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걸 잘쓰는 건 아니지만. - "하필이면 날씨가.." 몇분 전,찬열에게서 전화가 왔다.안그래도 낮은 목소리인데 오늘따라 더 낮고 기분이 좋진않은 것 같은 음성.나오라는 찬열의 말에 기분은 좋았지만 창밖으로 비치는 어두컴컴한 밖은 나의 마음과는 상반됐다.조금은 우물쭈물거리다가 그래,라고 대답은 했지만 찬열은 나를 이런 날씨에 나오라고 할 리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그런 낮은 목소리로. - 만나기로 한 장소는 한적한 동네의 카페.연애초기나 지금이나,사람이 많은 편도 아닌 이 카페가 애정을 피워내기도 좋고 분위기가 좋아 많이 찾던 곳이다.직원은 언제나 그렇듯 날 보며 인사를 하고 살짝은 궁금증서린 얼굴로 물었다. " 어?항상 같이 오시던 그분은..? " " 곧 온다고 그랬어요,똑같은 걸로 주세요. " 직원은 나를 향해 싱긋웃어보이고는 카운터로 향했고 우리가 항상 앉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던 구석진 창가자리에 앉았다.창밖으론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지만 오늘은 날씨와는 다르게 느낌이 좋다.거슬리는 것은 있지만 그래도,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 나와 마주보고 앉아있는 찬열은 아메리키노만 홀짝거리며 무거운 분위기를 짊고 있다.저기 찬열아.. 그제서야 그림자로 가득한 얼굴을 든 찬열인 날 봐주었다.오늘따라 왜그래?어디아파? 살짝은 상기되어 보이는 찬열의 볼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었다.그런데 크고 단단한 찬열의 손이 내 손을 거부하듯 쳐내곤 고개를 저었다.아냐,아픈데 없어.오늘따라 찬열이가 왜이럴까,기분이 안좋은 건가?왜? " 고민있어?있으면 나한테 다 털어ㄴ,. " "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해 " 어?어..미안.. 오늘따라 찬열이가 이상하다.나는 일부로 긍정적이게 생각하고 싶어 별의 별 생각을 짜내었다.일부로 이벤트를 해주려고 저러나?아니다,오늘은 내 생일도,찬열의 생일도 그 누구의 생일도 아니다.기념일?오늘이 몇백일째 만나는 날도 아니고.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날이다.그렇다면 왜이러지?왜이렇게 어두워보이고 날 경계하는 것 같은걸까.차가운 얼음이 조금 녹아 컵의 겉으로 흘러내렸다. " 찬열아, 나 어제! " " 헤어지자 " .. 뭐? 헤어지자고. 잘못들은 거겠지.난 나의 귀를 막고 멍멍한 머릿속을 헤집으며 고뇌했다.헤어지자니,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안돼,찬열아 나 못 헤어져.입안에서만 빙빙 맴도는 문장이 차마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헤어지자고,솔직히 지겨워.턱을 괴고 날 냉혈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찬열에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고 쓰러질것같았다.아니,차라리 쓰러졌으면 좋았을 듯 싶었다.싸늘한 아이스티는 내 손에 녹아 물이 내 손위로 흘렀고,이 싸늘한 정적을 깬건 찬열이었다. " 연락하지마 " 왜?도대체 왜?.난 자리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며 툭툭 눈물을 떨궜다.나의 머릿속을 꽉꽉 채운 의문들은 곧 뾰족한 비수가 되어 나의 가슴팍을 쑤셔파는 기분이었다.내가 소리를 내어 울때까지도 그리고 그 후로도 찬열은 왜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 " 뽀뽀해줘 " 그래 뭐,이젠 친열이가 지워진 구석을 다시 매우고 어느정도 감정을 추스리게 되었다.다시 기댈 수 있는 기둥같은 사람이 생겨났고 난 더 이상 왜 헤어졌는지에 대한 의문따위 품지않았다.쪽,그는 나의 입술에 입맞추고는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그 순간 찬열의 모습이 겹쳐보였지만 난 무시했다.그렇게 난 오늘하루 나의 그대와 사랑을 나누고 설레어하며 끝맺음을 하고 있었다.들어갈게, 잘가- 나는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비밀번호를 풀던 중 익숙한 목소리에 잠시 멈칫했다 폭. 따뜻하다.나의 현애인?아니다 그는 이미 집으로 걸어갔다.도대체 누굴까.이미 내 기억에서 지워진 찬열?아닐 것이다.그럼 도대체 누군가.누구세, 만신창이.살은 빠져서 안쓰러울 정도였고 초췌한 피부는 폭삭 굳어버린 듯 했다.그리고 쳐진눈꼬리는 금방으라도 눈물방울을 바닥으로 떨굴 것만 같았으며 달싹이는 입술을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보였다 "조,..좋," 왜 이제와서 이러는걸까.자신이 먼저 헤어지자고싸늘하게 말해놓고는,내가 아파할때 여자를 끼고 밤문화를 신나게 즐겼을 니가,왜 불쌍한척 찾아와서는 날 껴안는걸까.그리고 지금 무슨 말을 해서 날 무너뜨리려고 저러는걸까. 난 이제 박찬열없이 살 수 있다.아침잠이 많이 혼자 못일어나는 나를 위해 직접깨워주는 박찬열은 없어도 아침에 전화해 달콤한 목소리로 일어나라고 속삭여주는 사람이.내가 힘들때 보드라운입술로 달래주던 박찬열대신 크고 듬직한 손으로 감싸주는 사람이 생겼다.그런데 왜,왜 이제와서 나를 이렇게 흔드려고 하는가. "너..너 정말 끝까지. " 눈물이 차오르고 차마 그것을 내뱉기 무서워 애써 눌러담으려 애썼다.왜 이제와서 잘 사는 나를 망가뜨리려고 해.왜 넌 니생각만 해?속눈썹이 파르르떨리고 한방울 흐른 눈물은 내 볼을 타고 턱끝에 매달렸다.그 모습은 현재 위태로운 내 모습과 같았고 떨어진 눈물과 함께 참아두던 감정이 쏟아졌다.찬열의 가슴팍을 손으로 치며 눈물을 훔쳤다.나쁜새끼야,나쁜 새끼야.. 내가 뭘잘못했다고 그래,.서러움에 바닥에 쪼그려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나 좀 괴롭히지마.. 붉게 충혈된 내 눈은 찬열을 응시하며 복잡한 감정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중이었다 "내가 미안해,백현아," "뭐가!,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버럭,홧김에 화를 내버렸다.난 나혼자 당황해 주위를 살피다가 집안으로 들어가려 도어락을 풀었다 하지만 나를 끌어당기는 힘은 강하기도 했으나 상처가 많은 것 같았다.나,다시 한번만 봐줘. 나는 어떡해야되는걸까. *오타주의+안슬픔주의+짧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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