어. 가방안에는 당연하게 짜여있는 수업 계획표가 일년치가 짜여있었고, 숙제, 학습지 등등 필요한 모든 서류가 다 들어있었어. 그런 정확과 빈틈없음에 너정은 또다시 이세계가 환상이구나. 하고 실감했어.
다음날이 되고 너정은 수업을 하기 시작했어. 너정은 척척나오는 공식들과 책에 보이는것들이 다 순식간에 이해되어 나름 흡족해하는순간, 탁ㅡ,하고 교실문이 열리더니 문신이 가득한 한 남자학생이 들어왔어. 그 순간 아이들 전부 술렁거리고 너정은 단박에 그 남자가 말한 다니엘이라는것을 알았어.
"다니엘 스눅스. 다음부터는 일찍오도록 해요."
너정은 이정도 말은 선생이 학생에게 할 수 있겠지, 하고 말을 건네고 수업을 진행했어. 너정이 흘깃흘깃보자 그 사람의 말과는 달리 매우 수업에 집중한다는것을 알았어. 너정을 흘깃보고, 너정이 적어놓은 공식들을 보고. 그렇게 본 공식들과 너정의 말을 종합해서 노트에 슥슥 적는 그 모습. 너정은 내심 뿌듯했어.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사실이 드러나고나서 많이 따돌림도 당하고 힘들었을텐데. 수업이 끝나고 나자 너정은 그에게 다음은 늦지말라고 이야기해야되겠다며 아이들이 다 나가고 아직 가방을 혼자서 싸매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어.
"어, 다니엘 스눅스. 다음부터는 늦지말았으..."
너정의 말에 다니엘은 그저 묵묵히 가방안의 학용품을 챙기다가 다 챙기자 너정을 바라보고는,
욕을 날리고 그냥 가버렸어.
너정은 할말이 없어서 가만히 서서 기가찬 모습으로 있었어. 그 남자의 말이 어느정도 맞는것같았어. 너정은 그렇게 하루하루 정확히 짜여있는 환상이 선물해준 수업계획표와 숙제를 내주었고, 아이들은 그것을 척척 잘 따랐어. 다니엘 스눅스는 수업만 듣고 숙제는 반항심으로 안하는 것같았어. 두고두고 기다리다가 한달이 지나자 너정은 안되겠다 싶어서 다니엘을 방과후에 따로 부르기로했지.
"뭐요."
방과후, 교실을 탕, 하고 열어 젖히는 다니엘의 큰 소리에 너정은 움찔거리면서 그를 바라보았어. 온몸에 가득한 문신에 너정은 침을 꿀꺽 삼켰지만 학생에게 할말은 다하자. 라고 생각한 너정은 입을 열었어.
"다니엘 스눅스. 숙제를 안하드라?"
"동양인이 우리 학교에 처음와서 어떤 동양인인지 매우 궁금했었는데. 역시 다른가봐요?"
너정은 저급인 동양인 발언에 그냥 무시하기로 했어.
"내가 동양인이든 말든, 학생으로써 본분을 다해주었으면 좋겠다."
다니엘은 그렇게 너정을 바라보다가 문을 쾅 닫고는 그냥 가버렸어. 너정은 그렇게 보다가 상황이 어떻든 다니엘에게 오기가 생겨서 너정은 숙제를 안해온 방과후마다 숙제를 시키기로했어. 다니엘은 처음에는 매우 툴툴거렸지만 꼬박꼬박 왔어. 일부러 숙제를 안하는 이유가 너정과의 방과후 학습때문인것처럼. 그렇게 너정은 시험지를 채점하고 다니엘은 숙제를 마쳤어. 어느날, 다니엘이 처음으로 수업에 안나왔어. 그날은 더군나다 시험을 봐야해서 꼭 와야하는데 말이야. 의심이 든 너정은 학교안을 두리번거렸지. 아니나 다를까. 다니엘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으면서 조롱을 받고있었어.
"이봐, 다니엘. 너네아빠가 그렇게 사람을 죽였는데 멀쩡히 얼굴까고 돌아다니는것을 보면 참 알만하네."
"아 맞다. 너 요즘 새로온 동양인 선생이랑 방과후마다 만난다며? 이젠 동양인까지 따먹는거야? 실력좋네?"
사립학교에서 다닌다는 아이들입에서는 입에 담을수없는 욕들과 조롱들이였어. 너정은 너정이 그아이들 입에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는 사실을 그 때알았지. 그리고 다니엘이 숙제를 안해가는것은 어느과목이나 똑같을텐데 너정만 그렇게 신경써준다는것도 알아챘어. 다니엘은 아무것도 없는척 가만히 듣기만 하다가 동양인,이라는 소리가 나오면서 너정의 이야기가 나오자 순간 발끈해서 그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어. 퍽, 하고 크게 울리는 그소리에 너정은 놀라 다니엘에게 뛰쳐나갔고 다니엘은 너정의 손을 잡고는 체육관으로 뛰어 들어갔어. 다니엘은 너정을 처음에는 의식을 못했는지 너정을 보고 놀란눈이였지만 이내 눈을 돌렸어. 체육관까지 따라들어오려는 아이들덕분에 너정과 다니엘은 숨을곳을 찾았고 마침 덩치큰 미식축구 선수들이 주로쓰는 케비넷이 눈에 띄었어.
너정과 다니엘은 그렇게 뛰어들어갔어. 체육관 케비넷은 전에는 다른 학교보다는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가 않은가봐. 너정과 다니엘이 들어가자 꽉차서 서로의 허벅지가 닿을정도였으니. 서로 가쁘게 내쉬는 숨들은 케비넷안에서 은밀히 스며들었어. 아이들은 중얼거리다가 석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가버렸어. 다니엘의 얼굴을 보자 다니엘의 표정은 무언가 아이처럼 신난 모습이였어. 너정은 그런 다니엘의 모습을 처음봐서 놀라 멍해있었지. 다니엘은 기뻐하다가 너정의 시선을 알아채고 서로의 몸의 감촉을 느꼈어. 서로의 얼굴이 가깝다고 느껴지자 다니엘은 너정의 얼굴에 홀린듯이 바라보다 점점 가까와졌어.
"있잖아요. 선생님은 눈이 참 이쁜거 알아요?"
그렇게 너정의 입술에 대고 중얼거리고는 눈을 무언가를 참는것처럼 찡그리더니 다시 떼었어. 그리곤 덜컹거리며 케비넷을 열고는 나갔어. 너정은 그렇게 체육관 케비넷에서 갑작스러운 말을 곱씹으면서 안에 있었고. 그 사건 이후로 너정과 다니엘은 조금씩 서로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어. 오늘은 어땠냐.등등. 하지만 다니엘은 자신의 심리상태나 가정사에 대해서는 결코 말을 하지않았지. 주로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였어. 너정의 취향이나 남자 스타일 같은거.
"선생님은 어떤 남자 좋아해요?"
"나는 어려운애라서 쉽지않아서 좋아하는 사람도 남달라."
조금 뜻없는 이야기들이였지만 너정은 그렇게라도 말을 걸어주고 마음을 여는 다니엘이 고마웠어. 하지만 다니엘을 진심으로 아버지가 살인마라는 트라우마를 없애주고싶었어. 너정은 한가지 생각이 났어.
그렇게 밀린 시험을 봐야하는 날이왔어. 너정은 다니엘에게 줄 시험지를 꾸리며 말을했지. 시험지에 나온 문제들을 다풀수있는건 너도나도 안다고. 그러니 문제를 풀던 너의 이야기를 적던 너정은 백점을 주겠다고. 사실 성적에 들어가지도 않는 시험이니 성적에 도움은 안될거라고. 너정은 다니엘에게 시험지를 주었어. 하지만 둘은 알고있었어. 시험지라는것은 둘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다니엘의 손은 자칫 떨리는 작은 새같았어. 너정은 그런 다니엘의 손을 꾹 잡아주었지. 만년필의 촉과 종이는 그렇게 같은 극의 자석처럼, 은근하게 서로를 밀어내는것같았어. 그렇게 꾹잡은 힘때문에 덜덜떨리는 펜촉은 마침내 공기에 부유하는것을 멈추고 종이에 쓰는것을 시작했어. 너정은 가만히 바라보았어.
[난요, 선생님.] [우리 아버지가 살인마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빈집도. 나혼자 있는 서재도.] [매우 두려워요. 모든것이 아프며 슬퍼요. 무서워요.]
[아이들의 따돌림도 사실 아직 적응이 안되요.] [정말 나는 살인자의 아들이라서 이런 것일까요? 나도 모르겠어요.] [외로워요.]
너정은 다니엘이 적어내려가는 문장들을 보았어. 울음처럼 처음내기에는 힘들어보였으나, 한번 터진 울음은 끊임없듯이 다니엘의 글씨들도 쏟아져내렸어. 선생님,선생님, 하고 우는 다니엘의 문자들은 하나하나 고독함과 외로움을 풍기고 마치 아이처럼 너정을 보채는 것같았어. 다니엘은 그렇게 시험지에 적고 나서 펜을 놓고 너정의 손을 꾹 움켜쥐었어. 너정은 그런 다니엘의 글씨들을 보다가 홀린듯이 다니엘이 적은 수많은 글씨들 밑에 작게 적어 내려갔어.
[너는 어려운여자인 내가 사랑하는 아이라서, 절대로 살인자처럼 나쁜 애가 아냐.] 다니엘은 그 너정이 쓴 글씨를 보더니 하, 하고 숨을 가쁘게 내쉬더니 너정을 돌아보았어. 너정은 그런 다니엘의 눈동자가 전보다 밝아진것같아서 기분이 좋았어. 하지만 영원한 환상이라는것은 없는건가봐.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다 갑자기 다니엘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어어, 하는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어. 너정은 순간 깨달았어. 아, 환상이 깨져가는구나. 너정은 그렇게 어어, 하며 당황스러워하는 다니엘에게 다가가 꼭 껴안았어. 다니엘은 어쩔줄 모르며 선생님, 선생님, 이라고 중얼거리다가 급기야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어. 그렇게 너정은 아이처럼 우는 다니엘의 촉감이 매우 따뜻하다는것을 느끼며 너정은 아득히 환상에서 깼어.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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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독일 |
"오늘은 위대하신 히틀러수령님께서 네덜란드에 대한 기획을 펼치셨습니다." 딱딱한 모노톤과 무언가 먼지가 찬듯한 조금은 무거운 공기. 너정은 조금 더러운 원피스를 입고 일어났어. 눈을 뜨자 어떤 회색눈을 한 갈색머리의 아줌마가 너정을 급하게 불러.
"오늘 전에 말한 그...그분 오신다고 하지않았니!"
무언가 명령조의 톤의 너정은 단박에 그사람이 너정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아챘어. 너정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여자의 목소리에서 배어나오는 긴박함에 같이 서둘렀지. 너정은 정신없이 그 여자를 도와주다가 너정의 외모가 살짝 바꾼것을 느꼈어. 뭐랄까, 너정이긴한데 무언가 백인느낌이 났어. 너정은 바뀐너정의 외모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 여자의 재촉에 못이겨 다시 그녀를 도왔지. 라디오에서 나온 소리를 보니 너정은 나치때의 독일에 온것같았어. 나치라, 너정은 우리시대때의 나치에 대한 인식과 라디오의 음성이 확연히 다르다는것을 느꼈지. 어찌되었건 너정은 집안에 가만히 있는편이 낫다고 생각했어. 지금 이 사람들은 어떤일에 가담하는지도 꽤나 모를테니 말이야. 그렇게 생각한 너정은 그저 묵묵히 그 아줌마를 도왔어. 그렇게 정신없이 방을 치우고, 서재를 닦고, 접시를 닦는데 초인종이 울렸어. 너정은 멈칫하고 아줌마가 뛰어간 현관문을 바라보았지. 무언가 중후한 냄새가 나는 어떤 갈색눈을 가진 사람이였어. 입고 있는 옷은 회색정장. 너정은 무언가 개구장이같은 그의 미소에 움찔거렸어. 누구, 하고 그 아줌마를 보자 그녀는 벌써잊었니,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신 분이잖아. 그 아줌마와 그 아저씨는 매우 서로를 잘아는 사이인듯했어. 아줌마는 현관밖을 유심히 보면서 조심스레 문을 닫았어. 너정은 너정에게 눈웃음을 지내면서 처음 만나서 반갑다며 입모양을 하는 그를 바라보았어. 이런 상황에서 여자 둘만 있는 집에 옷가방으로 보여지는 가방을 들고서 그렇게 행동하는 그가 조금 웃기기도 하고 이해가 안갔어. 나치에, 옷가방을 들고 들어오는 남자. 너정은 단박에 알아챘지. 아, 저사람 유대인이구나.
그렇게 마부에게 돈을 빌려준 유대인 사업가는 여자 둘만있는 집에 얹혀 나치의 눈을 피해 살게 되었어. 그사람은 이야기를 하는것을 좋아했어. 아줌마는 일을 하러 나가야해서 거의 너정에게 이야기를 주로했지.
"나는 사실 내가 유대인인지도 몰랐어."
"그럼 뭐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는 차를 주로 마시면서 신문을 읽는것을 즐겨했어. 너정은 집안일을 주로했고. 그 아줌마는 너정에게 주로 집안일을 맡겼거든.
"난 사실 유대인도 아냐. 내가 듣기로는 유대인은 모계사회라고 들었어. 아버지께서 살짝 유대인 피가 섞였다고 듣기만 했지."
그럼 들킬까봐 숨은 죽인 당신의 목소리는 무엇인데요. 너정은 그 사람의 목소리가 잠기게 일부러 더 크게 접시 닦는 소리를 내었어.
"나는 종교도 카톨릭이야. 이렇게 나를 궁지에 내모는 지금 사회가 마음에 안들고 이해가 안돼. 이 사회는 곧 먼 미래의 후손의 수치가 될거야. 너는 어때?"
사실 당신의 말이 맞아요. 독일은 두고두고 나치를 자신의 수치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들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있어요. 제생각도 그러구요. 저는 확실치도 않은 같잖은 인종차별로 사람을 이렇게 죽인다는것도, 유명한 사업가가 이렇게 마부와 한딸이 있는 집에 얹혀산다는것도. 하지만 너정은 함부로 미래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않아 그 사업가의 말에 그저 수긍만 했다. 그렇게 묵묵히 고개만 끄덕거리며 접시를 닦는 너정을 바라보던 그 사업가는 얹혀사는 주제에 가만히 앉아서 신문만 읽는 꼴이 안좋다고 생각했는지 너정에게 고개를 돌렸어.
"내가 뭐 도와줄 일이 없을까?"
그 아줌마가 놓은 일이 많아서 너정은 그 좋은 제안을 마다할일이 없었지. 그렇게 너정과 그 남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줌마가 맡긴 집안일을 했어.
"아저씨는 이름이 뭐예요?"
"내이름은 다니엘. 다니엘 린더만."
"아저씨, 집안일 굳이 안하셔도 되요. 제가 다 할게요. 이리주세요."
"나는 남자로써 집안일을 안하는게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야. 가치관에 안맞아. 그러니 부디 이해해주렴."
다니엘 린더만이라는 아저씨는 매우 뭔가 자신의 최선을 다하려는 것같았어. 있는듯없는듯,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하지만 그렇게 사는게 조금 고통스러웠는지 너정과의 대화는 최대한으로 넓히는것같았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너정은 어떻게 지금 이시대가 돌아가는지, 다니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지어 다니엘의 초등학교 이름도. 그렇게 알아갔어. 다니엘은 주로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하는것같았어. 너정은 가만히 앉아서 아니면 집안일을 하면서 다니엘의 이야기를 듣는것을 좋아했고. 대화에서 듣는 이와 말하는 이가 확연히 갈려져서 대화하기가 쉬웠지. 점점 이야기를 하면서 아저씨는 너정과 이야기 할것이 없어졌나봐. 어찌보면 당연한 거였어. 왜냐하면 좁은 다락방안에서 계속 갇혀 지내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기만했으니. 그래도 그 아저씨는 너정과의 대화를 끊으려 하지않았어. 오히려 기뻐하는듯했어. 너정의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와서. 하지만 갈등은 너정이 하기 시작했지. 내가 무엇을 말하지. 너정은 그렇게 우물쭈물 대다가 말을 꺼냈어.
"..저는 제 이야기대신 제가 꾸민 소녀의 이야기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꾸민이야기?"
"네. 미래이야기예요. 그리고 배경은 아시아죠."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래, 그럼 너의 이야기를, 아니 그 소녀의 이야기를 말해주렴."
그렇게 너정은 "그 소녀의"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스마트폰,자동차, 그리고 컴퓨터등. 너정의 세계를. 그렇게 너정은 들은 다니엘의 세계를 다시 너정의 세계로 변환시켰어. 아저씨는 결코 너정의 말을 농담이나 헛된 망상으로 치부하지않았어. 오히려 세세한 너정의 디테일에 놀라워하며 너정에게 생생하게 세계가 보인다고 이야기 해주었지. 아저씨는 너정이 들려주는 너정의 세계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우 흡족해하는 듯했어. 그리고 내가 만약에 거기에 살았더라면, 이라고 앞머리를 놓는 말들이 많아졌지. 무언가 이렇게 촉박하고 갇힌 그의 세계에서 너정의 이야기는 그에게 탈출구가 된듯 싶었어. 다니엘은 특히 컴퓨터,라는 단어에 매우 집착했어. 그는 그것을 작은 만능 기계라고 불렀어. 내가 그 만능 기계로 무엇이든 할수있을거야. 내가 만약에 그곳에 살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답답하게 있지않았더라면.
그렇게 서로의 세계를 나누어 가지는 순간은 그리 길지않았어. 여자 둘만 사는 집에서 나는 남자의 목소리를 엿들은 이웃이 신고를 한것같았어. 이른아침,쾅쾅거리며 문을 열어달라는 나치군병들의 소리에 너정과 아줌마는 패닉에 휩싸였어. 아저씨는 이럴 상황이 올줄알았다며 눈을 감았다 떴어. 마치 무언가 준비한듯한 비장한 눈길. 그러고는 가방에 깊숙히 있던 총을 꺼내들었어. 그러고는 아줌마에게 어서 문을 열라고 했어. 아줌마는 덜덜 떨리는 손을 주체못하고 문을 열었지. 그순간 너정은 아저씨의 손에 붙잡혀 안겼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목을 팔로 감겼지. 그러고는 싸늘한 총구를 너정 머리에 갔다댔어. 갑작스러운 다니엘의 행동에 아줌마는 어어,그러시지 마세요!하고 통곡을 내질렀고 군병들은 단순간에 다니엘이 가엾은 두 독일모녀를 유대인이 총을 무기삼아 숨기게 한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다니엘을 자제하려고 했어.
"움직이지마! 나는 이 년을 죽일수도 있어."
그와 생판 다른 말투에 군병들과 아줌마는 주춤거렸고 너정은 다니엘이 무엇을 하는지 짐작이 가 터져나오는 눈물을 어찌하지 못했어. 다니엘은 그러고 너정에게 작게 속삭였어.
"미래에서 온 소녀. 우리 다시 너의 세계에서 만나자."
그러고는 인원이 많아지는것을 확인한 다니엘은 총을 떨어트리고 손을 들고는 군병들과 함께 출입문을 나섰어. 뒤돌아보는 그의 얼굴은 매우 해맑았어. 마치 그 세계에서 이미 만난것처럼. 컴퓨터를 얻은 소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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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벨기에 |
너정은 미/친/년, 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득한 정신을 차렸어. 너정은 매우 추운 창고에 있었어.
"야, 아시안. 빨리 쳐일어나. 장부 정리해야 할거아냐."
둔탁하고 무언가 너정 머리에 종이뭉치가 떨어졌어. 너정은 무례하고 조금은 저급해보이는 말투에 고개를 들었어. 뭐야. 하고 일어나자 너정을 차갑게 쏘아보는 수염을 기른 남자가 있었어. 너정은 그남자를 쳐다보다가 그 남자에게서 오는 무언가 건드리면 안될듯한 냄새에 고개를 숙였지. 그에게는 옅은 담배냄새와 스킨냄새가 손가락에 밴 돈냄새와 함께 물씬 났어. 너정은 그를 보고 여기가 어디죠? 하고 묻고싶었지만 가만히 있었어.
"오늘은 조금 고깝게 구네. 우리세계에서는 그냥 다 죽이는거 알면서."
근처에 널부러져있던 총을 집어들고는 그 남자는 자기것인듯 마냥 총에 총알을 넣었어. 너정은 순간 당황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그 남자는 퓽,하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하고 다시 웃었어.
"그냥 장난이야. 오늘은 페이도 많이 줄테니 그렇게 알아. 오늘은 들어오는 마약이 좀 있거든. 삼촌이 널 죽이기야 하겠어. 아무리 입양아라지만."
너정은 침을 꿀꺽삼키고 그 남자의 장난에 억지웃음을 지었어. 무슨 장부를 정리하라는건가. 너정은 할말을 잃은채로 가만히 앉아있었어. 너정은 종이 하나하나를 살펴보기 시작했어. 마약, 마약, 마약, 도박, 총, 물품은 거의 이런식이였어. 주된 품목은 마약인듯했고. 코카인, 마리화나등등 분류도 많았어. 너정은 우선 창틀에 있는 연필을 들고는 그 남자의 손짓에 같이 따라갔어. 장부라는 것을 작성하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 그저 회계지식 어느정도만 알면 되는 것이였지. 물품창고에 있는 하얀 코카인 비닐봉투를 볼때마다 조금 역겨웠지만.
그렇게 그 남자는 한시간안에 장부를 다 작성한 너정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너정에게 돈뭉치를 하나,둘, 셋, 하며 주었어. 그리고 명품가방도 주었지. 지나가다 샀다고. 그러고는 너정에게 가서 맘껏 돈쓰고 다니라며 말하고는 자신은 경마장으로 갔어. 너정은 우선 손에 들린 돈뭉치를 누가 볼세라 가방에 넣었어. 어쩌지,하고 있는데 물품창고 조금 나와보니 큰 쇼핑몰이 가득찬 시내였어. 너정은 신이 나서 쇼핑을 하려는 순간, 탁하고 누군가가 너정의 가방을 훔쳐갔어. 갑작스러운 소매치기에 너정이 당황하여 가만히 있는데, 주위에 있던 어떤남자가 달려나가더니 그 사람들 바로 잡고는 너정에게 가방을 쥐어주었어.
"이거. 당신꺼죠?"
순박해보이는 인상에 노오란 머리 빛깔. 너정은 그의 미소에 고맙다고 몇번을 말했어. 환한 불빛과 하얀이를 드러내며 웃어제끼는 여자들이 나오는 광고들, 그 밑에서 너정은 그를 바라보았어. 너정은 그에게 꾸벅, 인사했고 그사람은 조심해서 다녀요. 하고 말했어.
"아, 혹시 일행이 없으세요?"
그렇게 갑작스럽게 묻는 그의 목소리에 너정은 놀라 머리를 끄덕였지. 솔직히 조금 속이 상하기라도 하지만 뭐 어쩌겠어. 너정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인뒤 가려고 했는데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그가 손목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했어.
"제가 일행이 될수있는데. 오늘 저도 할일 되게 없어서 시내 돌아다녔었어요."
"아..네."
"혹시 싫으시다면 괜찮아요. 그냥 뭐, 전 그냥뭐. 제이름은 줄리안이예요."
"아..아니예요, 소매치기당할뻔한거 구해주신건데 제가 보답해드려야죠."
너정은 그렇게 줄리안과 친한사이가 되고 지루한 장부를 채우는것이 끝나면 같이 지낼 친구가 되었어. 줄리안은 말이 조금 많은것같았어. 하지만 갑작스레 들어온 환상의 세계에 그렇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너정은 오히려 그점이 마음에 들었어. 시덥지 않은 농담들과 너정을 위해주는 매너들. 모든것이 딱딱 알맞게 맞추어져있었어. 너정은 그렇게 줄리안에게 적응이 되었고 줄리안의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졌어. 줄리안이 하는 모든행동은 은근히 너정에게 맞춰져있었어. 무언가 너정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우월감을 느끼게하는. 그래서 더 찾게 되는. 가령 앉을때 의자를 끌어 의자에 앉게 해준다거나, 옷이나 가방등을 사준다거나, 빨대를 꽂아준다거나, 차가 지나갈때 막아준다던가... 그렇게 사소한 매너들은 처음에 줄리안을 찾게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줄리안과 가까워지면서 무언가 줄리안이 너정에게 숨기는것같아 꺼려지게되었어. 너정은 짐작이 안갔지만 줄리안이 자신에게 자신을 철저하게 숨긴다는것을 알았지. 이야기를 해도 무조건 너정의 시선이나 너정에 대한것에 맞추어 돌아가고 줄리안은 그저 듣기만했으니. 우선 줄리안이 이생각들에 대해서 들으면 무지 나빠할것이라고 생각한 너정은 두고 보기로했어. 그렇게 어느날 장부작성을 다 마치고, 줄리안에게 연락을 깜빡하고 줄리안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나갔어.
줄리안!하고 부르려는 순간 줄리안이 서성대면서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는걸 보고 그만두고 줄리안이 전화를 끊을 때 까지 너정은 기다리기로 했어. 그리고 줄리안이 사적으로 전화하는모습도 보고싶기도 했고.
너정은 그렇게 벽뒤에서 기다리다가 모르게 줄리안이 무슨말을 하는지 엿듣게 되었어.
"그래서 응. 그러니까 빨리 입금이나 해. 제임스 라겐, 걔가 들인 동양여자애가 정리하는 장부 이번달안에 얻을수있으니."
"내가 헛으로 보여? 나도 여기에 꽤 돈이 들었단 말이야. 소매치기 대역해주는 아이까지 내가 고용했다고."
"꼬시는것에 실패하면 납치하면 돼. 내가 여자애 하나 못이길까봐?"
"알겠어. 수가 꼬이면 죽이지뭐."
순간 너정은 온발이 얼어 붙었어. 장부?고용?꼬셔? 너정은 모든것이 혼란스럽기만 했지. 너정은 우선 줄리안에게 연락을 하고 못가겠다고 말해야한다고 생각했어. 너정은 우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줄리안에게 전화를 하려는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났어.
"거기서 뭐해?"
너정은 무조건 달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너정은 뒤에서 욱씬거려오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정신을 잃고 쓰려졌어.
너정이 눈을 뜨게 될때 보름달이 으슥하게 떴어. 보름달에 군데군데 들어있는 멍은 전에 너정이 어렴풋이 생각한 달이 하늘에서 신이 세상을 보려고 뚫은 구멍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무참히 깨트리기에는 충분했어. 너정은 그렇게 으슥하게 뜬 보름달아래서 두손과 발이 묶인채 의자에 앉혀있게 되었어. 너정이 있는곳은 거실인듯했어. 그저 무난한 와인색 쇼파와 검정색의 가구들. 너정은 옆쪽 화장실에서 솨아아, 물이 흐르고 어떤사람이 세수를 하는듯한 소리가 들렸어. 줄리안이구나. 너정은 우선 막무가내 비명을 지르는 것보다 침착하게 행동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했어. 너정이 두눈을 도륵도륵 굴려가면서 상황을 어떻게하면 너정에게 최적으로 만들수 있을까 고민하고 고민했어. 그렇게 골똘히 고민하다가 너정은 줄리안이 수염깎을때 뭍히는 휘핑을 뭍히고 너정에게 다가온것을 못느꼈어.
"뭐해?"
너정이 놀라 의자에서 덜컥거리는 소리를 내며 움찔거리자 줄리안은 귀엽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지었어. 너정은 줄리안을 노려보았고 줄리안은 무언가 처진 그 눈으로 너정을 담아냈어. 그 눈에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쳐났지.
"그니까 왜 엿들어. 도둑고양이 처럼."
조용히 입을 여는 줄리안의 입주변 휘핑은 가느랗게 떨렸어. 너정은 그런 줄리안의 눈을 보기가 싫어 고개를 돌렸어. 하아, 너정은 할말을 골라냈어. 뭐라고 해야하나. 무작정 욕을 하면 화를 내면서 나를 죽일지도 몰라. 지금 얘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어. 너정은 그렇게 고개를 돌리고 가쁜 숨을 내쉬는데 줄리안이 손을 너정손에 두고 고개를 자기 쪽으로 돌렸어.
"여기는 내 말안들으면 죽어."
그러고는 줄리안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흉내낸 손모양을 하면서 탕, 하고 나지막히 조소가 담긴 효과음을 냈어. 너정이 노려보자 그것도 재밌다는듯이 화장실에 들어가 수염을 깎고 거품을 씻어내는것같았어.
"장부가 어디있는줄 알아? 장부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면 널 살려줄수도 있어."
세수를 다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내면서 줄리안이 큰소리로 말을 했어. 너정은 우선 장부에서 주제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너가 나한테 이럴 수 가 있어?"
"안될게 뭐가 있지?"
"너..너는 내가...아니..여기서...내 유,유일한 치...친구였단말이야."
줄리안은 그 소리에 기가 찬다는듯이 웃었어. 친구?친구? 재밌다는듯이 줄리안은 웃더니 너정의 머리를 쓰다듬었어.
"그래. 친구? 우리 진짜 친구가 되어볼까? 너가 죽을때까지. 그 친구를. 원하는지 보자."
그렇게 너정은 의자에 꼭 붙혀 있는채 줄리안의 집에서 장부가 있는 곳을 불때까지 같이 있게되었어. 줄리안은 나름 자신의 도덕적 철칙이 있었는지 너정에게 먹을것과 마실것은 충분히 주었어. 너정이 마지못해 고맙다고 할때면 죽을때 곱게 죽어야하잖아? 하면서 고맙다는 너정의 말을 무시했지. 밖에서의 줄리안과 정 반대였어. 너정은 어렴풋이 줄리안과 같이 지내면서 무언가 줄리안에게 거리를 느낀 이유가 이래서 그런것이구나, 짐작했어. 너정은 솔직히 여기서 죽는것은 두렵지않았어. 여기는 너정에게는 어찌되었든 환상이고 가능성이 없는 꿈이니. 등이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너정은 괜찮았어. 정이 할일이라고는 그저 앉아서 밧줄에 묶힌채 줄리안과 이야기를 하는거였어. 줄리안은 그것에 대해서 그다지 탐탁치 여기지 않는것같았지만 친구를 원하는지 한번 보자는 줄리안에 대한 오기와 환상이라는 자존심은 너정의 입을 열게했어.
"너는 왜 이런일을 하냐?"
"너가 알아서 뭐하게."
"줄리안. 솔직히 이렇게 대하니까 훨씬편해."
"...장부있는 장소나 빨리 불어."
"있잖아. 이러는 이유가 뭐야? 나는 장부만 관리하는 사람이야. 삼촌이라는 사람이 그것을 어디에 놓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죽고싶어서그래?"
"장부는 나도 잘모른다고. 이건 너가 힘빼는 일이야."
"그럼 그 힘을 이제 더이상 빼지않게 죽여줄까?"
줄리안의 입에서는 전의 친절과 대우는 어디로가고 그저 죽인다,맞을래,이런 폭력적인 단어밖에 나오지않았어. 하지만 너정은 그런 줄리안이 더욱 더 줄리안 다워서 좋았어. 솔직히 가식이 가득찬 줄리안은 이제 지겨워졌거든. 그리고 너정은 이렇게 범죄자랑 이야기를 하면서 가면 무언가 실마리를 알아낼수있다고 어디선가 들은것같았어. 그리고 줄리안은 아직 살인이라는 죄목을 지기에는 너무 어렸고. 더군다나 너정의 삼촌인 사람은 너정이 짐작하기에는 어둠에서는 꽤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생각 되었어. 그리고 그 장부의 위치나 정보를 아는 사람은 너정 밖에 없었고. 언젠간 구해주러 오겠지. 장부때문이든 나의 정체라든. 너정은 그렇게 정신을 가다듬었어. 오히려 이렇게 절박한 상황이 오자 모든것이 척척 들이 맞았어. 이리저리 생각해본결과 너정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정을 붙히는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어.
너정은 그렇게 줄리안과 기나긴 대화를 했어. 줄리안은 너정이 도망가거나 너정의 삼촌이 올까봐 집에 계속 있었어. 너정은 줄리안의 단어들이 점점 많아지고 무언가 누그러졌다는것을 느꼈어. 너정은 거실한가운데있는 의자에. 줄리안은 쇼파에. 그렇게 앉아서 둘이서.
"돈이 문제였어?"
"아니. 돈은 솔직히 꽤 많아."
"그럼 이렇게 해서라도 장부를 얻어내고 싶은 이유가 뭐야?"
"호기심이 생겼거든. 왠지 너는 절대 줄것같지않아서."
"뭐?"
"이렇게 납치되어있는 상태에서도 겁도 없이 떠벌떠벌 이야기를 하는 폼새나. 내가 아무리 꼬셔도 좋게 대해줘도 의심을 하고."
그리고 줄리안이 일어나 가까이 너정 귓속에 속삭였어.
"그 잘난 삼촌 아래에서 숨겨져온 전설의 동양 여자애가 이쁘기도 하고. 겁도 없이."
그러자 갑자기 무슨 짜여진 연극처럼 현관이 열리더니 너정의 삼촌이 들어왔어. 두손에는 총이 들려져있었고 몇명의 아저씨들이 더온것같았어. 갑작스런 줄리안의 말에 당황해하고있는데 또 갑자기 너정의 삼촌이 들어오자 너정은 순간 매우 혼란스러웠어. 하지만 줄리안은 이미 알았다는듯이 손을 들고는 너정 삼촌에게 갔어.
"제가 졌습니다."
너정 삼촌은 아, 너구나. 다른 업주에게 의뢰를 받았으면 조사를 철저히 했어야지. 하고 총구로 줄리안의 머리를 툭툭쳤어. 너정은 그런 줄리안과 너정 삼촌을 두리번 거리면서 보았어. 밧줄이 슬슬 풀리면서 너정은 두손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고, 너정은 너정의 삼촌이 줄리안을 죽일까 애가 달았어. 너정의 눈빛을 본 너정의 삼촌이 너정을 보고는 픽웃었어.
"장부를 지켜낼줄 알다니. 꽤 쓸만하구나."
너정의 삼촌은 칭찬에도 흔들리는 너정의 눈동자를 보더니 줄리안을 바라보았어.
"아. 얘? 걱정마. 우리쪽에서는 얘 못죽여."
그 소리에 숨을 죽일동안, 너정의 삼촌은 줄리안의 머리를 또다시 총구로 치면서 이야기했어.
"그쪽에서 죽이겠지."
그러곤 줄리안은 다른 아저씨들과 어디론가 가버리고 그렇게 너정은 너정의 삼촌에게 가게 되었다.
사실 알고있었어. 내가 너의 가방을 줄때부터 눈빛이 나에게 넘어갈 눈빛이 아니였었거든. 그런데도 내목숨 바쳐가며 임무를 수행하겠다고한건 내가 너한테 넘어가서가 아닐까.
일부러 문자로 할 내용 전화를 하면서 너에게 경고를 주었고 일부러 납치를 해서 너와 더 이야기를 하고싶었고. 그저 그런것뿐인듯해. 아무런 편없는 나에게 친구가 되어준 너에게 부리는 작은 앙탈이라고 부디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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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일편이 반응이 좋아서 데리고 와염 정들!역시 정들바께 없어 내 아벨라들〈3〈3
하루에도 몇번씩 댓글들 읽어가며 실실댔는지 몰라 정들아 ㅎㅎㅎ 내가 댓글수가 많아져서 정들 댓글쓸때 힘들까봐 하나하나 답글 못달아줬지만...쓰릉해ㅠㅠㅠㅠ
벌써 9패널이나 쓴것은 다 정들덕분이야 ㅎㅎ 이제 다섯패널인가? 다섯패널적으면 될듯... 아 맞다 후속작 원하는 정들이 많아서..고민고민하다가
"제일 시나리오가 좋은 패널/후속작이 꼭 필요한 패널" 이렇게 적으면 내가 젤 많은 패널 두명 뽑아서 후속작 현실세계편으로 쪄줄게! 지금 나온 패널들 중에서..ㅇㅇ
그니까 시나리오가 제일 좋은 패널이 로빈이라고 생각하고 후속작이 꼭 필요한 패널이 장위안이라면 댓글달고 거기에 로빈/장위안 이렇게 적음 됨!!
아직 안나온 패널들은 정들 반응보고 올릴게..힣힣 사랑해 아벨라들 ㅎㅎ
아..그리고 로빈 마지막 이해못하는 정들암.. 로빈이랑 정 대화중에서 폭탄안에 수갑키가 있어서 꺼내면 자기가 죽는다는 대화가 있어! 그니까 로빈은 죽은거얌...ㅎㅎ
미안..ㅠㅠㅠㅠㅠㅠ급하게 쓰느라 설명이 부족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