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했다. 여리면서도 강단있는 목소리, 고음을 낼 때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 마이크를 쥐는 단단한 팔뚝, 마지막으로 노래가 끝난 뒤 환호성에 샐쭉 웃는 눈꼬리에! 처음 본 것은 우리 학교 축제였다. 근처 학교의 아마추어 보컬 4인조가 와 축하 공연을 한다는 소리에 학교는 들떠있었지만 홍빈은 영 시큰둥했다. 무대 직전까지도 사실 홍빈은 따분했다. 차라리 이 시간에 농구나 뛰고싶은데 같은 반 여학생들의 극성 덕에 손목 잡혀 끌려와선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다. "어, 시작한다 시작!" 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민주의 환호성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높은 비명이 들려왔다. 꽤 인기가 많은 팀인가보다 싶어 힐끗 무대를 쳐다봤다. "어라.." 데스티니! 마침 노래도 평소 홍빈이 찬양해 마지 않던 박효신의 노래였다. 그제야 똘망똘망한 눈으로 무대를 바라보던 홍빈에게 그가 생긋, 웃어주었다. 어디선가 큐피트가 제게 화살을 쏜 것 마냥 귓가엔 종소리가 울리었고 시끄러운 강당 안의 소음들은 모두 페이드 아웃되곤 그의 목소리만이 홍빈의 잘생긴 귀를 간질였다. 홍빈은 황홀한 표정으로 무대를 감상했다. 준비된 노래가 모두 끝나버린 뒤 앵콜곡까지 마친 그들은 미련없이 떠나버렸고 홍빈은 내심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잊으려 했었다. 몇년 뒤, 실장님이 노래를 정말 끝내주게 잘하는 아이를 데리고 왔다며 소개시켜준 그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VIXX/켄홍] 첫눈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7/7/577c7408134d15e180def68f04250d2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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