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 갔다올게."
쑨양이 출근을 하러 간 사이 나는 자기로 마음을 먹었다. 맨날 밤마다 쑨양때문에 못자는데... 이 때라도 실컷 자놔야지... 나는 부엌에서 물 한 잔을 마시고
내 방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아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추어 놓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불 속은 아주 따뜻했다. 이렇게 편히 자보는게 몇 주만인지...
그러니까... 내가 쑨양이랑 같이 산지 2개월 됬고, 사귄지는 1달 반정도 됬나? 그리고.... 음.....
"아!"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머리를 콩하고 쥐어박았다. 누군가 해서 봤더니 ...쑨양이다. 나는 왜 때려! 하고 말했지만 쑨양은 그저 헤실헤실 웃고있다.
내가 짜증내는 건지 앙탈부리는 건지도 구분을 못하는 건지... 그래도 저렇게 헤실헤실 웃고있으니... 화낼 수도 없고.... 결국 나는 픽- 하고 웃어버렸다.
"왜왔어?"
"아, 핸드폰 놓고와서."
쑨양은 핸드폰을 집더니 내 핸드폰 옆에 놓고 나를 일으켜 앉혀놓았다. 그러곤 입에 촉- 하고 뽀뽀를 했다. 나는 살며시 웃으며 쑨양을 똑같이 따라했다.
나와 쑨양은 푸흐흐 웃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내 핸드폰을 들어 쑨양을 찍었다. 야, 이 사람은 누구 남자길래 이렇게 잘생겼데? 내가 말했다. 쑨양은 다시 웃으며
박태환씨 남자죠-. 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쑨양도 핸드폰에 나를 담았다. 하지만 쑨양은 동영상으로. 사랑해- 쑨양이 말했다. 나도 사랑해- 하며 대답을했고.
"근데 출근 안 해?"
"해야지."
"그럼 늦은거아냐?"
"오늘은 9시까지야, 괜찮아."
응 그래-. 나는 그렇게 수긍하고는 쑨양을 보냈다. 저녁이 되었다. 나는 평소 쑨양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밥을 해놓았다. 그런데 쑨양이 오지를 않고있었다.
"설마 여자생겼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전화를 해보았다. 전화도 안받는다. 집에 오면 죽었어... 생각을 하고서는 다시 한 번 아니, 몇 십 번을 계속 해봤다. 계속 안받는다.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회식이라면 쑨양이 나한테 말해놓을텐데... 말하는걸 잊어먹었나? 나는 쑨양의 회사동료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아까 갔다고한다.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설마 설마-. 떨리는 손으로 쑨양의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이번엔 받았다. 그런데 쑨양이 아니라, 쑨양의 부모님이.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여보.... 세요?..."
"태환이인가 보구나..."
"쑨양... 이 한테... 무슨 일있어요?..."
쑨양의 부모님은 울컥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쑨양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데... 근데 뇌사상태래... 어떡하니 태환아... 결국엔 울음을 터뜨리셨다. 나는 엉엉 울 뻔했다.
하지만 꾹 눌러담고서 쑨양의 부모님께 물었다. 거기 어느 병원이에요? 하고. 쑨양의 부모님은 병원의 이름과 위치를 알려주셨고 나는 아무 옷이나 잡아 입었다.
택시를 타고 그 병원으로 향했고 간호사에게 쑨양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문을 열었는데. 쑨양이 하얀천으로 덮이고서는 어디로 가고있었다.
나는 다급하게 의사를 잡고 물었다. 쑨양이 지금 어디를 가고있는 거냐고. 의사의 대답은 나를 주저 앉게 만들었다. 영안실이랜다... 이번에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얼굴도 못봤는데, 오해까지 했는데, 미안하다 해줘야되는데. 쑨양의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토닥여주셨다. 그 때문인지 나는 더 울컥이 더 심하게 울었다.
쑨양의 부모님은 다 안다는 듯이 고개만 끄덕기만하였고, 나는 울다울다 지쳐 쓰러져버렸다. 다음날 나는 영안실에 가보았다. 쑨양을 쉽게 찾아 천을 살짝 내렸다.
"죽어서도... 아주 빛이 나네... 누구 남자길래 이렇게 멋있나... 응...?"
아무 말도 없다. 당연한거겠지만 나는 아무 말도 없는 쑨양에게 화가났다. 그래서 세차게 흔들었다. 하지만 내 손에 따라 흔들리기만 할 뿐 내가 손을 떼면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나는 크게 한 숨을 쉬고는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이 말만하자고 그리고 안녕하자고. 나는 눈을 꼭 감은 쑨양에게 말했다.
"사랑해... 아까 오해해서 미안해... 그리고 그 동안 고마웠어... 그럼 이젠 안녕..."
나는 다시 천으로 잘 덮고 영안실을 나왔다. 난 계속 생각했다. 정말 미안해, 정말 고마워... 이젠 진짜로 안녕... 정말로... 정말로 사랑해... 영원토록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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