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단편영화 '사랑만 있으면 돼?' 에서 따왔다는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랑만 있으면 돼?
가장 자리에 서서 너를 바라보다.
2.
- "야."
- "네가 도경수야?" 나는 정갈하게 앉아있는 그녀석을 툭 치고는 물었다. 녀석은 퍽 놀란 눈치였다.
- "이거, 야자 신청선데. 선생이 너 부모님 싸인 안해왔다고 받아오라고 하더라."
- "아.. 고마워"
멍하니 종이를 받아드는 그 녀석을 뒤로하고 제 자리로 돌려 제 자리로 돌아가려는 순간, 문득 이왕 이렇게 된 거 말이라도 붙여 보자고 다시 그 애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애는 의아해 했고, 나는 말을 했다.
"같은반인데 앞으로 잘 부탁해. 내 이름, 변백현이야."
*
만약 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달랐을까.
..아니다. 가소로운 이야기였다. 그때 그러지 않았대도 결국 나는 지금과 같았을 것이다.
'경수야, 너는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을 후회해?'
* *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벌써 흘러가버린 시계의 바늘들과 바깥의 풍경들은 지금이 5월의 중순쯤 이라는 것을 확연하게 알려주었다. 조그마한 나뭇잎이 나뭇가지 끝에 삐죽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는 무렵. 그 즈음에는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가 끝마칠 즈음이었고, 따라서 백현과 찬열은 주말마다 하릴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다 그것마저도 질렸을 때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연락해 pc방으로 뛰쳐나오곤 했다. 이것도 기말고사 기간이 되어갈수록 하기 힘들어 질테니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되기 전 까지만이라도 그러자는 심산이었다.
"야 변백현"
"뭐."
"나 또 짐"
"난 이겼는데."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 백현은 침대에 누워 그날 오전의 일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오전이라면, 백현과 찬열이 pc방에서 한 두시간쯤 앉아있었을 무렵이었다. 백현이 지금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그 다음 찬열이 한 말 때문에.
"아 맞다."
백현은 제 옆에 앉아 컴퓨터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끌어당겨 게임에 열중하는 친구를 '또 뭐냐'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게임중에 방해하는건 저녀석 특기지, 하면서. 한참을 뜸을 들이던 찬열은 자신의 캐릭터가 죽고나자 마침내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더니, 그때까지도 저를 짜증난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백현에게 넉살좋게 웃으며 말을했다.
"야 이거 어제 들은건데."
"우리 반에 동성애자 있는듯."
동성..애자 라고. 한번도 백현이 생각해보지 않은 단어였다. 그만큼 생소하고 낮설게 다가온 그 단어는, 지금 백현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제껏 찬열에게 한번도 말해본적 없는 일이었지만 백현은 입학하는 순간부터 밤톨머리 소년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다. 같은 남자, 도경수. 백현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남학교였고, 경수는 같은 반이었으며, 반에 있는 모두는 남자였다. 그런 도경수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단한번도 염두에 두지 않은 단어. 동성애자.
그 상황에서 어쩌면 백현은 자기도 '동성애자' 였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음 찬열은,
"더러워."
라고. 씹어뱉듯 세 글자를 뱉어냈다.
백현이 간과한것이 있었다.
이곳은 호모 포비아들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백현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중학교 3학년? 아닌데. 그때까지도 백현은 분명 여자아이를 좋아했다. 도경수를 보고나서부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며 백현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 졌다. 어쨌거나 나오는 결론은 같았다. 자신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고, 그게 분명 좋은쪽으로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아까 찬열이 표정 봤지? 더럽대. 동성애자들은 더럽대. 어쩌지. 모두 같은 반응일꺼야. 넉살좋은 그자식이 그랬으니까 모두 더럽다는 듯이 볼거야.
'더러워'
'더러워'
'더러워'
백현의 귀에 그 말들이 반복해 울렸다. 백현은 길지 않은 인생에서, 그 '동성애자'들을 보았던 순간들을 다시 돌이켜 보았다. 사람들은 그들을 손가락질했고, 서슴치 않고 욕을 했다. 동성애자는 욕을 먹어야 마땅한 존재. 세상의 이단아. '동성애자들은 모두 영원히 지옥에서 불에 탈거에요. 어머니가 그렇다고 하셨거든요.' 체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tv의 한 인터뷰에서, 순진한 얼굴을 한 꼬마 남자아이가 백현의 머릿속에서 그렇게 말했다.
*
삑-
"천 삼백원 입니다."
기분이 나아질까 해서 바람이나 쐬이러 잠깐 밖으로 나왔는데 역시나 백현은 집 근처 놀의터의 그네에서부터 편의점으로 걸어오는 그순간까지, 그리고 알바가 건네주는 거스름돈을 멍하니 받아들 때까지도 백현은 찬열의 벌레씹는 듯한 표정과 여러가지 생각들로부터 벗어날수가 없었다.
그냥 뻔뻔해질까. 그래. 이대로 숨기고 다니면, 그래서 아무도 모른다면 그걸로 된게 아닐까. 에서부터 좋아하는 아이와 감정을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서로 모순되는 생각들이 순차적으로 나타나자 백현은 혼란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누군가가 결론 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즈음에 백현은 멍하니 서있는 자신의 모습에 퍼득 놀라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
아니, 그러려고 했다. 힘을주어 세게 연 편의점 유리문은 어떤 체구가 작은 한 남자로부터 가로막혔다. 정확히는 백현이 세게 연 문에 남자의 이마가 맞았다.
'아씨, 오늘 되게 운 없네. 왜 계속 이래' 라고 생각하며, 양 손으로 이마를 감싸고 있는체 아무 미동도 없이 서 있는 작은 남자의 안부를 물으려 고개를 숙였을때, 백현은
"어..? 도경수?"
하며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
봐주세여 |
안ㅇ녕. 나 또왔어. 왜 저런 표정이냐고여? 그건 내가 글을 쓰다가 저장도 안하고 날려먹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용도 기억 안나는데 다시썼어(슬픔)
아무튼 오랜만! 음.. 오랜만이라고 하기엔 좀 그른가? 우리 하루만인것 같은데요ㅎㅎ 그건바로 내 금쪽같은 독자들이 빨리 와달라고 했기 때문이지
굳굳
아잌.. 반말말고 존댓말 해야하는데.. 처음에 반말해버려서 어색하네.. 아무튼!
익명의 독자한분
그리고 암호닉을 신청한
oh oh 사진 때문에 깜짝 놀랐다던 흫흐 님과 신알신을 누르고 사라지겠다던 뭘해 님!!! oh oh
모두 사랑해요..(하트) 컴티로는 도대체가 하트쓰는 법을 모르겠네여.
아무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요. 분량이 적은 듯 하지만.. 그건 뭐.. 미안한 일이네요. 아무리 길게 쓰려고 해도 저는 그렇게가 안되는 구조인가 봐여 그리고 전개도 좀 느린것같고.. 아 아닌가? 아무튼.
아무튼, 그래서 사랑한다고요
난 참 독자들을 사랑하는 것 같아 그럼
이쯤에서 Bye.
댓글은 쓰니들에게 힘이 돼여.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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