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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한송이 전체글ll조회 604l 2

 

 

 

 

 

나쁜 애 -2-

 

 

 

 

 

바쁘게 잰 걸음을 낸 덕에 강의실에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무 자리에나 앉아 전공서적과 내야할 레포트꾸러미와 수업전용노트를 나란히 늘어놓자, 그제서야 진동이 울리는 물체에 시선이 갔다.

 

-누나, 나 보고싶지않아요?

-누나누나, 열심히네?

-에이, 못 알아보고? 그럼 섭섭한데?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생각을 돌리니 능글능글한 말투와 서스름없이 누나누나 거리는 말투가 딱 누군가와 닮아있었다.

전화번호를 준 기억이 없었는데, 어찌된 일일까? 책상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렸다. 그리곤 뜸금없는 문자내용에 맞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시야에 들어오는건 출석부의 이름을 부르는 교수님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

 

-누나 나 찾아?

-너 누군데?

-오른쪽 2칸 뒤

 

역시나, 몸을 틀자 눈꼬리가 곱게 접힌 그 애가 손을 반갑게 흔들고 있었다. 하는 짓이 꼭 주인에게 꼬리 살랑살랑 흔드는 강아지같다.

어제의 모습과는 영 딴 판인데, 매력이 흘렀다. 웃음기를 흘리며 교수님이 부르는 이름에 '네!' 거리는 음성이 활기차 보였다. 그리곤 빠르게 문자를 써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김지원. 대출(대리출석)을 한게 아니라면 그 애의 이름인가보다. 아니 저렇게 밝은 애를 교수님이 못 알아볼 리도 없다.

 

-누나 놀랐지?

-꽤?

-어어? 어제 일 기억하나봐? 술 취해보여서 아닌 줄 알았더니.

-보기보단 술 쎄.

-어쩐지, 끝장볼 줄 알았는데 적당히 뿌리치더니. 아아, 아쉬워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채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리니 혀로 아랫입술을 햝고 눈을 다 접을듯 웃으며 윙크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 어제와는 딴 판이었다.

귀여운 웃음을 무장하고 꽤나 박력있고 하드한 어제 모습의 상반된 모습이 뭐랄까, 애교많은 강아지가 범으로 변신하는 듯한 묘한 매력이랄까,

 

-수업이나 해.

-에이~ 칼답이네? 그럼 끝나고 놀아줘♡

 

능숙하게 말하는 솜씨하며 행동거지가 보통내기가 아니였다. 클럽죽돌이? 플레이보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에 고개를 젓고는 수업에 집중했다.

 

-

 

"누나"

 

빠르게 정리하고 일어서려는데, 팔목을 잡아끄는 손길에 고개를 돌리니 반짝이는 애교진 눈웃음이 제일 먼저보였다.

사람 홀리는 재줄 가진 녀석, 머리 속에 위험신호 하나와 한 번 만나볼까? 하는 여우같은 생각이 교차한다.

 

"누나, 우리과 넘버툰거 알아?"

 

말투에 장난기가 어려있었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귀여운 녀석.

 

"넘버원이 아니고 넘버투?"

 

아랫입술을 늘리며 호선을 그린 웃음을 흘리며 녀석이 내 귓머리를 넘겨주며 말한다.

 

"넘버원은 나구요. 김지원."

"풋, 그건 네 생각인것 같은데?"

"이제 내 이름도 알았겠다, 여주누나라고 불러도 되나? 이여주, 예뻐."

 

칭찬하는 말도 몸에 배겨있는 녀석이었다. 제법인데?

상을 주려고 손을 올리는 참에 몸이 빙그르 돌아 딱딱하고 말랑한 품에 안겨졌다.

지원인가? 지원의 품 안 일리는 없었다. 왜냐면 조금 떨어진 거리로 장난감 뺏겨버린 아이같은 표정을 짓고있었으니까.

그리고 날 잡아챈 아이가 누구인지 담박에 알아차렸다. 뒤로 안겨져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태였지만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품과 낯익은 팔과 손, 시트러스와 코스모스를 닮은 체취가 그 누군가를 가르켰기 때문이다.

 

"김한빈. 떨어져."

 

내 목소리가 나오기 무섭게 한빈이가 귓가로 속삭인다.

 

"못 놔."

 

나지막히 짧고 강한 어조엔 익숙하지 않은 김한빈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기시감에 몸이 굳어서였는지, 한빈이나 쟤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 덕이었는지 나는 한빈이가 이끄는대로 그대로 끌려 차 안 조수석까지 끌려 앉혀졌다. 오는 동안 알 수 없는 침묵과 예상치 못한 전개에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뭐하는 거야? 김한빈?"

"..."

 

저도 충동적인 행동이었던 건지 눈만 마주친 체 대답이 없다. 낮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

쉽게 질투 때문이라면 왜 이제까지 그렇게 하지않았을까. 평소의 한빈 답지않았다. 평소라면 상처받은 눈빛으로 옷을 돌려받은체로 돌아갔을거니까.

누가 먼저 말하는지 눈치게임을 보듯이 한 참을 말없이 보고있었다. 고운 아미가 보였고 다정한 표정이 곂쳐진다. 언제나와같이 그래야하는데. 지금 한빈인 그렇지 않다.

무쌍인 눈꺼풀이 아래로 내려가고 잘 뻗은 코끝을 당긴다. 말을 참는듯 침을 삼키는 목울대가 파르라니 떨리고 목젓이 오르락 내리락한다.

 

"이여주."

"..."

 

다정한 익숙한 손길이 제가 걸쳐준 청자켓을 다시 여며준다. 한빈이의 눈길이 다시 그때처럼 그곳을 쓴다.

 

"이제 나 말고 다른 남자 만나지마."

"..."

 

개소리 말라고 톡 쏘아주어야하는데 목이 막힌듯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굳은 결심이라도 한 사람처럼 비장함을 흘리는 분위기에 동요됐나? 이여주가?

 

"싫"

"싫다는 소리 더 이상 하지마."

"오늘 뭐"

"잘못먹은 거 아니야. 니가 원하는거 다 해줄 수 있어. 내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하려는 말을 다 끊어먹으며 말하는 한빈인 진지한 표정보다는 찡그림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뭔가 몹시 갈증나고 갈망하는 표정.

그게 나를 향한다는게 내겐 새삼 놀라운 일이었다. 여태껏 나는 김한빈을 얕봤는지도 모르겠다.

 

"원하는거 따위 없어. 더더욱 너한텐."

"그 말 나한테 하는 말 아니잖아. 나한테 기대. 기대는거 어려운 일 아니야."

"무슨..!"

"두려워하지도 마. 난 그 사람처럼 널 놓지않을테니까."

"..."

 

손이 달달달 떨려왔다. 긴장되면 나오는 버릇이었다.

어디까지 알고있는 거야? 김한빈. 너 대체?

그 버릇도 알고 있는지 떨리는 손을 제 손으로 덮어서 꽉 잡는다.

그리곤 평소에도 잘 아는 착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다. 보기 힘겨워서 고개를 돌렸다.

차창 밖으로 세워진 차들이 보이고 녹음진 나무들이 살살 부는 바람에 흔들린다.

 

"이제 내가 더 다가갈게."

 

다가갈 만큼 다가온 주제에 뭘 더 다가오겠다고 선언을 하는건지, 머릿 속으로 푸념을 늘어놓을 때 차가운 손바닥의 감각과 함께 고개가 획 돌려졌다.

한빈이가 손으로 고개를 돌린 탓이었다. 오늘따라 사람을 왜 이리 잡아끄는건지, 인상을 썼다.

 

"대답해."

"난 이미 했어."

"너 나한테 끌리잖아."

 

씨발, 욕이 나오려하고 있었다. 확신에 선 눈빛이 신경을 거스른다.

 

"갈거야, 읍!!!"

 

말캉한 혀가 입 안을 헤집는다. 정신을 쏙 빼놓으려는건지 강하게 밀어붙이는 입술의 움직임에 숨이 막혔다.

섞이는 타액의 틈으로 천천히 숨을 조절하고 격한 키스에 순응한다.

한빈이의 키스는 격한 움직임과는 다르게 좀 더 달달한 맛이 났지만 조금 서툰데가 있었다.

어느새 내가 리드하는 느낌이었고 혀놀림이 빨라질 수록 움찔되는게 느껴졌다.

비로소야 생각의 여유를 낸 머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분석한다.

첫키스였다. 김한빈과 하는 첫키스.

성급하게 뛰어버린 심장의 날띔과 당하는 건대도 기분 좋은 느낌은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인정하지 않으려던 것을 반쯤 인정하게 만드는 효과랄까.

집요하게 파고드는 손가락이 머리칼과 뒤엉킨다. 누구도 자신 외엔 곁에 두지말라고 소리치는 것 같아 조금은 슬퍼졌다.

어차피 너는. 어차피 나는.

 

 

 

 

 

-

 

 

끊기 신공.

항상 글쓰면 새벽이 되네요.ㅎㅎ

댓글은 사람을 춤추게 만드나 봅니다.

그러니까, 반가워서 연달아 쓸 글을 생각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다니까요?

히힛, 주인공이 더 나빠야하는데, 약간 착해진 기분이 드네요.(대체 어디서? 라는 생각을 하는 독자분들이 있을지도..)

그럼 작가는 굿밤하러 가보겠습니다.

독자님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암호닉 - 라니★,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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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퇴폐.......짱좋 .......ㅎㅎㄹ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년 전
꽃한송이
ㅎㅎ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 The Love~♡
8년 전
독자2
좋아여ㅎㅎㅎㅎㅎㅎ
8년 전
꽃한송이
고맙습니다. 저도 좋아요!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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